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8 2008-07-02   1021

[동향 2]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현황과 개선방안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현황과 개선방안


                                        


신형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정책실장



1. 들어가는 말
   약제비 적정화방안은 2006년 12월 보건복지부(현재는 보건복지 가족부)가 허술한 약가제도를 개혁하고자 도입한 제도이다. 우리나라의 약제비 증가추세는 OECD국가에서도 선두를 형성할 만큼 빠르다. 2001년 4조정도의 약제비 규모는 2007년 9조 정도로 성장하였고 총진료비에서는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통계로 잡히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까지 생각한다면 그 규모는 더욱 클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약제비의 빠른 증가가 노인 인구의 급증과 건강에 대한 관심증가, 생활 환경의 변화등도 있으나 불필요하게 높게 형성된 약값과 과도하게 사용되는 약 사용량이 주원인이었고 그 결과로 약제비 적정화방안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물론 정부가 제도를 도입하기전인 수년전부터 시민사회내에서 약가제도 개혁을 줄기차게 요구하여 왔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이다.


   약제비 적정화방안이 도입된지 1년6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고 제도의 주요시행들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상황을 보았을때 의미있는 평가를 한다는 것이 성급한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약제비 제도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몇가지 사안을 보았을때 보완되어야할 내용에 대하여는 언급하고 개선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2. 약제비 적정화방안의 현황과 문제점
   1)제도 현황
      2006년 정부는 비용-효과분석을 기초로 해서 선별적으로 보험약을 선택하는 포지티브 리스트의 실시, 특허만료의약품의 가격 20%인하, 심평원은 경제성 평가  보험공단은 약가협상후 가격결정이라는 구조도입과 약가협상 실시, 이미 보험약으로 인정받고 있는 의약품에 대한 5년간의 재평가, 약 사용량의 적절한 관리를 위한 방안 등의 내용을 가지고 제도를 도입하였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과제는 대부분 진행 중에 있거나 준비과정에 있다. 포지티브 리스트는 바로 시행되어 새로 들어오는 신약에 대하여는 평가와 약가협상을 통해 보험약으로 인정되는 품목과 탈락하는 품목이 생기고 있다. 또한 특허가 만료되는 약들은 제너릭의약품(복제의약품)이 들어오게 되면 20% 가격이 인하되어 공급되고 있다. 기존에 있던 보험약의 평가는 편두통약과 고지혈증약의 시범평가를 끝내고 나머지 의약품에 대한 본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약의 사용량을 합리화 하기 위한 방안은 약값과 사용량을 연동시키는 제도와 제너릭 의약품 장려제도가 추진되고 있고 처방가이드 라인이나 총액예산제 같은 제도는 준비되지 않고 있다.


    약제비 적정화방안 추진과정에서 다국적 제약협회와 제약협회는 강력한 반발을 하고 있다. 이미 행정법원에 약제비 적정화방안 취소 소송을 내었고 (결과적으로는 제약회사측이 패소하였다.) 포지티브 리스트 제도에 대하여는 신약의 접근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계속 주장을 하고있고  최근에 끝난 고지혈증에 대한 시범평가 결과로 나타난 약값의 대폭적인 인하에 대하여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2) 진행중인 제도의 문제점
       최근 약제 조정위원회까지 회부되며 논란 끝에 결정된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의 사례를 보았을때 약제비 적정화방안이 아직은 허점이 많음을 나타내고 있다. 스프라이셀의 경우는 신약에 대한 가격결정 기준이 무엇인가에 대한 구체성이 결여된 사례였다. 그동안 문제시되었던 혁신적 신약 규정에 의해 결정되었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을 기준으로 비교하여 스프라이셀 가격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고가로 약값이 결정된 것이다. 보험공단과 약제급여조정위원회도 제약회사가 제출한 가격을 근거로 소폭 가격을 인하하였을 뿐 납득할 만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보험공단은 신약약가결정시 OECD국가와 싱가포르,대만의 약가를 참조한다고 하였으나 우리나라는 신약의 진입속도가 매우 빨라 상당수의 신약의 가격비교 국가가 1-2개 국가이고 이 국가들은 소위 A7국가인 상황이다. 따라서 여러 국가를 가격비교대상으로 설정해 놓았지만 현실에서는 그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제대로 도입되기 위하여는 개별 약가의 규제와 더불어 사용량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복지부도 인정하였고 여러 전문가도 동의하였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는 실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방안은 사용량- 가격연동으로 약가를 조정하는 장치만이 있을 뿐이다. 그밖의 정책 방안은  처방권자, 공급권자의 자율에 맡기고 있으나 제약회사의 마케팅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과 의약품을 다량 소비하는 노인인구의 급증 상황을 고려할 때 유효한 수단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스프라이셀의 경우를 살펴보았지만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예전의 제도에서 가격이 결정된 의약품을 참고하여 새로나오는 신약들이 가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약값을 받기 때문이다. 이번 기존 보험약 시범평가를 보면 편두통약의 경우 평균인하율이 4-10%정도이고 고지혈증약은 평균 30%를 인하해야 한다는 심평원의 보고가 있었다. 가격이 인하된 의약품을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한다면 새로 진입하는 의약품의 가격도 인하되어서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기존 보험약의 평가 기간은 5년동안 기다려야 되며 5년동안 완료할지도 미지수이다. 그러나 새로 진입하는 신약은 계속 증가할 것이기에 그동안의 약값을 보정할 수 있는 기전이 필요 하다라고 보여진다.


     에이즈 치료약 푸제온의 사례를 보면 필수의약품의 협상과정에서 결렬되었을 경우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푸제온은 보험약에 등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년동안 공급이 되지 않았다. 이유는 결정된 보험약값이 싸다는 이유였다. 최근 심평원은 푸제온이 필수약제임을 재확인하였으나 푸제온을 공급하는 제약회사는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을 인정하지 않으면 공급하지 않는다고 하여 공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약제비 적정화방안 내용을 보면 공단과 제약회사간의 협상결렬시 약제 급여조정위원회에 회부해서 논의하거나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권으로 보험등재를 명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공급하는 제약회사가 공급을 계속 거부할시 대안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스프라이셀의 경우에도 약제급여조정위원장이 밝혔듯이 제약회사가 공급거부를 하지 않을 수준을 고려해서 약값이 결정되었다.


3. 약제비 적정화방안의 개선방안
   우선 신약의 가격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이미 심평원에서 많이 진행시킨 사항이지만 의약품의 경제성 평가의 지표와 비교 약제등에 대한 선택에 따라 결과가 틀려질 수 있는 만큼 국민의 입장에 기반을 둔 기준의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약가협상시 비교하게 되는 외국 약가에 경우에도 외국 책자 가격뿐 아니라 미국의 BIG4 가격이나 FSS가격 그리고 가능하면 실거래가 등을 참조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신약의 진입속도가 매우 빠르므로 실제로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나라가 제한될 수도 있다. 그리고 다국적 제약회사의 약가 정책은 전세계 공통가격으로 진행되는 만큼 다른 나라와의 가격비교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 따라서 스페인이나 호주에서 하고 있는 약값을 결정시 제약회사에게 원가분석 자료를 제출케 하거나 약가결정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원가 추정을 하는 방안도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기존등재약에 대한 조속한 정비를 서둘러야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새로 들어오는 신약의 가격비교는 기존약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에 기존약의 약값이 높으면 당연히 새로 들어오는 약도 높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기존약에 대한 정비속도와 수준에 따라서 가격의 변화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최근 심평원에서 수행한 시범평가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약값수준이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가 있다.  고지혈증약의 경우 심평원 결과로는 30%의 인하율을 보이고 있다. 270개 고지혈증치료제의 한 해 총 청구액 규모는 3400억원에 달하는데 이미 보험으로 적용된 의약품 16000여 품목 중 단 270개의 품목의 목록정비로 인한 제약사의 매출손실은 연간 약 600억원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국민의 연간 재정절감액이 600억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하여 제약협회 측에서는 반발하고 있으나 심평원 평가 조사와 방법에 대한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평가는 심평원에서 밝히고 있듯이 제약회사의 입장을 고려한 보수적인 평가라고 밝히고 있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준을 적용하면 약가인하율은 44-66%까지 떨어진다. 이 하나의 사례만을 살펴봐도 우리나라 약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 따라서 원칙에 입각한 조속한 목록정비는 국민의 재정절감이나 보장성 확대로 나아갈 수 있다.


   필수의약품에 대한 공급수단을 확보해야할 것이다. 이번 푸제온 사건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환자의 규모가 적거나 비싼 약값을 지불할 능력이 안되는 경우 제약회사는 아예 의약품 허가신청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어떠한 진일보한 대안도 모색하고 있지 않다. 환자손에 닿지도 못할 약의 가격을 정한들 그것은 의미없다. 먼저 TRIPS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강제실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허법 107조 통상실시권 조항에 따르면 ‘1. 특허발명이 천재·지변 기타 불가항력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당한 이유없이 계속하여 3년이상 국내에서 실시되고 있지 아니한 경우 2. 특허발명이 정당한 이유없이 계속하여 3년이상 국내에서 상당한 영업적 규모로 실시되지 아니하거나 적당한 정도와 조건으로 국내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 강제실시를 시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푸제온의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므로 강제실시 발동을 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 한편으로 필수적인 약제의 특허를 국내에서 득할 때 공급에 관한 각서를 체결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약값결정에 따른 공급회피는 어느정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약제비 사용량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언급되었던 내용은 처방가이드 마련과 총액예산제 실시였다. 최근 정부기관에서 나오는 통계를 살펴보면 고가약 사용으로 인한 비용증가보다 약제의 사용량 증가가 주요한 이유였다는 것을 밝혀주고 있다. 이미 외국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사용량 증가를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사용량과 관련된 조절방안은 약가-사용량 연동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는 기존에 나왔던 사용량 규제방안과 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안을 검토하여 제도로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4. 맺으며
   최근의 일어난 사례를 가지고 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하여 언급해 보았다. 그러나 약제비 적정화방안의 초기여서 많은 사례를 보기 힘들어 더많은 문제점과 대안을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한다. 앞으로 약제비 적정화방안의 전개과정에 대하여 더 많은 관찰과 개입이 시민사회에게 필요하다라고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약제비 적정화방안에서 규제할 수 없는 비급여 의약품에 대한 관찰과 규제방안 마련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외국과 달리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에 대한 큰 저항이 없는 상황에서는 제약회사의 무차별적인 마케팅이 광범위하게 일어날 것이고 이로인하여 국민은 불필요하게 약제비 비용을 더 지불할 가능성도 있다.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도입으로 인한 비급여 의약품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고 제약회사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마케팅을 구사할 것이다. 따라서 불필요하고 과잉의 의약품 소비로 인한 건강의 위협과 비용의 낭비가 충분히 올 수 있는 만큼 비급여 의약품을 합리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월간 <복지동향> 2008년 07월호(제1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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