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규(서울복지시민연대 대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국민과 소통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심판과 견제라는 국민의 선택으로 한나라당의 패배로 끝났다. 국민의 선택은 ‘언론장악’, ‘세종시에 대한 임의 변경’, ‘4대강사업 강행’, ’천암함으로 이어진 전쟁에 대한 염려‘가 40대를 포함해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한나라당의 패배를 가져왔다.
또 이 번 6.2 지방선거에서는 무상급식으로 시작해 ‘보편적 복지’와 ‘잔여적 복지’가 쟁점으로 떠올랐고 후보들 마다 복지를 내걸었다. 어쨌든 복지가 수면위로 떠올랐다는 건 현장에서 복지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과히 나쁘지 않은 일이다. 어쨌든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이런 저런 민심을 정부에서 수용해야만 하는 것이 선거의 결과가 아닌가?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아직도 책임의 소재를 서로에게 떠넘기고 국민들의 민심을 뭉개고 있으며 4대강 사업도 강행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의 첫 인사가 이뤄졌다. 정상혁 이화여대 교수를 보건복지비서관으로 임명한 것이다. 정상혁 교수가 어떤 사람이며 인사에 담긴 뜻은 과연 무엇인가? 그는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국민의 건강권 보다는 의료계의 이익을 앞세우며, 모든 국민이 건강한 사회를 지향하기 보다는 기업과 재벌을 위해서라면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공적제도는 축소되거나 폐지될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을 가진 자이다. 오히려 도시보건지소를 확대하여 평생건강관리체계를 확립하고, 이를 통해 모든 국민에 대하여 국가가 건강관리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정책에 대해 ‘사회주의적 정책’이라고 비난했던 자이다. 그 뿐만 아니다. 그는 민간병의원의 이익을 위하여 보건소의 기능과 역할을 더욱 축소해야 하며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영리병원을 도입하고 싱가폴에서 시행하고 있는 개인의료저축계좌(MSA)를 도입하자는 정책을 제안해왔던 인물이다.
이것은 또한 온 국민이 천안함 문제로 관심을 쏟고 있을 때 지난 4월 6일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이하 의료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던 사실을 비추어 볼 때 이걸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밖에 볼 수 없다.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은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 확대(병원경영지원사업 포함), 의료법인 합병절차 마련 등 국민건강권을 위협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의료기관의 수익 추구는 기승을 부리고 의료양극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올해는 2000년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과 139개의 직장 의료보험조합이 통합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출범한지 10년째를 맞이하는 해이다. 그나마 10년의 성과는 국민들이 피부적으로 느끼는 보편적 의료복지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62%에 불과해 보장에 대한 염려가 커져만 갔다. 건강보험으로 인한 진료비 불안이 크고 민간의료보험이 확대되어 전체 가구의 80% 이상이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는 상황에까지 가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의료기관의 수익을 추구하게 하는 의료법일부를 개정하겠다고 한다. 의료법을 개정하기 보다는 국민의 건강에 관한 비용을 줄이고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늘려야 하는 것이 오히려 정부가 해야만 할 것이다. 국민과의 소통, 소통 하면서 계속해서 불도저식으로만 일관할 것인가.
월간 <복지동향> 2010년 07월호(제1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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