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9 2009-10-01   3294

[심층분석3] 주거급여와 주택바우처: 지원의 효율성과 효과성



 

 

진미윤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주거빈곤층을 위한 새로운 주거복지 프로그램으로 주택바우처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주택바우처는 민간 전월세에 거주하는 저소득 임차가구에게 임대료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해 줌으로써 서민 생계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월세 부담을 완화하는 주거복지 프로그램이다. 이는 그동안의 저소득층 주거지원이 ‘배분’ 관점에서 이루어져 주거선택권의 존중과 거주자 중심적인 서비스 지원에서 제한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저소득층이 직접 자신들이 원하는 주택을 선택하고 정부로부터 부족한 구매력을 보전받음으로써 주택의 질적 수준도 함께 개선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바우처’라는 지원 수단이 전통적인 현금지원이나 현물지원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3의 사회적 지원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주거복지 증진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택바우처 제도 도입을 준비하는 최근 2-3년간 국민 기초생활 보장 차원에서 지원되고 있는 주거급여와의 관계 정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두 제도간의 차별성이 부각되지 못한 채 유사 중복 지원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주거급여의 온전한 개별 급여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과도기적 상황에서 아예 주거급여와 주택바우처를 통합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본 글은 아직 출발하지도 못한 주택바우처가 제도 설계 단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런 논의들을 인식하면서, 주거급여와 주택바우처의 특징 비교, 두 제도간의 관계 정립, 그리고 향후 지원의 효율성과 효과성 제고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하고자 한다.

 

 

주거급여는 생계 지원형 소득 보장에 초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2001년부터 보건복지가족부가 시행하고 있는 주거급여는 국내 최빈층을 위한 유일한 주거비 보조제도이다. 그러나 지원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어야 하며, 지원 목적 자체가 최저생계비 이하 가구에 대한 보충 급여 성격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주거급여가 임대료 지불 목적으로만 쓰여지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현재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는 모든 규정된 급여(생계,주거,교육,의료,장제,해산,자활급여)를 받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떠나게 되면 모든 급여를 상실하게 되는 통합급여의 형태를 띠고 있다. 통합급여는 빈곤제도를 떠나 자립하고자 할 경우 모든 급여를 일시에 상실하게 되므로 자립에의 의지를 감소시킬 것으로 우려되어 주거급여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제도로부터 분리시키고자 하는 논의는 있었으나, 기존 수급자에 대한 생계비 지원금의 감소 우려 등으로 주거급여의 분리급여화는 실행되지 못하였다. 다만 2008년부터 주거급여는 별도 항목으로 구분되어 지원되고는 있으나, 월급여액이 생계 유지에도 충분치 못한 여건으로 주거급여는 생계비의 일환으로 쓰여질 수 밖에 없다.

 

2008년말 기초생활수급가구는 85.4만 가구이다. 이 중 자가가구는 15.5%, 민간 전월세 및 공공임대주택 임차가구는 51.9%, 부분 무료 임차는 22.4%, 전체 무료 임차는 7.3%, 위탁가정 거주는 1.1%, 무허가 주택은 0.8%, 움막비닐하우스는 0.4%에 거주하고 있다. 주거의 질적 수준을 보면, 양호가 51.4%, 개축 0.8%, 긴급보수 0.6%, 편의도모 6.0%, 도배 등 환경개선 7.5%로 얼핏 보면 수급가구의 주거수준은 양호한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자료 미입력이나 현장 조사 자체가 없어 기타로 분류되는 것이 33.7%이다. 이러한 통계상의 수치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주관적 판단하에 파악되는 것이 실상이고, 파악조차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주거급여는 최저주거기준 보장보다는 소득보전적 주거비 지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주거상태가 양호한 51.4%의 경우도 이 중 영구임대․국민임대․다가구 매입임대․전세임대와 같은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가 약 17.9만 가구(수급가구의 31.3%)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민간 전월세에 거주하는 수급자의 주거수준은 더 열악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주거급여가 최저주거기준 확보에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소득인정액 기준으로 수급자가 선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인정액은 주택에 대한 임대료도 재산으로 간주하여 월소득으로 환산한 것이다. 보다 양질의 주택에 거주하게 되면 그에 따라 임대료도 높아지고 소득인정액도 증가되어 결국은 생계급여도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연결고리를 속에서 수급자는 주거수준이 열악하더라도 최대한 저비용으로 거주할수록 정부로부터 받는 월지원금이 많아지는 상황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이런 점에서 현행 주거급여는 오히려 수급자의 주거수준 개선 바램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할 것이다.

 

주거급여의 월지원금은 가구원수에 따라 차등 적용되고 있으나 지원 상한선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08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가 수령하는 급여액은 월 35.6만원인데, 여기에는 생계급여 28.2만원(79.35%)과 주거급여 7.4만원(20.65%)이 합쳐진 금액이다. 이러한 지원금액은 현재 월 최저수준인 20~25만원 정도의 월세 충당에도 매우 부족하다.

 

 

주택바우처는 월세 부담 완화와 최저주거기준 보장 등 실용적 주거복지 증진에 초점

 

주택바우처는 그동안 저소득층의 주거지원이 공공임대주택 위주로 공급되는 것에 대한 보충적 선택 수단으로써 민간 전월세 거주 저소득층의 임대료 과부담을 지원할 목적으로 준비 중인 정책이다. 그러나 비단 주택바우처가 임대료의 일부만을 보조해 주는 급부 행정 차원의 일방향적 정책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주택바우처는 보다 복합적이고 쌍방향적인 정책 수단으로 설계되고 있다. 임차인에게는 임대료 부담이 완화되면서도 최저주거기준이 보장되는 주거 확보를, 집주인에게는 기존 주택의 재고 관리에 대한 인식 제고를 새롭게 할 기회가 될 것이며, 주택시장 측면에서는 원활한 주택 필터링 기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계층간 주택필터링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저소득층의 주택구매력이나 임대료 부담능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정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주택바우처로 계층간 주택의 하향 필터링(filtering-down)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지속적인 신규주택 공급 효과와 더불어 이러한 주택 순환 과정은 전체적인 주택재고의 질적 수준을 크게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절대 빈곤율에 비해 상대 빈곤율(평균 소득 50% 이하 가구 비율의 증가를 의미)이 심화되고 저소득층의 소득이동성이 크게 향상되지 않으리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소득빈곤화 문제는 사회 전체의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전세 대란과 높은 임대료 수준은 소득 빈곤에 이어 2차적으로 주거빈곤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일반 민간 전월세 저소득 임차가구의 소득대비 임대료 부담률(RIR)은 40-50%에 이른다. 소득 증가율에 비하여 임대료 증가율이 더 높아, 저소득층의 임대료 과부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저소득층의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은 중·상층에 비하여 5배 이상 높다. 전체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중 저소득층 비율은 80%가 넘는다.

 

주택바우처는 이와 같이 취약한 민간 전월세 시장에 대해 예방적 주거복지 프로그램으로 현재 수급자로 지정되지 못한 비수급 빈곤가구의 주거복지 지원에 집중될 예정이다. 비수급 빈곤가구를 최우선적인 정책 대상으로 하는 것은 지원의 형평성 차원이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수급자 중에서도 최저주거기준에 미달되는 가구에 대해서도 주택바우처가 지원되어야 할 것이며, 임대료 부담의 형평성 차원에서는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중에서도 임대료 과부담 가구에게는 주택바우처가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수급 가구 중 공공임대주택 입주로 임대료 부담률이 크게 낮아진 것과 같이, 주택바우처는 현재 주거수준이 열악한 민간 전월세 주택을 최저주거기준으로 끌어올리면서도 이와 같은 임대료 부담 완화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표 1. 저소득 임차가구를 지원하는 주거급여와 주택바우처 특성 비교

 

 


구분


주거급여


주택바우처


시행 시점


2001년


2010년 이후 시행 예정


지원대상자


기초생활수급자


(최저생계비 이하)


민간 전월세 거주 저소득 임차가구


(소득 10분위 가구 중 소득 1~2분위)


– 임대료 상한기준 충족 등 요건 부가


지원 목적


최저생활 보장과 생계유지


(현금 지원)


최저주거기준 확보와 임대료 과부담 지원


(바우처 지원 – 임대료 지불에만 전용)


한도액


가구원수에 따라 구분


(1인 79.9만원, 2인 13.5만원, 3인 17.7만원,


4인 21.8만원, 5인 25.7만원, 6인 29.5만원)


미정


(가구특성에 따라 월 8~10만원 지급 예정)


수혜가구의 거주 특성


•수급자수(‘08): 85.4만가구(152.3만명)


– 민간 자가가구: 15.5%


– 민간 전월세 거주 : 21.7%


영구임대주택 등 공공임대주택 입주 31.3%


(가정위탁, 보장기관 제공거주자, 그룹홈 거주자 포함)


– 거주 확인 부재 등 기타: 31.5%


•소득 2분위 이하 무주택 임차가구는 ‘08년 전국 94.1만 가구로 추산, 이들의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은 26%임.


•우선 지원대상은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면서 생계급여·주거급여 미수령자(예정)


소득대비


임대료


부담률


민간 전월세 거주자 40~52%


•영구임대주택 거주자 RIR 10%, 다가구매입임대주택 거주자 RIR 11.7%, 전세임대주택 거주자 RIR 14.1%, 국민임대주택 거주자 31.5%


•일반 민간 전월세 저소득 임차가구


– 2005년 소득1분위 50.7%, 소득2분위 28.2%


– 2006년 소득1분위 51.8%, 소득2분위 40.0%


정책 효과


•수혜자의 생계 유지 지원, 여타 활동 지원


(교육·의료·자활 병행 지원)


•수혜가구의 월임대료 부담 완화


•최저주거기준 확보에 따른 국가 주거수준 향상


주거복지의 선택 수단 다양화와 시장 참여 제고


•민간 전월세 주택 재고의 유지관리 기능 제고


한계


•수급자로 선정되어야만 지원받을 수 있음. 수급권 상실시 교육·의료비 지원등 여타 복지 지원도 동반 상실.


최저주거기준 확보 등 주거권 보장에는


한계


양질의 저렴주택이 충분치 않은 시장상황에서는


임대료 상승에 대한 우려


재개발·주거환경개선·뉴타운 사업 등 도시 재정비


활성화에 따라 안정적 주택 확보상의 난관 우려


•전달체계 구축 및 소득·임대료 자료 등 실무적


으로 적용가능한 자료 부재

 

 

양질의 부담가능한 주거 보장을 위한 정책적 노력과 지원의 효율성 제고

 

주택바우처의 역기능도 없지 않다. 양질의 저렴한 민간임대주택 재고가 충분치 않다면 임대료 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부각될 우려가 크다. 또한 최저주거기준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추가되는 비용 부담에 대한 집주인의 반응, 지역별 편차가 큰 월세에 대해 지원 기준을 정하는 문제, 월지원금 수준의 책정 등이 주택바우처의 실효성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정책 출발 단계부터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가는 정책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사업 이전에 정책의 실험 과정으로서 시범사업을 거치는 것이 정책적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주택바우처의 원활한 시행과 정책 목표의 달성은 이러한 제반 우려점들을 하나씩 제어할 수 있는 장치의 마련과 함께 현재 주거급여와의 관계 정립 속에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주거급여와 주택바우처의 관계 정립에 대해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주거급여가 기초생활보장 영역내 자리잡고 있는 만큼 주거급여의 변화는 생계급여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이럴 경우 현재의 최저생계보장 체제 전체의 구조 개혁이 수반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수급자가 받게 될 혼동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주택바우처 시범사업 단계에서 도출된 결과물들을 토대로 두 제도간의 비교와 평가를 거친 후, 주거급여와 주택바우처의 정책 대상 선정, 지원금 수준간의 형평성 등이 조율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두 제도는 대상자 선정에서 수급 여부와 지원금을 어떤 용도로 쓰여지게 할 것인가에 차이를 두고 있지만, 수혜자 입장에서는 어떤 제도가 보다 더 실용적인가라는 관점에서 이 두 제도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제도 자체에 초점을 두고 유사성과 차별성을 구분짓기 보다는 수혜자 입장에서의 소득 보전,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과연 어떤 제도적 설계가 더 맞춤형 서비스가 될 것인가에 정책적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원의 효율성과 효과성은 정부 입장에서는 동일한 비용 투입으로도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으면서도 수혜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해법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지원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점은 주거복지 통합 시스템의 개발이라 할 것이다. 이는 현재 기초노령연금, 근로소득장려세제(EITC), 학비 지원 등 각종 사회복지 프로그램 속에서 지원대상자에 대한 중복 지원 여부나 지원의 형평성 제고, 재정 효율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제도적 인프라가 될 것이다. 동 시스템을 통해 저소득층은 자신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어떤 지원 제도를 선택할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주거과소비나 부정 수급 등의 비효율성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최소한도의 주거보장을 달성하는 것이 주택바우처의 정책목표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최저주거기준에 적합한 최저 임대료 혹은 적정 수준의 임대료 기준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기준들이 시장에서 정확하게 모니터링되기 위해서는 최저주거기준에 대한 실용화 및 지역별 임대료 데이터 베이스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최저주거기준은 2004년 법제화만 되었을 뿐 측정의 용이성이나 주택의 설비․구조․환경 등에 대한 세부 평가 기준 등의 매뉴얼은 없다. 또한 최저주거기준 확보로만 그칠 것이나 아니라 단계적으로 유도주거기준이나 표준주거기준 등과 같은 사회적 주거규범도 정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합의된 주거규범이 바로 주거에 대한 점유의 안정화와 부담가능한 주거 보장에서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전달체계의 구축과 정부부문간 및 공공·민간간의 협력 체계가 중요하다. 가구마다 상이한 임대차 기간, 월세 납부 시기, 이사 등에 따른 지원의 적실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행 지자체 복지 행정 이외 별도의 전달체계 구축이 주택바우처 효율화를 위해 준비될 필요가 있다. 주거수준의 점검과 주거 상담, 바우처 지원과 연계된 근로 참여 활동 지원, 자산 형성 프로그램과의 병행 등 주택바우처가 어느 정도 여타 복지지원 프로그램과 접목되어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지자체와 같은 공공부문만이 전담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민·관 주거복지 협력체 등의 구성을 통해 전문화된 주거복지 인력을 배양하고 토탈 주거복지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09년 10월호(제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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