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8 2008-07-02   1691

[동향 1] 노숙인 사망실태와 해결방안 모색


노숙인 사망실태와 해결방안 모색



주 영 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1. 서울시의 노숙인수와 사망자수 변화추이 (1999년 – 2005년)


노숙인수에 대해서는 IMF 경제위기가 시작된 1998년도부터 논란이 많았다. 그 당시에는 주로 어느 일정한 시기에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거리 노숙인수’를 세어서 그 규모를 추정하였기 때문에 그에 기반한 노숙인 정책수립 및 집행 과정에서 다소 혼란이 일기도 하였다. 여기에서는 서울시의 노숙인 수를 1999년~2003년의 ‘서울 자유의 집’ 신규입소자들과, 서울역 노숙인 무료진료소 환자등록자, 그리고 서울역 민간 진료팀 환자등록 자료 등을 취합하여 추정해 보았다. 본 자료원의 노숙인들은 모두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있으며, 주민등록번호를 남기지 않거나 부정확하게 기입한 사람들을 자료원에서 원천적으로 제외함으로써 노숙인수의 과대추정의 가능성을 배제하였다. 본 자료에서는 ‘1999년 말 현재’ 서울시 노숙인 수를 8,711명으로 추정하였다. 당 해 년도의 자료는 100% ‘서울 자유의 집’에서 수집된 것이므로, 여기에다가 1999년도 일반 쉼터 입소자 수(대략 2,000명)를 추가할 경우, 당시 전체노숙인은 10,000명이 훨씬 넘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겠다. 2000년의 경우는 새롭게 추가된 노숙인이 2,973명이었고, 2001년에는 3,268명이었다. 그러나 어떤 사회적 계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2002년도부터는 이전의 절반 수준인 평균 1,400명 정도의 신규노숙인 유입이 매년 발생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2005년 말 현재 총 20,694명이 ‘서울시 노숙인 등록인’으로 파악되었으며, 그 중에서 사망자(1,685명)와 보호시설 수용자들(정확한 숫자는 추정하기 어려움)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현재적 거리생활자’와 ‘잠재적 거리생활자’로서 살아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숙인 사망자는 1999년에 103명에서 2003년에 321명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2004년  후에는 대략 300명 선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서울시 노숙인 집단’에서 하루에 대략 한명 정도의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겠다. 참고로 노숙인 사망자는 ‘통계청 사망자료’에서 주민등록번호로 확인이 된 사람들만을 포함시켰다.


노숙인 조사망률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며, 2003년도에는 1.89%로 가장 높았다. 이후에는 다소 저하되었으나, 그래도 대략 1.60%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의 ‘비교성’을 위하여 표준화해서 볼 때는 절대적 크기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다음은 연령에 따라서 노숙인들의 ‘표준화 사망률’을 구해 본 결과이다. 다음의 그림을 보면, 2003년까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되다가, 그 이후에는 약간 떨어진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인구 10만명 당, 1999년 846.54명, 2000년 1034.10명, 2001년 1050.60명, 2002년 1427.05명, 2003년 1485.39명, 2004년 1365.49명, 2005년 1311.23명으로 확인된다).



2. 연도별 노숙인 사망원인 변화추이(1999년 – 2005년)


1999년부터 2005년까지의 전체자료(7년)를 통합하여 분석해 보았을 때의 남자 노숙인 사망원인으로는, ‘손상, 중독, 외인성 질환’과 같이 주로 ‘다쳐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23.34%로 가장 많았으며, ‘간 질환’과 같이 과다한 ‘알코올 섭취’로 인한 사망이 15.72%로 두 번째로 많았고, ‘악성종양’과 ‘순환기계 질환’이 각각 11.70%와 11.52%로 많았다.


또한, 전체(1999년-2005년)자료를 이용하여 사망원인별 사망률 변화추이(인구 10만명 당)를 분석한 결과, ‘손상, 중독, 외인성 질환’과 같은 이유로 사망하는 경우가 전 기간 동안 300명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가장 많았으며, ‘간질환’이 153명~376명 정도의 수준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그러나, 전체적인 변화추이를 한 자리에 놓고 보면, 초창기의 ‘외상’ 중심에서 이제는 ‘만성질환’ 중심으로 점차 변화해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다시 말해서 ‘외상’과 관련된 ‘응급적인 의료지원’이 가장 중요했던 상황에서 이제는 ‘만성질환’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한 상황으로 정책적 변화가 모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조사에서 활용된 자료를 이용하여 ‘생존분석’을 시행한 결과, 노숙인이 ‘노숙’에 진입한 지 1년이 경과되면 1.30%가 사망을 하고, 5년이 경과하면 8.63%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5~6년 사이에 전체의 10%가 사망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3. 노숙인 사망문제 해결방안 모색


가. 노숙인 의료서비스 제공체계 구축 및 공식화


노숙인 의료문제 특히 사망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장보호를 중심으로 의료정책의 방향이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즉, 보다 거리현장에 밀착해서 노숙인들의 ‘건강상태를 사정(assessment)’할 수 있는 방식으로의 정책적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예, 모바일 팀 운영 혹은 현장 상담소의 기능강화). 물론, 그 이후의 과정들도 세부적으로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동안 10년 가까이 노숙인 의료분야 전문가들이 주장해왔던 ‘주제별 관리체계 구축’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며, 물론 중장기적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의 선정기준의 유연한 적용을 통하여 기초의료보장의 틀 안으로 편입되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또한, 지방의 경우는 국공립의료기관이 부족하거나 없어서, 민간이 자발적으로 비공식적 의료전달체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국가 혹은 지방정부가 공식화해 줌으로써 민간의료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공공성 강화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나. 알코올 중독자, 정신 질환자 관리


정신질환 관련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특히 노숙인 무료진료소에 현재 향정신성 의약품을 사용할 수 없는데, 이를 필수적인 약품으로서 노숙인 무료진료소의 의료기관 등록 혹은 인근 보건소에서의 약품 공급 및 처방지원 등과 같은 다각적인 방안 모색을 통하여 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순회 정신보건 진료팀을 운영하여 거리현장의 정신보건 outreach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정신보건센터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서 정신질환 등으로 의뢰되어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가 거리로 퇴원해 나왔을 때 사후관리나 재활치료가 가능하도록 관리체계를 담당해 줄 필요 있다. 이러한 체계는 기존의 상담보호센터, 정신보건 관련 전문쉼터 등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다. 결핵 환자 관리


일단 노숙인 상설 현장 진료소의 확대와, 결핵투약 치료를 관리해 줄 수 있는 현장 진료소내 의료인력 보강(사례관리 방식으로 접근)을 통하여 일차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결핵 진단체계의 상설화(예, 결핵협회와 공조)와 국공립병원이나 제반 결핵 요양원과의 연계체계를 공식화함으로써 환자의 전달-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현장에서의 사례관리체계의 확대강화는 매우 시급한 일이다. 전달-관리체계의 구축에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일단 현재의 쪽방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병원’에서 나온 노숙인 결핵환자를 위한 일시적 보호(이용)시설을 추가로 확보하고, 지방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예, 대도시의 경우 쪽방지역에 일시적 보호시설 설치 및 운영).


라. 노숙인 정보관리체계 구축


현재 일부 기관에서는 건강자료, 상담자료, 개인신상자료 등이 intra-Net 통해서 직접 검색되고 관리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중․장기적으로 노숙인 관련 각종정책 개발에 중요한 data source로 기능할 수도 있을 것이므로, 보다 잘 짜여진 네트웍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와 관련된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동시에 그 과정에서 개인의 인권적 측면, 법제도적 측면의 기밀보호의 문제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며 따라서 공정하고 법적인 고려가 충분히 이루어진 상태에서 공익적 단위(예, 가칭 노숙인 윤리위원회)가 개입하여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마. 의료문제에 관한 ‘정책결정구조’ 구축 필요


현재 노숙인 건강문제에 대한 실태파악이 총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고, 동시에 노숙인들의 질병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정책실패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또한, 노숙인들의 흐름과 수준(거리 혹은 쉼터)별 의료체계에 대한 고민이 전무하므로, 적절한 ‘의사결정구조’를 구축하여 의료측면에서의 구체적인 중․장기 정책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그 것을 위한 정책결정 조직구성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월간 <복지동향> 2008년 07월호(제1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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