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건강정책 2026-03-24   212486

[기자회견] 효과도 검증 안 된 희귀약 신속등재 등 약가제도 개편안 반대한다

20260324_희귀약 신속등재 등 약가제 개편안 반대 기자회견1
2026.03.24.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희귀약 신속등재 등 약가제도 개편안 반대 기자회견(사진=참여연대)

최근 발표된 이재명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은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라는 명목하에 임상적 유용성 평가와 비용효과성 평가를 모두 생략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지켜온 건강보험공단의 ‘선별등재 원칙’이 퇴행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제약기업은 희귀질환 치료제에 연간 수억 원에 달하는 가격을 요구하지만 치료제의 효과는 불분명합니다. 개편안대로 제약기업이 원하는 대로 가격을 책정하게 되면,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단 효과가 불분명한 약이 등재된 이후, 이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거나 대폭 약가를 인하할 수 있는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사후 통제 방안도 여전히 부재하다는 점입니다.

희귀질환 신속등재 등 약가제도 개편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내용임에도 정부는 지난해 11월 발표 이후 어떠한 공청회나 토론회 개최 없이 몰아붙이기식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3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내용을 최종 확정할 예정입니다.

이에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무상의료운동본부)는 오늘 오전 11시,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에서 막무가내식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현행 약가제도 개편안 추진을 반대하고, 환자를 이용하여 제약사의 배만 불리고 환자에게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약의 사용을 부추기는 신속등재 등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의 문제들을 알리고자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청와대에 의견서를 전달했습니다.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효과도 검증 안 된 희귀약 신속등재, 환자의 희망을 볼모로 제약사만 배불리는 ‘프리패스’ 등재 반대한다
  • 일시 : 2026년 3월 24일(화) 오전 11시
  • 장소 : 청와대 앞
  • 주최 :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 프로그램
    • 사회 :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
    • 여는 말 : 한성규 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민주노총 부위원장
    • 발언 :
      •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
      •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부대표
    • 기자회견문 낭독 :
      • 전은경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팀장
      • 홍민경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사무국장
      • 조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정책국장
    • 의견서 전달

기자회견문

효과도 검증 안 된 희귀약 신속등재,
환자의 희망을 볼모로 제약사만 배불리는 ‘프리패스’등재 반대한다.

이재명 정부는 2026년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라는 명목 아래, 약제급여 등재의 핵심 원칙인 평가를 통한 선별등재 시스템을 사실상 포기하려 하고 있다. 급여를 신청하면 사실상 모두 등재해 주는 2006년 이전의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으로 회귀하겠다는 것이다. 등재 기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대신, 환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약인지 검증하는 임상적 유용성 평가와 비용효과성 평가는 모두 생략하겠다고 한다. 희귀약에서 시작하지만 2028년부터 ‘혁신 신약’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효과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개발 단계에서 3상 임상시험을 생략하거나 임상적 효과를 충분히 증명하지 않고도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은 약제 중 40%는 최종 단계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거나 퇴출된다. 그럼에도 제약기업은 연간 수억 원에 달하는 가격을 요구한다. 신속등재 개편안대로라면, 효과가 불분명한 약이 검증 없이 건강보험에 오르고 제약기업은 막대한 수익을 거두게 된다. 이후 효과 부재나 부작용으로 환자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다. 신속등재는 환자에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그러나 그 희망은 기약이 없다. 효과가 불분명한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 다른 치료 옵션을 포기하게 된다. 환자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심사 면제의 논리적 방패로 삼는 것은 환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이용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 재정도 위협받는다. 신속등재로 평균 수억 원짜리 희귀질환치료제 약 50여개가 급여에 오를 경우 수조 원의 추가재정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사후 통제 방안의 부재다. 2026년 시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효과 없는 약을 퇴출하거나 약가를 적정 가격 수준으로 인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연구를 시작해 내년에 방법을 정하겠다고 한다. 사후 통제 방안도 없이 등재부터 추진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 운영의 엄중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약의 비용효과성 평가에 사용되는 ICER 값을 상향해 전반적인 신약 가격을 높이고, 약가유연계약제라는 이름으로 대부분의 의약품을 비밀 가격제로 운영하겠다고 방침도 담겨 있다. 이는 환자의 접근성 개선이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과 환자의 건강을 마중물로 삼아 제약산업을 새롭게 재편하겠다는 선언이다.

우리는 환자의 희망을 볼모로 검증도 책임도 없는 ‘프리패스’ 신속등재를 강력히 반대한다. 정부는 묻지마식 희귀질환 신속등재 시행을 중단하고, 국제 연대를 통한 경제성 평가 강화, 투명한 약가결정체계 마련, 제약기업의 독점이윤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제도 개선을 먼저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3월 23일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건강세상네트워크·대전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동조합총연맹·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전국농민회총연맹·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국여성연대·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전철연)·전국빈민연합(전노련,빈철련)·노점노동연대·참여연대·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애인배움터너른마당·일산병원노동조합·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행동하는의사회·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전국공공연대노동조합연맹·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건강정책참여연구소·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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