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4 2004-06-10   1616

[심층분석: 복지와 재정분권화, 이대로 가도 좋은가? 1] 조용히 진행되는 국고보조정비사업, 사회복지에 미치는 영향은?

문제를 제기하며

작년 6월 청와대 내에서는 매우 의미심장한 회의가 진행되었다. 김병준 청와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지방분권화에 대한 참여정부 로드맵을 보고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노무현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인 ‘지방분권’ 정책의 세부 모습이 공식적으로 그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서는 지방분권과 관련된 법률의 재개정, 지방위임사무의 재배치,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설립, 지방교부세율의 인상, 지방정부예산지침의 수립, 복식부기제의 전면실시, 지방정부 및 의회의 인사권 확대, 주민소환제 및 주민소송제의 실시 등등에 대한 향후 추진 일정이 포함되어있었다(<표 1> 참조). 그러나 이러한 추진 목록 속에 ‘국고보조사업의 정비’라는 것이 들어있었고 이는 지방분권 정책의 핵심이 재정분권, 그것의 핵심이었음을 우리는 좀더 일찍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로드맵에 의해 참여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지방분권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신행정수도건설법 등 지방분권관련 3개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면서 그 일정을 구체화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최근 알려진 바에 의할 것 같으면, 그동안 청와대의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와 기획예산처, 그리고 각 정부부처 기획관리실 간에는 꾸준히 작업이 이루어져 이른바 국고보조금 사업의 정리에 있어 상당한 성과(?)를 도출하였다고 한다. 이런 움직임은 국고보조금 전체에서 42.2%를 차지하는 사회복지 분야에는 매우 심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변화를 초래할 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일선 사회복지계는 물론 지방화시대의 주역인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 NGO, 이 분야의 전문가집단들에게조차 잘 드러나지 않은 채 위원회와 예산부처 및 각 부처들간에만 조용히 조율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참여정부답지 않다.

지난 5월 10일 “재정분권과 사회복지, 이대로 가도 좋은가”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가지며 이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올리려 했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앙정부나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추진 상황을 확인해 주지 않고 있으며 또한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의견도 구하지 않고 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재정분권에 의해 그 역할이 막중해진 지방정부나 지역 NGO 내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정보가 부재하여 어떤 적절한 준비를 행하는 것으로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참여하에 재정분권 논의가 진행된 것은 더욱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

한마디로 국고보조금 사업의 변화가 몰고 올 사회복지계의 후폭풍은 지대하건만 그에 걸맞는 준비는 거의 없다는 것은 향후 사회복지발전에 분명 혼란이나 지체를 가져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현재 나름대로 파악되는 국고보조사업의 정비 방안의 실체는 무엇인지 보기로 하자.

<표 1>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추진 로드맵(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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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복지재정의 현실을 돌아보면

먼저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나라 복지재정의 현실을 잠깐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IMF 경제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복지재정은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먼저, 정부 예산 중 광의의 복지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의 최근 변화를 보면 <표 2>와 같다. 여기서 보는 바와 같이 IMF 경제위기 이후 2001년까지 정부의 연평균증가율은 9.5%이나 복지예산의 그것은 15.4%에 달해 상대적으로 빠른 증가율을 보였고 이로써 예산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모두 1998년에 비해 증가한 상태이다.

<표 2〉 복지예산의 변화추이 표없음 이러한 경향성을 보건복지부 예산이라는 협소한 복지예산에 초점을 맞추어 다시 보면 더욱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98년 기준으로 2004년은 2.94배가 증가되었고 정부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대에서 8%대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표 3〉 보건복지부 일반회계예산 변화추이 표없음 한편 국제비교가 가능한 OECD의 사회지출비(social expenditure)의 개념에 맞추어 우리나라의 복지재정 현실을 바라보면 아래의 <표 4>와 같다. 표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2001년 현재 우리나라는 퇴직금을 제외하면 경상GDP의 6.12%, 이를 포함하면 8.70%에 해당하는 사회보장비용이 지출되고 있는 것이다.

<표 4〉 사회복지지출 추이(1990~2001) 표없음 그렇다면 이러한 복지재정의 현실 뒤에 숨어있는 우리나라 복지재정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첫째, 여전히 복지재정 수준 자체의 저열성(低劣性)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아래의 <표 5>, <표 6>을 통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1인당 GDP 1만불시대를 비교하더라도 우리는 일본과 미국, 호주 등 저복지국가에 비하여도 낮은 상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스웨덴과의 차이는 현격 그 자체이다.

<표 5〉 OECD 주요국의 사회복지지출(1998년 기준) 표없음 <표 6〉 1인당 GDP 1만불소득대의 복지지출 비교 표없음 둘째, 복지재정 결정과정에 있어서의 경제관료의 지배력이 여전히 막강하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의 예산책정의 결정권은 기획예산처에 주어져있다고 보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내년부터 부처별 총예산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바뀐다고 하지만 기획예산처의 영향력이 줄어 들 것이라고 점치는 사람 또한 없다. 그런데 이들 기획예산처 관리들 대부분은 과거의 경제기획원 또는 재무부 등 경제관료 출신으로서 사회정책에 대한 철학과 이해도가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복지재정에 있어서도 계량적인 비용효과에 집착하거나 경제성장주의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예산 배정에 접근하고 있다고 보여짐으로써 이들에게 복지재정을 맡기는 한 복지국가에 걸맞는 복지재정구도의 정착은 연목구어인 셈이다. 셋째, 아직도 정부재정이 순증주의(純增主義, incrementalism)에 입각하고 있으므로 선진국형 재정구조를 이루기 위한 복지재정의 과감한 증액이나 비중 조정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이다. 순증주의는 전년도 예산액이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작용하는 방식으로서 객관적인 근거에 기초하기보다는 현상유지적이며 예산 배정을 둘러싼 이해세력들의 타협적 산물로 기능하기 용이한 방식이다. 넷째, 지방정부의 세입이 중앙에 의존적인 가운데 복지예산에 있어서는 중앙정부 사업의 대응예산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지방복지예산은 수동성 그 자체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표 7>은 지방정부의 세입이 서울시와 광역시를 제외하고는 중앙정부의 교부감이나 양여금, 보조금 등에 의존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표 7> 2001년 지방세입의 구조(일반회계 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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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표 8>에서는 기능별 세출예산의 구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가운데 사회개발비 비중이 49.8%이며 이중 사회보장비는 일반적으로 15%내외를 보이고 있음을 알려주는 표이다.

<표 8> 2001년도 기능별 세출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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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러한 전국규모의 통계를 좀더 사실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부천시라는 기초자치단체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여 보면 <표 9>에서처럼 세출이 구성되어있으며 이중 사회보장비는 15.4%에 불과하며, <표 10>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의 직접사업들은 부천시 전체 사회보장비의 3.4%에 그치고 있으므로 주로 국고보조금에 대한 대응예산에 의해 복지사업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표 9> 부천시 세출 예산 총괄(2001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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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0> 부천시 사회복지 예산의 기능별 분류(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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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러한 일반적인 복지재정의 문제점을 인정하다면 앞으로 재정상의 변화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최근 형성되는 지방분권화 및 재정분권화, 그리고 국가보조사업의 변화도 의당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그렇다면 국고보조금 정비방안의 내용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에서 그동안 국고보조금 정비방안을 추진해 오는 과정에서 현재의 국고보조금제도에 대해 갖고 있는 문제인식은 이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현 국고보조금제도의 문제점은 첫째, 국고보조금이란 기본적으로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것인데 그 비중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고보조금은 중앙정부에서 지방에 이전시키는 전체이전재원의 20%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04년도 전체 이전재원은 53.7조원인데 이 중 보조금은 12.7조원으로서 23.6% 차지한다. 이는 ;91년 전체 이전재원 13.1조원, 보조금 2.0조원, 따라서 그 비중 15.3%와 대비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국고보조금은 중앙부처가 지방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지방자치단체가 국고지원으로 지방사무까지 추진하려는 경향을 낳는 등 그 폐해는 당연히 지적될 만하다고 보여진다.

둘째 문제점은 국고보조금 제도 자체에 비효율 및 낭비요인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국고보조금의 사업수가 ‘00년 384개에서 ’04년 533개로 증가하는 등 계속 팽배하는 과정에 있고 이에 따라 지방이 아닌 중앙의 우선순위에 따라 소액분산투자가 주를 이루는 동시에 지방비의 대응예산확보 여부와 사용 보조금에 대한 사후정산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국고보조금 사용에 대한 비효율이 적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 가운데 국고보조금 정비의 기본 방향은 보충성의 원칙, 포괄적 지원의 원칙, 성과지향적 자기책임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이때 보충성의 원칙이란 중앙정부의 역할은 지방정부 기능의 보완 측면에 있음을 분명히 하자는 것으로서, 명백히 국가사무가 아닌 경우는 지자체가 우선 추진하기로 하고 이들 부분은 당연히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지방정부의 자율적 판단에 의해 지출되도록 하자는 의미다. 포괄적 지원의 원칙이란 비효율성과 낭비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할 때에는 포괄보조 방식으로 일괄지원함으로써 소액 및 다종 사업들에 대해 일일이 국가가 감독할 필요성을 없애자는 것이다. 성과지향적 자기책임의 원칙이란 이렇게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재정에 대한 자율권이 넘어감에 따라 주민소송제 등 자율통제시스템을 비롯하여 지방정부의 성과관리 강화 방식을 구비하자는 것이다.

이런 원칙에 따라 현재의 국고보조사업을 크게 3가지로 분류하여 정리하자는 것이 현재 움직임의 핵심으로 알려진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지방이양대상사업, 포괄적 국고보조대상사업, 그리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대상사업 등 3가지이다.

① 지방이양 대상사업

이 사업의 대상은 명백한 지방사무에 대한 국고보조(예, 지역특화사업, 지방문화재 보수정비 등), 반복적 집행성격의 시설물 경상운영비 지원사업(예, 장애인체육관운영, 여성농업인센터운영 등), 단순한 지방재원 보전성격의 보조사업(예, 공자기금의 이차보전사업), 그리고 국고보조의 실익이 낮은 소액보조사업(예, 지방단위 소규모 문화관광축제, 수산물위생안전등) 등이다.

② 국고보조 대상사업

이에는 사무성격상 명백히 국가사무인 경우(예, 여권발급업무, 국가안전관리시스템 등),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사업이나 지방이양시 축소가 예상되는 사업(예, 환경, 산림, 보건의료 분야 보조사업 등), 그리고 중앙정부의 정책수립과 밀접히 연계되어있고 대내외 환경변화에 국가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사업(예, 국민기초생활보장, 농업구조조정지원 등) 등이 해당한다.

③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대상사업

이에는 낙후지역ㆍ농ㆍ산ㆍ어촌 및 지역 SOC 개발관련 사업(도서종합개발, 농촌종합개발, 산촌개발 등), 지역의 문화·예술·관광자원 개발관련 사업(예, 공공도서관 건립, 지역문화회관 건립 등), 지역전략산업ㆍ문화관광클러스터 등 지역혁신 관련사업(지역산업 진흥, 지역문화산업기반조성, 지방과학기술혁신 등), 그리고 기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상 규정된 사업(농공단지, 개발제한지역 관리 등) 등이 포함되어있다.

복지분야 국가보조사업의 정비방안은?

위와 같은 분류방식을 염두에 두면서 복지부에서 관할하던 보조금 사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바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단 <표 11>의 내용과 같이 정리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표 11> 최근 논의된 복지부문 보조금사업의 재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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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다면 복지부는 모두 5조 3,389억원에 해당하는 146개 사업을 지방이양사업으로 71개 사업 8,247억원(15.4%), 포괄적 보조사업으로 75개 사업 4조 5,142억원(84.6%)으로 나뉜다. 균형발전특별회계 대상사업은 없다.

이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 몇 가지 의미를 살펴보자.

첫째, 사회복지서비스 예산의 상당부분이 지방이양사업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외형상으로 보면 지방이양사업이 적지만, 실제 포괄적 보조사업 중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상의 급여 예산을 제외하면 9,566억원만 남게 되고 따라서 사회복지서비스 예산 중 상당부분이 지방이양사업 대상이 됨을 알 수 있다. 이로써 이들 복지서비스 사업은 간단히 표현하면 이제 지방정부의 의향에 사업예산 배정이 오롯이 결정된다.

둘째, 보조사업으로 분류된 예산도 포괄적 보조금의 대상인 한, 구체적으로 해당사업에 쓰지 않아도 되며, 극단적으로 보조금 총액만을 사회복지사업에 지출하면 됨으로써 지방정부의 재량권 역시 결코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지방정부의 입장에서는 보건복지부가 각종 보조금사업 항목에 의해 계산된 보조금 총액이 있다할 때, 지방정부의 판단에 의거할 때 노인복지사업 보조금을 장애인복지사업 예산으로 쓸 수 있게 된다. 단, 전체 보조금 총액을 복지사업에 쓰는 것을 준수하는 선에서.

셋째, 현재 <표 11>에 나타난 지방이양산업 71개와 보조금 사업 75개 사이에 뚜렷한 분류기준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복지시설 운영비는 지방이양사업이지만 아동복지시설과 부랑인시설 운영비는 그렇지 않다. 장애인복지시설과 사회복지관의 기능보강비는 지방이양사업이지만, 장애인의료재활시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노인시설, 아동복지시설 등 대부분 기능보강비는 보조사업이다. 어떤 이유일까 심히 궁금하다. 더군다나 보건사업의 대부분은 보조사업이다. 이것이 일괄적으로 보조사업이 된 것에 혹 이상한(?) 배경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 의구심을 갖는 것도 워낙 이러한 분류결과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지 않는가?

이대로 좋은가?

현재로선 그 사이 정부부처 내에서 또 어떤 줄다리기와 버티기가 진행되어 위의 표와 얼마나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계획에 의하면 ‘05년도 예산책정부터 이러한 분류기준이 적용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회복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진정 이것이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것인가?

원리적으로 본다면 현재의 보조사업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재조정하여 지방의 복지욕구에 순응하는 구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는 장기적인 관점을 지니고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여진다.

현재 복지재정의 현안이 과연 지방분권화가 되지 않는 것인가? 필자로선 현재 복지재정의 현안은 복지재정의 확대이다. 박약한 복지재원을 적정수준으로 팽창시키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에서의 복지분야로의 재원투여를 유도하는 길이 최우선이다. 현재의 보조사업 정비방안에서 우려되는 가장 심각한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즉, 이로써 중앙정부의 복지재정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대부분 지방정부의 현재와 같은 일천한 복지사업에의 의지와 인식에 의하면 지방이양산업부분의 축소가 예견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현재에서의 퇴보를 말하며 복지재정의 위축을 말한다.

둘째, 이는 필연적으로 지방정부간 복지수준의 불평등을 유발하게 된다. 각 지방정부의 복지인식과 사업의지의 차이, 그리고 복지분야 관료들의 역량의 차이는 곧 복지분야의 불평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셋째, 복지부문간 불평등도 문제이지 않을 수 없다. 지방이양사업과 포괄적 보조금사업의 예산투여과정에서 지방정부가 어느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느냐에 따라 부문간 불평등이 확대될 수 있다. 물론 객관적이고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분야별 복지욕구별로 배분된다면야 지극히 합리적인 불평등이지만 그렇지 않고 각종 로비와 비전문적 판단에 의해 이루어진 배분의 결과로 나타난 불평등이라면 지극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넷째, 현재로서는 복지부, 지방정부 더욱이 지방복지재정을 견제할 지역 NGO 모두 준비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전국 240여개에 달하는 기초자치단체를 떠올릴 때 과연 준비된 지방이, 그리고 그 지역의 복지분야 NGO가 얼마큼 준비되어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이러한 우려는 단순히 ‘중앙집권적’ 발상을 떨치지 못하는 연구자의 ‘반(反) 지방적’ 발상에서 비롯된 기우는 아니지 않는가?

물론 단기적인 혼란을 극복하면서 남발된 보건복지부 보조금 관리 정책의 정비되며, 지방정부의 복지재정에 대한 자율성이 신장되고, 지역현실에 맞는 복지계획 수립의 계기가 제공되며 아울러 지역 주민 및 지역 NGO의 복지예산 수립과정의 참여기회가 확대되는 성과가 점점 무르익는 수확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 득은 없고 실만이 예상되는 것 같아 좀더 치밀한 준비와 이행계획이 서지 않는다면 그 혼란의 끝은 이 알량한 복지수준마저도 뒤로 퇴보하는 것이라는 점이 걱정된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청와대와 중앙부처 사이에서의 비밀스런 작업으로 끝내 머무는 한 지방정부와 지역NGO의 대응력은 기대할 수 없는 수준으로 된다.

이제 공론의 장에서 그 실효성과 성공적인 이행방안을 논의해야 하자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이태수 /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

월간 <복지동향> 2004년 06월호(제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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