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승구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한국 사회 스마트폰 중독과 대응
중독은 통상적으로 약물, 알코올, 도박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 이용률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중독은 더 이상 약물 등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인터넷 등 다양한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고, 그러한 원인으로 인하여 중독의 대상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중독의 원인이 다양해짐에 따라 중독에 대처도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중독은 중독자의 가족에게도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주고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 차원의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행복감 수준은 OECD 38개 국가 중 35위로 매우 낮은 수준인데(Rowan,2023), 낮은 행복감과 박탈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중독물질과 행위에 집착하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면밀한 검토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인터넷중독보다는 스마트폰 과의존이 더 심각한 모습을보이기도 하는 등(여성가족부·교육부, 2014) 새로운 중독문제가 나타났으며, 이는 연령이 낮아질수록 더 높은 중독의 경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볼 수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정보화진흥원, 2022).
정부는 인터넷 등장 이후 중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중독 대응센터를 서울에 개설하였고, 한국형 인터넷 중독 진단 척도(K척도)를 개발하였다. 그리고 2004년부터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를 해마다 조사하고 있고, 2010년부터 인터넷 중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7개 부처 간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3년 주기로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2)
청소년과 스마트폰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을 매우 능숙하게 다루고 사용할 뿐 아니라 의사소통이라든지 게임, 심지어 학습까지도 그 기기 안에서 이루어지는 등 삶의 영역 대부분을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청소년 3명 중 한 명은 스마트폰 중독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통계청, 2018), 2022년 조사 결과 게임과 SNS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정보화진흥원, 2022).
청소년의 경우 게임과 SNS 중독은 학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감정조절 미숙으로 인한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고, 더 나아가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고, 교유관계 상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하태희, 2016; 성경현·조성현, 2013; 송혜진, 2011). 더구나 중독의 문제는 빈곤가정이나 취약계층에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향을 보여 빈곤의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청소년 시절 문제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은 정보 추구 동기와 오락이나 상호작용에 관한 동기 중 오락과 상호작용에 관한 동기에 대한 욕구가 더 높을 경우 중독 정도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Zsolt, Beatrix & Sandor, 2008). 또한 중독은 뇌에도 영향을 주어 뇌의 변형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어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청소년기 치료가 중요하다.
앞서 스마트폰 중독을 스마트폰 과의존, 게임중독, SNS 중독 세 요소로 구분하여 살펴보아야 한다고 밝혔으며, 청소년 시기의 중독이 결국 20대 청년들의 중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청소년기의 대응이 매우 중요하지만, 대응 방안의 근거를 마련하는 연구는 없던 실정이었다. 이에 본 연구는 스마트폰을 보유한 중·고등학교 학생 811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조사하였고 각 요소별 특성을 확인하였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현황
스마트폰 중독을 일반군과 위험군으로 구분하여 성별, 학년별, 가계 소득 형태, 소득 수준에 따른 요소별 차이를 비교한 결과 성별, 학년 형태만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맞벌이 여부 및 한부모 여부, 가계소득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차이가 나타난 성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스마트폰 과의존과 SNS 중독 위험군은 여학생의 비중이 높았고, 게임중독 위험군은 남학생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게임중독 위험군은 다른 요소와 달리 위험군에 속하는 인원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학년별로 구분하여 비교한 결과 스마트폰 과의존은 학년에 따른 차이는 없었던 반면, 게임중독과 SNS 중독은 학년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그리고 위험군의 비중도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성별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보다 저 연령대부터 개입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중독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 인구사회학적 특성 외에 학생들의 사회관계망(교우, 교사, 부모), 그리고 정서·정신건강 요인(공격성, 우울, 스트레스, 삶의 만족도, 자기효능감)이 위험군 진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스마트폰 과의존 요소는 남학생의 경우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그리고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않을수록, 마지막으로 부모가 맞벌이인 경우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의 경우 스트레스 지수와 우울 정도가 높을수록, 자기효능감이 낮을수록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학생은 사회관계망의 영향이 큰 반면, 여학생은 개인의 정서·정신건강적 요소가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게임중독 요소의 경우 남학생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교우관계가 좋지 않을수록, 부모가 맞벌이인 경우, 삶의 만족도가 높을수록 게임중독 위험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고, 여학생의 경우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을수록 게임중독 위험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즉, 앞서 스마트폰 과의존과 마찬가지로 남학생은 사회관계망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여학생은 정서·정신건강 요인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만,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게임중독 위험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다른 인과관계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실제 선행연구 결과 삶의 만족도가 높더라도 게임 효능감이 높을 경우 게임 절제력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되기도 하였다(장문경 외, 2019, 정현주·유현중, 2019). 마지막으로 SNS 중독은 남학생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부모가 맞벌이인 경우 중독 위험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여학생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우울 정도가 클수록, 학년이 낮을수록 중독 위험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역시 앞서 두 중독 요소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으나 남학생의 경우 사회관계망보다는 부모의 통제가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진 반면, 여학생은 저연령 때부터 스트레스와 우울 수준에 대한 관리가 중요함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세 요소 모두 스트레스 지수가 공통적으로 나타나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고, 남녀학생의 위험군 진입의 원인이 다른 만큼 대응 방안 마련 시 고려해야 하며, 각 중독 요소별 영향 요인이 다르다는 점도 정책대안 마련 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 방안 마련 노력
본 연구는 그동안 앞선 연구와 유사한 부분도 있고 차이점도 발견되었으나 결국 핵심은 여학생과 남학생의 차이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는 점이다. 이 같은 결과와 현황을 바탕으로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세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독 위험군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다른 연령군과 비교하였을 때 청소년군은 중독 위험군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경향은 연도별 수행된 연구들의 중독 위험군 비율의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이 등장함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부분이 중독 위험군의 증가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조절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교내 규칙 제정 및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청소년 시기 부모의 과도한 관심과 통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이상준, 2015), 청소년들이 스스로 사용량을 관리할 수 있도록 부모의 인내와 지지가 중요하며 자기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자가 점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스트레스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부분이다. 스마트폰 중독 세 요소 모두 스트레스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트레스는 기존 연구들에서도 주요한 영향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나 우울을 조절해 줄 수 있도록 교사나 부모의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즉, 청소년들의 성적 등에 대한 스트레스는 우울 등으로 연결될 수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의지할 수 있는 만큼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역시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남학생과 여학생이 중독에 미치는 요인이 다르다는 점이다.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스트레스라는 정서·정신건강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여학생은 그 외에도 우울, 자기효능감 등 다른 요인도 영향을 주고 있는 차이점이 있었다. 반면 남학생은 교우관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또래 애착 형성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 정책을 살펴보면 성별에 따른 대처는 아직 없는 실정이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정책은 쉼터 운영 및 게임 과몰입·사이버폭력 예방 정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에 개입하는 데 있어서 성별에 따라 다른 접근방안 마련에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의 중독 문제는 그 시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구나 성인기에 접어들면 문제해결이 더욱 어려워지는 만큼 중독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부모와 교육 당국의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 각주 |
1) 이글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논문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연구: 스마트폰 과의존, 게임중독, SNS 중독 영향요인의 비교를 중심으로’([생명연구] 제52집)을 요약·재작성한 것임
2) 현재는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예방 및 해소 기본계획’이라는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고, 제5차 기본계획은 2022~2024년 동안 계획되었다
| 참고 문헌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정보화진흥원(2022). 2022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정보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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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24년 4월호(제3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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