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찬섭ㅣ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체적인 평가
정부가 편성한 2025년도 장애인 정책예산은 5조 4,533억 원으로 2024년 본예산 5조 676억 원보다 3,857억 원 증액되었다.1 증가율로는 7.6% 증액된 것인데 이는 보건복지부의 전체예산안 증가율과 거의 비슷한 것이지만 지난 문재인 정부의 장애인 정책지출의 연평균 증가율 15.5%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증가율을 보이는 장애인정책 예산의 상대적 비중은 2024년과 비교하여 거의 변화가 없다. 즉, 2025년도 장애인정책 예산의 상대적 비중은 보건복지부 총지출 예산 대비로는 4.34%, 사회복지예산안 대비로는 5.08%로 2024년과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현재 장애인구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므로 장애인정책 예산의 상대적 비중이 정체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장애인구가 증가한다고 말하려면 추정장애인 규모를 알아야 하는데 현 정부가 2023년에 실시한 장애인실태조사는 등록장애인을 모집단으로 실시되어 추정장애인을 파악할 수 없어 장애인구 증가 여부를 단정적으로 말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2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구가 증가한다고 볼 근거는 충분하다. 우선 등록장애인이 2020년 262.3만 명에서 2023년 264.7만 명으로 증가했고 또 장애발생에서 질병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등 장애발생경로가 서구화하고 있으며 장애출현율이 높은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장애인구가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보여주지만, 우리 사회는 2000년과 2003년에 장애범주를 확대한 이래 단 한 번도 장애범주를 조정하지 않아 정부가 통계로 포착하고 있는 등록장애인은 실제 장애인구를 적절히 대표하지 못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3 따라서 현재의 장애범주를 사회변화에 맞추어 재조정하고 확대하여 실제 장애인구를 정책적으로 포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볼 때 현재 정부의 장애인정책 예산은 마땅히 정책대상에 포함되어야 할 장애인구의 일부가 포함되지 않고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에서 편성된 예산이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한계를 안고 있는 가운데 현재 정부의 장애인정책예산은 주로 장애수당 및 장애인연금, 장애인활동지원, 장애인주거시설운영지원의 3대 사업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특성을 오랫동안 보여왔고 이번 2025년도 예산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다(하지만 약간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위에서 말한 3대 장애인정책사업의 비중은 2018년에 복지부 장애인정책 총예산의 85.2%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한 이래 비중이 조금씩 감소해왔는데 문재인 정부 마지막 연도인 2021년에 83.0%를 기록했다가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79.5%를 기록하여 처음으로 80% 이하로 하락하는 변화가 나타났다.
3대 사업 내에서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비중이 가장 높아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46.4%의 비중을 보이고 있고 장애인주거시설 운영지원의 비중은 12.7%로 2017년 22.0%에 비해 거의 10%p가 감소하였다. 증가율을 보면 3대 사업 전체적으로 현 정부의 예산증가율이 문재인 정부보다 낮은데 이는 장애인정책 예산 전체의 증가율이 문재인 정부에 비해 낮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현 정부가 말하는 ‘약자복지’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3대 사업 이외 사업을 보면 장애아동가족지원과 발달장애인지원, 그리고 장애인일자리지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여 이들 세 가지 사업의 예산이 3대 사업 이외 사업의 77.9%를 차지함을 알 수 있다. 3대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이고 이는 현재 정부의 분류로 선택적 복지에 속하는데, 3대 사업 이외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애아동가족지원과 발달장애인지원 역시 선택적 복지에 속한다.
종합하면 예산 측면에서 볼 때 보건복지부 소관 장애인정책은 장애수당과 장애인연금 등의 소득보장사업과 주거시설운영지원사업의 비중도 작지는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장애인활동지원을 포함한 선택적 복지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특징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선택적 복지에 속하는 사업의 상당 부분이 바우처 방식이라는 점에서 장애인정책에서 바우처 방식에 의한 사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인데 바우처 방식은 수요자중심주의의 실현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사회서비스를 시장화로 내몬다는 비판도 있는 만큼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
세부사업 평가
2025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장애인정책 예산안의 전체적인 내역은 <표 5>와 같다.
장애인 소득보장
장애인소득보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장애수당과 장애인연금인데 이중 장애수당을 먼저 살펴본다. 장애수당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층 등을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기초수급자 대상 장애수당의 2025년도 예산은 1,567억 원, 차상위층 등 대상 장애수당은 719억 원(차상위 장애수당 518억 원, 중증장애아동수당 121억 원, 경증 장애아동수당 80억 원)으로 편성되었다. 기초수급자 장애수당은 2024년 본예산과 비교하면 4.0% 증액된 것이며 차상위층 등 장애수당은 5.0% 증액된 것이다.
정부에 의하면 기초수급자 장애수당과 차상위층 등 장애수당 예산안은 지원단가의 동결(6만 원)과 2021~2023년간의 수급자 증가율을 반영한 수급자 수 선정 등에 기초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하는데 실제 이 기간의 수급자 추이를 보면 기초수급자 장애수당의 경우 수급자가 2021년 280,015명에서 2023년 305,339명으로 연평균 4.4% 증가하였고, 차상위층 등 장애수당은 수급자가 2021년 125,788명에서 2023년 125,621명으로 연평균 0.1% 감소하였다(장애아동수당 수급자는 16,585명에서 17,333명으로. 연평균 2.2%씩 증가).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장애발생경로의 서구화와 인구고령화 등에 따라 장애인구가 늘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데도 장애범주를 조정하지 않고 또 매우 엄격한 장애심사를 통해 정책적으로 장애인구를 억제하고 있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정책적 수급자의 추이를 예산편성에 반영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렇다고 정책적 수급자 추이를 보는 것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갖는 한계가 고려되어야 하므로 다른 지표, 예컨대 장애수당이 원래 목적으로 하는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충당목적 달성 정도 등이 감안될 필요가 있다.
실제로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은 2020년 15만 2,600원에서 2023년 17만 원으로 11.4%가 증가했다.4 물론 이 증가율을 연평균으로 보면 3~4%가량이지만 장애수당이 추가비용을 보전하기에 부족한 금액으로 출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4% 내지 5% 증가하는 것으로 편성되고 지원단가는 동결시킨 내년도 장애수당 예산이 추가비용 보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지는 회의적이라 할 것이다.
장애인연금은 8,847억 원으로 편성되어 2024년 본예산 8,932억 원보다 약 85억 원이 감액되어 1.0% 삭감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장애인연금 수급자의 감소를 반영한 것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장애인연금 수급자는 2021년 371,413명에서 2024년 352,804명으로 감소하여 연평균 1.7%씩 감소하였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장애발생경로의 서구화와 인구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장애범주를 조정하지 않고 있어 실제 장애인구를 적절히 반영치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연금의 경우 저소득 중증장애인의 생활안정을 기한다는 것이 본래의 정책목적인 만큼 장애인연금이 장애인의 빈곤 완화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가 예산편성에서 중요한 지표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 여러 분석에 의하면 장애인의 빈곤상황은 그리 개선되고 있지 않으며 공적이전의 빈곤완화효과도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분석에 의하면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한 장애인의 빈곤율은 2018년 41.5%에서 2021년 39.4%로 소폭 감소했지만,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54.6%에서 56.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5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에서도 2016~2020년의 장애인 빈곤율을 행정데이터로 보완한 시장소득으로 측정할 경우 48.7%에서 54.7%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6 또한, 공적이전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가처분소득 기준 장애인 빈곤율이 그리 크게 감소하지 않고 있는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그 원인이 시장소득 기준 장애인의 빈곤율이 빠르게 증가한 것에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7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장애발생경로의 변화를 반영한 장애범주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제 장애인구를 적절히 반영치 못하는 상황에서 정책적 수급자 추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또 장애인 빈곤 완화라는 정책목표의 달성 정도에 대한 고려가 적절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예산 편성은 적절하다고 평가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이 역시 약자복지가 적절히 구현되고 있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현재 정부는 장애수당과 장애인연금 예산 편성시 평균 국고보조율을 67%로 가정하고 있는데 장애수당이나 장애인연금과 같이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 보전이나 장애인에 대한 소득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는 전국적·일률적으로 시행되는 제도이므로 이들은 전액 국고보조가 타당하다. 향후 이들 예산은 단계적으로 전액국고지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 선택적 복지
장애인 선택적 복지사업은 장애인활동지원과 장애아동가족지원, 여성장애인지원, 발달장애인지원, 장애인 개인예산제(2023년 신설) 운영으로 구성되는데 2025년도 예산안에서 3조 1,721억 원으로 편성되어 2024년 본예산 2조 8,399억 원보다 3,322억 원이 증액되어 11.7%가 증가하였다. 내년도 장애인정책예산의 총 증가율이 7.6%임을 감안하면 11.7%의 증가율은 높은 증가율이다. 하지만 2023~2024년 증가율이 16.9%였고 문재인 정부 기간 장애인 선택적 복지 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이 26.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증가율이라 하기 어렵다.
장애인 선택적 복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혼자서 일상 및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대상으로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가족의 돌봄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사업으로서 내년에 2조 5,323억 원이 편성되어 2024년 본예산 2조 2,846억 원 대비 10.8% 증가하였다. 활동지원사업 예산 증가는 활동지원급여 중 기본급여의 증가에 의해 주도되었다. 기본급여는 대상자와 지원단가, 지원시간을 모두 상향조정하여 2024년 2조 1,044억 원에서 2조 3,941억 원으로 13.8% 증가한 것으로 편성되었다. 활동지원사업은 당초 중증장애인만을 대상으로 출범했다가 2019년에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면서 모든 장애인으로 확대되어 서비스 대상자가 증가했고 내년 예산에서도 기본급여 예산을 13.8% 증액하는 등 확대했지만 그 효과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즉,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일상생활에서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장애인이 2023년에 35.3%로 2020년 32.1%보다 증가했지만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자는 6.5%에서 5.7%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8 또한, 장애인에게 돌봄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사람이 배우자나 부모, 자녀 등 가족이라는 응답이 2020년 76.9%에서 2023년 82.1%로 증가했으며 따라서 활동지원사 등 공적서비스 제공자가 주된 지원자라는 응답은 18.5%에서 13.8%로 4.7%포인트나 크게 감소했다.9
또한,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항목별로 보면 의료비는 2020년 58.5천 원에서 2023년 57.8천 원으로 소폭 감소한 반면 보호·간병비는 21.9천 원에서 28.2천 원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재활기관이용료도 2.6천 원에서 4.8천 원으로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이러한 점들은 활동지원사업과 같은 돌봄서비스의 지속적 확대 필요성을 보여준다. 또한, 활동지원사업과 관련해서는 지원단가와 시간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는 점에서 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한 예산 편성이 아쉽다.
장애아동가족지원사업은 2,326억 원으로 2024년 본예산 1,940억 원에 비해 19.9% 증액 편성되어 예산규모가 1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으로서는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장애아동을 둔 가족에게 돌봄서비스와 교육지원, 휴식지원 등을 제공하는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이 645억 원(17.6% 증액), 바우처 사업인 발달재활서비스와 언어발달지원사업이 각기 1,674억 원(20.9% 증액), 6.5억 원(동결)으로 편성되었다. 장애아동가족지원사업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애인실태조사에서 장애아동의 보육·교육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질문한 결과 특수교육지원인력 증원이 27.8%로 가장 높은 응답을 받았고 그에 이어 발달재활서비스 확대가 26.4%로 두 번째로 높은 응답을 얻었다.1011
발달장애인지원사업은 4,030억 원으로 2024년 본 예산 3,577억 원에 비해 12.6% 증액 편성되었다. 이 사업은 공공후견지원, 부모·가족지원,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운영, 발달장애인 거점센터·행동발달증진센터 운영, 성인주간활동서비스 지원, 청소년 방과후활동서비스 지원, 최중증발달장애인 개별지원 서비스 등으로 이루어지며 그 외에 발달장애인 재산관리지원서비스 시범사업과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서비스 시범사업이 있다. 2016년부터 2023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전체 등록장애인이 연평균 0.73%씩 증가해온 반면 지적장애인과 자폐성 장애인 등 발달장애인은 같은 기간에 연평균 3.23%씩 증가해 왔다는 점에서 발달장애인지원사업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여성장애인 교육지원과 출산비용지원으로 이루어져 있는 여성장애인지원사업은 2025년도에 26억 원이 편성되었는데 교육지원사업은 예산이 소폭 증액되었지만, 출산비용지원은 출산율 하락으로 감액되었다.
장애인 선택적 복지 사업 중 가장 주목을 요하는 사업의 하나는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이다.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의 예산은 15억 4,700만 원으로 2024년도 9억 6,500만 원에 비해 5억 8,200만 원이 증액되어 60.3% 증가 편성되었다. 하지만 내역을 보면 그리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 사업은 2024~2025년의 2년간의 시범사업을 거쳐 2026년에 본격 실시한다는 계획 하에 2024년에 8개소 대상 시범사업을 2025년에 9개소를 추가하여 17개소 시범사업으로 확대하도록 되어 있어 2025년에 증액된 예산은 원래 계획되었던 시범사업 대상의 확대에 따른 것이어서 그리 특별할 것이 없다.
더욱이 2025년도의 2차년도 시범사업이 종료되면 2026년에 본사업이 개시되는데 이와 관련한 시범 사업 모니터링 및 평가 예산은 2.3억 원에서 2.22억 원으로 감액되었고 시범사업 시스템 운영을 위한 인건비와 운영비도 3.58억 원에서 2.11억 원으로 감액되었다. 본 사업 시행 직전년도의 시범사업 마지막 연도에 모니터링 및 평가예산을 이처럼 삭감하는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또한, 현재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은 개인예산액을 활동지원급여의 20%로 정하면서 추가지원이 아닌 기존급여 일부를 활용토록 하고 있는데 이것이 개인예산제라는 제도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지 회의적이다. 개인예산제는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기존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장애인 본인을 중심으로 하나의 예산으로 통합하여 그 통합된 예산 내에서 장애인이 스스로의 선택권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본래 취지인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인예산제는 기존급여 일부를 활용하게 하는 데다 그 일부도 활동지원급여의 20%에 불과한 규모여서 선택권을 발휘할 여지가 크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정부가 추진하는 개인예산제는 선결제·후정산 방식으로, 이런 식으로 시행하는 개인예산제는 개인예산제라 하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개인예산제는 장애인 개인이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의 규모가 미리 정해지고 그 속에서 기존 서비스에 존재하던 서비스간 분절성이 제거되어 장애인 본인이 예산의 용처를 사전에 선택·계획하여 이를 집행토록 하는 것인데 기존급여의 일부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데다 본인이 먼저 지출한 이후 정부가 심사를 거쳐 정산을 해주는 방식이라면 이는 저소득장애인에게는 선지출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대다수 장애인에게는 지출에 대한 사후검열로 받아들여져 선택권 발휘가 제약당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예산제는 그것이 제대로 시행될 경우 기존의 서비스 전달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되며 나아가 사회서비스를 시장화한다는 비판도 크게 제기되는 제도이므로 처음부터 대단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어서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가 보다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기타 예산
장애인 소득보장과 장애인 선택적 복지를 제외한 나머지 예산은 전체적으로 소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타 예산 중 규모가 큰 항목으로 장애인복지시설지원은 7,190억 원으로 편성되어 2024년에 비해 3.0% 증가했고 장애인일자리지원사업은 2,345억 원으로 5.3% 증가했다. 그 외에 장애인사회참여기반 조성사업은 59억 원으로 1.0%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장애인법률구조사업 예산은 4.9억 원으로 전년대비 56.7%로 크게 증가했지만 연구개발비는 2억 원으로 전년대비 59.6%로 크게 감소했고 장애인보조기기 지원사업이 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로 매우 소폭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기타 예산 중 주목할 것은 장애인권익증진 및 자립생활 지원 예산인데 전체적으로는 260억 원이 편성되어 전년대비 1.8%의 소폭 증가로 나타나지만 그 중 장애인차별금지 모니터링 및 인식개선 사업의 예산은 46.3억 원으로 전년도 49.3억 원 대비 6.8% 감소했다. 여기에는 물론 3년 사업으로 시행되던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실태조사의 완료로 동조사사업의 예산 4억 원이 삭감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장애인권익증진에 관련한 예산은 대단히 소극적으로 편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운영지원 예산은 32.4억 원으로 2.2%의 소폭 증액되었고 UN 장애인권리협약 등 국제협력은 6,600만 원으로 동결되었으며 장애체험센터 운영 예산은 5,900만 원으로 1.7% 증액되었고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운영 예산은 3.5억 원으로 동결되었다. 이와 함께 장애인식개선 및 장애인차별금지 사업 예산도 7.9억 원으로 1.2% 소폭 감액되었다.
2023년도 장애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알고 있다는 응답이 14.9%로 2020년의 10.5%에 비해 증가했지만 모른다는 응답도 2020년 63.6%에서 2023년 63.9%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12 게다가 2023년은 2008년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15년이 되는 해인데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안다는 응답이 14.9%로 나온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장애로 인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응답은 2020년 63.5%에서 2023년 80.1%로 크게 높아진 반면 차별이 없다는 응답은 36.5%에서 19.9%로 크게 낮아졌다. 이러한 사실들은 여전히 장애인식개선과 장애인차별금지 확대를 위한 사업이 매우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장애인식개선과 장애인차별금지 확대 사업의 예산이 삭감된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장애정도심사제도 운영 예산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은 정부의 분류로는 장애인 소득보장에 속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사업의 성격으로 보면 장애인정책의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를 판가름하는 관문(gateway)의 성격을 갖는 것이어서 독자적인 사업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러한 장애정도심사제도의 내년도 운영 예산은 518억 원으로 전년도 438억 원에 비해 80억 원이 증액되어 18.3%가 증가했다.
장애정도심사제도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예산은 장애정도심사 예산인데 이 예산이 378억 원으로 편성되어 전년대비 54억 원, 16,7%가 증가했다. 장애정도심사 예산의 증가액 54억 원의 대부분은 심사자료발급대행 예산 47억 원이 장애정도심사 예산으로 통합된 데 따른 것이다. 그 외에 서비스지원 종합조사 예산은 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으며 모바일장애인등록증 사업이 신설되어 여기에 68억 원이 신규로 편성되었다.
장애정도심사제도 운영 예산의 증액과 관련하여 정부는 장애등록체계의 적정성 확보로 허위·부정 장애인의 복지서비스 수급 방지를 향후 기대효과로 내세우고 있다.13 하지만 2003년 제2차 장애범주 확대 이후 장애발생경로의 변화 등 각종 여건이 크게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20년이 넘도록 장애범주 재조정을 하지 않아 장애인구를 정책적으로 적절히 포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인데 정부는 이런 문제보다는 주어진 정책 내에서의 허위·부정 수급문제에 더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허위·부정의 문제는 장애범주를 시대착오적으로 설정해놓고 장애심사를 엄격하고 까다롭게 할수록 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앞서 본 장애인권익증진 및 장애인차별금지 확대 사업 예산이 소폭 삭감된 것과 함께 생각하면 정부의 장애인정책이 자칫 ‘권리’는 소홀히 취급하고 ‘관리’만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우려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것이 ‘약자에 대한 부정수급자 낙인’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약자복지’가 아니라 ‘약자에 대한 관리’만 부각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정부는 장애범주 미조정과 장애심사의 엄격화로 부당하게 장애인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장애인을 정책적으로 포괄하는 방안에 보다 더 주목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할 방안을 강구하는 데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결론
2025년도 장애인정책 예산 5조 4,320억 원은 전년도에 비해 7.6% 증가한 것으로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 증가율과는 비슷하지만 지난 정부의 장애인 정책 예산 연평균 증가율 15.5%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정도로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정책이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4%로 전년과 거의 동일하다. 그런데 장애발생경로의 서구화와 인구고령화로 장애인구가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2000년과 2003년의 장애범주 확대 이후 한 차례도 장애범주를 조정하지 않아 현 장애인정책은 늘어나는 장애인구를 정책적으로 포착하지 못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재 정부의 장애인정책 예산은 상당수 장애인구를 정책적 사각지대에 둔 예산안이라는 한계가 있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정책 예산은 3대 사업(장애수당·장애인연금,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장애인주거시설운영지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이는데 이 3대 사업의 비중은 2018년에 복지부 장애인정책 총예산의 85.2%에 이른 이래 조금씩 감소하여 문재인 정부 마지막 연도인 2021년에 83.0%를 기록했다가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79.5%를 기록하여 처음으로 80% 이하로 하락하였다. 3대 사업 내에서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비중이 46.4%로 가장 높다. 그리고 3대 사업 이외 사업에서는 장애아동가족지원과 발달장애인지원 그리고 장애인일자리지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3대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과 3대 사업 외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 중 장애아동가족지원과 발달장애인지원 사업은 모두 정부의 분류로 선택적 복지에 속하며 상당수 사업이 바우처 방식이다. 결국, 현재 정부의 장애인정책은 시간이 갈수록 바우처 방식의 사업의 비중이 커지는 추세를 보이는데 바우처 방식과 관련해서는 수요자 중심서비스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사회서비스를 시장화한다는 비판도 있는 만큼 더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
장애인소득보장에 속하는 사업에서 장애수당과 장애인연금은 수요의 증가에 비해 인상폭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두 사업에 대해 2021~2023년 수급자 수의 추이를 반영했다고 말하는데 수급자의 수를 반영할 필요도 있지만, 사업의 목적 달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장애수당은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는 것이 주목적인데 이 추가비용이 2020년 15만 2,600원에서 2023년 17만 원으로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내년도 장애수당 예산이 지원단가의 6만 원 동결과 전체 예산액의 4~5% 증가로 편성된 것은 추가비용을 보전하는 것에 부족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측정한 장애인 빈곤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애인 소득보장의 대표적인 제도인 장애인연금이 전년도 대비 1.0% 삭감된 것 역시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장애수당과 장애인연금 모두 국고와 지방비가 분담토록 되어 있는데 이들은 일률적이고 전국적인 현금급여라는 점에서 전액국고부담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애인 선택적 복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2조 5,3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액되었는데 이는 이전 정부의 연평균 증가율 25.6%에 비하면 낮은 증가율이다. 더욱이 장애인실태조사에서 활동지원사 등 공적서비스 이용경험 응답이 2020년 18.5%에서 2023년 13.8%로 크게 감소했다는 점에서 전달체계 등 서비스 제공방식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활동지원사업과 관련해서는 지원단가와 시간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는 점에서 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한 예산 편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다.
장애아동가족지원사업은 2,326억 원으로 예산규모가 1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사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19.9%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발달장애인지원사업은 4,030억 원으로 12.6% 증액 편성되었다. 이들 사업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장애인 선택적 복지 사업 중 가장 주목을 요하는 사업의 하나는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이다. 이 사업은 시범사업이니만큼 예산규모는 크지 않지만 2개 연도 시범사업에서 내년이 마지막 시범사업인데 시범사업 모니터링 및 평가 예산과 시범사업 시스템 운영 예산이 삭감되었다. 정부가 시범사업 중인 개인예산제는 추가지원이 아니라 활동지원급여의 20%를 활용토록 하고 있어 이 정도 예산규모로는 개인예산제의 본래 취지인 선택권 보장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선결제·후정산 방식이어서 이는 장애인이 선택권을 행사한 지출에 대해 사후통제 내지 사후검열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제도의 본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 외에 개인예산제는 그것이 제대로 시행될 경우 기존의 서비스 전달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되며 나아가 사회서비스를 시장화한다는 비판도 크게 제기되는 제도이므로 처음부터 대단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어서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가 보다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장애인권익증진 및 자립생활 지원 사업 중 장애인차별금지 모니터링 및 인식개선 사업의 예산이 46.3억 원으로 전년도 49.3억 원 대비 6.8% 감소했는데, 2023년도 장애인실태조사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알고 있다는 응답이 14.9%로 2020년의 10.5%에 비해 증가했지만 모른다는 응답도 2020년 63.6%에서 2023년 63.9%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애인식개선과 장애인차별금지 확대 사업의 예산이 삭감된 것은 적절한 조치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애정도심사제도 운영 예산이 518억 원으로 전년도 438억 원에 비해 80억 원이 증액되어 18.3%가 증가했는데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장애등록체계의 적정성 확보로 허위·부정 장애인의 복지서비스 수급 방지를 기할 수 있다는 것을 기대효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2003년 제2차 장애범주 확대 이후 장애발생경로의 변화 및 인구고령화 등 각종 여건이 크게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20년이 넘도록 장애범주 재조정을 하지 않아 장애인구를 정책적으로 적절히 포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인데 정부는 이런 문제보다는 허위·부정 수급문제에 더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허위·부정의 문제는 장애범주를 시대착오적으로 설정해 놓고 장애심사를 엄격하고 까다롭게 할수록 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앞서 본 장애인권익증진 및 장애인차별금지 확대 사업 예산이 소폭 삭감된 것과 함께 생각하면 정부의 장애인정책이 자칫 ‘권리’는 소홀히 취급하고 ‘관리’만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우려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것이 ‘약자에 대한 부정수급자 낙인’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약자복지’가 아니라 ‘약자에 대한 관리’만 부각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는 장애범주 미조정과 장애심사의 엄격화로 부당하게 장애인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장애인을 정책적으로 포괄하는 방안에 더욱더 주목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할 방안을 강구하는 데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 여기서 살펴보는 장애인정책 예산은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 중에서도 국민연금기금의 장애연금급여 5,386억 원과 책임운영기관특별회계로 편성되는 국립재활원 예산 598억 원은 제외된 것이다. 또한, 고용노동부 소관의 장애인정책 관련 예산 5조 422억 원(산재보험기금 중 장해급여 예산 2조 7,813억 원, 산재근로자 재활복지지원 779억 원,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 예산 2조 1,829억 원)과 교육부 소관의 장애인 특수교육 관련 예산 442억 원도 제외한 것이다. ↩︎
- 현재 3년마다 실시하게 되어 있는 장애인실태조사 중 2008년과 2020년, 2023년에 실시한 장애인실태조사는 등록장애인을 모집단으로 하여 실시하여 이 시기에는 장애출현율을 알 수 없다(2020년의 경우는 코로나로 인해 실태조사가 미루어지다가 2020년 말에 실시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등록장애인만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
- 장애출현율은 2011년 5.61%로 정점에 도달한 이래 하락추세이며 추정장애인은 2014년에 273만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2017년에 267만 명으로 약간 감소하였다. 장애출현율이 2011년 이후 하락하는 추세임을 볼 때 장애인구 역시 하락 추세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와 관련해서는 2011~2014년 기간에 약간 감소했던(이 감소는 당시 장애심사의 엄격화와 연관이 있다) 등록장애인이 2017년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즉, 장애인구 규모는 정책적 영향을 많이 받는데, 장애 출현율이 하락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등록장애인이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장애범주가 적절히 조정되었다면 추정장애인 역시 증가했을 가능성이 매우 큼을 보여주는 것이다. ↩︎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4, 3p. ↩︎
- 조윤화 외,「 2023년 장애인 빈곤 및 소득불평등 지표」, 한국장애인개발원, 2023, 38p. ↩︎
- 오욱찬 외,「 장애인 소득분배 변화의 원인과 소득보장 정책 효과에 대한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2, 제3장. ↩︎
- 위의 보고서. ↩︎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4. ↩︎
- 위의 실태조사. 15p. ↩︎
- 장애아동이 7세 이하인 경우와 8~15세 이하인 경우에는 발달재활서비스 확대가 가장 높은 응답을 얻었다. 또한, 2020년에는 발달재활서비스 확대가 25.6%로 가장 높은 응답을 얻었다. ↩︎
- 위의 실태조사. 26p. ↩︎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4, 17-18p. ↩︎
- 보건복지부,「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 제1권, 보건복지부, 2024, 187p. ↩︎
월간<복지동향> 2024년 11월호(제3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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