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4 2024-11-01   10844

[동향2] 기초연금 소득불인정론에 대해: 제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하여

남찬섭ㅣ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들어가는 말

필자가『복지동향』7월호에 실은 글(남찬섭, 2024)에 포함된 기초연금 소득불인정론에 대한 비판에 대해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의 김재훈 운영위원이『복지동향』9월호에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김재훈, 2024).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김 위원은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기초연금 소득불인정론과 관련하여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소득인정액 산정 시 기초연금에 대한 공제율 도입이 이미 복지국가운동 진영 내에서 합의가 되었으므로 기초연금 소득불인정론이 복지국가운동 진영의 분열 원인이라는 주장은 잘못되었다는 것이 그 첫째이다. 그리고 기초연금에 보충성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은 그렇지 않은 다른 사례를 고려하지 못하고 기초연금이라는 제도의 목적을 도외시한 것이며 보충성 원리를 경직되게 이해한 데서 비롯된 주장이라는 것이 그 둘째이다. 마지막으로 기초연금을 기초보장제도의 소득인정액에 계상하는 것이 초래하는 형평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 그 셋째이다.

이 세 가지 주장은 결국 보충성 원리에 대한 다른 이해에서 출발한 것이므로 본문의 논의도 보충성 원리에 관한 것에서 시작해 보고자 한다.

보충성 원리에 대해

보충성 원리가 가장 전형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시장소득과의 관계에서이다. 즉, 복지혜택은 시장소득에 의한 빈곤 탈출이나 자립이 어려울 경우에 작동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경우 시장소득에는 가족의 소득도 포함된다. 그래서 시장소득과의 관계에서 보충성 원리는 복지를 억압하는 논리로 작동한다. 그런데 기초연금 소득불인정론(이하“소득불인정론”)과 관련된 보충성 원리는 시장소득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제공키로 한 공적복지급여들 간의 관계 내지 우선순위에 관련된 것이다.

그리하여 김 위원도 공적복지급여들 간의 관계에 주목하여 장애인연금, 장애수당, 양육수당, 국가유공자 수당 등 소득불인정 되는 사례를 거론하면서 이들이 소득불인정 된다고 해서 제도의 정합성이 무너지지 않으며 오히려 제도 정합성이 보장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고 필자도 동의하는 바이다. 필자는 이런 급여들이 기초보장제도에서 소득불인정 되는 것에 대해 어떠한 비판도 한 적이 없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소득보장급여의 성격에 관해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 주로 다루는 기초연금은 주지하다시피 사회보장 중에서도 소득보장제도 혹은 소득보장급여에 속한다. 이러한 소득보장급여는 다시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한 가지는 일반적인 목적의 소득상실에 대해 소득을 보전하는 소득보전급여이며 다른 한 가지는 추가적인 지출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보전하는 비용보전급여이다.1 소득보전급여의 예로는 실업급여나 노령연금, 기초보장제도의 생계급여 등을 들 수 있다. 실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반적인 소득확보수단인 일자리를 잃은 것이므로 소득상실을 일으키고 그래서 실업급여를 통해 상실된 소득 일부를 보전해 주는 것이다. 노령연금은 자본주의에 와서 등장한 퇴직이 개인의 근로 의사나 근로 능력과 무관하게 그를 노동시장으로부터 배제하고 그래서 소득상실이 발생하므로 그에 대해 소득의 일부를 보전하는 것이다. 기초보장의 생계급여는 여하한 이유로든 일상의 삶을 적절하게 영위하는 데 필요한 소득이 부족한 경우에 대해 소득을 보전하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실시하지 않고 있지만, 상병수당도 소득보전급여의 대표적인 예이다. 노동력의 상품화에 기초한 임금을 대부분 사람의 기본생계수단으로 하는 자본주의에서 부상이나 질병은 노동력 상품화를 가로막는 중요한 사건이고 그래서 그로 인한 소득상실분 일부는 보전하려는 것이다. 기초연금도 소득보전급여에 해당한다. 노령연금과 유사하게 기초연금 역시 퇴직이라는 사건으로 인해 퇴직연령을 지난 연령층은 일반적으로 소득상실에 직면한다고 전제하고 그 상실분의 일부를 보전하려는 것이다. 다만, 통상 노령연금은 사회보험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고 기초연금은 보편수당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운영방식에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초연금은 보편수당방식이 아니라 자산조사방식이지만 이 경우 자산조사는 저소득층을 선별하려는 자산조사라기보다는 중산층 이상을 수급자에게 배제하려는 자산조사여서 통상적인 자산조사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그래서 자산조사가 있다는 점에서는 공공부조라 할 수 있지만, 그 자산조사가 전통적인 자산조사와는 의도가 다르고 또 수급자가 노인의 70%라는 점에서는 준보편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어쨌든 이 글의 구분에 따르면 소득보전급여인 것은 분명하다.

일반적인 소득상실에 대한 소득보전급여와 달리 비용보전급여는 소득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할 때 그 추가비용의 일부를 보전해 주려는 것이다. 가장 전형적인 비용보전급여로는 아동수당을 들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미래세대의 재생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면서도 미래세대의 출산과 양육에 드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개인에게 맡긴다. 그리고 개인은 자녀 양육에 드는 비용을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서 충당해야 한다.

즉, 자녀 양육(더 나아가서 가족부양)에 드는 비용의 재원인 임금은 근로의 대가(성과원칙의 결과)로 배분하면서 그렇게 배분된 임금을 가족에 대해서는 필요에 따라 배분(욕구 원칙에 따른 배분)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 자본주의 사회는 임금의 배분 원리와 미래세대 재생산에 사용될 자원의 가족 내 배분 원리가 모순을 일으킬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는 임금을 근로자의 가족 규모에 따라 지급하라고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자녀출생 및 양육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적인 비용을 국가가 일부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2 추가비용을 보전하려는 급여의 또 다른 예로는 사회보장제도에 의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들 수 있다.

의료서비스를 해야 하는 상황인 부상이나 질병은 노동력의 상품화도 가로막지만, 의료서비스라는 수요를 추가로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를 시장원리가 아닌 사회보장원리로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나라가 실시하는 의료보험이나 영국 등에서 실시하는 국민건강서비스(NHS)가 이런 추가지출을 보전하기 위한 급여(서비스)이다. 또 김 위원이 예를 든 것처럼 장애수당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려는 것이고 장애인연금도 그런 기능이 있다.3 양육수당도 보육서비스의 제공과 연관하여 도입된 급여여서 기본적으로 비용보전급여의 성격을 갖는다.4

어떤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대개 소득보전급여보다는 비용보전급여가 보편수당의 형식을 갖는 경향이 좀 더 강한 것 같다. 아동수당이 그러하며 상병수당도 그러하고 의료서비스도 그런 경우가 있다(예컨대 영국의 NHS). 그리고 비용보전급여는 그것을 받는 수급자가 어떤 이유로 기초보장 수급자가 된다고 해서 그 비용보전급여를 자산조사의 소득으로 계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초보장 수급자에 대해 비용보전급여를 소득인정하여 그만큼 생계급여를 삭감하게 되면 비용보전이라는 목적 자체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급여에도 적용된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급여는 공훈(功勳)에 대한 보상을 행하려는 공훈보상급여라 할 수 있는데 공훈보상급여를 받는 어떤 사람이 어떤 이유로 가난하게 되어 기초보장 수급자가 되었을 경우 그렇다고 해서 그 공훈보상급여를 소득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을 소득인정하여 생계급여를 그만큼 삭감한다면 공훈에 대한 보상이라는 목적 자체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비용보전급여나 공훈보상급여에 대해 기초보장의 자산조사에서 소득불인정한다는 사실을 가지고 이를 보충성 원리의 바깥에 있는 사례라고 말하는데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러한 급여들은 처음부터 보충성 원리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김 위원처럼 보충성 원리의 바깥에 있는 것이라고 말하려면 원래는 보충성 원리를 적용해야 하는데 어떤 사유로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때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소득상실에 대한 소득보전급여는 그 급여가 중복될 경우 이를 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국가개입에 의한 공적복지급여(이 경우 소득보전급여)는 그 급여로 적정한 삶을 보장해 주려는 목적을 갖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득보장을 과잉되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국민연금에서 노령연금과 장애연금의5 수급권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두 급여를 동시에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급여액이 많은 어느 한 급여만 지급한다(중복급여의 조정). 그리고 이는 기초보장의 생계급여와 다른 급여 간에도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기초보장제도는 통상 최후의 안전망이라고 불린다. 이것은 기초보장제도를 통해 제공되는 급여가 다른 공적 소득보전급여 보다 나중에 소득으로 간주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기초보장의 생계급여와 다른 공적 소득보전급여가 있을 경우 다른 공적 소득보전급여의 소득이 우선시되며, 따라서 그것이 기초보장제도 자산조사의 소득인정액으로 계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노령연금을 받는 노인 중에도 어떤 이유로 빈곤에 처하게 되어 기초보장 수급자가 되 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이 노인이 받는 노령연금급여는 기초보장제도 자산조사의 소득인정액으로 당연히 계상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지 않지만 만일 기본소득을 도입한다면 이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소득보전급여가 되는데 기본소득을 받는 사람 중에도 어떤 원인으로 하여 빈곤에 처할 수 있고 그렇게 해서 기초보장 수급자가 될 수 있다. 그 경우 그가 받는 기본소득을 기초보장의 자산조사에서 당연히 소득인정액으로 계상해야 하는 것이다.

보충성 원리를 경직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로 이해하면 기초연금 급여가 기초보장제도에서 소득인정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기초연금급여의 공제에 대하여

소득불인정론은 박근혜 정부가 집권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여러 논쟁이 있다가 김 위원이 말한 것처럼 기초보장제도 자산조사에서 기초연금급여의 일정액을 공제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 제안은 필자도 한 바 있다(남찬섭·허선, 2018). 그 외에 필자는 현세대 노인에 대해 공헌가산급여를 인정하여 이 부분을 공제하자는 안과 기초연금을 보편기초연금과 차등기초연금으로 나누고 전자에 대해서는 과거 경로연금처럼 부가급여로 간주하여 소득불인정하는 안도 낸 바 있다(남찬섭·허선, 2018).

또한, 참여연대는 소득불인정론 주장 측과 여러 차례 협의하여 공제율 도입을 최선의 안으로 하는 합의를 한 바 있다.6 그러다가 2019년 10월 18일에 기초연금에 대해 30% 소득공제 적용을 요구하는 공동요구안을 만들기로 하고 이른바 ‘줬다뺏는 기초연금’ 프레임과 워딩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며 보충성 원리는 빈곤노인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 소득보장정책의 우선순위 문제라는 데 합의를 한 바 있다.7 하지만, 이 합의를 걷어찬 쪽은 소득불인정론 주장 측이다. 즉, 소득불인정론 주장 측은 이 합의를 무시하고 그 워딩과 프레임을 계속 사용했다. 그래서 참여연대는 2020년 7월 3일에 이전 합의 내용을 재확인하고 불필요한 워딩과 프레임을 사용하지 않고 공제율 요구를 하자는 합의를 다시 한번 하였다(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2020).

기초연금에 대해 공제율을 적용하게 되면 기초연금에 대해 기초보장제도에서의 소득불인정을 주장할 수가 없다. 이는 2020년 7월 3일에 이전 합의(2019.10.18.일의 합의)를 재확인한 회의 자리에서 소득불인정론 주장 측도 인정한 내용이다. 김 위원의 주장처럼 공제율 요구에 대해 합의를 한 것은 맞지만8 그렇게 했으면 기초연금을 기초보장제도에서 소득불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두어들여야 한다.

형평성에 대하여

소득불인정론은 기초연금이 기초보장제도에서 소득 인정됨에 따라 기초수급노인과 차상위노인 간에 기초연금급여액만큼 격차가 벌어져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주장은 논란의 대상이 되는 사안을 결론이 난 것처럼 미리 전제한 것으로, 논리적으로 오류이며 따라서 성립될 수 없는 주장이다.

소득불인정론으로부터 제기되고 그래서 논란이 되는 사안은 기초연금으로 제공되는 소득과 기초보장제도의 생계급여로 제공되는 소득 중 어느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가이다. 소득불인정론은 생계급여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며 필자를 비롯한 소득인정론은 기초연금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소득불인정론은 어느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가? 자체가 논의의 대상이고 또 위에서 본 것처럼 공제율 적용을 공동으로 요구하기로 하여 소득불인정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는 데에도 합의했으면서 기초보장제도의 생계급여가 당연히 우선되어야 하는 것으로 미리 전제해 놓고 논의를 전개한다. 그렇게 전제하기 때문에 기초연금은 소득불인정 되어야 하는데 소득인정됨으로써 기초보장수급노인과 차상위노인 간에 불공평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논리적인 모순 외에 현실적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 기초보장제도를 잠시 제외하고 생각해 보면 기초보장수급노인에 해당하는 노인들은 차상위노인들보다 소득이 낮다. 그런데 기초연금이 더해지면서 기초보장수급노인에 해당하는 노인들이나 차상위노인들이나 다 같이 기초연금만큼 소득이 상승한다. 여기에 기초보장수급노인에 해당하는 노인들에게는 기초보장제도가 작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초보장제도가 작동할 때 그 기초보장제도는 수급노인들에 대해 소득 자체가 아니라 소득인정액을 적용하는데 소득인정액에는 재산의 소득환산액도 포함되지만, 소득평가액 산정 시에는 여러 항목의 소득이 제외된다는 점이 형평성과 관련하여 고려될 필요가 있다. 또 기초보장수급노인이 되는 경우 생계급여 외에 주거급여와 의료급여의 혜택도 있으며 그 외 여러 공제 제도들의 혜택이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차상위노인들에게는 이러한 혜택이 거의 없다.

제도 목적과 관련하여 김 위원이 말하는바 기초연금의 목적이 노인빈곤 개선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공적연금은 대개 소득유지의 목적과 노후빈곤방지의 목적을 가지는데 기초연금은 이중 노후빈곤방지의 목적과 더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최후의 안전망으로서 기초보장제도의 목적과 기초연금의 목적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기초보장제도와 기초연금은 둘 다 빈곤방지의 목적을 가지지만 기초보장제도는 이미 빈곤에 처한 사람들을 빈곤선까지 끌어올리는 사후적 대책으로서의 성격을 더 강하게 가지는 반면 기초연금은 그 대상자가 빈곤에 처한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는 빈곤에 처하지 않은 사람들도 포함하는 것이어서 사후적 대책이라기보다는 빈곤을 사전에 완화 혹은 예방하려는 성격이 더 강하다. 그래서 기초연금을 받고도 기초보장제도의 생계급여수급자가 되는 경우는 빈곤을 예방 내지 완화하려는 제도의 작동이 미진한 것이므로 기초연금 급여를 상향시키는 노력이 타당한 방향이지 기초연금을 소득불인정하는 것은 타당한 방향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기초연금은 수급자 비율은 아주 낮지는 않지만, 급여수준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그림 1] 참조).

나가는 말

소득불인정론이 제기된 배경에는 극심한 노인빈곤이 놓여있고, 이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노인빈곤이 심각하게 된 원인은 기초연금을 소득불인정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거시적으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해 온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변화가 원인이지만 공적복지급여로 시야를 한정하여 보면 일차적으로는 공적연금으로서 국민연금의 수급권이 적절히 보장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며 그다음으로는 기초연금의 급여 수준이 높지 않은 것이 또 한 원인이다. 현실에서 기초보장수급노인들의 어려운 삶의 문제가 기초연금의 시행 그리고 기초연금 급여의 상향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우리 사회에 시행되고 있는 빈곤 관련 제도들이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빈곤 완화를 위해 우리 사회가 만들어놓은 제도들 간의 정합성을 고려하지 않고 당장 문제해결에만 매달려서 사안을 바라보게 되면 문제진단에서 해결책에서까지 잘못된 방안을 내놓게 되고 나아가 자칫 문제의 원인과 동떨어진 채 가난한 사람들을 갈라치기를 하는 프레임을 만들 수도 있다.

소득불인정론이 제기하는 기초보장수급노인과 차상위노인 간의 형평성 주장도 가난한 두 노인집단을 갈라치게 하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 이런 형평성 주장은 국민연금 수급자 중 가난한 사람과도 갈라치기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노령연금을 받는 노인 중에도 빈곤하게 되어 기초보장제도의 수급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고 수급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 경우 기초보장제도의 자산조사에서 그 노령연금을 소득인정액으로 계상하여 수급자 선정 심사를 하며 수급자가 된 경우에는 그것을 감안하여 생계급여액을 책정한다. 이렇게 보면 어떤 달 25일에 국민연금의 노령연금 급여가 입금되면 그다음 달에 그 금액만큼 생계급여가 삭감되어 지급되는 셈인 것이다.

소득불인정론이 제기하는 ‘줬다뺏는’ 프레임은 기초연금만이 아니라 다른 공적 소득보전급여에 모두 적용될 수 있고, 이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며 소득불인정론이 원하는 바도 아닐 것이다. 참여연대와 소득불인정론 측 그리고 여타 단체들이 모여 합의한 공제율 적용도 사실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기초연금 급여를 상향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국민연금 급여를 상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기초보장제도의 급여수준을 올리고 제도 내에 존재하는 여러 불합리한 점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더 나아가 기초보장수급자 위치에서 벗어나 차상위층이 되면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급여, 예컨대 무상의료나 주거 관련 혜택 등을 더 확대하는 것이다. 물론 이 방안들은 시간이 걸리고 매우 어려운 일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득불인정론 프레임을 계속 고수하는 것은 문제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 이 프레임은 헤어날 수 없는 프레임에 자신을 스스로 가두어 넣는 것이다. 즉, 소득불인정론 프레임을 고수하면 기초연금이 인상될수록 ‘뺏기는’ 기초연금 금액만 늘어나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될 것이며 이는 기초연금을 인상하는 측이나 기초연금을 받는 측이나 그것을 바라보는 차상위층이나 모두를 피해자요 잠재적·명시적 가해자로 만들 뿐이고 나아가 실제 모순의 원인은 따로 있는데 그 모순으로부터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을 갈라치기를 하는 결과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피해자들을 갈라치기를 하는 것은 소득불인정론을 처음 제기한 사람이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 취하는 전형적인 접근방식이다). 이는 김 위원이 말하는 그리고 필자도 바라는 인권의 실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것이 아닐 것이다. 끝으로 김 위원이 제안한 토론회는 언제든 환영이다.

| 참고 문헌 |

김재훈 (2024), “‘줬다 뺏는 기초연금’은 제도 목적과 인권 관점에서 풀어야”『, 복지동향』, 311호, 9월.

남찬섭 (2024), “복지국가운동의 어제와 오늘: 무상급식에서 연금개혁까지”『, 복지동향』, 제309호, 7월.

남찬섭·허선 (2018), “공공부조와 기초연금 등 각종 현금급여 간의 관계설정의 원칙: 공적급여 간에 보충성 원리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비판사회정책』 59: 193-230.

보건복지부 (2024)『, 2024년 국민기초생활보장 사업안내』, 보건복지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2020),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7월 전체회의”, 회의자료, 7월 17일.

피에터스, 대니(Pieters, Dany) (2015[2006]), 김지혜 옮김『, 사회보장론 입문』, 서울: 사회평론.

Beveridge, W. (1942), Social Insurance and Allied Services, London: HMSO.

ILO(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1998), Social Security Principles, Geneva: International Office.

OECD (2023), Pensions at a Glance 2023: OECD and G20 Indicators, OECD Publishing, Paris, https://doi.org/10.1787/678055dden.

  1. 소득보장급여를 소득보전급여와 비용보전급여로 구분한 논의로는 남찬섭·허선(2018)을 참조하라. ↩︎
  2. 아동수당이 자녀출산에 따른 추가비용을 보전하려는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피에터스(2015); Beveridge(1942); ILO(1998)도 참조하라. 아동수당이 자녀출생에 따른 추가비용을 보전하려는 급여라 해서 그 추가비용을 정확히 계산하여 급여액을 정하지는 않는다. ↩︎
  3. 장애인연금은 기초급여와 부가급여로 나뉘고 전자는 소득보전급여에 해당하고 후자가 비용보전급여에 해당하지만, 현재 장애인연금급여는 기초보장에서 전액 소득불인정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논의는 다소 복잡한 다른 사안까지 언급해야 하는데 현재의 글에서는 논의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하여 더 이상 논의하지 않는다. ↩︎
  4. 양육수당은 보육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에 지급되는데 이것은 보육서비스 이용자에 주어지는 혜택과의 형평성을 근거로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그 형평성은 사실 허구적인 형평성으로 보육서비스가 본래 갖는 취지를 훼손하고 육아휴직급여와의 역할분담도 혼란에 빠뜨린 것이지만 이 글의 취지상 급여의 성격을 분류한다면 비용보전급여로 볼 수밖에 없다. 현 정부에 들어와 도입된 부모급여도 금액은 매우 크지만, 급여의 성격은 비용보전급여로 봐야 할 것이다. 현행 기초보장제도에서 부모급여도 소득불인정 되고 있다(보건복지부, 2024 참조). ↩︎
  5. 국민연금의 장애연금은 비용보전급여가 아니라 소득보전급여이다. 장애로 인해 상실된 소득을 보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산재보상보험의 장해급여도 마찬가지이다. 근로능력상실로 인한 소득상실을 보전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이 두 장애급여와 장애인연금 및 장애수당은 성격이 다르다. ↩︎
  6. 필자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을 한 기간(2016~2018년)에도 두 차례 간담회 및 토론회를 가지고 소득불인정론 프레임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대신 기초연금 일부 공제를 요구하기로 한 바 있다. ↩︎
  7. 실제로 소득불인정론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보충성 원리의 존재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 문제를 제기했다. 만일 보충성 원리가 어떤 것인지 알았다면‘ 줬다뺏는’이라는 용어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보충성 원리가 있다는 사실을 안 뒤에도 그 워딩과 프레임을 거두어들이지 않았다. 이는 운동의 유지 차원에서는 생각할 수도 있는 전략이지만 문제해결 차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전략이고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운동적 차원에서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
  8. 또 김 위원은 기초연금 공제와 관련하여 근로소득 30% 공제가 도입된 것을 들면서 그것이 기초연금 공제제도 도입의 설득력을 높인다고 말하는데 엄밀히 말해 두 가지는 별개이다. 필자는 근로소득 공제에 대해 그리 찬성하는 편은 아니지만, 공제의 근거로 근로소득과 기초연금은 완전히 다른 것이어서 두 가지를 연결 짓기는 어렵다. ↩︎

월간<복지동향> 2024년 11월호(제3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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