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중소상인공정 2025-12-16   125444

[성명] 협상권 빠진 플랫폼 공정화법, 생색내기 법안 말고 ‘협상권’ 반드시 도입하라

윤석열 정부의 공정화법·전자상거래법 ‘재포장’에 불과 

플랫폼 독과점·불공정 문제 해결 못 해, 달라지는 것 없어

독점규제법 함께 추진하고 최소한 ‘협상권’은 반드시 도입해야

오늘(12/16) 국회 정무위원회 제1차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하 공정화법)」이 다뤄질 예정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8일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공정화법 단일안을 마련해 발의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를 대상으로 △중개거래계약서 작성·교부 △계약해지 및 서비스 중지에 대한 사전통지 의무 부과 △판매대금 지급기한 및 별도관리 의무 부과 △이용사업자단체 구성 등의 내용이 골자다. 초창기부터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불공정 문제 해결과 플랫폼법 제정을 위해 활동해 온 참여연대는 더불어민주당의 ‘생색내기 공정화법’ 추진에 단호히 반대한다. 참여연대는 플랫폼의 독과점과 불공정 문제를 여러 차례 약속해온 더불어민주당이 진정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면, 최소한 공정화법에 이용사업자단체의 협상권을 포함하고,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인 독점규제법을 반드시 함께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민주당이 플랫폼의 구조적인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현저히 부족한 이번의 생색내기 공정화법을 처리한 뒤 이를 민생을 위한 결단인양 포장한다면, 참여연대는 플랫폼법 제정을 위해 함께 활동해온 중소상인, 노동자, 소비자, 시민단체들과 함께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약속을 저버리고 국민들을 기만한 책임을 물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국민의힘 또한 이미 윤석열 정부 시절에 추진했던 내용에 불과한 법안을 두고 시간을 끈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첫째, 민주당이 발의한 공정화법은 ‘제정법’이라는 탈을 썼을 뿐 현행 공정거래법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공정화법 자체로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던 법안과 유사할 뿐 아니라, 판매대금 지급기한 및 별도관리 의무 부과는 이미 지난 해 티메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으로 추진하던 것을 공정화법으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 발의된 공정화법으로는 최근 대법원에서 과징금을 취소 당한 네이버 알고리즘 조작사건, 카카오택시의 배차알고리즘 조작사건, 쿠팡의 임직원 댓글을 동원한 검색순위 조작 사건 등 플랫폼 기업들의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데 있어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단 한치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차별취급행위나 거래강제행위, 일방적인 거래조건 변경 행위 등 일부 불공정행위 유형이 구체화된 것은 있으나 이는 이미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도 금지하고 있는 행위를 조금 더 구체화해 명시한 것에 불과하다. 특히, 플랫폼의 배열·검색·노출 순위 조작을 통한 차별취급, 최혜대우 요구와 같은 핵심적인 불공정행위 유형조차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아, 알고리즘을 활용한 시장지배력 남용과 불공정 경쟁을 실질적으로 규율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러한 불공정 행위를 통해 빠르게 진행되는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한 입증책임 전환이나 추정 규정 등 그 어떤 실효적 장치도 포함되지 않았다. 중개거래계약서 작성·교부, 서비스 중지 시 사전통지의무는 제공만 되면 불공정 행위로 규율도 어렵다. 민주당 정무위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던 공정화법에서 도대체 뭐가 달라지는가.

둘째, 민주당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여 야당의 필리버스터까지 뚫고 최근(12/11)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 가맹사업법에도 도입된 단체협상권을 공정화법에서 제외한 것 자체가 명백한 모순이다.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은 야당과의 합의 가능성을 그 이유로 들고 있으나, 이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애초에 점주들의 단체협상권을 보장하는 가맹사업법 또한 여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었으나 이후 많은 설득작업을 통해 여야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만약 점주단체 등록제만으로 충분하다면 굳이 가맹사업법에 협상권 의무화를 도입했겠는가. 배달앱 수수료 문제에서도 확인되었듯, 국회의 개입이 있기 전까지 플랫폼 기업들은 점주단체들의 거듭된 상생 협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공정화법이 최소한의 실효성을 가지려면 입점사업자들이 플랫폼에 거래조건과 관련된 협의를 요청할 경우 특별한 사유없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공정한 협의조차 보장되지 않는 법을 과연 공정화법이라 할 수 있는가. 독점규제법이 당장 어렵다면 최소한 공정화법에 협상권이라도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다. 

셋째, 독점규제법이 빠진 공정화법은 반의 반쪽에 불과하다. 소수의 독과점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하고 입증책임을 전환하여 빠른 제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필요성은 이미 카카오택시 타사배제 사건이나 쿠팡의 노출순위 조작 사건으로 충분히 확인된 바 있다. 온라인 플랫폼 영역은 불공정 행위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비교적 짧고, 한번 시장이 독과점화되면 봉쇄효과로 인해 신규 사업자가 진출하기 어렵다. 공정위 조사와 제재가 이뤄지는 3-4년 동안 카카오는 배차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경쟁사들을 시장에서 모두 퇴출시키고 택시호출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뒤늦게 부과된 공정위 과징금은 271억원에 그쳤고 이마저도 법원에서 취소되었으며, 아직까지도 택시호출시장에서 카카오를 위협할 수 있는 경쟁사업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례만 봐도 공정화법만으로는 독과점 플랫폼들의 횡포를 막을 수도 제재할 수도 없음이 명백하다. 그나마 정부여당이 힘이 있을 정권 초기에도 미국과의 통상압박, 야당과의 합의 가능성 등을 이유로 독점규제법 제정을 포기한다면, 도대체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지난 12일 발표된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에서 부정평가 이유의 첫 번째가 ‘경제·민생’(15%)에 있음을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뼈저리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국민들은 20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과반이 넘는 권한을 부여했고, 우리 사회의 불공정과 민생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이나 방통위 개혁, 부자감세 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유독 민생과 관련된 개혁법안은 여야 합의를 이유로 미루고 반쪽짜리 법안을 생색내기로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데도 참여연대를 포함한 중소상인, 노동자, 소비자, 시민단체들은 코로나19 이후 우리 민생의 중대한 문제로 떠오른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독과점과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약속을 믿어왔다. 만약 이번에도 통상압박, 야당과의 합의 등을 핑계로 독점규제법은 뒤로 미룬 채, 협상권조차 없는 공정화법을 처리하고 이를 민생을 위해 약속한 플랫폼법 제정의 성과로 포장한다면, 이는 국민에 대한 또 한 번의 기만이 될 것이다. 그럴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그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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