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통신 2025-05-08   9198

[논평] 회복할 수 없는 소비자 피해, SKT는 약관대로 위약금 면제하라

유영상 SK텔레콤(이하 SKT) 대표가 오늘(5/8)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위약금 면제 시 최대 500만 명의 이용자가 이탈할 것이라면서, 위약금 면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나 SKT 이용약관 제43조는 회사의 귀책 사유로 인해 해지할 경우 이용자의 위약금 납부 의무가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SKT는 말로만 책임을 운운하지 말고, 약관대로 위약금을 즉시 면제하라.

SKT는 별도의 설명자료를 통해 위약금 면제가 어려운 이유로 △회복이 어려운 수준의 손실 △이용자 간 형평성 문제 △사회 전반의 신뢰와 시장 질서 등을 밝혔지만 모두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는 오롯이 SKT의 귀책에 의한 것일 뿐, 이용자의 책임은 단 하나도 없다. 이용자에게는 DNA와 다름없는 유심정보와 같은 중요정보를 관리하면서 충분한 보안조치도 하지 않았고, 유출사고 이후 제때 신고도 하지 않았다.

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20일이 다 되어가지만, 국민 절반에 달하는 SKT 이용자들은 본인의 유심 정보가 유출되었는지, 어떤 정보가 유출되었는지 SKT로부터 단 한 줄의 정보제공도 받지 못하고 있다. 광고에는 문자발송도 아끼지 않더니 이번에는 유독 홈페이지를 통한 공지방식만 고수하고 있다. 온라인 접근이 쉽지 않은 고령층과 취약계층은 이마저도 어렵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의 종류만 25종에 달한다고 한다.

무책임한 초동대처 또한 국민의 화를 불렀다.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유심보호서비스를 신청자에 한해 진행하다가 뒤늦게 전체이용자로 확대했고, 유심교체를 원하는 이용자들이 대리점 앞에 장사진을 치며 기다려도, 앞에서는 유심 재고가 없다고 잡아뗐지만, 뒤에서는 오히려 신규가입자를 유치하는 표리부동한 행태를 보이다가 뒤늦게 신규가입을 중단했다. 이 모든 것은 SKT가 자초한 일이며, 국민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국민 모두의 공공자산인 주파수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최소한의 책임과 자격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유출이야말로 회복이 어려운 피해다. 이미 유심 해킹사고를 악용한 보이스피싱·스미싱 범죄가 일어나고 있고,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유출된 정보가 이미 유출된 다른 정보와 결합되어 범죄에 악용되지는 않을지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SKT의 귀책에 의한 사고로 고통받은 이용자들이 계약해지를 요구할 때 그 책임을 인정하고 위약금을 면제하는 것은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도리일 뿐만 아니라 약관에 명시된 바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용자간 형평성 문제나 사회 전반의 신뢰를 운운하는 것은 이용자를 기만하고 분노를 더욱 불러일으키는 행태에 불과하다.

이미 국회 입법조사처까지 피해자가 통신사 이동을 원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SKT가 위약금 부과를 강행할 법적인 명분도 적다. SKT의 남은 우려는 오직 금전적인 부담뿐인데, 1년 영업이익만 1조 8천억 원에 달하는 SKT가 위약금 면제 수준의 최소한의 피해구제 조치가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보안시설 투자비 아끼려다 대규모 해킹사태를 벌인 SKT가 위약금마저 아끼려다가 전국민적인 신뢰마저 잃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SKT가 시간만 끌며 위약금 면제를 거부한다면, 참여연대는 다른 이통사로 옮기고 싶어도 위약금 부담과 과도한 결합상품 문제로 옮기지 못하고 불안에 떨고 있는 SKT 이용자들과 함께 소비자 분쟁조정을 신청할 것이다. 아울러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사고에도 불구하고 매번 말로만 그치는 사전방지조치 강화와 보안 시스템 투자 확대, 소비자의 충분한 피해구제를 위해 수 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소비자 집단소송법’ 제정을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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