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형법상 배임죄 폐지는 국민과의 약속이 아니다
형법상 배임죄는 총수일가 사익추구 억지에 실효성 있어
민사 제도 강화 없이 배임죄부터 폐지하면 최대 수혜자는 지배주주
지배주주 전횡 방지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제도 개선 취지에 모순돼
민주당이 상법상 배임죄뿐만 아니라 형법상 배임죄까지 전면 폐지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에 가까운 전자와 달리, 후자는 실무상으로 계속 적용되면서 총수일가와 지배주주의 전횡을 억지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를 폐지하면 지배주주의 사익추구 행위를 처벌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참여연대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형법상 배임죄 폐지에 대해 반대한다.
배임죄를 없애는 대신 민사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면, 규제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사 제도부터 강화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 하지만 정작 민주당은 그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조차 내놓지 못하면서 연내 배임죄 전면 폐지만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배임죄부터 없앤다면 지배주주가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이다. 지배주주가 사익을 위해 기업에 손해를 입혀도 기업은 민사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기업의 다른 이해관계자들은 소송을 제기할 근거자료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지배주주의 사익추구와 독단적 의사결정을 용인하는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를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명문화, 3%룰 강화,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연이은 상법 개정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는 것은 이러한 취지와 반대되며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지금까지 경제권력을 가진 총수일가들이 법의 감시망을 피해 처벌을 피하는 사례가 계속되어 왔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불신도 만연하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며 배임죄를 폐지하는 것은 회사를 마음대로 좌우하고자 하는 재벌총수일가의 숙원일 뿐, 국민과의 약속이 아니다. 정부여당은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공정경제와 경제민주화임을 기억하고 배임죄 폐지 입장을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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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2025. 8. 28. [입법의견서] 형법상 배임죄 면책기준 명시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반대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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