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석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대학원 장애학과 교수
들어가며
이제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의 사용은 우리의 일상에서 보편화되었다. 그렇다 보니 정보통신망에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은 정보의 입수, 교환, 전달 측면에서 불리해졌다. 특히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농어민 등 사회적 소외계층은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접근 및 이용성이 떨어짐에 따라 일반 국민과의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가 심해졌다(강기봉, 2021). 더구나 앞으로 4차 산업혁명에 의해 인공지능에 기반한 스마트 일상은 더욱 보편화 될 것이고, 이에 따라 디지털 격차는 더 심화될 것이다. 디지털 격차는 그 자체도 문제지만, 향후 디지털은 사람이 생활하는 모든 분야에 관련되기 때문에, 디지털 격차는 사회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이기호, 2019). 이에 따라 모든 것이 디지털로 연결되는 시대에는 국민 모두 소외 없이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이은수, 한유정, 주윤경, 2020).디지털 격차는 국가 사이에도 존재한다. 2019년 선진국 국민의 약 87%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반면, 개발도상국 국민은 약 47%만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또 한 국가 내에서도 남성, 도시 거주자, 청년층이 여성, 지방 거주자, 고령층에 비해 디지털 활용도가 더 높다(이동석, 2021). 우리나라 경우에도 ‘2022년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100%로 가정했을 때 장애인 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82.2%이고, 고령층은 69.9%, 저소득층은 95.6%, 농어민은 78.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2).
이에 따라 장애인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여 디지털 포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 사회정책의 목표가 되었다. 정보화 사회의 진전 및 4차 산업혁명의 촉진에 따라 사회서비스 관련 정보는 직접 대면 접촉이나 인쇄물을 통한 제공보다는, 관련 홈페이지 등 인터넷 환경을 통해 제공되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회복지서비스도 대면서비스가 유지되면서도, 비대면 서비스 활용은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이동석, 2021). 이에 따라 디지털 격차를 좁히고, 디지털 포용을 이룰 수 있는 정책 및 실천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하지만 장애인 디지털 격차에 대해서 문제점은 제기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해결 방법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여전히 디지털 격차는 존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애인 디지털 격차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단순 접근 이상의 디지털 리터러시와 정보 이용 기술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원고에서는 장애인 디지털 격차의 현실을 살펴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및 실천 방안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장애인 디지털 격차 수준
‘2022년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100%로 가정했을 때 장애인 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82.2%로 나타났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2). 2018년 74.6%, 2019년 75.2%, 2020년 81.3%, 2021년 81.7%에 비해서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국민의 80% 수준에 머물러 있고, 상승 속도가 정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디지털 정보화 접근 수준이 96.7%(전년 95.6% 대비 1.1%p↑), 디지털 정보화
역량 수준이 75.2%(전년 74.9% 대비 0.3%p↑), 디지털 정보화 활용 수준이 82.0%(전년 81.5% 대비 0.5%p↑)로 조사되었다. 즉, 디지털 접근 수준의 차이(기기, 요금 등에 대한 부족)는 일반 국민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디지털 정보화 역량 수준 및 활용 수준이 떨어짐에 따라 디지털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1) 디지털 정보화 접근 수준
디지털 정보화 접근 수준은 일반 국민의 9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2년 기준, 이용할 수 있는 데스크탑 컴퓨터나 노트북을 보유하고 있는 장애인 가구는 61.2%로 일반 국민 보유율 72.4%보다 11.2%p 낮은 수준이다. 또 장애인의 모바일 스마트기기(스마트폰/스마트패드/기타주변기기 중 하나) 보유율은 86.2%로 일반 국민 스마트기기 보유율 98.3%보다 12.1%p 낮은 수준이다. 또 장애인 가구의 99.2%가 가구 내 컴퓨터나 노트북,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을 사용하여 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2) 디지털 정보화 역량 수준

디지털정보화 역량 수준은 일반 국민의 75.2% 수준으로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PC 이용 능력으로 컴퓨터를 이용하여 7개 항목을 스스로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조사한 결과, ‘⑤인터넷을 통한 파일 전송’ 능력이 43.7%로 가장 높고, ‘③웹 브라우저 환경설정’ 능력이 38.3%로 가장 낮았다. 모바일기기를 이용하여 7개 항목을 스스로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조사한 결과, ‘④다른 사람에게 파일 전송’ 능력이 69.6%로 가장 높고, 그다음은 ‘①기본적인 환경설정’(67.6%), ‘②무선 네트워크 설정’(63.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⑥악성코드 검사 및 치료’ 능력은 44.7%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3) 디지털 정보화 활용 수준
2022년 기준 장애인의 디지털 정보화 활용 수준은 일반 국민의 82.0%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항목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 장애인의 인터넷 이용률은 85.5%로 일반 국민 인터넷 이용률인 93.0%보다 7.5%p 낮은 수준이다. 장애인의 주요 인터넷 이용 기기는 스마트폰(85.5%)이었고, PC(28.6%), 스마트패드(5.0%) 순으로 조사되었다. 인터넷 이용자 기준, 장애인의 ‘검색 및 이메일, 콘텐츠 서비스 이용률’은 85.3%로 일반 국민 91.4%보다 6.1%p 낮게 나타났고, ‘사회적 관계 서비스 이용률’은 87.4%로 일반 국민 91.8%보다 4.4%p 낮게 나타났다. 또 ‘생활서비스 이용률’은 84.4%로 일반 국민 89.3%보다 4.9%p 낮았고, ‘정보생산 또는 공유활동률’은 46.5%로 일반 국민 59.2%보다 12.7%p나 낮았다. 또 장애인의 ‘온라인 네트워크 활동률’은 63.7%로 일반 국민 72.4%보다 8.7%p 낮았고, ‘온라인 사회참여 활동률’은 38.7%로 일반 국민 38.9%보다 0.2%p 낮았고, ‘온라인 경제 활동률’은 48.6%로 일반 국민 62.8%보다 14.2%p 낮았다.
즉, 장애인의 경우 인터넷 이용율 자체가 일반 국민에 비해 적은 수준이고,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정보생산 및 공유활동률, 온라인 네트워크 활동률, 온라인 경제 활동률은 일반 국민과 비교하여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장애인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제언
4차 산업 시대에 디지털은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하다. 이에 따라 디지털 사용의 어려움은 그 자체의 어려움으로 끝나지 않고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중요 장벽이 된다. 그런데 장애인의 디지털 정보화 접근 수준은 일반 국민의 96.7%에 이르지만, 디지털 정보화 역량 수준은 일반 국민의 74.2% 수준밖에 되지 않고, 디지털 정보화 활용 수준도 8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즉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 활용 수준도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장애인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디지털 역량 수준을 높이기 위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장애인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 정책은 사랑의 PC 보내기 운동과 같은 저소득층 디지털 기기 보급사업, 정보화 무료 교육원을 통한 무료 정보화 교육사업에 한정되어 있다. 디지털 접근 수준의 차이를 메우고 정보화 역량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책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보다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장애인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장애인의 디지털 포용을 이루기 위한 정책을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 현황에서 보았듯 2022년도 장애인의 디지털 정보화 접근 수준은 일반 국민의 96.7% 수준이다. 아직도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태블릿 PC, 스마트 패드 등 디지털 기기 무료 보급사업이 확대되어야 한다. 또 디지털 기기 활용을 위해서는 망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무료 와이파이 제공이 필요하다. 현재 장애인복지관, 공공기관 등에서 공공 와이파이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가정에서도 데이터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장애인 가구에 대해 민간 통신회사가 30% 정도 할인해 주는 정책과 더불어 저소득 장애인의 경우 정부가 모든 인터넷 요금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디지털 기기에 접근할 수 있는 보조공학기기의 활용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디지털 기기 활용법에 대한 교육만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디지털 기기에 접근할 수 없는 특정 손상이 있는 장애인의 경우 접근을 위한 보조공학기기도 함께 지원되어야 한다. 신체적 손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디지털 기기에 접근할 수 있는 보조공학기기를 개발하면 얼마든지 디지털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디지털 기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조공학기기를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장애인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훈련이 필요한데, 사회서비스와 별도로 제공될 것이 아니라 사회서비스 제공 조직을 통해 서비스의 일환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즉 사회복지기관은 전통적인 프로그램을 탈피하여 디지털 기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음식 배달하기, 물품 주문하기 등과 같이 실생활에 활용될 수 있는 디지털 프로그램 진행이 필요하다. 2020년 서울특별시는 ‘디지털 역량 강화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저렴한 요금제의 스마트폰 보급, 로봇 활용 병행 교육, 주민센터와 복지관 등에 디지털 배움터 및 키오스크 체험존 조성 등의 방안을 발표하였는데(김나정, 2020), 이와 같은 정책을 장애인에게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넷째, 장애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디지털 옹호자 양성 및 활용이 필요하다. 사회복지기관에서만 프로그램으로 디지털 기술훈련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 속에서 디지털 기술훈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 이용자 주변인을 디지털 옹호자로 양성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22년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에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다 잘 모르거나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는지 질문한 결과,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 대해 일반 국민보다 낮게 응답되었다. 즉 가족 이외에 도움을 청할 자원이 부족한 현실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다 잘 모르거나 문제가 생기면 해결을 도와줄 수 있는 주변 옹호자 개발 및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장애인복지관에서는 시민옹호인을 양성하여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시민옹호인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여 이들이 디지털 옹호자로 활동하도록 할 수도 있다. 또 중고등학교 자원봉사자들을 디지털 옹호자로 양성하여 활용할 수도 있다.
| 참고 문헌 |
강기봉. 2021. “디지털 포용에 관한 연구”. 『한양법학』, 32(2), 149-179.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2. 『2022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김나정. 2020. “비대면 사회의 정보격차 해소방안”. 『이슈와 논점』 1774호. 국회입법조사처.
이기호. 2019. “지능정보사회에서의 디지털 정보 격차와 과제”. 『보건복지포럼』, 28, 16-28.
이동석. 2021. “영국의 디지털 포용 정책과 비대면 장애인복지서비스의 함의”. 『국제사회보장리뷰』 16호, 27-40.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은수, 한유정, 주윤경. 2020. 『디지털 포용정책 동향과 사례』. 한국정보화진흥원
월간 <복지동향> 2023년 6월호(제2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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