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6 2026-05-10   55094

[기획5] 지역 간 재정격차의 개념과 현황

홍근석ㅣ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들어가며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국가 주도의 불균형성장전략을 추진해 왔다. Hirshman(1958)의 불균형성장이론은 국토가 좁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한 지역발전 전략이었으나, 기대했던 낙수효과(trickling down effect)는 충분히 발생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인구와 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되었다.

최근 우리나라는 인구의 절대 규모가 감소하는 시기에 진입하였으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51,325,329명으로 2019년 대비 524,532명 감소하였고, 2020년부터는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초과하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하였다. 특히 수도권 인구는 전체의 50.7%를 차지하며 집중이 지속되는 반면, 비수도권은 2013년 이후 연평균 0.2%씩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도권은 인구과밀에 따른 혼잡비용 증가에, 비수도권은 인구 공동화 현상 가속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수도권 집중은 지방재정 측면에서도 불균형을 야기한다. 지방세 세율 결정 권한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인구와 산업 규모가 지방자치단체의 세수를 좌우하기 때문에, 비수도권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 세입기반 및 재정력 약화 → 양질의 일자리 및 공공서비스 공급 부족 → 인구 추가 유출’이라는 악순환에 갇히게 된다.

실제로 2024년 당초예산 기준 재정자립도는 최대 76.39%(서울 본청)에서 최소 6.69%(전북 진안군)까지 69.70%p의 격차를 보였으며, 재정자립도 30% 미만 시군구 193개 중 155개가 비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예산 규모에서도 성남시(약 2조 8,920억 원)와 부산 중구(약 1,944억 원) 간 약 2조 6,976억 원의 차이가 존재한다. 이에 이 글에서는 지역 간 재정격차의 개념을 검토하고, 공간적 측면에서 그 현황을 파악하고자 한다.

지역 간 재정격차 개념

1) 지역 간 격차

지역 간 격차는 둘 이상의 지역 간에 존재하는 경제·사회·정치·문화적 수준 차이를 의미하며, 지역 간 불균형, 지방정부 간 격차 등으로도 불린다. 주로 지역의 경제발전 수준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개념으로 지역 간 소득격차의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2000년대 이후 기존의 물질적인 생활 상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생활환경, 심리적인 만족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개념을 확대하고 있다.

지역 간 격차는 분석 대상을 무엇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첫째, 분석 대상을 어떻게 지정하는지에 따라 소득격차, 인구격차, 삶의 질(삶의 만족도)격차, 교육격차, 문화격차, 재정격차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과거에는 주로 1인당 주민소득을 기준으로 경제적인 상황을 측정하는 소득격차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측정하는 데 지역 간 격차가 사용되고 있다.

둘째, ‘행정구역’ 또는 ‘지역(공간)’을 기준으로 불균형 정도를 살펴볼 수 있다. 주로 도시-농촌 간 격차(도농 격차), 수도권-비수도권 간 격차, 대도시-중소도시 간 격차, 영남호남 간 격차, 거점도시-주변 지역 간 격차, 광역자치단체 간 격차, 기초자치단체 간 격차 등으로 구분하여 차이가 발생하는 정도를 측정할 수 있으며, 장소 격차 또는 공간 격차로도 불린다.

셋째, ‘경제발전 과정’에 따라 ① 장기균형 상태에서도 존재하는 정상적 격차, ② 장기균형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조정적 격차, ③ 정책 수단의 조작이 최적화되지 못하여 발생하는 정책적 격차, ④ 민간 이동성의 결여로 발생하는 구조적 격차로 나눌 수 있다.

격차는 결국 격차의 범위를 줄이거나 없애는 방향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는데, 분석 대상에 따라 조작적 정의된 공간 격차는 주어진 환경에 대한 내생적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며, 경제발전 과정에 따른 격차는 외생적 격차를 줄이는 측면에서 이해된다.

2) 지역 간 재정격차

이 원고의 관심인 지역 간 재정격차는 재정보장, 형평성, 정부 간 재정관계 등 다양한 이슈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재정격차(fiscal disparity)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며, 크게 협의와 광의의 개념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많은 학자들은 이를 광의의 복합적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협의로 사용할 경우에는 ‘지역 간 재정력 격차’로 표기하기도 한다.

협의의 개념에서 재정은 재정력을 의미하며,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수요 충족에 필요한 재원을 관할구역에서 자체 조달하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역 간 재정격차는 동일 계층의 지방자치단체 간 세입·세출 측면에서의 수평적 격차로 이해된다.

광의의 개념에서 재정은 지방 재정력의 크기, 주민의 행정수요에 대한 재정적 충족도, 재정 건전성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 개념이다. 이는 지역경제를 안정시키고 지역의 성장·쇠퇴·변화에 부응하는 능력으로도 이해되며, 미래 공적 수요 변화와 환경 변화에 따른 재정압박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괄한다. 이러한 광의의 관점에서 지역 간 재정격차는 공공서비스 수요 충족과 환경 변화 대비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수입 및 재원 배분이 균등화(fiscal equalization)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3) 수직적 재정격차와 수평적 재정격차

지역 간 재정격차는 정부 계층과의 관계 속에서 수직적 재정격차와 수평적 재정격차로 구분할 수 있다. 수직적 재정격차(vertical fiscal imbalance)는 중앙 또는 상위 정부와 하위 정부 간의 재정격차를, 수평적 재정격차(horizontal fiscal imbalance)는 동일 계층의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격차를 의미한다.

먼저 수직적 재정격차는 재정분권 하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자신에게 부여된 지출 책임(spending responsibilities)을 자체 재원으로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개념이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세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출 책임이 광범위할 때 확대되며, 이를 교정하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의 이전재원과 채무에 크게 의존하게 되어 재정적 자율성과 책임성이 약화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재정력이 취약한 지방자치단체에 재정이전을 통해 부족분을 보전하는 것을 수직적 재정형평화라고 한다.

다음으로 수평적 재정격차는 재원조달 책임과 지출 책임 간의 불일치 수준이 지방자치단체 간에 차이가 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개별 지방자치단체 관점에서 파악되는 수직적 재정격차의 규모가 자치단체마다 상이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그 발생 원인은 지역 간 세원 불균등에 따른 수입 확보 능력의 차이와 재정수요 및 공공서비스 공급 비용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동일 수준의 지방자치단체 간 형평을 추구하는 다양한 재정조정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 간 재정격차 현황

1) 분석 방법

이 원고에서는 공간적 자기상관성 분석을 통해 지역 간 재정격차 현황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도시, 지역,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사회과학 분야의 경우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특정한 현상에 대한 공간분포이다. 이와 관련하여 공간적 자기상관성 분석은 특정한 현상이 공간 상에 분산되었는지 또는 집중되었는지를 파악하는 분석 기법이다.

구체적으로 LISA 지표는 전역적 Moran’s I의 값을 국지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전체 지역에서의 공간적 자기상관성이 아닌 개별 지역에서의 공간적 자기상관성을 제시한다. LISA 지표 값, z-score, p-value를 계산하여 공간적 패턴의 유의성을 평가한다. 이때 LISA 지표의 값이 0보다 클 경우 LISA 지표의 값은 클러스터를 나타내며, 0보다 작을 경우 LISA 지표의 값은 이상치를 나타낸다. 또한 LISA 지표의 값은 클러스터 유형을 HH(고값 클러스터), LL(저값 클러스터), HL(고값 이상치), LH(저값 이상치)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LISA 지표의 산정공식은 다음과 같다.

LISA 지표의 산정공식

여기서 분자는 각 지역의 값이 전체 평균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그리고 그 지역과 이웃한 지역들이 평균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고려하여 각 지역이 주변 지역과 얼마나 유사하거나 차이가 있는지를 수치화한 값이다. 그리고 분모는 전체 데이터의 분산을 나타내며, 개별 I값은 특정 지역이 지리적으로 얼마나 독특하거나 일반적인지를 나타내게 된다.

2) 분석 결과

(1) 총액 기준

총액 기준 분석 결과 4개의 재원 모두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HH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충남 일부 지역도 HH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원,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비수도권 도 지역을 중심으로 LL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즉, 총액을 기준으로 할 때 서울과 경기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세입 규모가 큰 반면,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세입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원별로는 지방세, 조정재원2(지방세+세외수입+조정교부금)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HH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반면,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LL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재원1(지방세+세외수입+보통교부세)의 경우에는 특별·광역시 자치구들만 LL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재원3(지방세+세외수입+보통교부세+부동산교부세+조정교부금)의 경우에는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HH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반면, 광역시 자치구를 중심으로 LL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액 기준으로 국지적인 공간적 자기상관성은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LL 클러스터는 보통교부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HH 클러스터는 조정교부금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총액 기준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자체수입(지방세, 세외수입)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보통교부세가 이러한 지역 간 재정격차를 완화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총액기준 LISA 분석결과


(2) 1인당 세입액 기준

1인당 세입액 기준 분석 결과 지방세와 경상수입(지방세+세외수입)은 2003년에는 경기와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HH 클러스터가 형성되었으며, 2022년에는 강원 지역 대신 충북, 충남 지역에서 HH 클러스터가 형성되었다. 반면, 특별·광역시 자치구를 중심으로 LL 클러스터가 형성되었으며, 2022년에는 경기 일부 지역에서도 LL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조정재원1(경상수입+보통교부세)의 경우 강원, 충북,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지역 시군을 중심으로 HH 클러스터가 형성된 반면, 자치구와 경기 시 지역을 중심으로 LL 클러스터가 형성되었다.

즉, 1인당 세입액 기준으로 지방세는 수도권 지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보통교부세가 교부된 이후에는 비수도권 지역의 1인당 세입액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총액 기준으로 배분되는 보통교부세가 1인당 측면에서는 지역 간 재정력 역전 현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1인당 세입액 기준 LISA 분석결과


(3) 1인당 세출액 대비 세입액 기준

1인당 세출액 대비 세입액 기준 분석 결과 지방세와 경상수입은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HH 클러스터가 형성되었으며, 인천과 대구 일부 지역에서도 HH 클러스터가 형성되었다. 반면, 강원, 충북,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비수도권 시군 지역을 중심으로 LL 클러스터가 형성되었다. 1인당 세출액 대비 세입액 기준 분석 결과는 총액 기준 분석 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1인당 세출액 대비 세입액 기준 LISA 분석결과

나가며

이 원고는 지역 간 재정격차의 개념을 검토하고 공간적 자기상관성 분석(LISA)을 통해 그 실태를 파악하였다. 주요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1960년대 이후 추진된 국가 주도의 불균형성장전략은 인구와 산업의 수도권 집중을 야기하였고, 이는 비수도권의 세입기반 약화와 재정력 저하로 이어져 ‘생산가능인구 감소 → 재정력 약화 → 공공서비스 공급 부족 → 인구 추가 유출’이라는 악순환 구조를 고착화시키고 있다.

둘째, 지역 간 재정격차는 단순한 재정력 차이를 넘어 주민의 공공재 수요, 공급 비용, 환경변화 대응능력까지 포괄하는 복합적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수직적 재정격차와 수평적 재정격차를 구분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셋째, LISA 분석 결과 총액 기준으로는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고값 클러스터(HH)가, 비수도권 도 지역을 중심으로 저값 클러스터(LL)가 형성되어 수도권-비수도권 간 이원적 격차 구조가 뚜렷하게 확인되었다. 다만 보통교부세 투입 이후에는 LL 클러스터가 완화되어, 보통교부세가 재정격차 완화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넷째, 1인당 세입액 기준에서는 보통교부세 교부 이후 비수도권 시군의 세입액이 오히려 수도권보다 높아지는 재정력 역전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총액 기준으로 배분되는 현행 보통교부세 제도가 1인당 기준에서는 과도한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지역 간 재정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수직적·수평적 재정형평화를 동시에 고려하는 종합적 접근이 요구되며, 지방재정조정제도가 지역의 실질적 재정수요와 공급 비용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


월간<복지동향> 2026년 5월호(제3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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