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4 2024-11-01   11556

[기획7] 2025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 :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분야

김보영ㅣ영남대학교 휴먼서비스학과 교수

전체적인 평가

2025년 보건복지 분야 예산안 분석에 있어 전달체계 부문은 예산분석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전 분석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였다. 구체적으로 (1) 예산상 사회복지전달체계 항목에 포함된 고독사 예방관리체계 구축과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2) 사회복지사업지원 항목으로 분류된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 보건복지 연계 재가 서비스 체계 구축), (3)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에서 사회복지전달체계 항목으로 편성된 읍면동 맞춤형 통합서비스 지원과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선 그리고 (4) 행정안전부 주도하에 추진되고 있는 사회복지 전달체계 관련 사업의 예산 항목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다만, 이번 분석에서는 보건복지부 예산 중 전달체계와 관련성이 높은 복지소외계층 발굴 및 민간자원 연계지(사회복지사업지원)를 포함한 반면, 행정안전부 소관 예산 중 관련성이 적어진 지역공동체 기반조성 및 역량강화 예산은 제외하였다.

2025년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관련 예산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2,368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그러나 이는 보건복지부 총지출(125조 6,565억 원) 대비 0.19%, 사회복지지출(107조 2,442억원) 대비 0.22%로, 전년도에 비해 변동이 거의 없는 수치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고독사예방관리체계구축 예산이 131.3% 대폭 증가한 반면,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예산은 8.6% 감소했다는 점에서 사업 내역상 두드러지는 변화이지만 전반적으로는 크게 예산의 변동이 없는 것에 가깝다. 이러한 점은 전달체계 상의 큰 변화가 필요한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이 올해 초 통과한 상황에서 2026년 전국적 시행을 앞두고 편성된 예산이라는 점에서 과연 정부가 국정과제에서도 제시한 커뮤니티케어 추진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오랫동안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지원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유사한 사업이 분절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고독사예방관리체계는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130%가 넘는 증가로 2025년 더욱 중점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지만 사업의 내용상 기존에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통합 사례관리 등으로 추진하고 있던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지원 사업과 따로 추진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기존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는 복지부에서 읍면동 맞춤형 통합서비스 지원 사업으로,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에서는 스마트 복지안전공동체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부사업 평가

돌봄통합지원(커뮤니티 케어) 추진

지역사회 보건복지 연계 재가 서비스 체계 구축 예산은 3.6% 증가한 71억 3,000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던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사업을 계승한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과 관련된 예산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 문재인 정부 시기 연평균 153억 원 수준에서 많이 축소된 금액이며,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돌봄통합지원법이 올해 초 통과되어서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으로 2025년이 시행 전 마지막 해이지만 예산 증가는 겨우 물가인상률 수준의 3.6% 증가에 불과한 것이다. 현재 지자체 시범사업은 전국 229개 중 13개 지역에 불과하고 예산지원이 없는 기술지원형 사업도 21개 지자체에 불과하여 이 정도 예산으로 과연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의지가 있는 것인지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더욱이 돌봄통합지원법은 지자체의 책임 있는 역할을 통해 지역 주민에 대한 통합적인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은 요양, 의료, 복지 부문의 통합적인 지원이 핵심으로, 이는 기존의 파편적이고 분절적이었던 고질적인 우리나라 사회복지 전달체계 문제를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법은 지자체에 실질적인 권한이나 책임을 부여하지 않고 있어, 각 지역에서의 돌봄통합지원 실현 여부는 개별 지자체의 의지와 역량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렇게 극히 일부 지자체에만 예산 지원을 하는 정도의 준비로는 2026년 법이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고령화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돌봄통합지원은 노인과 가족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령화에 대한 지속가능한 사회정책적 대응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정책적 과업이다. 따라서 정부는 통합돌봄지원법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 지자체들이 스스로 전달체계에 대한 주도적인 개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범사업의 대대적인 확대와 함께 지자체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과 교육, 컨설팅 등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지원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지원 관련 예산은 여러 사업에 걸쳐 분산되어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복지소외계층 발굴 및 민간자원 연계지원, 고독사예방관리체계 구축,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선 등이 있다.

복지소외계층 발굴 및 민간자원 연계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0.1% 증가한 46억 3,800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좋은이웃’ 사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지역사회보장균형발전지원센터 운영, 사회보장특별지원구역 운영 사업을 포함한다. 그러나 이 미미한 증가율은 실질적으로 예산 동결을 의미하며,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독사예방관리체계 구축 예산은 131.3% 대폭 증가한 66억 2,000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전달체계 예산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인 항목으로, 고독사 예방 정책 연구와 위기 대응 시스템 구축 등에 예산이 집중적으로 투입되었다. 그러나 이미 우리나라는 복지 사각지대 위기 가구 발굴을 위한 광범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이와 유사한 대응에 또 다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인 정책이며 예산 투입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선 예산은 3.6% 증가한 1조 7,092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통합사례관리, 자활사례관리, 취약계층 아동통합서비스 지원, 아동보호체계 구축 지원, 의료급여관리사, 방문건강관리 등의 세부항목을 포함한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사례관리 사업들이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행정의 비효율성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전달체계의 효과적 운영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 관련 사업들의 중복과 분절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고독사 예방 사례관리를 비롯하여 통합 사례관리, 자활사례관리, 취약계층 아동통합서비스 지원, 의료급여관리사, 방문건강관리 등 대부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례관리 지원사업은 별도로 이루어지고 있고,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 강화를 위한 읍면동 맞춤형 통합서비스 지원 사업 역시 별도로 추진되고 있다. 이렇게 유사한 사업들이 서로 별도의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 현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고, 각 사업마다 별도의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실적관리도 따로 해야 하는 등 행정의 비효율성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물론 전달체계의 효과적 운영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전에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로 복지부와 행안부가 공동으로 추진하였으나 행안부는 스마트복지안전공동체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사업에 이름을 바꾸어 추진하면서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중앙 및 시도 사회서비스원 운영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예산은 8.6% 감소한 235억 2,200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공적 사회서비스 공급 인프라 확충을 위해 설립된 사회서비스원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는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원 예산 중 중앙사회서비스원 운영 예산의 비중이 오히려 커졌지만, 그 예산 역시 감소되고 있고, 시·도 사회서비스원 지원 예산은 2024년 80억 원으로 삭감된 이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사회서비스 품질 제고와 시도 사회서비스 운영 지원의 역할을 담당한다고 하지만, 그 역할과 책임이 여전히 모호하다. 공급주체 다변화, 투자기반 조성, 품질평가, 종사자 지원 등 다양한 관련 사업을 나열식으로 수행하고 있어, 뚜렷이 어떤 역할과 책임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인지 여전히 불분명해 보인다.

시·도 사회서비스원 지원 사업 역시 ‘고도화’라는 불분명한 방향성 외에 뚜렷한 목적이 보이지 않는다. 16개 시도 당 5억씩 지원예산을 편성하기는 하였지만, 이는 사회서비스 공공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사회서비스원의 본래 설립 취지를 고려할 때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더욱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시도 사회서비스원 기능 축소를 시도하고 있으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처럼 예산삭감으로 존립 자체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돌봄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열악한 처우 악화로 인해 서비스 품질의 저하와 사회보장 수급권 훼손 등의 문제는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이는 사회서 비스원이 본래의 설립 취지인 공공성 강화와 서비스 질 향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정부는 사회서비스원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하고, 이에 걸맞은 예산 지원을 통해 공공사회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중앙사회서비스원과 시도 사회서비스원의 명료한 역할 구분을 통해 각각 기관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동시에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의 처우개선과 고용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

2025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예산안 분석 결과, 정부의 전달체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크게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할 수 있다.

첫째, 돌봄통합지원(커뮤니티 케어) 정책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현저히 부족하다. 2026년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보건복지 연계 재가 서비스 체계 구축 예산은 겨우 물가상승률 수준의 3.6% 증가에 불과하다. 현재 시범사업이 13개 지역에 국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예산 규모로는 전국적 확산은 물론 법 시행을 위한 준비조차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고령화 문제에 대한 지속가능한 대응책으로서 돌봄통합지원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지자체의 역량 강화를 위한 대폭적인 예산 확대와 정책적 지원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둘째,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지원 정책의 비효율성이 심각한 수준이다. 고독사예방관리체계, 복지소외계층 발굴,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선, 읍면동 맞춤형 통합서비스 지원, 스마트 복지안전공동체 사업 등 유사한 목적을 가진 사업들이 각자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중복과 분절은 예산의 비효율적 사용은 물론, 행정력 낭비와 현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업들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실질적인 복지 사각지대 해소 효과를 높여야 한다.

셋째, 사회서비스원 정책의 본래 취지가 완전히 실종되고 있다.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예산 수준은 공적 사회서비스 인프라 확충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앙사회서비스원의 역할과 책임도 여전히 모호하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사회서비스원 기능 축소를 시도하거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는 사회서비스 품질 저하가 방치되고, 돌봄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더욱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사회서비스원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고, 이에 걸맞은 예산 지원을 통해 공공 사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2025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예산안은 현재 우리나라 복지의 고질적인 문제인 비효율적이고 비효과적인 전달체계 개선에 크게 미흡한 수준이다. 정부는 돌봄통합지원(커뮤니티케어) 정책의 실효성 있는 추진,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 정책의 효율화, 그리고 사회서비스원의 역할 강화를 위한 과감한 예산 투입과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지자체의 역량 강화와 권한 부여, 분절된 사업들의 통합적 운영, 그리고 사회서비스 공적 인프라 확충과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통합적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위기 속에서 지속가능하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회복지정책의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월간<복지동향> 2024년 11월호(제3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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