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영ㅣ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난 6월 많은 기대를 안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국정 운영의 핵심 기조로 ‘민생회복과 사회대개혁’을 내세우며 123대 국정과제를 제시하였다. 보건복지 분야 역시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 정권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정책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로, 현재 보건복지와 관련한 국정과제의 기조와 방향, 그리고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번 복지동향 10월호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이재명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 국정과제를 비판적으로 조망하고, 향후 정책 집행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과제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초생활보장, 연금, 돌봄, 보건의료 부분으로 보건복지 국정과제를 나누어 검토를 진행하였고, 이를 종합하는 총론을 작성하여 전반적인 보건복지 국정과제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였다.
우선 김진석 교수의 총론은 이번 국정과제 전반이 보여주는 복지국가 비전과 정책 프레임의 연속성과 변화를 점검한다. 엄중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시민혁명’이라는 정치적 격변을 거쳐 탄생한 정부임에도, 국정과제가 여전히 제도적 연속성 속에서 부분적·점진적 조정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사회개혁을 향한 국민적 열망과 정책 현실 사이의 간극을 성찰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초생활보장 분야를 다룬 김성욱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실제 국정과제 간의 괴리에 주목한다. 특히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문제와 기준중위소득의 현실성 문제를 통해, 여전히 빈곤층 권리보장의 토대가 미흡함을 비판한다. 이는 제도의 보장성을 근본적으로 확대하지 않는 한, 반복되는 ‘공약 후퇴’의 악순환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연금 영역에서 주은선 교수는 ‘적극적인 노후보장 비전 없는 파편적 정책 스케치’라는 날카로운 문제 제기를 내놓았다. 다층연금체계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공적연금 강화를 통한 보편적 노후보장보다는 퇴직연금·주택연금 등 사적연금에 의존하는 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있음을 비판한다. 이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접근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돌봄 분야에서 김형용 교수는 국정과제 속 돌봄 정책이 여전히 ‘사회권 보장’의 관점보다는 기술·산업 육성 프레임에 치우쳐 있음을 지적한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확대와 같은 진전에도 불구하고, 돌봄을 권리로서 제도화하고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비전은 부족하다는 점에서, 사회권적 상상력의 부재를 비판한다.
보건의료 영역에서 정형준 원장은 윤석열 정부로부터 이어진 ‘필수의료’ 프레임의 문제점을 짚으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라는 본래의 과제를 회복해야 함을 강조한다.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라는 기조는 타당하나, 구체적 로드맵과 우선순위 설정이 미비하다는 점에서 향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이처럼 이번 10월호에 실린 다섯 편의 글은 공통적으로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가 담고 있는 잠재력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정책 프레임의 연속성과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빈곤·노후·돌봄·보건 영역 모두에서 ‘보편적 권리 보장’이라는 큰 그림은 여전히 미흡하다. 이는 단지 정책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사회적 조건과 재정·제도적 기반 속에서 복지국가 개혁의 길을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재명 정부는 기존의 낡은 것과의 작별을 통해 개혁을 소망하는 국민들의 염원을 토대로 완성된 정권임을 고려할 때 기존 보건복지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에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 노력을 전개할 책임이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번 10월호에서 제시하는 진단과 논의는 향후 정책 집행과정에서 필요한 보완점과 개혁 과제를 숙고하는 데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다. 한국 복지국가가 직면한 도전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보건복지 국정과제가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를 독자들과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월간 <복지동향> 2025년 10월호(제3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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