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9 2009-02-01   2017

[심층분석3]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 바우처 사업의 현황과 향후 과제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 바우처 사업의 현황과 향후 과제

김기룡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


1. 사업의 현황


 장애아동재활치료바우처사업(이하 ‘치료바우처사업’)은 지난 2007년, 보건복지가족부의 지역사회서비스혁신사업 중 자체개발형 사업의 일환으로 최초로 추진된 이래, 2008년, 전국 14개 시,도지역 97개 시,군,구에서 약 135억여원의 예산으로 약 5천 6백명(추정 대상자 수)에게 서비스가 제공되었다. 이후 치료바우처 사업은 2년간의 사업 경험과 장애아동 부모들의 전폭적인 요구를 반영하여 2009년도부터는 일반회계(장애인복지 분야)로 전환되었고, 2009년도 현재 전국의 모든 시,군,구에서 1만 8천여명의 장애아동에게 월 20여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발전해 왔다. 사실상 올해부터 치료바우처 사업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치료바우처 사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우선 사업의 대상은 만 18세 미만 장애아동(재가장애아동, 시설입소아동 포함) 중 뇌병변,지적,자폐성,청각,언어,시각장애를 가진 아동이고, 이와 같은 장애를 가진 아동 중 전국 가구평균소득 50% 이하인 가구에 해당되어야만 서비스 대상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서비스 대상 자격자로 선정되면, 사전에 선정된 재활치료서비스 바우처 제공기관(영리,비영리 기관, 개인사업자 등)에 서비스 요청을 할 수 있고, 지급받게 될 바우처 금액 한도 내에서 원하는 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제공받게 될 치료서비스의 종류로는 언어치료, 청능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행동,놀이,심리운동 치료 등이 있고, 이와 같은 서비스는 재활치료 관련 민간 자격을 소지하고 있거나, 관련 학회 및 단체 등에서 발급받은 치료사 자격증을 소지한 치료사가 제공하게 된다. 또한 1인당 제공되는 바우처 금액은 소득 수준에 따라 기초생활수급자는 월 22만원을 지원받고 별도의 본인 부담금은 없으며, 차상위 계층의 경우 월 20만원을 지원 받고 대신 본인부담금이 2만원을 내야 한다. 그리고 차상위 초과이면서 전국 가구평균소득 50% 이하인 경우 월 18만원을 지원받고 본인부담금 4만원을 내야 한다. 재활치료서비스 제공기관의 경우 국가(중앙부처) 또는 지자체의 허가, 등록 또는 지정을 받은 비영리단체,법인, 개인사업자, 상법상 법인 등으로서 재활치료서비스 수행능력과 경험이 있는 기관이 담당하게 된다.



2. 사업의 문제점

 장애아동의 재활치료를 국가 차원에서 그 비용을 지원해 주게 되어, 재활치료로 인한 장애인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주게 되었다고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의 구체적인 모습을 살펴보면 몇 가지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시행된 ‘09년도 사업의 경우 사업 시작 전부터 장애아동 부모들을 중심으로 서비스의 시장화 문제, 영리 기관의 독과점 문제, 영리 기관의 가격 담합 문제, 소득을 기준으로 서비스 대상자를 제한하는 문제, 재활치료서비스의 전문성 및 질 관리 문제 등이 대두되어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요구해 왔다.

 우선 서비스 시장화 문제의 경우,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 바우처 사업은 장애인 복지사업 중 최초로 영리 기관에 서비스 공급 권한을 부여하였는데, 서비스 공급기관간 경쟁을 통하여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로 이와 같은 조치가 이루어 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리기관의 서비스 공급기관 참여로 인하여, 현재 일부 영리기관에서는 농,산,어촌 등 거리가 멀어 서비스 수행이 어려운 지역에 대한 재가서비스 등을 추진하지 않고 있고, 이윤을 높이기 위하여 서비스 노동자(치료사)의 급여 수준을 낮추거나, 서비스 이용 단가를 임의로 높여 서비스 이용 횟수를 줄이는 등 당초 서비스 도입 취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어떤 지역은 복수의 영리 기관들이 서비스 공급기관으로 지정받았데, 영리 기관 간 가격을 일률적으로 인상하고, 실제 서비스 이용횟수를 줄이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래서 당초 바우처 제공 금액으로 시간당 2만 5천원 상당의 치료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월 8회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었는데, 시간당 단가를 인상시켜 월 5-6회 정도의 서비스만 제공받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자부담 이외에 추가 자부담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당초 바우처 사업은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여, 서비스 공급자를 늘리고, 서비스 공급자간 경쟁을 촉발시켜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서비스 가격을 높이는 등 서비스의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의도와는 다르게, 기존의 영리형태의 서비스 공급자가 서비스 공급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사회복지서비스가 영리기관간 이윤추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영리기관의 지나친 이윤추구 경향은 결국 서비스 가격을 높이게 되고, 한정된 바우처 금액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마음껏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2009년도의 경우,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 바우처의 예산이 3백여억원 정도 편성되었는데, 이 정도 예산이면 1만 8천여명의 장애아동에게 월 20만원 정도의 바우처 지급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하지만 현재 만 18세 미만의 장애아동 숫자가 대략 8만여명에 이르고 있고, 이중 재활치료서비스를 원하는 아동은 5만여명도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서비스의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불가피하게 서비스 대상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현재는 전체 가구 평균 소득의 50% 이하인 가구의 자녀에 한해서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소득 기준에 따른 서비스 이용의 제한 조치는 현재 많은 장애아동 부모들로부터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실,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 바우처 사업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한 해 장애아동 부모들의 치료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국가나 지자체 차원에서 보전해 줄 것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였다. 또한 국회에서 진행한 토론회, 각종 연구 자료, 정부의 장애아동 지원 대책 수립 과정 등을 거치면서, 이 사업은 보편형 사업으로 확대 발전되었다. 따라서 ‘08년도까지 특정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실시되어 왔던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 사업이 ’09년도부터는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제공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렇게 기대해 오던 중, 정부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들며, 서비스 대상자의 자격을 소득을 기준으로 제한해 버린 것이다. 아무리 예산 부족이라 하여도, 현재 보건복지가족부가 바우처 형태로 시행하고 있는 중증장애인활동보조인 지원 사업이 소득 기준의 제한 없이 추진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해 볼 때, 형평성이 어긋나고, 이 사업 역시 지나치게 잔여적 복지 서비스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 시장은 사설치료실을 중심으로 공급기관이 확대되고 있고, 신규 서비스 인력(치료사)들도 충원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의도했던 서비스 공급자의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여기에도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 현재의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는 무엇을 재활치료로 볼 것인가에 대한 정의도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재활치료인지 여가․놀이서비스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치료영역들이 이 서비스에 포함되어 있다. 한편, 의료기사법에 의해 의료재활 영역으로 구축되어 있는 물리치료, 작업치료의 경우는 이 서비스에서 제외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의 재활치료서비스는 국가가 인정하는 치료사에 의해 제공되는 치료영역이 아닌 민간이나 학회에서 발급한 민간자격을 가진 치료사에 의해 치료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이중 어떤 치료서비스의 경우 4년제 대학의 양성과정을 두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여 향후 의료재활영역으로의 인정 가능성이 높은 곳도 있는 반면, 어떤 치료영역의 경우 한 달도 되지 않는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곧바로 자격증을 취득하여 치료서비스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치료영역에 따라 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현저히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 이외에도 치료서비스 공급기관에 대한 자격 인정 제도나 질 관리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치료실까지 서비스 공급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어, 서비스 공급기관 간 질적 수준의 차이는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과제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가 당초 도입 취지에 맞게 보다 많은 장애아동에게 적절한 재활치료의 기회를 무상으로 제공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당 부분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 사업이 바우처 형태로 추진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최소한의 재활치료서비스 전달체계조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지금의 현실에서 과연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반문해 봐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수준에서 장애아동의 재활치료서비스를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여, 영리 기관의 독과점 문제나, 지나친 이윤 추구 경향 문제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가 의료재활 모델에 근거하고 있다면, 현재의 재활치료는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물리치료, 작업치료를 비롯하여 언어치료, 청능치료 등 많은 치료 영역이 이미 외국의 경우 독자적인 치료 분야로 인정받고 있고, 의사의 진단과 처방 없이, 치료사들이 직접 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치료행위는 치료사가 단독으로 할 수 없고, 오로지 의사의 감독이 있어야만 가능하도록 의료기사법 등 관련 법규에 규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시행되고 있는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는 관련 법규에 의해 법률 위반으로 소송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를 여가․놀이 수준의 재활서비스로 그 성격을 완화한다면, 검증이 되지 않은 수많은 치료 영역이 사회서비스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1박 2일만을 연수하고도 OO치료사 자격을 부여하는 곳도 있는데, 이렇게 자격을 가진 치료사들이 과연 장애아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장애아동이 원하는 치료서비스를 적절하게 제공할 수 있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 또한 이 서비스의 공급자로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치료실도 가능한데, 이렇게 되면,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치료실에 대한 규제는 무엇인지 검토해 봐야 한다.

한편, 이 서비스가 모든 장애아동이 보편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지원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소득을 기준으로 서비스 욕구를 제한하는 조치는 당장 없어져야 하고, 보다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월간 <복지동향> 2009년 02월호(제1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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