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0 2010-11-10   1368

[심층1] 2011년 정부 예산(안), ‘서민 희망’을 말할 수 있나?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


 1. 정부 복지 예산(안)의 실체는?


  정부는 지난 9월 28일 ‘서민희망・미래대비 2011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10월 2일 국회에 이를 제출하였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서민들도 경제회복의 온기를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서민지원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확충하여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민들의 어려움을 확실하게 해결하기 위해 생애단계별, 취약계층별로 서민생활과 직결된 8대 핵심과제를 선정하여 집중 지원하는 것을 내년도 재정운용의 기본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명박정부 들어 벌써 세 번째 예산편성이고, 이제 집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이므로 진정 현정부의 색깔과 의지를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시점이 되었다는 점말고도, 그간 정치적 수사로만 그친  능동적 복지, 휴먼뉴딜을 넘어 최근들어 ‘친서민, 서민희망’이 현정부의 강력한 정책기조로 자리잡은 것 같애 여기에 실질적인 의지가 진정 있는가를 판가름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관심은 충분히 컸다.
   그러나 결론은 2009년과 2010년 때와 같이 실망의 연속이었음을 숨길 수 없다. 단적으로 <표 1>처럼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복지예산(안)은 2005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 13.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2%에 그치고 있으며, 증가액인 5.1조도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예산대비 복지예산의 비중도 2010년 27.7%에서 2011년 27.9%로 제자리 수준이다.























































<표 1> 2011년 보건․복지․노동예산(안)


(단위: 억원)


구분


2010 예산


2011 예산(안)


비고


기초생활보장


73,045


75,240


의료급여(34,995→36,718) 등


공적연금


259,856


281,967


국민연금 급여(90,174→103,598) 등


보육․가족․여성


23,693


28,713


영유아 보육료 지원 (16,322→19,346) 등


노동


122,935


126,671


실업급여 (33,660→33,772) 등


보훈


36,093


37,771


보훈보상금 (18,926→19,618) 등


주택


167,162


180,402


보금자리주택 (88,119→95,192) 등


노인․장애인 등


56,377


57,182


기초노령연금 (27,236→28,252) 등


보건․의료


73,303


74,766


건강보험가입자지원 (48,614→51,425) 등



812,464


862,712


6.2% 증


  이같이 몇몇 지표상의 열악함은 감세와 토목지출에 따른 재정압박, 여기에 국채의 증가로 인한 재정건전성 회복이라는 이중고에 노출되어 복지예산의 확충은 근본적으로 불가하다는  이명박정부의 태생적 한계를 생각할 때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좀 더 내년도 예산(안)을 들여다 볼 때 가장 치명적인 점은 역시 자연증가분 또는 의무지출분이 대다수를 차지하여 실제 정부가 말한 ‘서민희망’이 무색하다는 점이다. 노인요양보험, 기초노령연금 등 제도의 성숙에 따른 대상자 확대와 이로 인한 지출의 자연증가분 등을 제외하면 다른 분야의 예산확보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최대’ 복지예산을 운운하거나 서민들의 어려움을 ‘확실하게’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지나친 과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해마다 지적되는 사항이지만 증가분 5조 248억 원 중 큰 몫을 차지하는 연금지출증가분(2조 2,111억)은 국민이 낸 보험료에서 나가는 의무적 지출로 정부가 생색낼 요소가 아니며, 주택 지출은 대부분이 건축비여서 복지로 구분하는 게 맞지도 않다. 연금과 주택을 빼면 복지예산 증가분은 1조4,897억 원인데 증가율로는 3.8%에 불과하여 전체 예산지출 증가율(5.7%)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더 나아가 법정의무지출인 기초생활급여 증가분 2,195억 원, 건강보험 총재정의 20% 부담에 따른 2,810억 원의 증가분, 70% 노인에게 연금가입자 평균소득의 5%를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 증가분 1,017억 원,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의 20%를 부담하기 위한 증가분 714억 원, 실업급여 자연증가분 112억 원 등 법정의무지출에 따른 추가적인 증가분 6,848억 원을 다시 차감하면 복지예산의 증가분은 8,049억 원에 불과하여 이명박 정부의 자체의지가 발동된 복지예산은 채 1%도 되지 않은 매우 미미한 상태임을 알 수 있이다. 여기에 올해의 물가인상률을 감안한다면 복지예산은 사실상 동결됐다고 볼 수 있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가 내놓은 『2011년 예산안 부처별 분석보고서(II)』에서도, 보건복지부의 경우 의무지출의 비중이 87%에 달하고 재량지출의 경직성예산 2%를 합치면 전체예산의 89%가 의무지출에 해당하는 데, 이곳의 증가율이 9.8%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나머지 재량사업은 상대적으로 지출증가가 극히 미미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예산(안)에는 치명적인 삭감부분도 엿보이고 있어 ‘서민희망’을 무색케 하고 있다. 2011년도 보건복지부소관 예산 운용계획(안)에 의하면 절대빈곤율의 지속적 상승, 기초보장제도의 광범위한 사각지대(정부 통계로만 410만 명)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를 2만7천명 감소시키고, 생계급여 예산 32억 원을 삭감하고 있으며, 의료급여 수급권자도 ‘07년 1,978천명에서 ’11년 1,725천명으로 줄이고 있다. 이밖에도 저소득 장애인 자녀학비 지원, 재산담보부 생계비 융자, 양곡할인 등 저소득 취약계층의 예산을 삭감하였다(<표 2> 참조).




















































<표 2> 2011년 보건복지부 예산(안) 중 주요 감액예산


(단위: 백만원)


구분


2010 예산


2011 예산(안)


감액


기초생활 생계급여


2,449,192


2,445,969


△ 3,223


△0.1%


양곡할인


110,766


99,690


△11,076


△ 10.0%


재산담보부 생계비 융자


3,844


3,408


△ 436


△11.3%


저소득 장애인 자녀학비 지원


1,021


919


△102


△10.0%


경로당 난방비 지원


4,100


0


△4,100


순감


노인일자리 확충


35


25


△10


△28.6%


노인요양시설 확충


58,642


51,419


△7,223


△12.3%


  또한 이렇게 명백히 삭감하지는 않았어도 전반적으로 사업별 예산을 지극히 점진주의적 방식으로 약간씩 늘려잡는 형식적 증가만을 취하고 있어, 물가상승률, 최저생계비 인상 등을 고려할 때 결국 실질적인 삭감편성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하겠다.


   ‘서민희망예산’으로 포장된 내년 예산은 그동안의 예산편성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명박 정부가 강조하는 ‘친서민정책’이 무엇인지, ‘서민희망예산’이라는 것이 과연 실체적 내용이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정부는 2011년 예산편성 방향으로 ‘서민희망예산’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8대 사업에 32조원의 예산을 투여, 2010년 예산안 대비 3조원의 증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서민 예산의 핵심인 보건복지분야 예산을 보면 정부의 주장은 외형만을 강조한 것일 뿐, 저출산․고령화와 양극화라는 이중의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한국사회 현실에서 확대되는 복지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말뿐인 ‘서민희망예산’에 불과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2. 진정 ‘서민중심 예산’이 되려면?


  진정 서민을 고통을 해소하고 현재의 양극화 국면과 저출산․고령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빈곤층, 특히 비수급빈곤층에 대한 지원제도 강화와 보편적 복지에 근거하여 아동수당제, 실업부조제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사회적 일자리와 맞물린 사회복지서비스제도를 대대적으로 확충하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형성하는 사회보험에 대한 과감한 개혁을 행하는 것이 시급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첫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개정과 함께 410만 명에 달하는 비수급빈곤층을 단계적으로 해소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선 소득과 재산이 모두 현행 기초생활보장 수급기준에 해당하는데도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100만 명이 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수급자 선정기준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삭제하는 것이 핵심사안이 된다. 또한 국민의 소득‧지출수준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최저생계비는 사회안전망의 역할은커녕 빈곤과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어 최저생계비의 불합리한 결정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둘째, 저출산 해소를 위하여 보육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100만 명에 달하는 빈곤아동을 사회적으로 보호하고, 아동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천명하는 수단으로서 아동수당제 도입이 시급하다. 12세미만의 아동 모두에게 월 10만원의 수당을 준다면 6조원의 작지 않은 예산이 소요되나, 보편적 복지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며, 저출산 해소에 탄력을 부여할 것이다.
  셋째, 사회복지서비스는 소득보장책과 함께 선진복지국가에서 보편적 복지제도로 강화시키고 있는 복지제도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서비스 인프라의 미비, 전문 및 준전문 인력의 소극적 투입, 재정확보의 미흡 등의 이유로 취약한 분야에 속한다. 노인, 장애인, 아동 등 취약계층은 물론, 일반시민들의 보육, 교육, 건강, 주거, 가족기능유지 등을 위해 더 많은 인프라의 확보와 인력의 투입 및 그에 필요한 재정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는 일자리창출효과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유효수요를 만들어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다.
  넷째, 기초노령연금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현 정부는 기초노령연금 급여율의 단계적 인상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 않으며, 국민연금제도의 제도전반의 개혁 논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으나 한국 노인인구의 45%가 빈곤층이라는 OECD 통계에서 확인되듯, 노인빈곤의 문제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장래의 노인빈곤 예방 및 현세대 노령인구의 적정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기초연금제 도입 등을 포함한 연금제도의 개편이 시급함하다. 
  위에서 나열한 시급한 복지정책 상의 강화책을 위해서는 적어도 수조에 달하는 재원이 당장 내년부터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바이나, 감세와 4대강지출을 고수하는 한 이는 실현되기 어려운 과제임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최근 확인된 바대로 감세정책을 고수하고 9조원 이상의 4대강 예산을 배정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겉으로는 ‘친서민’을 내세우지만, 그 실제는 부자와 재벌 건설자본을 위한 정부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서 원안 그대로 통과된다면 서민 생활의 고통과 위기는 가중될 것이 분명하다. 감세와 4대강지출에 대한 기조는 반드시, 그리고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포기되어야 할 현 정부의 최우선적인 정책기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10년 11월호(제1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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