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1 2011-04-10   1396

[동향4] 친환경무상급식의 새로운 역사 만들기

김영배
성북구청장


  선언에서 실천으로

  대한민국사회의 양극화는 점차 더 많이 심화되고 있으며, 국민들은 민생을 돌보는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민심의 흐름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계기로 명확히 나타났으며, 공약으로 주민들과 약속한 내용을 실천하는 것은 당선자의 책임이다. 당시 선거아이콘이 되었던 친환경무상급식은 자치단체장이 당선 직후 가장 먼저 풀어야할 숙제가 되었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선언하면서부터 성북구의 구정운영 목표가 최우선적으로 ‘교육과 보육에 대한 투자’로 설정되었으며 첫 번째 과업으로서 친환경무상급식에 대한 실천이 시작된 것이다.


  근사하진 않더라도 집 하나를 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초공사를 하는 것처럼 친환경무상급식은 바로 행복하고 건강한 복지국가, 지속가능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반사업이다. 교육을 통한 복지사회 구축을 목표로 헌법에 기재된 대로 주민들 편에서 의무교육에 대한 무상원칙과 교육의 기본 권리를 보호하고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우리 아이들을 위한 투자로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친환경무상급식이다.


  균형사회로 첫발 딛기

 「작은 민주주의, 친환경무상급식」을 공동으로 집필했던 성북구 친환경무상급식추진위원회 위원장이신 조대엽 고려대 교수는 친환경무상급식이 양극화된 사회, 갈등으로 벌어진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로써 균형사회로의 발전을 이끌어 낸다고 하였다. 균형사회는 말 그대로 사회경제적 삶의 수준에서 격차가 없거나 적으며 공정한 사회규범에서 도덕적 가치사회를 뜻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보편적’ 권리에서 누구나 밥상 앞에 평등한 위치에서 존중 받는 것이 바로 친환경무상급식이며 격차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지방예산의 부족과 정치적 갈등이라는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서울 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공립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친환경무상급식 시범실시를 한 것은, 본격적인 전면 급식에 앞서 ‘천천히 그러나 또박또박’, ‘사전 점검’식으로 일처리 해야 한다는 나름의 행정원칙 때문이었다. 사람이 먹는 문제는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논의하고 점검하며 친환경무상급식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또한 민관 거버넌스를 통한 정책생산과 예산집행과정 등은 열사람이 한걸음 내 딛듯 진행하면서 기대했던 것 보다 더 큰 성과를 얻었다. 얼마 전 추진위원장인 조대엽 교수와 부위원장인 이빈파 선생과 공동으로 ‘작은 민주주의, 친환경무상급식’이란 책을 출간한 것 또한 그러한 성과들을 묶음으로 만들던 중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올해 친환경무상급식 전면실시의 토대가 되는 실무 운영플랜을 제시하여 누가 봐도 쉽게 도움 받게 해보자는 취지에서 매뉴얼을 만든 것이 어느덧 책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동안의 급식운동역사와 친환경무상급식의 당위는 물론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사회의 기본 설계를 담아냈다. 성북구의 구성원들이 새로운(新) 사회기반(基)을 땀(汗)과 노력(力)으로 일궈낸(事) 여정에서 복지사회의 시작을 보게 될 것이다.
 


  친환경무상급식의 성과

  앞에서 밝힌 데로, 구정운영의 방향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를 정하면서, ‘교육에 대한 투자’를 자연스럽게 전면에 내세우게 되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선거과정에서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교육과 복지에 대한 투자’를 공약에서 주요한 테마를 잡았기에 당선직후 초등학교 6학년만이라도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진행하였다.


  시민참여를 기반으로 한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진행하고자 한 애초의 계획대로, 조대엽 교수, 이빈파 선생을 비롯하여 교장, 영양교사, 학부모, 시민단체 등에서 추진위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좋은 성과를 만드는데 성북구 친환경무상급식추진위원회가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장 단 간담회, 영양교사 간담회, 권역별 주민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공론의 장으로 활용하였다. 주식인 쌀부터 친환경으로 바꾸자는 의견에 따라 “친환경 쌀 품평회”를 개최하여 주민들이 직접 5개 지역의 친환경 쌀을 선정하여 학교별로 납품하게 하였던 것도 민관 거버넌스의 좋은 전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성북에서 앞서 진행된 추진위원회 구성 및 운영, 각종 간담회, 주민설명회, 쌀 품평회 등은 서울 지자체에서 거의 모두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많이 인용이 되고 있다.



  참여와 견제, 민관 거버넌스로 얻어지는 사회 시스템

  성북구는 가장 먼저 의회의 동의를 구하는데 주력하였다. 우리구의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동수로 구성되었고, 의장도 한나라당에서 맡기도 했지만, 친환경무상급식에서 만큼은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 지금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민관 거버넌스로서 친환경무상급식추진위원회가 충분한 토의를 거쳐 결정한 내용으로 친환경무상급식을 시범운영한 것이다. 그렇게 진행된 친환경 무상급식 사업에 대해 작년 11월에 학부모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니까 86.4%가 전 학년으로의 확대실시를 요구하였다.
주민들 스스로 교육현장의 변화 즉, 국가와 정부가 책임지는 교육을 확인하고 피부로 느끼면서 그로 인한 삶의 질적 변화에서 복지사회로의 여명을 보았기 때문에 그만한 지지를 해주었을 것이다.


  친환경무상급식은 먹을거리의 공공성을 기초로 교육의 기본 권리를 보호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또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진하고, 바람직한 복지사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현 사회의 시스템을 개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역시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만들어지는 참여와 견제로 공공성과 공익성을 충분히 담보해줘야 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친환경급식지원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했다. 친환경무상급식을  대부분은 예산만 지원하면 된다고 여길 수 있지만, 분명히 친환경원칙을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구체화된 유통시스템을 가지고, 학교 뿐만 아니라 우리를 비롯한 인근지역까지 안전한 먹을거리 공동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친환경급식지원센터를 통해 보다 바람직한 도·농상생의 공동체구축은 물론이고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일자리와 다각적인 사회적기업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친환경생산자들과의 직거래체계를 완비하고 그에 따른 성북형 로컬푸드를 정립하고자 한다. 학교에서 급식을 통한 교육은 사회전반의 시스템변화를 가져오게 할 것을 확신하기에 시작이 어렵더라도 천천히 그러나 누구보다 먼저 바람직한 체계를 만들어보려는 것이다. 복지를 체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회시스템을 바람직하게 만들기 위해 친환경무상급식을 보다 발전시키고 원칙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친환경급식지원센터를 서둘러 설치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이다.
 

 
  복지사회의 新基를 꿈꾸며

  성북은 그동안 일명 베드타운으로 세수가 매우 적고 재정자립도가 시내 25개 자치구중 중하위 정도로 낮은 편이다. 그러면서 저출산, 고령화 문제마저 심각하게 안고 있고, 중학교 이상 진학하는 아이들을 둔 학부모들은 강남으로, 노원으로 떠나는 대표적인 강북지역이다.


  우리는 친환경무상급식의 선두주자로서도 그렇지만 주민 삶의 기반인 주거환경에 대하여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도보10분 프로젝트’를 통해 누구라도 자기가 사는 곳에서 보도로 10분 안에 생활도서관, 병원, 공원, 주차장, 보육시설, 평생학습시설 등 생활편의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주민참여 하에 도시계획을 짜고 지역개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주민의 제안을 받을 수 있는 통로이자 주민들의 맨파워를 강화시킬 수 있는 도시아카데미, 각종 공동체 아카데미, 상인아카데미, 통장아카데미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도시재생이다. 도심에 가까운 각종 시설들을 가능하면 그 지역의 자원과 역사·문화와 어울리도록 재생의 관점에서, 공동체에 복무하는 관점에서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성북구가 지닌 역사·문화를 활용, 걷고 싶은 ‘슬로우 스트리트(slow street)’를 조성하려는 취지다. 대표적으로 성곽 밑에 장수마을(삼선4구역)이라는 낡고 노후한 지역이 있는데 그곳이 어떻게 공동체와 도시가 재생될 수 있는지와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있는지 어떠한 노후한 환경에 있는지 및 여러 가지 삶의 질을 위해 공간을 확보하는 과정 및 자신의 생존이 연계될 수 있는지 자원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 이런 노력들이 잘 이뤄지면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등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공동체적 대응이 시작되리라고 본다. 복지문제와 관련해서 전달체계를 제대로 형성하는 것이 구청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성북형 복지거버넌스 구축’을 강조하며 양질의 사회서비스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체계를 짜고 촘촘하게 관리하는 것이 자치단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여긴다. 그런 점에서 복지수요자게 복지공급자 사이에 상호 장벽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복지서비스의 질을 좀 더 종합적으로 관리해서 원스톱서비스의 개념으로 민과 관의 공급자수 망이 형성돼서 이수 간에 효율적으로 자원을 관리하고, 이 자원이 수요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구조를 짜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관리적으로 동별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구성하여 종교기관·사업자·봉사자·지역사정을 훤히 아는 통·반장·전문가 등이 네트워크망 내에서 우리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문제들을 모니터링 하고 교류하면서 노후한 수요게 공급이 매치돼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이들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에 지원위원회를 두고, 각종 교육과 통계적으로 자료를 가지고 대응할 수 있는 전문적 영역을 공급하는 역할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비록 우리 지역이 보편적 복지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우리 자치구에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서 사각지대가 없도록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복지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구조가 정책 수립단계에서부터 같이 짜고 평가도 같이 하고 교류하는 실질적인 복지 거버넌스로 자리매김하고 그 역량을 기초로 주민들과 함께 복지사회를 구축해나가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월간 <복지동향> 2011년 4월호(제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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