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6 2026-03-10   3164

[동향2] 2026년 기초연금 논쟁에 주는 제언 : 노후보장의 중심성과 연금정치의 민주주의 회복

주은선ㅣ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초연금 대상축소론의 잘못된 문제제기와 전제: 기초연금은 빈곤한 노인만을 위한 것일까?

2026년 기초연금이 연금개혁의 주요 아젠다가 되었다. 한동안 연금개혁 논쟁의 중심은 국민연금이었지만 2025년 초 국민연금 개혁이 이루어진 이후 이제 기초연금, 특히 기초연금 수급대상 범위가 적절한가의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의 70%를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매달 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로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조세 재원을 분담하고 있다. 기초연금으로 2026년 2월 기준 노인 1인 가구의 경우에는 최대 월 약 35만 원(349,700원), 노인 부부가구에게는 부부 감액(20%)을 적용하여 최대 월 56만 원(559,520원)이 지급되고 있다. 다만 실제 기초연금 수급액은 국민연금과의 연계감액 등으로 인해 앞서 제시한 기준금액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수급률이 50%대에 불과한 현 상태에서는 가장 광범위한 공적 노후보장제도라 할 수 있다. 특히 산업화에 비해 국민연금제도의 도입이 늦어지면서 국민연금 가입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던 고연령층 노인 상당수와 국민연금을 받고 있지만 소득 상위 30%에 속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 기초연금 수급 노인 수는 2024년 9월 기준 700만 명을 넘어섰다.

경제력 면에서 노인 상층 30%를 기초연금 수급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한 소득인정액 기준은 2026년 노인단독가구는 247만 원, 부부가구는 395.2만 원이다. 물론 소득인정액은 소득과는 다르다.

소득인정액은 소득뿐만 아니라 자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합친 것으로, 소득으로 오인되어서는 안된다. 예컨대 노인이 살고 있는 집도 일정금액(대도시 13,500만 원) 공제 후에 연 4%가 소득으로 환산된다. 또한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인정액을 산정할 때 일정 수준(기본 월 116만 원 및 차액 30%)의 공제를 하고 있다. 요컨대 소득인정액은 노인의 경제적 지위를 소득, 자산, 소득 종류 등을 고려해서 재구성한 것으로 이를 일반적인 소득으로 이해하면 안된다.

최근 언론에서는 부유한 노인도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이런 비판에 대통령도 가세한 바 있다. 언론이 든 사례는 노인 부부가구의 사례로 공시지가 12억 원(실거래가 약 17억 원)인 아파트를 보유한 소득없는 노부부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혹은 다른 소득은 없고 근로소득이 월 468만 원인 노인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에서는 기초연금이 이런 중산층 노인에게 지급되는 것은 문제이며 일종의 재정 낭비인 것처럼 말한다.1

하지만 언론이 든 사례와 같이 공시지가 12억 원인 아파트에 사는 노부부가 연금을 비롯한 아무런 정기적 소득이 없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예컨대 현 기준에 따르면 이 아파트에서 살면서 약간이라도 소득이 있으면 기초연금은 받을 수 없다. 시선을 달리해 보면 살고 있는 집 이외에는 정기적인 소득이 전혀 없는 노인 부부에게 아무런 공적연금 지원을 하지 않는 것, 즉 기초연금을 주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도 의문스럽다.

기사에 나온 또 다른 극단적인 사례인 근로소득이 월 468만 원인 노인은 13,500만 원 이하의 집에 살면서 금융자산 등 소득으로 환산될만한 자산이 거의 없어야 한다. 근로소득이 이 정도이면서도 자산이 전무하다시피해야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인데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다. 소득과 자산 면에서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매우 극단적인 두 사례를 함께 언급하는 것은 근로소득 월 468만 원인 보통의 경제적 지위를 가진 노인이, 12억 자가를 보유한 보통의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언론에서 거론한 사람들은 현실에서 기초연금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

그럼에도 언론이 이런 사례를 제시한 것은 가난하지 않은 노인에게도 기초연금이 지급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맥락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기초연금 수급 기준에 대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소득인정액이 마치 자산은 고려되지 않은 소득인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다. 이는 기초연금제도와 기초연금 받는 노인에 관한 사실을 오도한다.

언론을 비롯해 기초연금 대상 축소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기초연금의 취지에 관한 다소 성급한 전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공적연금제도임을 당연하게 전제로 삼고 있다. 정말 기초연금은 저소득층 노인만을 위한 것일까? 중간층 노인은 기초연금을 받으면 안되는가? 우리는 기초연금 도입 당시에 기초연금이 저소득노인만을 위한 것이란 합의를 한 적이 있는가?

만약 이들의 주장과 달리 기초연금이 저소득층 노인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면, 기초연금 대상을 줄이자고 말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은 원래 저소득노인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하는 대신 중간층을 포함하는 노인의 70%가 기초연금을 받으면 안 되는 이유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초연금을 저소득 노인을 위한 제도로 개편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목적과 비전을 가지고 달라지는 기초연금을 통해 저소득노인의 복지가 얼마만큼 개선될 수 있는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초연금제도 개편은 단순히 대상 범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기초연금의 목적을 다시 설정하고, 변화한 상황에 대한 재검토에 기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초연금개혁은 대상을 줄여 재정 소요액을 줄이자는 식의 단순한 접근을 넘어서는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여전히 한국은 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 중 최고치인 40%에 달하는 국가로 빈곤노인의 범위는 넓고 이에 맞서 싸우는 소득보장제도, 공적연금의 역할이 중요하다. 동시에 2025년 개혁 이후에도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이 상당 기간 낮을 것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기초연금의 역할에 대한 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빈곤한 노인을 선별하는 사후적 대응체계를 튼튼히 하는 것과 생애 후반기 소득 하락과 자산 소진을 경험하는 노인의 계층 하락 이전에 공적연금이 지속적이고 든든한 역할을 할 필요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초연금의 시작은 국민연금과 함께였다
: 국민연금 수급자도 넓게 포괄하도록 기획된 제도

먼저 기초연금은 저소득층 노인만을 위한 것인지의 문제를 찬찬히 살펴보자. 기초연금이란 제도의 대상이 누구여야 하는가는 기초연금이란 제도의 목적, 제도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에 달려있다.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이란 제도가 왜 어떤 역할을 도입하도록 만들어졌는지를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초연금 제도의 시작은 2008년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니 이를 탐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국에서 기초연금의 뿌리는 두 가지 사실에 닿아 있다. 국민연금 삭감과 동시에 2008년에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된 사건이다. 이는 기초연금의 시작이 당시 국민연금 급여의 대폭 삭감과 깊숙이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의 평균소득자 기준 소득대체율2을 60%에서 40%로 무려 1/3만큼을 떨어뜨리면서 기초연금을 도입한 것은 기초연금이 국민연금 삭감을 어느 정도 보완할 것을 기대한 것임을 의미한다. 실제로 기초연금 도입 관련법이 국회에서 먼저 통과된 후 국민연금 급여 삭감에 관한 법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 선후가 바뀌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기초연금이 국민연금 삭감과 무관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기초연금은 원칙적으로 모든 국민연금 수급자인 노인을 수급자로 커버해야 한다. 그러나 기초연금 수급대상을 전체 노인이 아닌 노인의 70%로 삼으면서 국민연금 수급자 중 일부는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고소득인 국민연금 수급자의 공적연금까지는 보완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초연금의 탄생은 국민연금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결고리는 기초연금제도 곳곳에 존재한다. 우선 기초연금의 적정성 평가제도이다. 2026년 현재 기초연금 급여액은 매년 전국소비자물가에 연동되고 있지만, 2008년 도입된 당시의 기초노령연금은 국민연금 A값(가입자 평균소득) 변동률에 따라 조정되도록 되어 있었다. 즉,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급여 수준은 전체 공적연금의 보장 수준 총량이란 관점에서 판단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초노령연금 급여수준은 국민연금의 A값의 5%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하였고 이를 위해 매해 A값 변동률을 연동 기준으로 채택하였다.

그러다가 박근혜 정부 시기 2014년에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개편하면서 연동 기준을 국민연금의 A값에서 물가로 바꾸게 되었다. 이 시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급여 수준의 총량적 판단 면에서 연계는 다소 느슨해졌다.
국민연금 A값(가입자 평균소득)의 변화율이 물가인상률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경우 기초연금 급여 수준은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마련이다.3 이런 연동방식 변화는 기초연금 급여 수준에 문제를 야기하므로 도입된 것이 바로 기초연금의 적정성 평가제도이다. 기초연금법에는 5년에 한 번 급여 적정성 평가를 실시해 기초연금 수급권자의 생활수준, 국민연금 A값 변동률, 물가변동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초연금액을 조정하도록 되어 있다. 즉, 정기적으로 기초연금 급여 수준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는 국민연금 A값이다. 기초연금의 적정성 평가제도는 기초연금이란 컨셉의 제도가 도입될 때 국민연금과 가졌던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여준다.

한편 2014년 기초노령연금이 기초연금으로 바뀔 때 도입된 것이 국민연금과의 연계감액제도이다.4 기초연금의 국민연금과의 연계감액제도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기초연금 급여액이 깎이는 제도로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할수록 기초연금액이 줄어들도록 만든 것이다. 이 제도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모두 받는 경우 국민연금에 존재하는 균등부분(A값)과 기초연금이 모두 공적연금에서 재분배 요소로서 중복된다고 보기 때문에 이를 완화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되었다. 만약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이 별개의 제도로 뿌리가 다르다면,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했다고 해서 기초연금 급여를 깎는 이런 방식의 감액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5 기초연금적정성평가위원회에서도 “기초연금 도입 배경을 고려하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연계감액제도 적용 과정에서 국민의 거부감과 불만이 초래되고 있어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한 바 있다. 즉, 기초연금적정성평가위원회도 기초연금 도입 배경에 국민연금 삭감이 있었고 이것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해서 바라보는 이유라는 것을 언급한 것이다.

기초연금이 이렇게 국민연금에 뿌리를 두고 만들어진 제도라면 국민연금 수급자 대부분도 기초연금을 받는 것이 정상적이다. 이는 기초연금이 가능한 한 넓은 범위의 노인을 대상으로 할 때 가능해진다. 기초연금이 상위 30%의 노인을 소득과 자산을 기준으로 수급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애초 우리 사회가 도입한 기초연금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조치였다. 고령화 가운데 재정 절감을 이유로 한 것이다. 상위계층 노인을 수급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한 소득과 자산의 고려가 기초연금을 저소득노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처럼 오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실제 제도 도입의 계기와 내용을 보면 기초연금에서 보장수준 총량에서 국민연금과의 연관성이 고려되었으며, 대부분 국민연금 수급자도 기초연금을 받는 상황을 전제하고 논의가 이루어졌다.

기초연금은 앞 세대 노인에게 광범위한 보장을 도모하였다

기초연금이 만들어진 배경이 되는 또 하나의 사실은 기초연금 도입 당시는 1988년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되고 약 20년이 흘렀음에도 제도 설계상의 이유로 너무나 많은 노인이 국민연금, 즉 국가가 책임지는 공적연금제도에서 배제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노인빈곤율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초기 수급요건인 가입기간을 일시적으로 짧게 설정한 특례노령연금이 있긴 했지만 당시 노인 중 대다수는 충분한 국민연금 가입 이력을 쌓지 못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없었고,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해도 급여수준은 매우 낮았다. 이에 기존 노인 대다수를 포괄하는 공적연금에 대한 필요성이 높았다.

빈곤 노인에 대한 사회보장제도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있었지만 요건은 까다로웠고 대상 범위는 좁았다. 2026년까지 오면서 부양의무자 기준 등 수급 조건이 완화되었고 대상 범위도 넓어졌지만 그래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격이 있는 노인은 전체 노인의 10%에 미치지 못한다.6 노인빈곤문제가 광범위한만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라는 좁은 범위의 소득보장제도로는 노인빈곤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

‘기여’를 조건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닌 기초연금을 도입하게 되면서, 당시 대부분 국민연금 수급권이 없었던 노인도 공적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광범위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연금 도입은 세대 간 형평의 입장에서도 정당성을 가졌다. 한국이란 국가에서 국민연금 도입이 미뤄지면서 공적연금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세대에게 낮은 수준이었지만 처음으로 공적연금 급여가 지급된 것이다.

정리하면 최근 대두된 기초연금 대상 축소 주장은 기초연금은 빈곤노인을 위한 것이라는 것임을 전제하지만, 기초연금이 만들어질 당시의 제도 도입 취지와 설정된 역할을 볼 때 중간층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지 않을 이유는 없다. 기초연금이란 것이 애초부터 저소득노인만을 좁게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국사회에서는 뒤늦게 만들어진 국민연금이라는 하나의 댐만으로는 노인빈곤이란 물결에 맞서기 어려웠기에 기초연금이라는 댐을 추가하고 대상을 확장시킨 것으로 보는 것이 역사적 사실에 더 부합한다. 기초연금 도입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보장수준을 낮춘 것은 일종의 교환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경우 가능한 한 광범위한 노인을 대상으로 할 때 기초연금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인 국민연금 급여를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에 ‘중간층 노인은 기초연금을 받으면 안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오히려 중간층을 포함하는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는 것이 제도 취지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현 기초연금제도는 빈곤노인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기초연금 대상축소론의 전제는 오해이다.

기초연금 개혁에 관한 새로운 사회적 선택, 두 가지 길?

제도의 출발점이 반드시 제도의 미래를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기초연금의 대상 등 내용을 우리 사회는 계속 선택할 수 있다. 공적연금은 생애 필연적인 사건인 은퇴로 인해 더 이상 일하지 못할 때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인을 덮치기 마련인 노인빈곤이라는 물결에 맞서 싸우는 댐과 같다. 이 중 기초연금이라는 댐을 가능한 한 길고 넓게 만들어 중간층 이상 노인까지 예방적으로 보장할 것인지, 아니면 좁게 만들어 타겟을 저소득노인으로 좁혀 보호할 것인지는 우리 사회가 선택할 수 있다.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된 후 약 20년이 흘렀고, 새로운 사회 변화 속에서 기초연금의 역할과 위상은 달라질 수 있다. 이 제도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 목표 설정에 따라 제도 내용은 달라진다.

최근 기초연금 개혁에 대한 두 가지 주장이 존재한다. 기초연금 대상축소안과 (준)보편화 방안이다. 두 주장에 관해 살펴볼 때 핵심은 기초연금 변화의 배경인 사회 변화에 대한 판단이 타당하며, 개혁을 통해 추구하는 바가 원칙으로 타당하며 미래 비전으로서 가치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기초연금 개혁안 중 하나는 현 정부, 특히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등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 대상 축소의 길이다. 근거는 인구 고령화로 노인인구 비율은 빠르게 높아져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22-2072)에 따르면 2040년에는 34.3%에 달하는 등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점, 노인빈곤율도 약 40%로 낮아졌고 계속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적연금의 중심제도인 국민연금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것도 기초연금 역할 축소 주장을 뒷받침한다. 65세 이상 노인 중 국민연금, 특히 이 중 노령연금 수급자만 보면 2025년 9월 기준 505만 명으로 증가하여 국민연금의 노령연금급여 수급률이 50%가 넘었다. 퇴직연금도 일정한 빠른 시일 내에 상당한 노후보장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기초연금 대상 축소론은 노인으로 진입하고 있는 이들의 빈곤율이 낮아지고, 국민연금과 같은 다른 연금제도가 적정한 노후보장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에 기초한다.

다른 한편 기초연금을 보편적인 수당 제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존재한다. 이 주장을 하는 이들은 국민연금 기준소득대체율이 40%에서 43%로 약간 올랐지만, 국민연금이 미래에 적정보장을 하기에는 급여 수준이 여전히 낮다고 본다. 더욱이 2007년 국민연금의 대폭 삭감이 가져오는 급여 인하 효과는 이제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약 70만 원에 불과한 노령연금 급여액의 가치는 좀처럼 오르기가 어려울 것임을 강조한다. 기술 변화로 고용률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일하는 사람 중에서도 특수형태고용종사자, 플랫폼노동자 등과 같은 비임금 노동자가 증가하는 상황이므로 미래 국민연금이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정한 보장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더해진다. 이 경우 기초연금은 가능한 한 넓은 범위의 노인에게 노후보장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초연금 재정 소요액은 노인 인구의 비율에 비춰보자면 부담이 불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이 입장에서는 미래 생산력 발전 전망에 비춰보면 기초연금을 감당할 수 없다고 단정짓는 것은 섣부르다.

한편 복지의 지향과 가치 면에서도 기초연금 앞에 놓인 두 가지 길은 뚜렷이 대비된다. 기초연금 수급대상을 줄이는 것은 무엇보다도 재정의 제약과 효율적인 사용을 강조한다. 정부가 기초연금 대상 축소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 드는 것 역시 기초연금 재정에 대한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장 열위에 있는 사람의 복지를 집중적으로 향상시키는 원칙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소득 하위계층에 대한 약간의 추가적인 보장을 하자는 제안도 곁들여진다. 이를 통해 노인빈곤 문제에 좀 더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빈곤한 노인에게 얼마만큼을 추가적으로 보장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은 명확하지 않다.

반대로 기초연금 수급대상을 가능한 한 넓게 유지하자는 입장에서는 모든 복지급여의 근거로 보편적 권리성을 강조한다. 빈곤문제에 대한 효율적 대응만이 중요하다면 모든 복지국가에는 빈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부조 형태의 소득보장, 핀셋 접근 방식의 보장만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복지란 정말 그런 것이어야 할까?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보편적인 사회권 차원의 사회보장이 갖는 보편적 사회권은 동등한 시민 정체성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노령이라는 보편적인 위험에 대한 인정과 소위 부자 노인에 대해서는 과세라는 강력한 수단이 존재하기도 한다.

기초연금 개혁 논쟁에 관한 제언
: 노후보장비전의 중심성과 연금정치 민주주의를 회복하자

기획예산처와 복지부가 기초연금 감액과 지급대상 축소를 포함한 복수의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하니 언론과 정부가 목소리를 함께 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여기에서는 기초연금에 돈이 많이 드니 대상을 줄이자는 주장이 핵심인 듯하다.

기초연금 개혁 논쟁에 관한 첫 번째 제언은 기초연금 개혁 논쟁은 제도의 목적을 명확히 하면서, 이에 구현할 수 있는 정책 내용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기초연금의 존재 목적과 이에 따른 노후보장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여 이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기초연금 대상 범위를 줄이자고 주장하는 이들은 기초연금을 받는 소위 중산층 노인을 공격하여 재정을 절감하는 것만을 내세워서는 안된다. 이보다는 공적연금을 통한 최저노후보장 수준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새로운 대상 설정의 원칙과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즉 기초연금 재편이 어떻게 얼마만큼 최저보장 수준을 향상시키고 빈곤을 해소할 것인지를 국민들 앞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필요한 최저노후보장 수준과 공적연금의 역할에 대한 논의와 고민 없이 ‘축소’만을 목표로 기초연금을 재편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최저보장제도로의 전환을 모색한다면 최저보장 수준을 제시하고 왜 그것이 타당한지, 국민연금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기초연금의 새로운 대상 설정에도 근거가 있어야 한다. 수급률을 줄이는 것 자체가 개혁의 목표가 될 수 없다. 수급률 축소가 곧 개혁의 목표라는 주장은 현 기초연금제도의 수급률 목표 70%만큼이나 그 근거가 취약하다. 그래서 새로운 기초연금 수급률 목표는 50%인가, 40%인가? 왜 그래야 하는가? 또한 지금과 같은 자산까지 소득으로 환산해버리는 소득인정액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면 그 근거 역시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실 기초연금 대상 선정의 타당성과 근거 면에서는 기초연금 보편화 주장이 더 명확하고 일관성이 있다.

지금 한국의 노인빈곤율과 자살률 상황에서 기초연금 재정 절감을 개혁의 최우선 목적으로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한때 국민연금개혁 논쟁에서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높이지 말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미래 국민연금 재정부담을 강조하면서 기초연금이 있으니 굳이 국민연금을 강화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이제는 미래 기초연금 재정부담을 강조하면서 국민연금이 역할을 할테니 굳이 기초연금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다람쥐 쳇바퀴와 같은 재정론의 무한굴레이다. 서로 다른 공적연금제도를 근거로 각 공적연금제도를 제약하는 축소의 쳇바퀴이다.

두번째 제언은 기초연금 개혁이 민주주의 원칙에 충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기초연금 논의에서는 자연스럽게 개혁 시점을 6.3 지방선거 이후로 잡고 있다. 여야 정당들이 선거에서 기초연금 개혁이 의제로 떠오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회피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초연금 개혁 논의가 ‘언론을 통한 군불 때기와 일사불란한 정치권의 메시지 내기’와 같은 일방적이고 단편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 연금개혁의 실제 절차가 ‘엘리트 관료들이 폐쇄적으로 방안을 만들고 국회는 거수기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 시민들이 이에 관해 직접 숙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이런 우려가 기우이기를 바랄 뿐이다.

2024년 4월, 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주관한 시민공론화 과정에서 의제숙의단은 기초연금에 관해 두 가지 개편안을 도출했다. ‘수급범위를 현행 유지하면서 급여수준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1안과 ‘수급범위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차등급여로 하위소득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한다’는 2안이었다. 이 두 안에 대해 약 500명의 시민대표단이 학습·숙의 과정을 거쳐 대답한 최종 설문에서는 1안(52.3%)이 2안(45.7%)보다 우세했다.

새로운 학습과 토론 과정에서 시민의 대답은 이전과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제3의 길이 도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중의 눈 앞에 연금개혁에 관한 모든 논의를 고르게 펼쳐 놓고 숙고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정책 정당들이라면 의제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의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장을 만들고 토론을 이끌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정부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이전 정부 시기의 연금개혁정치보다 한 뼘 더 성숙한, 적어도 퇴행하지는 않는 민주적 방식의 연금정치가 구현되길 기대해 본다.

| 미주 |

  1. 매일경제, “17억 집 있어도 기초연금… 정부, 중산층 이상은 덜 받게 손질한다”. 2026.02.19. ↩︎
  2. 이 글에서 기준소득대체율이란 가입자 평균소득을 버는 사람이 40년 동안 연금보험료를 냈을 때 확보할 수 있는 국민연금 급여 수준(소득대체율)을 의미한다. 이는 평생 평균소득이 가입자 평균소득과 동일한 이론적으로 평균적인 가입자가 40년을 기여했을 때 확보되는 국민연금 수준으로 가입시기 소득 대비 국민연금 급여액의 비율로 표시된다. ↩︎
  3. 2014년 도입된 기초연금은 기존의 기초노령연금과 비교할 때 급여액을 최대 2배로 인상하였으므로, 기초연금 급여액의 A값 연동에서 물가연동으로의 재편에 따른 장기적인 기초연금 급여의 국민연금에 비한 상대적인 하락 효과는 크게 쟁점이 되지 않았다. ↩︎
  4. 국민연금 급여수준이 기초연금의 기준연금액의 1.5배 이상인 경우에만 연계감액이 적용된다. 국민연금 저급여 수급자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
  5. 물론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연계감액은 그 타당성과 작동방식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제로 국민연금에 오래 성실하게 가입할 유인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또한 한국과 같이 공적연금 급여수준이 전체적으로 낮은 상황에서는 그 타당성이 높지 않다. ↩︎
  6. 2024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수급 노인은 전체 노인의 7.6%이다(김태완, 2026) ↩︎

월간<복지동향>2026년 3월호(제3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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