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4 2014-05-10   573

[복지동향 187호] 편집인의 글

편집인의 글

김영수ㅣ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침몰하는 여객선에 남겨진 꽃다운 생명들은 단 한 명도 살아 돌아 오지 못했다. 세월호가 침몰한지 한 달… 구조의 간절한 염원과 희망이 가슴 먹먹한 슬픔과 절망으로 바뀌면서 ‘날것’ 그대로 드러나는 세월호 침몰의 원인과 우리 사회의 모습은 참혹했다. 침몰하는 배에서 생명을 무책임하게 내팽개치고 달아난 선원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무능한 정부, 생명의 안전보다 기꺼이 이윤을 선택한 탐욕스런 기업, 정부의 왜곡된 발표와 책임회피성 발언을 앵무새처럼 되뇌는 언론.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은 서서히 침몰하는 세월호의 또 다른 탑승자들이다. 늦기 전에, 다시 절망하지 않기 위해 이번 호 복지동향 기획주제로 기초생활보장, 사회보험, 서민금융, 주거 복지의 사각지대를 살펴보았다. 박근혜 정부의 복지3법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세모녀법은 송파구 세모녀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까? 실직으로, 늙고 병이 들어 ‘안전한 삶’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사회보험과 서민금융은 우리사회 최후의 안전망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청년자살률과 노인자살률이 OECD 국가들 중 최고인 사회. 간주부양비와 추정소득으로 최소생계비 지원조차 가로막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전체 임금노동자 중 실직시 실업급여 수급자격자가 10% 정도로 추정되는 고용보험제도, 실질가입자가 채 절반도 되지 못하는 국민연금제도는 삶의 벼랑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안전한 삶’의 구명장비로는 질과 양 모두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뒤늦게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우리 사회의 안전시스템을 “싹 뜯어 고치겠다”고 ‘선언’했다. 복지에서도 언제나 ‘선언’은 넘쳤다. 현실은 지난 대선에서 선언한 복지공약조차 줄줄이 파기되고 ‘권리’는 요원하다. 정부는 ‘가만히 있으라’고만 하고 어떤 미래도, 안전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다산 정약용은 일찍이 “관이 현명하지 못한 까닭은 백성이 제 몸을 꾀하는 데만 재간을 부리고, 관에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다(官所以不明者 民工於謨身 不以瘼犯官也)”고 했다. 가깝게는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 슬픔과 분노를 잊지 말고 세월호 실종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세월호 참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선언’을 ‘권리’로 만들기 위해, 참여하고 행동하자.

월간 <복지동향> 2014년 05월호(제1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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