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참여사회포럼_북한 핵실험과 평화운동의 과제

이 글은 북한 핵실험 이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에서 주최한 토론회를 지면에 옮긴 것이다. 이후 참여사회포럼 란을 통해 시민사회의 중요한 토론현장을 지상중계할 예정이다.

이기호 최근 평화운동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자체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도 중요한 화두인 것 같습니다. ‘북한 핵실험과 평화운동의 과제’라는 오늘의 토론 주제가 많은 논의를 필요로 하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먼저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처장의 발제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핵문제에 대한 한국사회의 이중 잣대

이태호 북한 핵실험 이후에 여러 가지 제재 움직임이 있었고, 국방부는 강화된 핵우산을 요구했고, 대북 포용정책과 관련된 논란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민사회 일부에서는 한국이 핵을 보유해야 한다거나 혹은 국지전이라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어쨌든 북한 핵실험은 자위적 조치였다는 의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핵실험이 제기하는 근원적인 문제와 실천적인 쟁점에 대해서 평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실천해야 할 것인지 고민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북한 핵실험은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고, 이런 핵문제에 대해서 곳곳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는 핵실험을 계기로 새삼스럽게 핵무기가 대량 살상무기라는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생겼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크게 대비되는 두 가지 입장이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핵실험에 대해서 강력히 반대하면서 ‘우리도 핵을 갖자’ 혹은 ‘핵우산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북이 핵실험을 한 것은 어쨌든 억지력 확보를 위해서 한 일이고, 이는 미국이 북에 대한 소극적 안전보장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이 두 주장은 상반되어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핵이 억지력이 된다는 것과, 핵이 어떤 것의 수단이라며 핵을 방어의 수단 혹은 자위의 수단 등 어떤 수단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핵이 어떤 것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전제에 동의하면 핵에 대한 주관적 해석, 즉 이중 기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핵은 국제법상 명시된 불법무기이자 비인도적 무기인데, 이것을 수단으로 본 데 따르는 자의적 측면, 즉 내가 가지면 자위수단이고, 남이 가지면 대량살상 무기라는 생각이 타자 혹은 타국의 동의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핵 확산 도미노가 일어나지 않나 싶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핵무기와 관련한 논의의 역사는 핵 군축과 비확산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핵심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냉전시기에는 핵이 가지는 상호확증파괴라는 성격 때문에, 핵 군축을 해보자는 주장이 대두되었으며, NPT(핵확산금지조약)도 생겨났습니다. 이 시기에는, 냉전시대의 특징이었습니다만, ‘관리가 되는 공포’라는 특징이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상황은 근본적으로 변했습니다. 냉전의 후과이기도 한데요, 냉전이 해체되면서 핵 관리체제가 부실해지고, 누수문제도 생기면서 핵보유국들은 신경질적으로 이것을 막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특히 9.11 이후에는 핵 선제 공격론이 나오고, 특정 불량국가나 테러리스트를 지명해서 다른 나라에는 가하지 않는 강한 압박을 시도한 겁니다. 그러다보니 인도나 이스라엘, 파키스탄처럼 정치적으로 친한 데는 봐주고, 특정 불량 국가만 강조하는 문제가 생긴 겁니다. 그리고 미국은 스스로 이른바 ‘핵태세 보고서’라는 것을 만들어서 이전까지는 핵을 그냥 억제 수단으로 사용했는데, 이제는 실제 비핵 전쟁, 재래식 전쟁에서도 핵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핵을 억제 수단만이 아니라 전쟁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야말로 세계는 나가사키, 히로시마 이후로 전쟁에서 핵이 사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대로 치닫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국제적인 비확산체계는 붕괴 직전에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핵에 대한 책임을 북한과 이란 등의 나라에만 물을 것이냐’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작년 NPT 평가회의는 미국을 압도적으로 비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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