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4 2004-06-10   1179

[심층분석: 복지와 재정분권화, 이대로 가도 좋은가? 4] 복지재정분권화와 지역복지운동단체

지역복지운동단체 10년간의 활동의 역사는 여타의 시민운동 분야운동에 비해 지난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아마도 이것은 복지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역사, 복지운동에 대한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론적 기반 등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에서는 복지운동이라 하는 모토를 내걸고 여러 단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고민과 실천방안들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 중의 하나가 지난해 있었던 ‘지역복지운동단체 활동가대회’였으며, 지난 5월초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을 갖고 모임을 진행하였다. 그것은 바로 ‘지방정부 복지재정의 분석정형 작성을 위한 지역복지운동단체 워크샵’이다. 하나의 주제를 놓고, 공동의 논의를 한 것은 이후 지역복지운동단체들간의 네트워크와 공동실천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첫발걸음으로서 그 자체로도 충분한 의의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 왜 이 시기에 이러한 주제를 놓고 머리를 맞댄 것일까?

지난 시기부터 현재까지 각 지역의 복지운동단체들은 어떠한 형식이든지간에 지방정부의 복지행정과 복지재정에 관하여 심대한 관심을 갖고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통해, 각 지방정부의 복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를 파악할 수 있었고, 때로는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복지예산에 대한 요구까지 하게 되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일정정도의 성과를 보이기까지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이러한 대응들은 각 지역에서 개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을 뿐, 공동의 힘과 지혜들을 모아내는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 이는 곧 지방정부 복지재정과 관련된 사업에 대한 어려움으로 이어졌고,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는데도 충분하지 못했다.

하지만, 각 지역에서의 많은 단체들은 여전히 복지재정에 관련된 사업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고, 사업수행의 형식은 다를지라도 상당한 정도의 노력과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곧 민선 3기 시대를 접어든 한국민주주의의 역사에 있어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고 지방정부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노력을 한데 모아, 공동의 사업방향을 모색해보고 더 한층 발전된 지역에서의 복지운동을 이루고자 머리를 맞대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워크샵에는 전국의 지역복지운동단체를 표방하는 10여개 단체의 복지운동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 동안 진행되었던 각 지역에서의 지방정부 복지재정과 관련된 사업의 사례들을 한데 모으고, 그 경험을 공유하였다. 처음 있는 자리인 만큼 원래 목적한 지방정부 복지재정의 분석방법에 대한 사례와 경험뿐만 아니라 복지운동단체의 활동방향에 대한 의견까지 다양한 목소리와 논의들이 오갔다. 특히, 이번 워크샵에서는 최근 변화된 복지재정과 관련된 변화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었고, 이는 곧 지역복지운동단체 공통의 역할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최근 한 연구자의 발표에 따르면, 노무현정권의 지방분권 흐름에 발맞춰 사회복지재정에 있어서도 커다란 변화의 흐름이 전망되고 있다고 한다. 이 내용에 의하면, 현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 중 하나인 지방분권정책의 일환으로 재정분권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곧 사회복지재정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중앙정부의 보조금제도에 있어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한국의 복지재정지출비용은 상당히 열악한 현실이며, 이로 인해 주요 시민단체를 비롯한 사회복지단체들은 복지재정 확충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또한 민선 3기라고는 하나,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상당수의 지방정부들은 아직도 저급한 수준의 지방행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곧 주민의 삶의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도 가까이 있는 지방정부의 복지행정의 수동성과 복지예산 편성의 저급함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중앙정부의 보조금 제도가 상당부분 지방으로 이양될 전망이라고 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복지행정 및 지역복지운동단체들에 있어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일선의 사회복지사 및 지방정부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공무원들에게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현 복지재정과 관련된 일련의 흐름들이 어떠한 형태로 변화될 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의와 합의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차원에서의 시민단체와 사회복지사들이 참가하는 어떠한 형태의 공론화된 장에서조차 논의가 되고 있지 않음은 현 변화의 흐름에 비추어볼 때 심각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앞서 발표한 연구자에 의하면, 복지재정의 분권화는 남발된 보건복지부 보조금 관리 정책을 정비할 수 있고, 지방정부의 복지재정에 대한 자율성을 신장할 수 있으며, 지역현실에 맞는 복지계획 수립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일정정도의 장점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함께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과연 이러한 복지재정분권화가 순기능적인 역할만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재정의 저급함은 오히려 이러한 재정분권화와 함께 중앙정부의 복지예산 확충에 심각한 방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지방정부 복지인식의 일천함은 지방정부에서의 복지예산 투여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조차 있고, 또한 지방정부간 또는 복지부문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라고 연구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모든 것들은 아직 현 정부의 복지재정분권화에 대한 (최소한 공개적으로는) 확정된 로드맵이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이러한 것들이 현실화되었을 때, 우리의 복지환경은 대단한 변화를 보일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 지역복지운동단체들은 이 문제에 대하여 심각한 논의와 공론화의 장을 통한 대응방안 모색에 나서야 할 것이다. 지역복지운동단체의 지방정부에 대한 복지행정 감시와 견제의 역할은 그 중요성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공통의 관심이 요구되어지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복지재정 분권화의 흐름은 종국적으로 복지서비스를 누려야할 일부 또는 대다수 지역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지방정부 복지재정분석이라고 하는, 아직은 초기적 활동에 머물고 있는 지역복지운동단체 네트워크의 첫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현 시점에서 이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일 것이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역사가 그러했듯, 또 한번의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지방정부 복지재정 분석을 통해 이에 대한 준비 과정을 거치고, 이 속에서 모아지는 지방정부 복지재정과 현재의 변화되고 있는 흐름에 대한 대응은 각 지역복지운동단체들의 공통의 요구로서 작용되어질 것이다.

허윤범 / 경기복지시민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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