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1 2001-06-10   684

시민합의회의에 참여하며….

항상 내 삶의 지닌 가치에 부족함을 느끼며 지내던 중 우연히 참여연대의 ‘시민이 바라는 복지예산 만들기 시민합의회의’라는 행사에 시민패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시민패널로 참가하는 것이 내 일상의 변화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기대로, 앞뒤 가리지 않고 덜컥 신청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걱정이 더 앞섰다. 그래서 시민합의회의의 시민패널이 어떤 역할인가 궁금해 참여연대를 찾아갔다. 방문한 날, 몹시 걱정되는 마음에 담당 간사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아, 잘됐다. 신청을 취소해야겠다’ 는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뭔가 힘이 느껴지는 참여연대 사무실의 분위기와 자원봉사자들의 밝은 표정들을 보면서 ‘그래, 한 번 해보자’라는 욕구가 생겼다. 더군다나 직접 우리 사무실까지 찾아온 담당간사의 방문은 나의 욕구를 굳히게 하는 결정타가 되었다. 그의 사회복지에 대한 열정과 진취적인 생각, 힘들거나 부족해도 무언가를 꼭 이루겠다는 도전의식이 이번 시민합의회의가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닌 중요한 행사이고, 내가 해볼만한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다른 시민패널과의 첫 만남에서 각 참가자들의 경력과 참여연대에서 제공한 각종자료를 접하였을 때는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새 친구를 만나고, 처음 받아보는 교과서를 보는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자료를 정리하고, 다음 모임에 낼 레포트를 쓸 때는 정말 신기하고 신이 났었다. 그리고, 어떤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포부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의미있는 일에 우리처럼 평범한 시민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너무 감사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사회복지예산에 관한 자료가 던져질 때에는, 전문용어의 생소함과 예산 편성의 기본도 모르는 시민 입장에선 주최측의 밀어붙이기식 회의진행이 의아하기도 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러나 배운다는 자세로 시민합의회의에 임하였고, 사회복지 관련 교수들로 이루어진 전문가패널의 성의있는 설명과 심도있는 자료 제공 등을 접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평범한 시민과 연계하여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가정책 반영하여 우리 사회의 빈곤층, 더 나아가서는 전국민의 복지향상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복지예산에 대하여 각 분야별 주제를 정하고, 항목별로 나누어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은 스스로 전문가의 입장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서 참 좋았다. 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 복지예산을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사회적으로 약자이면서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간에 쫓겨서 회의진행이 사안별로 충분하게 논의하고 토론하는 합의과정이 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였다는 점이다. 주최측이나 시민 참여자 모두가 어느 일방이 아닌 서로의 봉사와 희생정신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시민패널로 참여한 사람들이 자신이 담당한 분야에 대해서 보다 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 폭넓은 사고를 가지고 논의할 수 있는 모임이 이루어진다면, ‘시민이 바라는 복지예산 만들기 시민합의회의’는 복지예산은 물론 모든 국가예산에 대해서도 국가정책을 조언할 수 있는 알찬 모임이 되리라 생각된다.

배성균 / 시민패널참가자, 회사원

월간 <복지동향> 2001년 06월호(제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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