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9 2009-02-01   3060

[심층분석2] 장애인거주시설 기능조정 정책의 방향과 논점


장애인거주시설 기능조정 정책의 방향과 논점


 


김용득(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1. 서론


장애인 거주시설 서비스는 여러 가지 이유로 원 가정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사람에 대하여 대안적인 거주 장소를 제공하고, 이에 수반되는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거주시설 서비스는 19세기 산업 혁명기를 거치면서 생산에 동원되는 노동력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노동능력이 없는 장애인을 가정으로부터 분리시켜서 격리보호하고, 이들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노동력을 산업 생산으로 집중시키기 위하여 일반사회와 분리된 대형시설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는 20세기 중반기를 거치면서 거주하는 장애인의 인권 침해, 대형시설의 비리 문제, 비효율적인 시설 운영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서구사회에서는 이런 문제제기들에 대처하기 위하여 장애인의 입소 선택권의 강화와 아울러 시설을 소규모로 전환하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우리나라의 거주시설 서비스는 1950년대 전쟁고아를 보호하기 위한 시설에서 출발하였으며,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일반 고아시설들이 대대적으로 장애인거주시설로 전환되었으며, 이들 시설의 대부분은 대형 보호시설이었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부터 정부는 본격적으로 시설 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시작하였으며, 1990년대에 들어서 소규모 시설인 공동생활가정을 설립하기 시작하였고, 동시에 일시적인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단기보호시설을 설치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거주서비스는 대형시설 서비스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 시설에 대한 인권 침해나 비도덕적 운영에 대한 폐해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정부는 시설평가제도의 도입,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관리 감독의 강화 등의 대안을 시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들은 거주시설 서비스의 변화를 위한 부정적, 소극적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의 대처는 거주시설에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낙인, 이용 장애인과 시설 서비스 제공자 사이의 불평등한 권력관계, 장애인시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등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수단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점에서 장애인거주시설의 구조를 이용자의 선택 중심으로 근본적인 변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이용자 선택을 존중하는 방식으로의 변화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은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장애인 거주시설 서비스는 장애인 이용자에게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서비스라는 점이다. 일상적인 생활을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서비스에서 이용자의 적절한 선택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일상생활 전반에서 자신의 선택이 관철되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장애인 생활시설을 중심으로 하는 거주시설 서비스의 운영 체계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생활시설은 끊임없이 시설의 투명성과 인권보장의 문제가 제기되어 왔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이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장애인거주시설의 이용자 선택 중심으로의 근본적인 변화는 이런 문제제기를 포괄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셋째, 거주시설에서 이용자의 인권과 주체성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변화의 요구가 장애인 당사자 조직이나 장애인 운동 조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본고에서는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 장애인 거주시설 전반에 걸쳐서 이용자의 선택을 강화할 수 있는 종합적인 방안을 제시해 보려고 한다.

2. 거주시설서비스 개편의 세부 논점과 과제


보건복지가족부는 2008년 4월 10일 ‘장애인불편해소대책’을 통하여 장애인 거주지원서비스 개편계획의 핵심 내용을 제시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추진배경
○ 시설의 대규모화에 따른 인권유린, 시설비리 문제 발생가능성 상존
○ 주거공간과 주간활동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단순 보호기능으로 장애인의 사회통합 저해
○ 서비스의 내용과 비용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시설운영의 낙후성 초래
○ 시설의 소규모화와 거주중심의 기능 확립, 장애인의 선택권 보장이라는 세계적 추세 반영과 ‘정상화(normalization)’로의 지향


□ 주요현황
○ 생활시설 314개소 21,709명, 공동생활가정 및 단기보호시설 427개소 3,502명
○ 생활시설 입소정원 규모는 20~300명까지 분포(1개소 평균 74명)
   – 100명 이상의 대규모시설이 29.9% (86개소, 2006년말 기준)


□ 향후계획
○시설장애인 인권보장 지침 및 윤리강령 마련 (’09.4)
○장애인복지법 개정 : 생활시설, 공동생활가정, 단기보호시설을 장애인 거주시설로 재편(’09.12)
○인권피해 장애인을 위한 일시보호시설 설치(’09.12)
○서비스 표준화 및 서비스 질 관리 시스템 구축(09.12)
○소규모 생활시설 확충 및 대규모시설 개편
  – 40인 이하의 ‘소규모시설’ 신축을 권장하고(’08), 향후 신축규모를 30인 이하로 제한(’09)
  – 기존 대규모시설을 30인 이내 소규모시설로 전환(’13까지)
   ※ 자산대체에 의한 소규모시설 전환 시범사례 발굴



본 개편과제의 핵심내용은 장애인 거주 시설을 현재의 생활시설 중심에서 공동생활가정이나 단기보호시설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체제로 변경하고, 시설의 규모를 소규모 방식으로 획기적으로 재편성하며, 시설 선택 제도의 전제가 되는 서비스 표준화와 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정부의 발표내용은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장애인 거주지원서비스의 정책 방향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정책방향이 현실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관련된 세부 쟁점 또는 과제들이 체계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된 세부내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거주시설의 개념과 범위
장애인 거주시설의 범위에는 장애유형별 생활시설, 중증장애인요양시설, 장애영유아생활시설, 장애인단기보호시설,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장애인유료복지시설 등이 ‘거주’라는 개념 속에 연속체로 포함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일반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가정입양과 위탁가정보호, 장애인주택임대 등과 같은 서비스도 장애인 거주시설의 정책적 범주 안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애인 거주시설은 다양한 목적으로 구분되어야 한다. 첫째, 단순히 거주 목적이다.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들 중 상당수는 단순히 거주지원만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단순 거주목적의 시설(care home)지원이 필요하다. 그룹홈(group home)의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거주와 요양의 목적이다. 장애인들 중에는 거주서비스의 욕구뿐만 아니라 요양서비스의 욕구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장애인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서는 요양거주 목적의 시설(care home with nursing)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단기간의 휴식 및 피난의 목적이다. 장애인을 부양하고 있는 가족구성원들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으며, 이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장애인들은 원 가정에서 생활하면서 정신적․육체적 학대를 경험한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단기간의 휴식 및 피난을 목적으로 한 시설(respite home)이 필요하다. 이러한 구분이 이루어질 때, 일부분에만 해당하는 지원이나 보호가 필요한 사람에게 여러 개 또는 전부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비정상적 접근이 근절될 수 있으며, 그 결과 장애인들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사회적 관계와 인프라의 활용을 통해 정상화되고 사회적으로 통합될 수 있을 것이다.


2) 공급 확대방식
2008년 현재 생활시설 314개소에 21,709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공동생활가정 및 단기보호시설 427개소에 3,502명이 생활하고 있다. 2005년 장애인 실태조사의 장애인 추정치인 2,148,686명을 기준으로 할 때 2008년 현재 전체 장애인의 1.17%만이 거주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리고 대규모 생활시설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소규모 거주시설로의 전환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형생활시설 중심의 거주시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0년 이후 거주시설의 공급확대 내용을 보면 공동생활가정의 자리수보다 대형생활시설 자리수의 공급확대가 훨씬 우세하다. 그리고 거주시설에 대한 필요에 비해 공급량의 부족뿐만 아니라, 입소자격을 무연고자와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제한함으로 미신고시설의 발생을 용인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시설의 자리수를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대규모 시설을 점차적으로 줄이고 소규모시설을 늘리는 방향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미 2009년부터 신규 시설은 30인 이하로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하였다. 둘째, 장기적으로는 6인 이하의 그룹홈과 같은 규모가 단순거주목적 시설의 주류가 되도록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3) 예산지원방식
예산지원방식과 관련해서는 크게 세 가지 점들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첫째, 예산 지급액 산출방식의 변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거주시설의 규모 및 목적에 따른 서비스 표준화를 통해 서비스 표준비용을 산정하고, 표준비용에 기초한 예산지급방식이 채택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설규모에 따라 적용단가는 표준단가를 토대로 차별적인 비율 적용이 필요할 것이다. 대형 시설은 일정 인원 이상 자리 수부터는 1인 증가에 따른 단위 비용이 동일하게 누적 합산되는 방식이 아니라 단위 비용보다 다소 낮은 저율을 적용함으로써, 예산 산정 기준이 대형시설에 유리하지 않은 방식으로 변경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예산 지급 흐름의 변경이 필요하다. 현재 예산 지급의 흐름은 지방정부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재정을 지원하고, 이용자는 서비스 제공자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는 각각의 2자 관계로 구성되어 있다. 이용자의 선택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3자 관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 흐름에 의하면 지방정부는 거주시설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에 대하여 서비스의 적격성을 판단하고, 적격성이 판단된 신청자에게는 지방정부가 적절한 자리를 연결할 책임을 지며, 이용자와의 협의를 통하여 서비스 받을 시설을 결정한다. 이용자는 지방정부의 중재를 통하여 서비스를 제공받을 공급자를 선택하며, 선택한 시설에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그리고 제공자는 지방정부로부터 의뢰된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공급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지방정부로부터 소요되는 비용을 받게 된다. 이 체계에 의하면 지방정부, 이용자, 공급자는 3자 관계의 계약을 맺고, 이 계약을 통해서 서비스가 전달된다.

셋째, 예산의 시설 내 집행 방식의 변경이 필요하다. 이용자 선택에 기초한 3자 관계의 계약 체계로 변화하는 경우에, 시설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총액운영비제 형식의 도입이 검토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4) 이용자 부담방식
우리나라 생활시설 입소제도의 대표적인 문제점은 첫째, 입소대상자를 무연고자와 국민기초생활수급자를 중심으로 제한함으로써 그 밖의 거주시설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장애인유료시설을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큰 의미가 없는 실정이다. 소득이나 자산수준과 상관없이 거주시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경우 누구나 이용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실비입소제도에 근거하여 무연고자나 수급자가 아닌 사람들이 실비(식료품비, 광열/수도비, 피복/신발비)를 부담하고 시설을 이용할 수는 있으나, 실제 그 비율이 매우 저조하여 실효성이 낮다. 그리고 수급자의 경우도 실제로는 수급자의 생계보조비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하여 서비스 제공자에게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수급자도 실비를 부담하고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실비입소 구분은 무의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실비입소제도에서 보면 서비스에 대한 합리적인 비용 산정방식이 존재하지 않으며, 이용자의 소득수준에 따른 차등부담 제도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실비입소제도에서 이용료 산정기준은 차상위 계층 이상의 이용자들에게 일정한 이용료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불능력에 대한 사정을 통해 이용료를 개별적으로 산정하는 방식이 도입되어야 한다.


5) 서비스 진입 과정 개편
서비스 진입과정에 관련하여 두 가지 대안들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첫째, 시설 이용 결정 과정에서 지방정부 역할이 공식화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장애인거주시설 입소과정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장애인 생활시설에 입소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해당 시,군,구에 신청하고, 신청자가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이거나 무연고자인 경우에 시,군,구에서 입소가 가능한 시설로 의뢰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입소자격을 충족하는 경우에도 시,군,구가 적절한 입소 자리를 확보하여야 하는 책임이 부여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나 무연고자가 아닌 경우에는 실비 입소제도를 통하여 입소할 수 있는데, 입소 자격을 판단하는 공식적인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다. 그리고 공동생활가정이나 단기보호의 경우도 시,군,구에서 입소를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시설에서 입소자를 결정한다. 이런 사실들에서 볼 때, 우리나라 장애인 거주시설 서비스의 전달과정에서 해당 지방정부의 의무와 책임이 공식화되어 있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거주시설 입소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공식화되기 위해서는 시설 이용 신청이 이루어지면, 여기에 대하여 상담과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일정 기간 내에 신청자에게 통보 하며, 시설 이용에 적합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 지방정부는 신청 장애인의 욕구와 희망을 고려하여 적절한 시설을 연결하는 책임을 이행하도록 하는 절차가 법률적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둘째, 거주시설 내의 서비스 과정이 표준화 되어야 한다. 현재의 거주시설 서비스에 관련된 정부지침이나 기준에는 시설 내 서비스 과정에 대한 표준체계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시설내의 서비스 진행과정은 입소 여부의 적합성을 이용자와 시설이 판단하는 시험거주 과정, 거주를 확정하고 필요한 거주서비스 내용에 대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 구체적인 개별 서비스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 서비스를 실행하는 과정, 서비스에 대한 만족 정도나 퇴소의 필요성 등에 대한 주기적인 서비스 평가 검토 과정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하며, 각 단계별로 이루어져야 하는 구체적인 내용들과 관련 양식들이 공식적인 지침 수준에서 확립되는 것이 필요하다.


6) 서비스 질 확보
서비스 질 관리에 대해서는 세 가지의 대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첫째, 서비스 최소표준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통용 가능한 장애인 거주시설 서비스 최저 기준(minimum standards)을 마련하여야 하며, 여기에는 필수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서비스의 목록, 시설 내에서의 생활방식, 개별적 지원의 기준과 체계, 서비스에 대한 이의신청과 처리, 시설의 공간과 환경 조건, 직원의 요건, 시설 관리 운영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어야 한다. 둘째, 시설에 대한 동록과 등록을 취소하는 강력한 체계가 도입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감독기구가 설립되어 시설 서비스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에 서비스의 제공자격을 부여하는 등록을 하고, 부적합한 경우 등록 취소함으로써, 서비스 질 보장을 위한 문지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감독기구는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서비스 최저 기준에 근거해서 신규공급자를 인증(서비스 등록)하고, 정기적이며 상시적인 서비스 평가를 통해 서비스공급 자격을 재심사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감독기구는 장애인 거주시설 서비스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서비스 전반을 포괄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며, 구체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각 지역에 지방사무소를 설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기구는 ‘사회복지서비스 감독원’과 같은 명칭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7) 이용자 권리 확보
이용자의 권리확보에 관해서는 대표적으로 세 가지 대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입소계약 제도를 공식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이 제도에서는 주기적으로 이용자와 시설서비스 제공자 간의 공식적인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기초하여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하는 것이다. 계약의 내용에는 시설에서 받게 될 서비스 내용, 서비스 비용에 대한 이용자 부담액, 시설 이용 기간, 시설 내 생활 중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선택할 수 없는 항목에 대한 결정(식사시간, 식사종류, 외출, 전화사용, 복장, 금전관리 등), 이용자 권리보장에 대한 계약, 퇴소의 기준, 계약 위반 시의 처분 사항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시설 거주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공식적인 선언을 담은 문서가 발행되어야 한다. 각 지방정부는 정부 관계자, 이용자 또는 가족, 대변자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설치하여 거주시설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이용자의 권리를 구체화하여 문서를 발행하고, 이 문서가 시설 내에 상시 비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권리보장 문서의 내용에는 권리보장의 일반적 원칙과 지침, 스스로 권익을 주장할 수 없는 사람의 경우에 권익옹호자를 지정할 수 있는 권리, 시설 외부의 사람들과 제약 없이 접촉할 수 있는 권리, 개인 소유물에 대한 권리 등이 이 문서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공식적인 이의제기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의제기의 공식적 체계는 지방정부의 책임 하에 설정하고, 중앙정부의 지도감독이 가능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의제기를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이용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 또는 대변인도 할 수 있도록 하고, 다만 가족 또는 대변인의 경우 이용자의 동의를 거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의제기 체계는 시설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하여 시설 책임자를 상대로 하는 이의제기 단계, 시설 책임자에게 제기한 내용이 만족스럽게 처리되지 못한 경우 지방정부를 상대로 하는 이의제기 단계, 지방정부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에 중앙정부를 상대로 하는 이의제기 단계, 여기에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에 법원에 제기하는 단계 등으로 구조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의제기의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한 이의제기 안내지가 서비스 제공 장소에 비치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4. 결론


거주배치 서비스를 지배하는 정서는 부정적 기제이다. 이는 거주시설에 입소하는 사람이 경험하는 감정도 부정적이고, 이런 시설을 접하는 사람들의 시선도 부정적이고, 이 일을 행정적으로 관리하는 사람들도 대개 부정적인 접근을 선호하고, 시설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좌절하고, 일하는 직원은 부정적인 정체성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거주시설의 근본에 작용하고 있는 부정적 작동원리를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작동원리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긍정적 작동원리로 전환시키는 핵심적인 열쇠는 ‘선택’이라고 본다. 입소하는 사람은 입소 장소를 선택하고, 입소한 사람은 그 안에서 삶의 양식을 선택하고, 시설을 운영하는 사람은 시설의 행정적 또는 법적 지위를 선택하고, 행정관청은 부정적 통제가 아닌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대안은 사람들의 양심에 호소하고 사람들의 헌신을 요구하는 방법보다는 근본적인 작동원리를 변경시키는 일이다.



참고문헌


김용득(2009), “장애인 거주지원 서비스의 개편방안과 주요쟁점”, 『장애인 거주지원서비스의 최근 쟁점과 정책 및 실천과제』, 7-30, 메트라이프아동복지재단.
김용득・강희설(2007), “이용자 선택 강화를 위한 장애인 거주서비스 체계 개편 방안”, 『한국장애인복지학』, 6: 55-83.
김용득・박숙경(2008), “지적장애인의 거주시설 유형별 자기결정 경험 연구”, 『한국사회복지학』, 60(4): 79-103.
김용득,변경희,임성만,강희설,이정호,장기성,전권일,조순주(2007), 『장애인거주시설 서비스 기능과 구조의 혁신방안』, 보건복지부,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월간 <복지동향> 2009년 02월호(제1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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