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증세와 사회복지세
오건호 ㅣ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증세 활동 방향: 조세정의와 복지증세
2015년 들어 세금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연말정산 사태로 시민들이 세금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대한민국 재정 상태도 더 이상 증세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 부양, 지출개혁, 지하경제 양성화, 증세 등을 둘러싸고 선택 논란이 전개되어 왔는데, 지금은 모든 수단이 필요한 때이다. 증세를 구현하기 위한 세금정치가 요청된다. 2012년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GDP 18.7%로 OECD 평균 24.7%에 비해 6%포인트 작다. 2015년 GDP 약 1500조원을 적용하면 무려 90조원의 세금이 부족하다. 국민부담률도 2013년 24.3%로 OECD 평균 34.1%에 비해 거의 10% 포인트 작다.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합해 약 150조원을 더 가져야 OECD 평균에 도달할 수 있다.
어떻게 증세할까? 시민들은 우리나라 세금이 공평하지 않고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전체 세금체계에서 조세정의를 세우고, 지출 불신을 넘어서는 증세가 필요하다. 정치권,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조세정의와 복지증세를 위한 국민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다음 다섯 가지 종합개혁 활동을 벌여야 한다.
첫째, 기존 과세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가자. 금융종합소득과세, 주식양도차익과세, 임대소득과세, 종교인과세, 고소득자영자과세 등 현행 소득세 체계에서 틈새를 메우는 조세개혁을 단행한다. 이를 통해 소득세 영역에서 형평성을 확보하고, 과세인프라 외부에 있는 ‘지하경제 양성화’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둘째, 소득세, 법인세의 공제, 감면을 축소하자. 이를 통해 세목별 내부 누진성을 확보한다. 2013년 소득세법 개정처럼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것은 전향적 개혁이다. 나아가 세액공제조차 복지로 전환하면 더 바람직하다(의료비, 교육비 세액공제 대신 의료보장성 강화, 고교무상교육/대학등록금 지원 등). 법인세 영역에서는 연구개발비세액공제 등 대기업에게 주로 제공되는 공제 감면을 축소해 대기업의 실효세율을 상향해야 한다. 셋째, 복지를 위한 증세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사회복지세를 도입하자. 예를 들어, 사회복지세는 소득세,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상속증여세에 20% 세율을 적용하는 부가세(surtax)로 연 20조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앞의 공제/감면 정비, 소득세 사각지대 해소 등의 작업이 진행되면 그만큼 사회복지세 세수도 함께 늘어날 것이다. 넷째, 사회보험료 인상을 적극 검토하자. 노사가 절반씩 부담하는 구조를 유지하더라도 보험료 인상은 노동자가 정률로 세금을 내는만큼 기업도 내고, 여기서 마련된 재원은 모두 의료보장성, 실업급여 등의 형태로 가입자에게 되돌아온다. 다섯째, 기존 재정지출 분야를 사회정책 중심으로 구조개혁한다. 이제는 정부 예산 배정에서 토목 R&D 등 경제분야를 줄이고 이를 복지, 교육 등 사회분야로 전환해야 한다. 복지지출도 비용을 국가가 담당하는 수준(무상복지)을 넘어 보육, 요양, 의료 등 공공인프라 강화로 나아가야 한다.
사회복지세의 취지와 내용
사회복지세의 기본 취지: 복지목적과 시민 참여
위 증세 방식에서 사회복지세, 사회보험료는 사용처가 복지로 정해져 있는 복지증세에 해당된다. 이 글에서는 사회복지세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등 복지단체들이 2013년 사회복지세 제정 청원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사회복지세는 법인세·소득세·종합부동산세·상속증여세 등 핵심 직접세목의 인상분은 모두 복지에 사용하도록 설계된 세금이다. 조세 정의 구현을 위해 과세 사각지대 개혁을 추진하되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증세 방안으로 사회복지세를 내세우자는 증세정치의 취지가 담겨 있다.
현재 조세개혁 과제를 나열하면 모든 세목이 대상이 될 것이다. 세목별 세율인상을 각각 추진할 수 있지만, 이럴 경우 세목 종합상자가 너무 복잡해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증세 에너지를 집중하기 어렵다. 더 거둔 세금이 제대로 쓰일지 의구심도 남는다. 사회복지세는 세목별 세율 인상을 추진하되 이 인상몫을 과세대상으로 삼는 부가세(surtax)이다. 한국은 일반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시대적 과제가 있을 때마다 목적세를 도입해 왔다. 과거 방위세, 지금 교육세가 그렇다. 사회복지세는 재정지출 불신을 우회하며, 증세 경로를 하나의 세목으로 단일화하고, 세금이 어떻게 쓰일지 설명할 수 있어 증세 동의를 이끌기 유리하다.
누가 더 내도록 할까? 복지로 되돌아오는 게 명확하다면 중간계층부터 증세에 참여하도록 하자. 기존 직접세의 누진도가 그대로 사회복지세에 반영되기 때문에 사회복지세의 실질 부담은 상위계층이지만 형식적으로 다수 시민의 참여 방식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근래 복지가 확대되면서 아이, 어르신이 있는 집은 의미 있는 복지체험을 하고 있다. 실제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복지로 돌아온다면 세금을 더 내겠다는 응답이 절반에 달한다. 사회복지세는 이러한 복지민심을 믿고 시민이 참여하는 복지증세를 도모한다. 복지를 누리게 된 시민들도 자신의 조세 책임을 다한다면, 여기서 조성된 자긍심은 상위계층, 대기업의 누진과세를 구현하는 실질적 에너지가 될 것이다.
사회복지세의 4대 특징
이러한 취지에서 사회복지세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복지 증세’. 재정확대를 위해 증세를 추진한다면 ‘복지’와 결합해 다루자. 우리나라와 같이 정부 불신이 깊고 아직도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등 재정운용에 대한 의혹이 큰 사회에서는 재정지출 우려를 최소화하는 증세 정치가 필요하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시민들은 기존 조세체계를 불신하지만 복지로 돌아온다면 세금을 더 낼 의향도 가지고 있다. 복지 확대의 시대적 흐름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는 이미 1991년부터 사회복지세를 도입하였고, 근래 일본은 소비세를 인상하면서 인상분을 복지에 사용하도록 법에 명시하는 방식을 취했다. 한국처럼 재정지출 불신이 큰 나라에선 시민에게 증세를 요청하려면 복지확대라는 시대적 과제와 조응해 설계하는게 현명하다.
둘째, ‘참여 증세’. 지금까지 보편복지진영이 요구하는 증세 방안은 소수 상위계층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삼는 ‘부자증세’였다. 이는 사회양극화 시대에 복지재정 책임이 누구에게 가장 큰 지를 선명히 드러내는 의의는 지닌다. 하지만 시민들이 스스로 납세 책임을 구현하면서 부자, 대기업에게 증세를 요구할 경우 증세의 사회적 압박은 훨씬 강력해 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급식, 보육, 기초연금 등에서 복지체험이 서서히 생기고 있다. 자신이 누리는 복지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시민들도 조세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의식이 형성되고 있다. 이는 과거 조세저항을 넘어 미래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소중한 시민 인식의 변화이다. 사회복지세는 현재 소득세를 내고 있는 과세자들이 모두 자신에게 해당되는 몫을 내는 ‘참여증세’ 형식을 취한다. 복지를 누리는 시민들이 복지증세에 참여하여 복지주체로서 커가는 계기를 마련하고 동시에 더 많은 세금을 누진적으로 내야하는 상위계층, 대기업에게 사회적 압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셋째, ‘누진증세’. 사회복지세는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부담계층의 납세 몫이 정해질 것이다. 만약 일본처럼 소비세를 재설계한다면 간접세 원리에 따라 소비품목당 납세액은 모든 계층에게 동일할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부가가치세율이 OECD 국가들에 비해 낮으므로 소비세를 대상으로 사회복지세를 부가세(surtax)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 하지만 부가가치세보다 더 빈약한 것이 직접세이고, 근래 소득의 양극화 상황을 감안하면 직접세 중심의 증세가 필요하다.
소득세, 법인세 등 직접세를 대상으로 사회복지세를 설계한다면 현행 직접세의 누진도가 그대로 사회복지세로 계승되어 ‘누진증세’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현재 소득세는 상위 10%가 약 80%의 세수를, 법인세는 1% 이내의 법인이 약 80%의 세수를 책임지고 있다. 사회복지세도 그만큼의 누진도를 지니는 ‘누진증세’가 된다.
넷째, ‘단일 증세'(One-Point 증세). 증세 논의가 시민들과 소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세법의 복잡성이다. 각 세목별로 지닌 문제들을 개혁하자고 종합상자를 내놓을 경우 논의 초점도 분명치 않고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의 조세저항 상황을 감안할 때, 증세는 ‘정책’이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하는 ‘정치’여야 한다. 즉 증세가 대중적 시민활동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직접세목을 일일이 언급하기 보다는 이들을 하나의 단일세목(사회복지세)로 묶고 가능하면 세율도 단일세율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면에서 사회복지세는 증세 목적을 분명히 선언하면서도 여러 세목의 복잡성을 하나의 세목으로 단순화한다. 시민들이 접근하고 주장하기 손쉬운 세금이다. 지금까지 국회와 시민사회에서 ‘증세 요구 혹은 증세 선언’은 있을지언정 시민들의 직접 참여를 구하고 이를 증세의 동력으로 만드는 ‘증세 정치’가 없었다는 점에서 단일세목 증세는 증세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
사회복지세의 설계도
사회복지세를 부가세 방식으로 설계한다면 대상 세목은 무엇이 적합할까? 크게 소비세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직접세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혹은 양 세목을 혼합할 것인지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이 글은 소득세, 법인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 4개 세목을 사회복지세 부가 대상으로 삼는다. <표 4>에서 보듯이, 각 세목에 적용되는 세율은 20%로 단일하다. 즉, 지금 소득세를 월 10만원 내고 있다면 사회복지세로 2만원을 더 내고, 소득세가 100만원인 사람은 20만원을 더 내며, 연 1000억원을 법인세로 내는 기업이라면 200억원을 추가로 납부하게 될 것이다.
<표 2>에서 보듯이, 이렇게 하면 2015년 기준으로 21.7조원의 재원이 확보된다. 대부분의 세입은 소득세와 법인세 몫 사회복지세인데, 소득세에서 11.6조원, 법인세에서 8.6조원이 조성된다. 이어 상속증여세에서 약 1조원, 종합부동산세에서 상징적 의미의로 약 3천억원의 세입이 추가된다. 2015년 예산에서 복지분야 지출 규모가 115.7조원이다. 사회복지세로 조성되는 21.7조원은 2015년 복지분야 예산의 20%에 육박한다. 현재보다 복지지출을 20% 늘릴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는 세목이다(사회복지세 재원의 사용처는 현재 논의 중이어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사회복지세에 대한 몇 가지 논점에 대하여
목적세 도입은 재정운용 칸막이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재정학에선 목적세를 권장하지 않는다. 이론적으로 지출 사용처를 사전에 정해 놓지 않고 상황에 맞추어 자유롭게 예산을 편성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이후 해당 지출 수요가 줄어들었음에도 관련 세수를 그대로 사용하려는 이해관계가 형성돼 재정 운용에 칸막이가 생겨난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럼에도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지출 필요가 생길 경우 종종 목적세가 도입된다.
특히 사회복지세의 경우에는 이러한 칸막이 비판이 적용되기 어렵다. 향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우리나라 복지지출은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분문의 지출이 가장 크게 늘겠지만 기초연금, 장기요양 등 사회수당, 사회서비스 부문 지출도 함께 증가할 것이다. 당분가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려면 보육 복지 지출도 늘어날 것이다. 게다가 요양, 의료, 보육 인프라가 대대분 사적 영역에서 제공되고 있어 이를 공공화하는 과제까지 생각한다면 사회복지세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세율 인상에만 치우친 증세 방안이다?
사회복지세는 기존 소득세, 법인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에 20% 세율이 부가되므로 기존 세금의 세율 인상 효과를 지닌다. 이 때문에 광범위한 공제가 존재하는 한국의 조세 현실에서 이미 세금을 내는 납세자만 추가로 사회복지세를 낸다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사회복지세 도입은 향후 복지재정전략에서 핵심을 이루는 방안이지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당연히 기존 공제, 감면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통상 개별 세목의 세수는 세율과 공제의 조합이다. 사회복지세를 통해 세율 인상의 효과를 추구하더라도 공제, 감면 정비는 동시에 추진해 가야 한다. 공제, 감면이 정비될수록 사회복지세 세수도 더 확대될 것이다.
복지국가를 향한 조세전략은 ‘조세정의와 복지증세’로 요약될 수 있다. 앞에서 밝혔듯이, 사회복지세 도입은 다섯가지 재정개혁을 대표하는 상징적 세목이다. 사회복지세를 도입하자는 시민운동이 활성화된다면 이는 지출 개혁, 과세 사각지대 개혁을 이루는 에너지도 될 것이다.
소득세, 법인세 세율이 OECD 국가 평균을 넘어버린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소득세 최고세율은 과세표준소득 1억 5천만원 초과자에게 적용되는 38%이고,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추가되어 최종 세율이 41.8%다. 이는 2013년 기준 OECD 국가 평균 43.3%에 미치지 못한다. 만약 소득세율이 낮은 동구권 6개국(체코, 헝가리 등)을 제외한 비동구권 28개국만 따지면 평균은 46.9%로 우리나라보다 5.1%포인트 높다. 사회복지세가 도입되어 현행 소득세율이 1/5만큼 오르면 총 최고세율은 49.4%가 되어 OECD 평균, 비동구권 국가 평균을 모두 넘는다. 과연 이것이 어려운 목표인가? 한국의 소득 양극화 상황을 이 정도의 최고세율은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법인세의 경우 현재 최고세율이 22%이므로 지방소득세 10%를 합산한 최종 한계세율은 24.2%이다. 이는 2013년 OECD 평균 최고세율 25.3%에 조금 낮다. 역시 사회복지세가 도입되면 법인세 최고세율은 1/5만큼 올라 28.6%가 되어 OECD 평균에 비해 3.3%포인트 높게 된다. 이에 대해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데, 이 정도의 격차로 국제경쟁력 운운하는 건 설득력이 약하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은 사회보장기여금에서 OECD 평균에 비해 절반만 책임지고 있다. 이 부족분은 현행 법인세 납부액의 약 3/4에 이른다. 사회복지세는 기업의 빈약한 사회보장기여금을 대신 내는 성격도 지닌다(사회보험료는 모든 기업이 부담하지만 사회복지세는 이윤을 내는 흑자기업만 해당). 그래도 법인세 최고세율이 OECD 평균에 비해 초과하는 3.3% 포인트는 현행 법인세율의 15%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법인이 사회복지세를 납부해도 다른 나라 기업에 비해 여전히 조세 혜택을 누린다.
사회복지세로만 복지재정이 충당될 수 있는가?
근래 보육, 기초연금 등 사회서비스, 사회수당 부문을 중심으로 복지지출이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 복지체제는 여전히 사회보험이다. 현재 전체 복지 지출에서 사회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이르고 고령화에 따른 의료, 연금 지출이 계속 늘어나 2050년에는 전체 복지지출에서 사회보험이 80%를 차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복지재정 전략을 논의할 때는 반드시 사회보험 재정 확보방안을 다루어야 하고, 우리나라와 같이 사회보험 사각지대가 넒은 나라는 특히 그렇다.
사회복지세는 비사회보험 복지, 즉 사회서비스, 사회수당, 공공부조 복지를 위한 재원 방안이다. 사회복지세 도입과 함께 사회보험 재정 확충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정공법은 사회보험료 인상이다.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사회보험은 모두 사용처가 정해진 복지증세이고, 모든 가입자가 내는 참여증세이며, 보험료율이 정율이지만 기업 몫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누진증세 성격도 지닌다. 사회복지세와 취지와 원리가 같은 복지증세이다. 사회복지세 도입, 사회보험료 인상은 복지증세 수레의 두 바퀴이다. 건강보험료를 더 내 ‘백만원 상한제’를 구현하자는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 고요보험료를 더 내 불안정 노동자 실업급여를 강화하는 노동연대전략이 요청된다.
사회복지세와 부자증세, 보편증세 관계
지금까지 진보진영의 증세 요구는 부자증세였다. 상위계층 혹은 최고계층 1%, 재벌대기업에게 과세하라는 내용이다. 그러면 사회복지세는 계층적으로 어떤 성격을 지니는가?
부자증세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사회복지세는 부자증세 성격을 지닐 수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이명박정부가 소득세율을 구간별로 동일하게 2% 포인트 인하했다. 35% 세율이 적용되던 8800만원 초과소득 계층도 33%로 세율이 인하될 예정이었지만, 기존 8% 세율이 적용되던 과표소득 1200만원 이하 소득자도 6%로 세율이 낮아지는 감세 혜택을 보았다. 이렇게 면세자를 제외하고 모든 납세자들이 감세 혜택을 보는 세제개편을 시민사회는 부자감세로 표현했다. 중간계층 세금도 절감되지만 부자들이 금액에서 가장 큰 감세 혜택을 얻기 때문에 상직으로 ‘부자감세’라 부른 것이다.
근로소득세 몫 사회복지세는 기존 소득세에서 1/5씩 더 거둔다. 중간계층도 세금을 더 내지만 금액에서 추가 부담이 많은 계층은 상위계층이다. 따라서 이명박정부 감세가 부자감세라면 사회복지세를 통한 근로소득세 몫 인상도 당연히 부자증세로 칭할 수 있다. 법인세 역시 동일한 논리로 대기업 증세로 평가될 수 있고, 상속증여세와 종합부동산세는 사실상 부자에게만 적용되는 세금이다. 넒게 보면 사회복지세는 부자증세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증세 논의 맥락에서 사회복지세를 부자증세로 칭하는 건 그리 생산적이지 않을 듯하다. 사회복지세에서 기존 소득세 납세자가 모두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소득세가 누진도를 가지고 있고, 면세자를 제외하고 약 70% 근로소득자가 사회복지세를 내므로 중간계층부터 누진적으로 참여하는 증세이다. 이러한 면에서 종래의 부자증세는 아니다. 종래의 부자증세가 ‘1% 증세’로 인식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회복지세의 과세대상에 대한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사회복지세가 지닌 ‘참여증세’ 취지도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사회복지세를 보편증세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상위계층뿐만 아니라 중간계층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비록 면세자가 있지만 대다수 근로소득자가 소득세를 내고 있기에 근로소득세가 보편증세라면 사회복지세도 보편증세로 평가할 수 있다. 초기에 내가만든는복지국가도 사회복지세를 보편증세로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복지, 세금 논의 지형에서 사회복지세를 보편증세로 부르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을 듯하다. 학술적인 용어인 ‘보편’이란 단어가 우리나라에서 일반 시민의 담론으로 들어온 건 ‘보편복지’ 논의 덕택이다. 이 때 보편복지는 모든 계층에게 동일한 복지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세금 영역에서도 ‘보편’ 단어를 사용할 경우, 모두에게 동일하게 세금을 적용하다는 의미로 이해할 개연성이 크다. 간접세에 사회복지세가 부가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근로소득세 몫 사회복지세 세입을 보면, 면세자 약 30%가 과세대상에서 제외되고, 과표소득 3000만원 초과 근로소득자(실제소득 약 6000만원 초과) 약 10%가 사회복지세의 약 80%를 납부하고, 과표소득 1200만원 초과 근로소득자(실제소득자 약 4000만원 초과)가 96%를 낸다. 사실상 근로소득자 상위 30%가 사회복지세를 책임지는 구조이다. 따라서 사회복지세를 보편증세로 부르는 것은 적합지 않다.
정리하면, 엄격히 따져 사회복지세에는 부자증세, 보편증세의 맥락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종래의 용어법에 따를 경우 사회복지세를 부자증세, 보편증세 어느 것으로 부르기 어렵다. 보통 시민사회에서 ‘선부자증세 후 보편증세’라는 2단계 증세론을 제기하는데 사회복지세는 2단계론을 한번에 구현한다. 이에 사회복지세의 계층적 성격을 따질 때는 기존 부자증세와 구별하여 ‘상위계층 증세’로 부르고, 그 세금 구조를 강조할 때는 ‘누진 증세’로, 시민의 참여를 부각하고자 할 때는 ‘참여 증세’로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종합해 집약하면 ‘시민 참여 누진 복지증세’이다.
월간 <복지동향> 2015년 03월호(제1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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