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세계의 창 1_사회공화주의적 소유

머리말

경제적 민주주의란 고전적 자유주의가 협의의 정부영역에 부여하고 있는 평등과 참여의 규범이 경제생활영역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사상이다. 그래서 경제적 민주주의는 고전적 자유주의의 소유관념에 대한 하나의 도전이다. 고전적 자유주의에서 소유는 사적 향유의 영역을 규정한다. 어떤 특정한 소유권도 시티즌십(citizenship)의 특권이거나 그 필요조건이 아니며, 소유권을 가진 사람에 의한 이 권리의 행사는 정치적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고전적 자유주의의 한 대안으로서 경제적 민주주의의 이상에 부응하는 사상은 고전적 사회주의이다. 고전적 사회주의는 사적 소유라는 자유주의적 관념 대신 국가소유―민주적으로 형성된 국가의 공무원에 의해 통제되는 소유―의 관념을 제시한다. 고전적 자유주의의 또 다른 대안이자 부분적으로 경제적 민주주의의 이상에 의해 고취된 사상은 사회민주주의 또는 복지-규제적 자유주의이다. 사회민주주의는 고전적 자유주의의 사적 소유권 관념을 견지한다. 그러나 두 가지 수정이 있다. 사적 소유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규제가 있다는 것과 조세이전제도를 통해 자금 조달과 관리가 이루어지는 최소생존의 보장이라는 복지권이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은 경제적 민주주의의 이상에 의해 고무되었으며 고전적 자유주의의 또 다른 하나의 대안인 것이 가진 여러 측면들을 다룬다. 이 대안은 공화주의와 시장사회주의 전통들이 수렴하는 요소들에서 발견될 수 있다. 또 이 대안은 사회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국가소유는 물론 사적 소유권의 제한 없는 축적과 행사를 모두 거부한다. 그러나 이 대안은, 사회민주주의보다 진일보하여 경제활동의 본원적(primary) 조직과 소득 및 부의 분배가 정치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데까지 관심을 기울인다.
이 대안적 시각의 특유한 소유관념은 시장사회주의 전통에서는 종종 사회적 소유라 불리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은 공화주의 전통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사회공화주의적 소유라 부르고자 한다. 사회공화주의적 소유의 특징은 소유권이 다음 두 유형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사적 개인들에 의해 보유된다는 데 있다. 그 하나는 소유권의 보유자가 그 소유에 의해 형성되는 집단이나 공동체에 잠재적으로 능동적인 참여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조건이며, 또 하나는 집단이나 공동체의 구성원들 사이에 불평등을 제한하는 장치들이 고안된다는 조건이다. 사회공화주의적 소유의 보다 익숙한 형태들로서 생산자협동조합과 ‘제약이 붙은 주식’을 가지는 주택협동조합이 있다.
현대 미국사회에서 사회공화주의적 소유와 관련된 특징들은 통상적으로 투표권처럼 정치적 또는 시민적 권한의 좁은 영역에서 보일 뿐, 사적 경제생활에서는 이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적 영역에서 사회공화주의적 소유의 몇 가지 흥미로운 사례들이 존재하며, 최근에는 그 비중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제안들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예컨대 세금공제와 지대통제의 몇몇 형태와 같은 다양한 규제정책과 복지정책들이 창조하는 이해관계들은 사회공화주의적 소유와 유사하며 또 사회공화주의적 원리들에 의해 고취될 수 있다.
이 글의 정치적 목적은 급진적 경제개혁에 관한 논쟁 특히 자본주의(고전적인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사회민주주의적 자본주의 둘 다를 포함한다)와 사회주의 사이에 있는 ‘제3의 길’의 가능성에 관한 논쟁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하는 데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개혁모델이 자본주의모델과 사회주의모델 둘 다와 구별될 수 있고 또 적어도 미약하나마 제도적으로 구체성을 가지는 것이라고 할 때, 우리가 가진 비전들 가운데 이 점에 가장 근접한 것이 사회공화주의적 비전일지도 모른다.
확실하게 말하건대, ‘제3의 길’이라는 질문에 대한 세련된 지금의 대답은 모든 일반적 개혁모델들은 불확정성을 가진다는 것과, 그래서 특정 경제에서 실현 가능한 프로그램이라면 그것이 무엇이건 다양한 소유형태들의 혼합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일반모델은 그 자체로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으며, 어떤 일반모델도 경제 전체의 재구조를 위한 유일무이한 영감으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모델들은 특정 개혁을 다루는 가장 상황적인 사고에 대해서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일반모델들의 목록을 확장하는 것은 특정의 실천과 제도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우리 사고의 유연성은 물론,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특정의 대안적 가능성의 범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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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익진/프랑스 그르노블 사회과학대학교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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