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권익위는 내부공익신고자 포괄주의 도입 반대 말라

권익위가 할 일은 초기 혼란 막고,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 

신고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공익신고 대상 범위를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의안번호 2211547, 신장식 의원 대표발의)의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신장식 의원과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간에 대안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신장식 의원은 애초 모든 공익신고자를 대상으로 포괄주의를 도입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권익위의 반대로 논의 과정에서 내부공익신고자에 한해서만 포괄주의를 도입하는 수정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권익위가 반대하면서 결국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고,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은 9월 15일로 미뤄졌다. 신고자 보호의 주무기관인 권익위가 신고자 보호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대안으로 제시된 ‘내부공익신고자 포괄주의’마저 반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권익위는 갖은 이유를 들어 이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포괄주의 도입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현행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제2조(정의)에 따라 공익침해행위 중 별표에 규정된 법률의 위반행위와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만을 공익신고로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신고의 경우 신고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가 오랫동안 지적돼 왔다. 그런 만큼 공익제보지원단체들은 오랜 기간 포괄주의 도입을 주장해 왔으며, 당장 모든 신고자를 대상으로 포괄주의를 도입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내부공익신고자만을 대상으로라도 포괄주의를 도입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에 신장식 의원은 권익위와의 대안 마련 과정에서 현행법상 공익침해행위를 별표에 규정된 법률 위반행위와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로 규정하는 ‘열거주의’는 유지하되, 제2조(정의) 규정에 내부공익신고자가 신고하는 형벌 또는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공익침해행위에 포함하는 수정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권익위는 여전히 어떤 행위가 공익침해행위에 해당하는지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고, 신고접수· 조사 과정에서 내부신고자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신고자의 신분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내부공익신고자 포괄주의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도리어 권익위는 제2조(정의) 규정을 현행대로 유지한 채, 제20조의2(특별보호조치)를 “내부신고자가 공익침해행위 외에 형벌 부과 대상과 행정처분을 신고한 경우, 신고 당시 공공의 이익에 대한 침해가 발생했다고 믿을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특별보호조치 결정을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공익신고자 포괄주의 도입에 있어 ‘업무 관련성’을 연계해서 내부신고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형벌·행정처분 대상을 신고대상으로 규정할 경우, 어떤 행위가 신고대상인지 처벌대상인지 불명확하다는 문제는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 또한 신고 접수·조사 과정에서 신고자의 신분이 노출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 현행법상 공익침해행위의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신고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신고 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서 신고 접수·조사 과정에서 신고자의 신분 노출 위험이 더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권익위가 주장하는 제20조의2(특별보호조치)에 별도의 구제절차를 신설하더라도, 심사를 통해 내부신고자 해당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만큼 신고자의 신분이 노출될 우려는 동일하게 발생한다. 

오히려 권익위가 주장하는 제20조의2(특별보호조치)를 통한 예외적 보호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우선 제2조(정의) 규정에서 내부신고자의 신고 범위를 직접 규정하는 경우는 해당 신고가 법률상 공익신고로 성립하여 원칙적으로 법적 보호를 받게 되는 반면, 이를 특별보호조치로 규정할 경우 위원회의 재량적 처분에 따라 예외적으로만 보호가 부여된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특히 권익위 안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특별보호조치결정을 할 수 있다”는 재량적 문언을 사용하고 있고, 5개 호에 걸친 배제사유를 명시하고 있어, 보호의 성립이 위원회의 재량적 판단과 배제사유 해당 여부에 좌우되는 구조인 것이다. 또한 보호의 범위에 있어서도 제8조의2(비실명 대리신고), 제8조의3(내부 공익신고자에 대한 변호사 조력비용 지원), 제29조의2(징벌적 손해배상) 등도 준용대상에서 빠져 있어 내부신고자의 신분노출 위험 및 소송비용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에서 차별적 문제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익위가 특별보호조치를 통해 신고자 보호가 달성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성립되지 않는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해외 주요국은 오래전부터 포괄주의를 채택하거나 ‘업무 관련성’을 중심으로 보호체계를 설계하고 있다. 실제로 외부신고자에 비해 내부신고자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알게 된 법률 위반행위를 신고할 경우 조직 내부의 불이익 조치나 보복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신고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축소하되, 불이익의 위험이 높은 내부공익신고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타당한 방향이다. 그런 만큼 권익위는 더 이상 내부공익신고자 포괄주의 도입을 가로막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법 개정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초기 혼란을 막고 제도가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법·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에 나서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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