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9 2009-11-01   1031

[심층6]2010년 장애인복지예산(안) 평가



2010년 장애인복지예산



좌혜경 정책연구위원(진보신당 정책위원회)



◩ 2010년 장애인복지예산, 전년대비 187억원 감액
10월 2일 국회에 제출된 ‘2010년 장애인복지예산안’은 6,475억원이다. 이는 올해에 비해 오히려 187억원 감액된 예산이다.
반면 지난 6월말 복지부가 기획재정부에 ‘2010년 장애인복지예산요구안’을 제출했을 때를 보면, 당시 제출안은 2,700억원이 확대된 것이었다. 이에 정부는 장애인복지예산이 49% 증가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2,700억원 증가된 것은 일반회계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장애인 LPG 지원사업 등 복지부 소관 특별회계 예산까지 합치면 당시 예산안은 정부 발표와 달리 21.8% 증가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기획재정부 및 당정협의를 거치면서 삭감되기 시작하더니, 결국 10월 2일 국회에 제출된 「2010년 장애인복지예산안」은 올해 대비 187억원 감액된 것으로 드러났다.


◩ 2010년 장애인복지예산, 감액 사업 6개, 동결사업 8개
「2010년도 보건복지가족부 예산요구안」을 보면, 감액된 사업은 6개에 이른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동결사업도 8개이다. 동결사업을 사실상 감액으로 본다면, 총 14개 사업이 삭감된 것이다. 정부는 증액된 사업만 선전하고 있지만, 감액된 사업 예산만 1,318억원에 달한다.


◩ 복지예산을 늘릴 수 없게 만든 정부 지침
장애인 복지예산만이 문제가 아니다. 「2010년 정부예산안」이 10월 2일 국회에 제출되기 이전부터 정부예산안을 둘러싼 논란은 있어 왔다. 4대강 사업과 부자감세 때문에 민생 예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09년 6월말 「2010년도 예산요구안」을 각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제출 시, 이는 부처별로 낸 예산요구안일 뿐이며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4대강 때문에 민생 복지 예산이 줄어든다는 그간의 지적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2009년 9월 2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4대강 예산 집중, 서민 서랍다」라는 기사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아래와 같이 해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발표자료


<언론보도 내용>
– 각 부처의 내년도 예산요구액을 기준으로, 4대강 예산 집중으로 고용, 복지, 주거 예산이 삭감되고, 철도․도로 등 지역 관련 예산이 대폭 감소되며, 녹색․4대강이 아니면 예산을 딸 수 없다고 보도


<기획재정부 입장>
– 상기 기사는 대부분 지난 6월 30일 기획재정부로 제출된 “각 부처의 예산요구액”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정부의 최종 예산안과 관련 없음.
– 기획재정부는 현재 부처의 요구내용을 바탕으로 관련부처 협의결과, 여건 변화 등을 감안하여 정부예산안을 마련 중에 있으며 9월말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임


*출처: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2009. 9. 2 경향신문「4대강 예산 집중, 서민 서럽다」제하 기사 관련 보도해명자료」.


해명자료를 보면, 기획재정부에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부 부처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상관없이 각 부처가 마음대로 예산요구안을 제출할 수 있을까?
복지부의 경우를 보자. 복지부는 매년 6월말에 기획재정부에 장애인복지예산을 포함해 다음연도 예산 요구안을 제출한다. 복지부만이 아니라, 모든 부처들이 그렇다.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 예산을 통합․조정해 10월 2일 국회에 이를 제출한다. 이후 국회 심의가 이뤄진다.
이렇게만 보면,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정부 말은 옳다. 그러나 4대강 사업과 부자감세 때문에 민생예산이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만든 원인 제공자는 바로 정부 자신이다. 게다가 기획재정부는 4월 30일 정부 모든 부처에 「2010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내린 바 있다. 4월 28일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 승인을 받은 지침이다. 기획재정부의 「2010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 따르면, 대외경제여건의 불확실성, 감세 등의 요인으로 2010년 국세수입 증가율이 둔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강력한 세출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성과가 낮은 사업은 축소 또는 폐지하고,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정과제 위주로 투자우선순위를 재조정하라는 지침이 모든 부처에 떨어졌다.

「2010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는 신규사업은 자체적으로 재검토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사업 요구시에는 기존 사업의 감축방안이나 재원대책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또한 신규사업을 정부가 해야 하는 경우에도 민간위탁, 시장성테스트 등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국정과제 우선추진을 위해 기존사업 중에서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은 축소 또는 폐지해야 한다. 유사․중복 사업은 통폐합해야 한다. 성과평가결과 ‘미흡’사업은 예산을 삭감해야 하고, 민간 자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반면, 주요 국책과제 위주로 투자우선순위를 반영하라는 지침도 떨어졌다. 4대강 살리기 등의 국책과제에 대한 투자소요는 차질없이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 조삼모사되는 장애인복지 사업
이 때문에 발생하는 첫 번째 문제는 2009년 추경을 통해 편성됐던 예산들이 1회성으로 그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정부는 “ 2009 추경에 반영된 소요는 경제위기에 대응한 소요이므로, 경기 회복기인 2010년에는 원칙적으로 삭감을 전제로 재검토”하라고 했다. 경제위기 때문에 추경 편성된 대표적 사업이 ’희망근로‘이다. ’희망근로‘사업은 이러한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2010년 예산요구안」에서는 예산 전액이 삭감되어 있었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희망근로’가 없어지면 25만개 일자리가 그대로 사라지기 때문에 10월 2일 국회에 최종 제출된 예산안에는 당시의 ‘전액 삭감’에서 ‘축소’로 계획이 바뀌어 제출됐다. 올해 추경으로 편성됐던 일자리 사업, 복지 사업들 대부분이 이런 상황인데,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기능보강’, ‘장애인복지일자리지원’ 사업 등이 2009년 예산 대비 2010년 예산으로 보면 늘어났으나, 추경예산을 포함하면 오히려 줄어든 사업의 대표적 예다.


둘째, 예산편성지침에 따르면 신규사업은 더 이상 안되며, 굳이 하려면 기존 사업을 줄여야만 한다. 그러나 한국이 복지 후진국인만큼 장애인복지분야는 새롭게 도입되어야 할 사업이나 확대 필요성이 높은 사업이 여전히 많다. 그런데 정부 지침에 따르면, 신규사업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의 확대 필요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반드시 기존사업 재원을 줄여야만 한다. 내년에 새롭게 도입되는 장애인연금이 이러한데, 장애인연금 때문에 내년 예산이 1,500억원 신규 편성되었으나, 오히려 전체 장애인예산은 올해 7천억원에서 내년 6천8백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장애인 활동보조인예산은 올해 신청자가 대폭 늘어나는 상황이라, 당연히 큰 폭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원대상은 불과 2만 5천명에서 3만명으로 5천명 늘어나는데 그쳤고, 지원단가는 시간당 7,500원에서 7,300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셋째, 유사․중복사업으로 분류되면, 사업 자체를 통폐합해야 한다. 올해에도 노인독거돌보미사업, 노인가사도우미 사업 등은 사업 성격 및 대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통폐합됐다. 이렇게 되면, 사업 자체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장애인복지분야도 ‘복지사업통합정비’에 따라, 유사사업으로 분류되는 사업들은 통폐합됐다.
그렇다면 이렇게 구조조정되는 돈은 어디에 쓰일까? 정부의 「2010년도 예산안 편성 세부지침」에 따르면, 모든 사업을 세출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절감재원은 국정과제 등에 우선적으로 활용하도록 되어 있다. 즉, 모든 부처에서 허리띠를 졸라매 국정과제인 ‘4대강 사업’에 돈을 대라는 얘기다.



◩ 부자감세·4대강사업 예산 32조원의 46분의 1 수준만 올려도 장애인복지예산 2배 확충 가능
진보신당(2009)에 따르면, 부자감세로 인해 한해 8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2010년 줄어들 예정이고, 4대강 사업 때문에 향후 23조원이 쓰일 예정이다. 당장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4대강 사업에 쓰이는 돈을 복지예산으로 사용하면, 총 32조원의 복지예산이 확충될 수 있다.
현재 장애인복지예산은 32조원의 4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7천억원이다. 장애인 복지예산 확대를 요구할 때마다 정부는 예산이 없다면서 외면하거나 기껏해야 찔끔찔끔 늘리더니, 32조원에 달하는 돈은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다. 32조원의 46분의 1만 더 써도 장애인복지예산은 2배로 확대될 수 있다. 어디에 쓰는 것이 진정 서민을 위하고, 장애인을 위한 길인지 모두가 아는데, 이명박 정부만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참고자료]
감사원. “감사결과보고서:사회복지분야 지방이양사업 운영실태”. 2008. 05.
기획재정부. 「2010년도 예산안 편성지침」. 2009. 04.
기획재정부. 「2010년도 예산안작성 세부지침」. 2009. 05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보건복지가족부. 「2010년도 보건복지가족부소관 예산(안)및기금운용계획(안)개요」. 2009. 7
보건복지가족부. 「2010년도 보건복지가족부소관 예산(안)및기금운용계획(안)개요」. 2009. 10
진보신당. 「4대강, 부자감세 중단하고 지역과 일자리 복지에 돈을 써라! 진보신당 민생살리기 대장정 당원 교양자료집」. 2009. 09

월간 <복지동향> 2009년 11월호(제1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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