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0 2000-11-10   3906

공무원연금제도 개혁 내용

연금법 개정의 배경 : 급속한 재정 위기

작년부터 공무원, 교직 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 오던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윤곽을 드러냈다. 공무원연금법의 개정은 이에 '준하여' 운용하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의 개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이 번 개정은 군인연금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개의 특수직역연금제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수면위로 떠 오른 배경은 급속한 재정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에 의하면 97년에 6조 2천억원에 달하던 기금액이 2000년에는 1조원대로 떨어지고 2001년부터는 기금고갈과 더불어 연간 2조원 정도의 적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공무원연금이 재정 위기에 봉착한 이유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첫째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서 공무원연금은 보험료 부담보다 연금액이 매우 높은 이른 바 '저부담-고급여'체계로 구조화되어 왔다는 점이다. 공무원연금이 저부담-고급여로 구조화된 것은 소위 공적연금에서 '정치적 위험'을 상징하는 대표적 경우에 해당되는데, 80년대에 걸쳐 공무원보수를 동결하면서 연금지급율을 30-50%에서 50-76%로 인상했으며, 연금액 산정기준을 본봉 기준에서 기말수당, 정근수당, 장기근속 수당 등을 합친 방식으로 바꾸었다. 즉, 5공정권에서 공무원의 보수인상을 억제하면서 당장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 연금제도의 혜택을 늘려나간 것이 고급여체계를 구조화시킨 것이다.

두 번째는 연금수급자의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퇴직 일시금보다는 연금을 선택하는 공무원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82년에 67.9세이었던 평균수명이 74.5세로 늘어나 연금지출액이 많아졌고, 연금과 일시금 중 연금을 선택하는 비율이 82년에 32.6%였으나 90년대 중반에 들어와 50%로 높아졌고, 최근에는 60%에 달하고 있다. 일시금보다는 연금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연금기금에서 지출되는 비용은 비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세 번째는 단기적인 원인으로 98년-99년 사이에 공공부문 구조조정으로 공무원들이 대량 퇴직하면서 이들의 연금과 퇴직 일시불을 지급하기 위한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이로 인해 재정이 0급속히 악화되었다. 통상 공무원 퇴직자수는 연간 3만 4천명정도(전체 공무원의 약 3.5%수준)이었으나 98년에는 5만5천명, 99년에는 9만5천명으로 평상시보다 2-3배 가까이 퇴직자가 증가하였다. 이로 인해 98년에서 2000천년까지의 당기 수지적자(당해 년도 보험료 수입에서 당해연도 연금지급총액을 제한 금액)가 약 5조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공무원연금은 저부담-고급여체계라는 구조적 원인에 단기적으로 공무원 구조조정으로 퇴직자수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급속한 재정위기로 빠져들게 되었다.

제도개혁의 내용

이러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서 정부가 마련한 공무원연금의 개혁 방향은 공무원연금제도의 기본틀을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① 보험료 인상 그리고 인상 이후에도 예상되는 적자의 국고보조, ② 연금제도의 원리에서 과도하게 벗어나 있는 비합리적인 제도의 개정, 그리고 ③ 연금기금운용 개혁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보험료 인상은 연금재정을 건전화시키기 위해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인데, 이번 정부안에서는 현행 15%(공무원 7.5%, 정부 7.5%)에서 18%(공무원 9%, 정부 9%)로 약 3%의 보험료를 올리는 안을 제시하였다. 보험료 인상은 공무원과 국민의 세금부담으로 이어지지만 3%의 보험료 인상은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이다. 보험료를 3% 인상한다 해도 연금 적자액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연간 약 1조원정도의 국고가 매년 적자보존 명목으로 공무원연금에 지급될 것이다.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연금적자를 메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소위 '비합리적인 제도'의 개정은 다음과 같은 4가지제도 변경이 핵심이다. ① 연금지급개시연령제 도입 : 공무원연금은 연령과 관계없이 20년 근무기간이 충족되면 40대에도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연령에 관계없이 지급하던 방식을 95년 이전 임용자는 50세부터 연금을 지급하되, 2년에 1세씩 올려 2020년부터는 60세부터 연금을 지급하게 하였다. 단, 법개정 당시 20년 가입자, 그리고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퇴직하는 경우는 연령과 관계없이 과거처럼 연금을 지급한다. 그리고 법 개정당시 19년에서 15년 가입자는 급속한 제도 변경으로 인한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해 22년- 30년의 가입기간이 충족되면 연령과 관계없이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연금지급개시연령제는 그 동안 학계 등 여러 곳에서 개정 필요성을 제기해 왔던 사항이며 바람직한 개정 방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서 조항이 많아 어느 정도 실효성을 갖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② 연금의 물가연동방식 도입 : 공무원연금은 공무원의 보수 인상율에 따라 연금액이 연동되는 방식이었으나 이번 개정안은 국민연금에서 적용하고 있는 물가연동방식이 규정되었다. 보수인상 방식과 물가연동방식의 장단점은 공적연금제도에서 논쟁이 되는 부분 중의 하나인데, 일단 우리 나라의 경우를 보면 92-97년 기간 중 공무원연금의 보수인상율이 물가인상율보다 높았기 때문에 연금수령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두 지수가 현저하게 차이가 날 경우 5년에 한번씩 연금액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들어감으로써 물가연동제가 유명무실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③ 연금산정 기준보수기간 확대 : 국민연금의 경우 최초 연금액 산정시 적용되는 보수기준이 생애평균소득 lifetime income 인데 반해, 공무원연금은 최초 연금액 산정이 되는 보수가 퇴직 직전 1년의 보수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퇴직전 3년평균보수를 기준으로 연금액을 산정하도록 하였다. 보수산정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렸을 경우 연금액이 약 1%정도 인하되는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으므로 실제 급여인하에 미치는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④ 소득심사제도 income test 의 확대 : 일반적으로 공적연금제도에서는 퇴직 이후에도 상당한 소득을 있는 경우는 연금이 지급 정지되거나 혹은 감액된다. 현재는 연금수령자가 공직 혹은 정부투자기관에 재취업할 경우 연금의 50%를 일괄적으로 감액지급하고 있는데 이번 개정안에는 민간기업에 취업하거나 혹은 자영업을 통해서 '일정한' 소득을 올리는 경우 연금액을 감액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시행시기는 3-5년정도 유예기간을 둔다는 것이다. 소득심사제도의 확대는 공적연금제도의 일반적 취지에서 볼 때 보다 일찍 도입되었어야 할 제도이다.

셋째, 연금기금운용과 관련해서는 '기금운용심의회'에 전문가 및 공무원단체 대표를 위원으로 추가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기금운용체계 전반의 혁신이나, 기금운용성과 평가 등과 관련된 내용 등 그 동안 공무원단체에서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혁의 여지가 많으나 근본적인 제도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논의와 평가

공무원, 군인 등 소위 특수직역에 종사하는 인력에 대한 연금제도는 보는 시각에 따라 논의의 차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공무원연금도 사회보험인 한 일반 연금제도와 동일한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고, 공무원 및 군인연금제도는 순수하게 사회보험적 성격의 연금으로 해석해서는 안되며, 소위 국가의 공무를 수행한 집단에 대한 일종의 국가 '보상적 차원'의 성격으로 보아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대립되는 시각 중에서 일단 다른 나라의 공무원연금제도의 특성을 보면 후자의 시각, 즉 공무 종사자에 대한 국가보상적 성격이 많이 드러난다. 즉, 공무원이나 군인 등 소위 '특수한 공무'에 종사한 인력에게 연금에서 일정한 특혜를 주는 것은 어느 나라나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 나라 공무원연금제도의 개혁을 논의할 때도 공무원연금에는 보상적 성격이 어느 정도 들어가 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금개혁안에서는 소위 '고급여'구조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이번 개정에도 불구하고 33년 재직한 공무원의 경우 여전히 77%의 임금대체율에 해당되는 연금을 지급받는다. 공무원연금의 경우 30년 재직시 임금대체율이 70%이르나, 국민연금의 경우 중간소득자를 기준으로 할 경우 45%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에 비해 연금액이 상당히 높다. 물론 민간인 근로자는 퇴직금이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다. 정확한 비교는 '공무원연금+공무원 퇴직수당총액'과 '국민연금+퇴직금 총액'을 비교해야 정확한 비교가 된다.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임금대체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퇴직금부분에서는 민간인 근로자가 공무원에 비해 휠씬 많은 혜택을 받는다. 그리고 공무원의 낮은 보수 수준도 같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비추어 보면 이번 개정안은 공무원연금제도의 특수성, 즉 순수한 연금제도 외에 보상적 성격을 인정한 개정안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공무원연금제도에서 그 동안 집중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것은 공무원연금의 국가보상적 성격을 과도하게 넘어선 부분이다. 여기에는 지급개시 연령제가 없는 점, 퇴직 직전 1년치 보수로 연금액을 결정하는 제도, 그리고 연금과 다른 소득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제도 등이 대표적인 경우에 해당된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손을 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법에 단서조항이 너무 많아 실효성의 측면에서 의문시되는 것이 많으면 또한 시행령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이번 개정안에서 소홀히 취급된 것은 공무원단체 등과 언론 등에서 그 동안 수없이 문제를 제기한 기금운용과 관련된 제도 개혁이다. 기금운용과 관련된 제도 개혁은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 공무원단체 대표와 학자를 위원으로 추가한다는 것이 전부인데, 이 정도로 기금운용의 불신을 읍爭

월간 <복지동향> 2000년 11월호(제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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