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6 2026-05-10   19420

[기획3] 남아도, 올라가도 괴로운 지역 청년노동시장의 위기

양승훈ㅣ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지방소멸이라는 말을 사회화하기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운위된 지 10년이 지났다(마스다 히로야, 2015). 한국 사회가 수도권 집중을 우려하지 않은 시기는 없었다. 하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수도권 인구는 비수도권 인구를 넘어서 있다. 2026년 3월 기준 수도권은 전체 인구의 51.1%를 차지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 격차는 약 111만 명에 달한다(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자연 현상이 아니다. 인구동태의 관점에서 지방소멸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사실 비수도권 지역의 청년 인구, 그중에서도 여성 청년의 유출에 가깝다. 2025년 한 해 동안 비수도권에서 20대 4만 8,300명이 순유출됐다. 시도별로는 경남 -9,100명, 경북 -8,800명이 가장 큰 송출지였고, 같은 기간 서울에는 20대 3만 5,900명이 순유입됐다(자료: 국가데이터처, 「2025년 국내인구이동」, 2026.1). 이들이 떠나는 이유의 가장 앞에 일자리가 있다. ‘일자리’는 무엇을 뜻하는가? 일 할 사람을 구하는 지역의 수요를 뜻하는 것이 아닌, 청년들이 전공하거나 본인의 적성에 맞게 하고 싶은 일을 뜻한다. 즉, 고학력화되고 여성들이 동등하게 사회에 진출하려는 시대에 걸맞게 지역의 노동시장이 기능하고 있냐는 질문이 따라온다. 눈높이 문제가 아니다.

(위의 글을 설명하는 그림) 그림1 시도별 20대 인구 순이동(2025년)

이 글은 지역의 노동시장이 갖고 있는 특성을 단순히 지역 자체의 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 전국적인 분업구조와 엮어서 해석하려 한다. 즉 공간분업에 기댄다. 제조 대기업의 대졸자 일자리 중 핵심인 연구개발·기획 기능이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신규 첨단 산업단지마저 수도권·충청권에 재집적되는 변화 속에서 왕년에 비수도권에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했던 제조업 일자리가 줄거나 질이 나빠졌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산업 일자리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지 못하고 저렴한 인건비에 기대는 영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제조업을 찾던 청년들은 하청 중소기업에서 일하느니 차라리 물류센터로 간다. 서비스산업의 영세한 수준은 청년들로 하여금 차라리 하고 싶거나 적성에 맞는 일이 있다는 서울 수도권으로 이동하게끔 만든다.

공간분업: 비수도권의 일자리 지도가 바뀌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촌향도는 두 갈래였다. 상경하는 길 외에도, 포항부터 여수에 이르는 남동임해공업지구로 가는 길이 있었다. 공고를 졸업한 20세 남성 청년들은 포항·울산·창원·거제·여수·광양의 산업체로 향했고, 수출 주도 성장과 민주노조 운동의 성과 위에서 ‘고졸 생산직 중산층’이라는 신화가 만들어졌다. 이 축이 사라졌다. 자동화, 사내하청, 2010년대 산업위기를 거치며 정규직 생산직 신규 채용은 급격히 위축됐다. 남성 가장의 외벌이에 의존하는 ‘남성생계부양자 경제’는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중이다. 이제 청년에게 유효한 이촌향도의 경로는 서울·수도권으로의 이주만 남았다. 2025년 비수도권 20대 순유출 4만 8,300명 가운데 사실상 전부가 수도권으로 흡수됐다. 영남권·호남권은 전 연령대 순유출, 수도권과 중부권은 청년층 중심 순유입이라는 비대칭이 굳어지고 있다(자료: 국가데이터처, 2026.1).

고학력화에 비수도권은 적응을 못했다. 1995년을 기점으로 4년제 대학이 빠르게 확산되어 대학 진학률은 2000년대 이후 75% 수준에서 안정화됐다. 그러나 비수도권의 ‘대졸자 일자리’가 늘어나지 못했다. 2025년 6월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분석한 결과, 국내 매출 500대 기업 가운데 본사 56.8%(284곳)가 서울에, 20.2%(101곳)가 인천·경기에 있다. 결국 매출 500대 기업 본사 77%가 수도권에 집중된 셈이다. 인문·사회·상경계 졸업자가 진입하기를 원하는 대기업 본사 기능과 고부가가치 서비스 일자리는 거의 전부 수도권에 있다는 뜻이다.

임금 수준도 마찬가지다. 2025년 4월 기준,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1인당 월 임금 총액은 전국 평균 4,213천 원이고, 서울 4,765천 원(전국 대비 113.1), 울산 4,750천 원(112.7)이 가장 높다. 가장 낮은 제주는 3,279천 원(77.8)에 그친다. 울산이 2위에 오른 것은 거주민의 임금이 아니라 조선·자동차·정유 등 대기업 사업장의 임금이 잡힌 결과다. 산업도시의 ‘평균 임금’이 높다는 사실 자체가 산업도시가 본사가 아닌 분공장이라는 위상을 거꾸로 드러낸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과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의 격차로 확인이 가능하다. 전남의 2024년 1인당 GRDP는 5,918만 원으로 전국 4위지만, 처분가능소득은 2,680만 원으로 8위에 머무른다. 수도권으로의 자금 유출 때문이다. 비수도권은 부가가치를 생산하지만, 그 부가가치는 본사가 있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

(위의 글을 설명하는 그림) 그림2 본사, 생산, 소득의 비대칭. 생산은 비수도권에서, 본사와 소득은 수도권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설명하는 그래프

‘캠퍼스’가 된 공장과 그렇지 못한 공장

1970~1990년대의 산업도시는 “일자리가 생기면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도시가 된다”라는 명제 위에 세워졌다. 정규직 생산직 일자리만 생기면 충분했다. 현대적 의미의 산업단지는 공장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클러스터 이론이 전제하는 기업, 대학, 정부출연연구소가 결합되어야 비로소 현대적 산업단지가 된다. 제조업 혁신은 현장의 숙련보다 기업의 연구개발에서 추동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문제는 한국에서 클러스터로 기능하는 산업도시가 손에 꼽힌다는 점이다. 울산은 3대 주력산업(조선·자동차·석유화학)을 보유하고도 1990년대부터 2020년대에 걸쳐 기업 연구소가 거의 모두 수도권으로 이전했다. 거제에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4년제 대학이 없다. 여수와 광양에는 연구소도 대학도 유효하지 않다. 반면 수도권의 산업도시인 화성·용인·평택의 공장은 ‘캠퍼스’라 불릴 만큼 연구개발과 생산이 통합되어 있거나 가까운 거리에 연결되어 있다. 연구소만 수도권으로 가는 게 아니라, 구상 기능을 포함한 신설 ‘첨단 공장’도 용인 반도체 공장처럼 수도권으로 향한다. 비수도권은 핵심 생산 거점에서마저 밀려나고 있다.

서울이 빨아들이고, 비수도권은 하박만 남는다

비수도권에서 빠져나간 청년은 어디로 가나. 2025년 한 해, 서울은 20대 3만 5,900명을 순유입으로 받아들였다. 인천 +5,000명, 경기 7,400명까지 더하면 수도권은 20대를 거의 통째로 흡수했다. 과거 서울은 30대를 대거 경기도로 ‘토해내는’ 도시였다. 그러나 서울→경기 30대 순유출 규모는 2021년 12만 명에서 2024년 6만 명으로, 절반으로 줄었다. 즉 결혼·주거 목적의 ‘탈서울’이 둔화된 것이다. 같은 기간 경기→서울 전입 사유에서 ‘직업’ 비중은 2013년 24.2%에서 2024년 30.6%로 늘었고, 20·30대로 한정하면 39.2%에 달한다. 반대로 ‘주택’ 사유는 32.5%에서 20.5%로 떨어졌다.

요컨대 청년에게 서울은 더 이상 거쳐 가는 도시가 아니라 머물러야 하는 도시가 됐다. 머물기 위해 청년들은 주거비를 감수한다. 시사IN과 도시데이터 분석가 신수현의 분석에 따르면, 2002년 상경한 청년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정착한 동네는 관악구 신림9동(현 대학동), 강남구 역삼1·논현1동, 서초구 반포1동이었다. 강남과 그 인근이 중심이었다. 2022년의 지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새로 떠오른 동네는 금천구 가산동, 동작구 상도1동, 영등포구 영등포동, 강서구 가양1동, 성동구 사근동, 구로구 구로3동이다. 2024년 기준 관악구는 여전히 서울 자치구 중 청년 인구 비율 41%로 1위, 청년 1인 가구 비중 61%로 1위다. 여성들은 안전을 위해 신촌동, 영등포동, 가양1동, 당산2동 등 오피스텔이 밀집한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들은 주거비가 비싸다.

서울이 빨아들이는 청년이 늘어나는 동안, 비수도권에 남는 청년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제조 대기업 원청 정규직이 아니다. 지역에 남는 길은 한마디로 ‘하박’의 길이다. 2023년 12월 기준 임금근로자의 평균 월 소득은 363만 원이었다. 그런데 대기업은 593만 원, 중소기업은 298만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산업별로 보면 금융·보험업은 753만 원, 숙박·음식점업은 181만 원으로 차이가 4배 이상이다. 산업도시가 아닌 비수도권은 중소기업·숙박음식·도소매 비중이 높고, 저임금을 받는 청년이 많다. 청년들은 비슷한 임금이면 노동조건이 더 유연한 쪽을 선택한다. 지역 제조업 중소기업의 ‘최저임금 + 내일채움공제’ 일자리는 쿠팡 물류센터 일자리와 사실상 같은 임금대지만, 후자가 갖는 유연성이 훨씬 크다. 청년들은 지역의 제조업을 ‘선택해야 할 일자리’로 보지 않는다. 그 결과 청년의 노동시장 이탈은 더 가속된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청년(20~34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비중은 2019년 14.6%에서 2025년 22.3%까지 올랐다.

청년 여성: 주력산업의 배제와 핑크칼라의 함정

지방 노동시장의 뇌관은 청년 여성이다. 비수도권 여성이 떠나는 속도가 가장 빠르다. 또한 비수도권 노동시장에 여성들이 지원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희소하다. 산업도시 주력산업은 여성을 거의 채용하지 않는다. 2022년 사업보고서 기준 현대중공업의 성비는 97:3, 현대자동차 94.4:5.6, 롯데케미칼 88:12, SK에너지 94:6, S-OIL 94:6이다. 공장은 더 남초다. 공과대학에서 여학생 비율은 23%까지 올라왔다(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2025). 즉 일터에 진입할 준비를 갖춘 고학력 여성 인력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그들이 진입할 일자리는 비수도권에서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는다.

(위의 글을 설명하는 그림) 그림3 산업도시 주력 대기업의 성별구성. 산업과 무관하게 90% 안팎이 남성, 산업도시는 여성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

다수 여성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사무직과 전문직이다. 그러나 비수도권에서 정규직 사무직 일자리는 희소하다. 대기업 ‘사무직 여직원’ 채용 공고를 통해 입직하는 자리들은 많은 경우 인력회사 파견으로 시작하고, 결혼이나 출산을 계기로 재계약·전환에 실패하는 ‘고용 유연성의 도구’로 작동한다. 전문직은 다른가? 비수도권에서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같은 경영 관련 전문직이나 의사·간호사·교수·교사는 절대 수가 적다. 그리고 가장 구조적인 문제는 핑크칼라(돌봄 서비스) 직역이다.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사회복지사, 어린이집 교사, 한국어 교사 등은 노동시장 수요가 늘 있지만 공급도 많아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에 머무른다. 이직이나 복직해도 임금이 오르지 않고,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별정직이 대부분이라 커리어 패스를 잇기 어렵다. 결혼·육아로 경력 단절을 겪은 뒤 재취업 통로 역할을 일부 하지만, 그 자체가 저임금에 갇힌다.

무엇을 할 것인가 — 가지 않은 길과 갈 수 없는 길

어떤 이들은 생산성 동맹을 복원해 생산직 일자리를 늘리고 산업도시로 향하는 ‘제2의 이촌향도’를 부활시키자고 한다. 비슷한 주장으로 직업계 교육을 다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75~80%에 달하는 고등교육 이수를 막을 수 없고, 자녀에게 ‘쇳밥’을 먹이지 않으려는 부모들의 의사결정은 더욱 변하기 어렵다. 자동화·AI·로봇 도입을 누적해 온 제조 대기업이 갑자기 노사 협조적 방식의 숙련 향상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낮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된 지금, 한국 제조 대기업은 현대자동차의 아틀라스나 테슬라의 옵티머스 같은 휴머노이드 도입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문화예술과 서비스산업 일자리, 즉 “문화로 지역에서 먹고살기”가 가능해야 한다고 한다. 비수도권 광역지자체들은 관광업과 문화예술을 통해 여성 친화적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반복해서 약속해 왔다. 결과는 가혹하다. 광주광역시는 2015년 11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개관했다. 공사비는 약 7,000억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개관 4년 차인 2019년 광주 시민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국내외 관광객 유치, 일자리 창출에 대한 평가는 모두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2020년 당시 ACC의 연간 운영 예산은 약 550억 원, 평균 수익은 약 19억 원이었다. 청주시는 2018년 12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유치했다. 한때 3,000명이 넘는 노동자, 특히 여성 노동자들의 일터였던 청주연초제조창의 남동관을 리모델링했다. 청주관은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이라는 정체성을 살려 운영되었고, 2024년 8월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2018~2019년 22.9만 명, 2023년 24.9만 명 수준의 연간 방문객 규모는 청주 지역 문화예술 산업 생태계에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보다 두 사례 모두에서 분명히 드러난 것은, 하드웨어 인프라 유치만으로 산업 생태계 조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려면 매개 인력, 거버넌스, 후속 산업이 필요하다. 2026년 창원시는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유치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분원 유치 논의도 비수도권 광역시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유치 게임’이 광주·청주의 경험을 넘어서려면, 지자체와 중앙정부 모두가 산업 생태계와 정주 인프라까지 묶어서 기획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제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상 기능, 즉 연구개발과 엔지니어링을 비수도권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조 대기업은 수십 년에 걸쳐 수십조 원을 투자한 R&D 인프라를 손쉽게 옮기지 않는다. 매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오히려 지난 30년간 ‘가벼워진 것’은 실행(생산) 기능이다. 산업도시의 공장은 기회만 되면 해외로 ‘공중부양’할 수 있는 자산이 됐다. 수도권 첨단 제조업 공장의 비수도권 확장도 쉽지 않다. 반도체 공장은 용수와 전력 인프라의 한계에 부딪혀 있다. 그러나 영남이나 호남에서 용수와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더라도, 인재의 공급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가 함께 구축되지 않으면 기업은 움직이지 않는다.

광역화와 메가시티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집중 투자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제조 스타트업을 창출하여 유니콘을 만든다. 국가 관점에서 중복투자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손실을 줄인다. 지역혁신을 위한 ‘최소 생태계’를 정의하려는 시도이며, 국가의 지방주도성장 방안이고, 일자리 공급책이기도 하다. 현 정부의 ‘5극 3특’ 균형성장 추진전략은 이 방향성을 정책화했다. 5개 초광역과 3개 특별자치도가 지역투자공사(인프라·벤처 투자), ‘서울대 10개’ 프로젝트(거점 국립대 대규모 투자), 광역 간·광역 내 교통망 확충을 통해 서울·수도권에 준하는 기능을 갖추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산업’의 창출로 충분한가?

광역화로 만들어질 새로운 일자리 보다 이미 비수도권 노동시장에 존재하는 일자리의 질이 먼저 다뤄져야 한다. 존재하는 비수도권의 일자리 안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의 괴로움과 노곤함에 대해서는 이 지점까지 전혀 논하지 않았다. 조선소의 하청 노동자, 비수도권 중소기업에서 초과 수당은 물론 산업안전의 보장조차 쉽지 않은 노동자, 고용허가제와 유학생 그리고 계절노동자의 경계가 모호한 지점의 노동시장을 유령처럼 배회하는 다양한 형태의 외국인 노동자까지. 그리고 그 괴로움과 노곤함 뒤에 ‘싸게 갈아 쓸 수 있는’ 비수도권 노동시장의 ‘생산하청기지’ 혹은 분공장이 되어버린 전국적이면서, 또 글로벌 하게 엮여 있는 공간분업의 맥락이 놓여 있다.

마치며 — 남아도, 올라가도 괴롭다

이 글은 비수도권 청년 노동시장 문제를 공간분업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일자리 비대칭으로 설명했다. 비수도권은 본사·연구개발·고부가가치 서비스에서 배제됐고, 산업도시 제조 대기업 정규직 생산직 채용도 위축됐다. 청년 여성에게는 사실상 일자리 자체가 없다.

청년의 선택은 두 갈래로 나뉜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그러나 어느 쪽도 만족스러운 답이 아니다. 떠난 청년은 서울에서 직주근접 주거비를 감당하며 양극화된 노동시장을 마주한다. 청년 ‘쉬었음’ 비중은 2025년 22.3%까지 올랐고,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에서도 같은 흐름이 번지고 있다. 남은 청년은 비수도권 중소기업과 물류센터 사이에서 ‘훗날’을 기약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국 남아도 괴롭고, 올라가도 괴롭다. 생계비가 비싸고 노동시장이 양극화된 서울 수도권, 극소수를 제외하고 하향평준화로 가고 있는 비수도권의 일자리.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재생산 문제의 핵심에 청년들의 일자리, 그리고 노동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하는 데 있다. “적당한 일자리만 있다면 지역에 살고 싶다”라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문제에 대응하지 못하면, 국가와 사회의 재생산도 어렵다.


월간<복지동향> 2026년 5월호(제3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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