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0 2010-04-10   1287

[동향1] 근본적 실업대책의 또 다른 한 축은 고용안전망 확충이다


최영미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사무처장






본격화되고 있는 고용안전망 확충 논의



시민사회진영에서 고용보험 재검토를 비롯해 고용안전망 확충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본격화된 것은 2009년 중반부터였다. 그간 정부의 청년인턴, 희망근로 등 임시적, 미봉적 실업대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으로서 지속가능한 일자리대책을 요구해 온 시민사회진영이 미국발 경제위기 속에서 실업의 지평이 청년뿐 아니라 자영업자층으로까지 더욱 폭넓게 확대되는 것을 보면서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그간 몇 차례 논평과 리포트가 제출되는 가운데 2009년 4월, 참여연대에서 주최한 ‘무너지는 민생, 대안은 없는가- 경제위기하 복지`고용정책 대안찾기’ 토론회는 이러한 논의를 촉발시킨 직접적 계기였다. 그리고 각 단체의 내부논의가 이어지면서 11월 3일에는 민주노총이 고용안전망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입법요구를 제출했고 11월 9일에는 참여연대에서 실업급여 확대 및 구직촉진수당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입법청원했다.


하지만 시민사회진영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사이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정부와 정치권이었다. 2009년 1월 김상희의원 등의 정규직 전환지원조항 신설을 시작으로 고용보험 개정안이 봇물처럼 쏟아져나왔으며 노동부는 개별연장급여 확대, 조기재취업수당 제한 등 부분적 수정에 이어 11월에는 2010년 7월 적용을 목표로 자영업자 실업급여 임의가입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 2009년 ]


– 1월 김상희의원 외 :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시 지원 조항 신설


김상희의원 외 : 구직급여 일수`일액 확대 및 자발적 이직자에게도 구직급여 지급


– 2월 추미애의원 외 : 고용유지지원금 등의 재원 확대


– 6월 강명순의원 외 : 육아휴직 수혜범위 확대


조원진의원 외 : 정규직전환지원금제도 도입


이주영의원 외 : 자영업자 실업급여 계정 신설


홍희덕의원 외 : 건설노동자의 구직급여요건 완화


– 8월 김재균의원 외 : 고용보험기금의 용도 제한


– 9월 김재윤의원 외 : 영세자영업자, 고용보험 미가입자 실업자 구직촉진 및 소득지원


– 11월 5일 노동부 : 자영업자 실업급여 임의가입을 골자로 한 개정안 발의



[ 2010년 ]


– 2월 홍희덕의원 외 : 사립학교 병원 직원, 사립유치원 교사에게까지 가입 확대


– 3월 : 홍영표의원 외 : 남성도 2개월 이상 육아휴직 사용


곽정숙의원 외 : 실업부조 도입과 국가의 재정부담 명문화


전혜순의원 외 :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이직한 경우에도 구직급여 지급




현행 고용보험의 문제점과 대안 비교



시민사회진영을 비롯하여 학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도 모두 동의하고 있는 현행 고용보험법의 주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광범위한 사각지대


– 국회예산정책처의 자료에 따르면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는 약 1,336만명에 이르며, 전체 취업자중의 58.6%에 달함. 물론 임금노동자중에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 우체국직원, 15시간 미만근로자 등과 무급가족종사자 등 약 280만명을 제외하더라도 1,000만명이 넘는 사각지대가 존재



※국제노동기구(ILO)는 고용보험의 적용범위에 관하여 “모든 근로자의 85% 이상이 고용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되 비준 시 특별선언이 있는 경우에는 전체 근로자의 50% 이상 또는 경제개발의 단계에 따라 특별히 정당한 경우에 20인 이상을 고용하는 제조업부문 사업장에서 모든 근로자의 50% 이상이 고용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ILO협약 제168호 제11조)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ILO 권고 제44호 제4조는 “모든 근로자에게 고용보험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ILO 협약 제168호 제10조는 “회원국은 실제적으로 상시근로를 원하는 시간제 근로자에게도 고용보험을 적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



2) 실업급여의 협소함으로 인한 낮은 보장성


– 자발적 이직자의 제외 등 수급조건의 엄격함으로 인해 고용보험 가입자 중에서도 실업급여 수급자는 약 40%(2009년 1월 현재)에 불과하고,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이 실직전 임금의 40% 미만, 수급기간이 평균 4개월에 불과함. 결국 실업급여의 엄격한 조건은 실업 중 생활안정과 안정된 구직활동 촉진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다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음



3) 보험료로만 유지되는 비정상적인 재원구조


– 현재 노동부 예산은 약 40%는 고용보험기금의 사업비이며 나머지 50%도 산재보험기금, 장애인고용촉진기금 등의 각종 기금으로서, 노동부의 고용사업은 사실상 기금에 의한 것임. 다시 말해 실업급여사업과 직업훈련 등 고용사업에 대한 정부의 기여는 거의 없으며 오히려 데이터베이스 구축, 고용지원센터와 같은 인프라 확충, 정부의 일자리사업 홍보처럼 전국민을 위한 일반예산으로 해야 할 사업까지 고용보험으로 충당하려 하고 있음


– 이는 고용보험이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포괄하는 데 근본적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기여’를 하지 않은 신규 청년실업자에 대한 급여 지급, 저임금 노동자 보험료 감면 등 중요한 대안에 대한 기존 가입자의 반발 등) 고용이 전사회적 주요 화두가 되고 있는 현재 정부의 무책임성과 비윤리성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함







































































연도


순수입 (백만원)


일반회계전입금 (백만원)


순수입 중 일반회계전입금 비율(%)


1996


825,792



0.00


1997


1,036,079



0.00


1998


1,373,885



0.00


1999


1,920,800


1,500


0.08


2000


2,616,881


5,998


0.23


2001


2,864,859


20,998


0.73


2002


3,069,653


17,217


0.56


2003


2,866,076


2,217


0.08


2004


3,394,929


2,217


0.07


2005


3,603,439


2,217


0.06


2006


4,097,476


10,217


0.25


2007


4,159,380


10,217


0.25


출처] 이상동, 고용보험의 현황과 개혁방안, 2010년 3월, ‘전국민고용안전망 확충방안 토론회’



4) 문제점에 대한 법안의 대안 비교



<표> 실업(구직)급여 제도에 관한 각 정당, 시민단체 개선 의견 비교 표





















































구분


현행


강성천 의원


(한나라당) 안


김상희 의원


(민주당)안


진보신당 안


민주노총


참여연대 안


지급기간


3~8개월



최장 12개월



6~12개월


6~12개월


수급요건


18개월 동안


180일 이상 가입


18개월 동안


120일 이상 가입


(기간제와 일용직만 적용)


18개월 동안


120일 이상 가입


18개월 동안


120일 이상 가입


(기간제 및 파견근로자만 적용)


18개월 동안


120일 이상 가입


(기간제만 적용)


18개월 동안


120일 이상 가입


자발적 이직자 지원 대기기간




6월 이상 취업하지 못한 자


2월 이상 취업하지 못한 자


3월 이상 취업하지 못한 자


6월 이상 취업하지 못한 자


개별연장급여 지급일수


60일


90일


90일


90


90일



특별연장급여 지급일수


60일



90일


90


90일



출처] 고용보험확대와실업부조도입연대회의 내부 워크샵 자료



<표> 실업부조 제도에 관한 각 정당, 시민단체 개선 의견 비교 표



































구분


참여연대 안


김재윤 의원(민주당)안


진보신당 안


민주노총안


급여


대상


본인․배우자 또는 부모의 소득․재산을 기준으로 일정 수준 이하인


– 고용보험법에 따른 구직급여 수급 자격이 종료된 실업자


– 청년 실업자(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없는 자)


– 영세자영업자



본인․배우자 또는 부모의 소득․재산을 기준으로 일정 수준 이하인


– 고용보험법에 따른 구직급여 수급 자격이 종료된 실업자


–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실업자


– 자발적 이직자 중 미취업자


– 영세자영업자


고용보험 적용 대상자를 제외한 모든 실업자


– 장기실업자(고용보험 실업급여 종료된 자)


– 청년 실업자(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없는 자)


– 영세자영업자


– 추가 구직 희망 단시간 근로자


청년실업자, 장기실업자, 폐업자영업자


급여


수준


최저임금의 80%


최저임금의 90%


최저임금의 80%


최저임금의 90%


수급


일수


5개월


3개월(한시법)


6개월, 반복 갱신 가능


6개월


입법


형식


고용보험법 개정


별도법 제정


별도법 제정


별도법 제정


출처] 위와 같음




고실업시대 모든 국민에게 고용안전망을!



이렇게 다양한 대안 검토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올해 들어 희망근로의 종결을 계기로 실업률은 3%대에서 급작스레 5%대를 넘보게 되었으며 실질적 실업자 400만 시대라는 언론 보도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왔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에서는 더 이상 실질적 대안 검토를 이유로 행동을 미룰 수 없다는 데 동의하고 드디어 3월 3일 ‘고용보험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을 위한 연대회의’를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연대회의는 먼저 현재의 고용보험제도가 고도성장시대의 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설계된 것으로서 IMF 이후 진행된 다양한 노동형태의 등장, 불안정노동의 증가와 고용불안의 상시화, 취업 준비 중인 청년 및 여성 구직단념자 등 실질적 실업자의 급증에 대응할 수 없는 근본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변화된 노동환경 속에서 새로운 고용안전망은 대략 다음의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는 데 합의하였다.


첫째,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한다. 일단 미가입자 가운데에는 청년실업자와 영세자영업자, 가입자 가운데에는 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보장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둘째, 저소득 노동자 나아가 실제로 본인도 저소득층인 영세기업주에 대해 보험료를 감면해야 한다. 이는 고용보험 가입 대상자인데도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자 빈곤의 양극화 속에서 근로빈곤층을 조금이라도 보호하는 방법이다.


셋째, 여기에 필요한 재원으로 주되게 정부의 일반예산이 투여되어야 한다. 이는 고용문제에 대한 정부의 책임성을 명확히 하며 ‘기여’를 하지 못한 광범위한 실업자들을 제도로 포괄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과제이다.



현행 고용보험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사이의 사각지대를 포괄하는 새로운 안전망의 설계와 실현은 기존 사회안전망의 재검토, 재원 마련을 비롯해 매우 지난한 과정을 필요로 한다. 또 현재 정치정세는 시민사회와 정부의 공동 노력 하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만들어진 당시와는 매우 상이하다.


따라서 연대회의는 이러한 정세의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하여 단계별 목표를 명확히 하며, 올해에는 구직수당 도입 등 시급하고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하반기 발의를 목표로 위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법안을 마련하여 기제출된 법안을 중심으로 정치권과 조정을 통해 단일안을 만들며, 국민들에게 ‘실업부조’나 ‘보험료 감면’ 등이 아직은 낯선 개념임을 감안하여 새로운 고용안전망의 필요성에 대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누구나 실업문제의 심각성과 고용보험의 문제점을 이야기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안전망을 만드는 운동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데 불과하다. 그리고 지금의 정세에서 이 운동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의사의 정책결정자들이 아니라 시급하게 고용안전망이 필요한 각계각층, 곧 청년과 여성, 빈민과 노동자, 자영업자들의 자발적 요구와 운동이다. 앞으로 연대회의를 중심으로 모인 단체들에서부터 아래에서 위까지 고용안전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실업빈곤대중을 중심에 두고 작은 차이를 넘어 커다란 연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헌신적 활동을 기대해본다.

월간 <복지동향> 2010년 04월호(제1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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