사회복지위원회 건강정책 2007-11-12   809

낭비적 의료체계 개선과 보장성 강화 선행되어야

2008년 건강보험료 결정에 대한 노동시민사회단체 입장 발표

민주노총, 참여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의료연대회의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오늘(11/12, 월), 이번 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건강보험료 인상률 결정에 앞서 ‘2008년 건강보험 수가 및 보험료, 보장성에 대한 노동시민사회단체의 입장과 요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낭비적인 의료체계 개선과 보장성 강화가 전제되지 않는 정부의 보험료율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법에 명시된 건강보험의 국고지원(보험예상수입액의 20%)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문>

2008년 건강보험 수가 및 보험료, 보장성에 대한

노동시민사회단체 입장과 요구

○ 건강보험 재정문제,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 낭비적인 진료비지불제도 전면 개편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라.

– 국민주치의 제도 도입하라(인두제에 기반 한 의원급 외래 중심)

– 약제비 절감방안 마련하라.

○ 정부 책임은 방기한 채 모든 부담을 국민에게만 전가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 법에 명시된 건강보험 국고지원 준수하라.

– 정부의 재정책임 회피만을 위한 차상위계층 건강보험 전환 철회하라.

○ 보장성 확대는 중단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 식대 및 6세미만 아동 본인부담 인상 반대한다.

– 약속한 상급병실료 차액 급여화, 2008년에는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지난 10월 22일부터 2008년 건강보험 수가, 보험료 및 보장성을 결정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역시 순탄치 않다. 의협과 병협은 사실상 유형별 계약의 취지를 부정하면서 재정운영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또한 정부는 보험료를 8.6% 인상해야 내년 당기 재정이 적자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커녕, 법으로 규정한 국고지원 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식대 및 6세미만 아동의 본인부담을 인상하고, 차상위계층을 건강보험으로 전환하면서 정부의 재정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2004년 사회적 합의와 2006년 가입자단체 전원퇴장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기억해야한다. 합의냐, 파행이냐는 정부 의지에 달려있다.

우리는 이번 건정심 논의가 파행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건강보험제도의 질적 내실화를 이루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진전’을 담은 내용이 결정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첫째, 전체 유형별 요양급여비용 인상률은 총액 기준 2% 미만이 되어야 한다.

올해 처음 진행된 유형별 수가협상에서 치협, 한의협, 약사협 등은 10월 18일 수가협상이 타결됐으나, 의ㆍ병협은 끝내 결렬됐다. 건정심에서도 의협은 6.9%, 병협은 3%를 최종안으로 제시하면서 수가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수가인상률은 비합리적으로 인상되어왔다. 작년의 경우, 유형별 계약을 전제로 수가가 평균 3.92% 인하되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음에도 유형별 수가가 진행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2.3%가 인상되었다. 올해 역시 수가인상률이 인하되어야 한다는 공단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입자단체는 유형별 계약이 첫해임을 감안해 최대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왔으나 의ㆍ병협은 이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전체 유형별 요양급여비용 인상률은 총액 기준 2%미만이 되어야 하며, 의ㆍ병협의 수가 역시 이에 기반 해 결정해야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

둘째, 낭비적인 의료체계를 전면 개편하기 위한 의지와 계획이 우선되어야 한다.

해마다 수가 및 보험료 인상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지만, 실제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은 부재하다. 구체적인 방안이 없어서가 아니다. 포괄수가제와 주치의제도 등 이미 정책효과가 검증된 확실한 방안이 있음에도 정부가 의료공급자의 눈치만 보면서 확고한 의지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행위별 수가제로는 보험료를 올리고, 관리를 효율화해도 밑 빠진 독에 물붓기일뿐이다. 현행대로라면 재정상황이 나아질 수 없으며, 오히려 과잉진료를 부추기면서 의료수익만을 증대시킬 뿐이다. 2005년과 2006년 상반기 평균 진료수익은 비급여를 빼더라도 23.7%나 상승했다. 낭비적인 진료비 지불제도 전면 개편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이번 건정심에서 이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약가거품 또한 방치할 수 없는 문제이다. 약제비는 약 8조4천억으로 건강보험 진료비중 29.4%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약회사와 병원 간에 다양한 형태의 리베이트 구조가 있으며, 그 규모가 매출액의 무려 20%내외로 소비자가 입는 피해가 연 2조 1,800억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의 약제비적정화 방안을 개선하는 한편, 의약품 실거래가상환제와 의약품 유통구조 개선, 약제비 예산제 도입을 즉각 검토, 추진해야한다.

셋째, 정부 책임은 방기한 채 모든 부담을 국민에게만 전가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법에서 정한 국고지원을 단 한 번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2002년~2005년까지 약 1조 5,722억원이나 미지급했으며, 2006년 법 개정을 통해 국고지원기준을 변경하면서 규모를 더욱 축소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작년 역시 약 4,500억원이 부족했다.

올해에도 이런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미지급한 국고지원액은 복지부가 내놓은 2008년 재정전망에 근거하더라도 실제 국고지원금은 건강증진기금을 포함해 4조 5,528억원이 되어야 하나, 이보다 1,847억원을 적게 편성했다. 특히, 지원기준이 “보험수입예상액”으로 바뀌면서 내년 건강보험료 인상률이 결정되면 그만큼 추경예산이나 예비비 등을 통해 보전해야하지만, 이에 대한 아무런 담보가 없는 실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희귀난치성 질환자, 18세미만과 만성질환자 등 기존 의료급여에서 보장하던 차상위계층을 건강보험제도로 편입시키겠다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 규모만 내년 2,755억원 그리고 2009년 7,248억원이 소요되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건강보험료로 충당하게 된다. 정부가 책임져야할 빈곤층의 기본적인 재정 부담마저 건강보험에 떠넘기려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보장성 강화와 이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 분담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부책임을 방기한 채 ‘보험료인상’을 통해 국민에게만 전가시키는 것엔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차상위계층 건강보험전환 중단과 최소한 법에서 정한 국고지원 준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보장성에 대한 일말의 후퇴도, 늦장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004년 이후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었으나, 2006년 기준 현재 64.3%로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식대 및 6세 아동 입원본인부담 인상 등을 추진하면서 기존 보장성을 후퇴시키려 하고 있다.

정부는 급여비 증가가 마치 ‘도덕적 해이’에 의해 증가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으나, 실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아동의 급여증가율은 타 연령에 비해 낮고, 해마다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식대 역시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구체적인 평가나 관리ㆍ감독에 대한 점검 및 이행 없이 다시 환자의 부담을 늘리려 하고 있다. 식대 급여화와 아동본인부담 면제 등 보장성을 강화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후퇴하는 안을 제출한 정부의 일관적이지 못한 정책행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이는 지난 건정심의 사회적 결정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우리는 올해 추진키로 했던 병실로 차액급여화는 여전히 답보상태이면서, 기존에 확대한 보장성을 후퇴시키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용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이번 건정심은 노무현 정부 임기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건정심이다. 또 다시 파행으로 치달을지, 국민에게 보다 소중하고 친숙한 공적제도로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지는 전적으로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동안 일관되게 요구해온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의 정당한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제대로 반영해 올바른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

2007년 11월 12일

민주노총, 참여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의료연대회의

민주노총· 참여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의료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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