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건강정책 2025-11-07   77385

[성명] 영리플랫폼 중심의 비대면진료 법제화, 의료법 개정안 반대한다

시범사업 제대로 평가하고, 공공플랫폼 구축 등 보완 방안 마련해야
비대면진료는 공공플랫폼을 통해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정부와 여당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진료를 의료법 개정을 통해 법제화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비대면진료는 실제 국민들의 편익을 높이지 못한 채 의약품의 오남용을 조장하는 경로로 작동한 측면이 크다. 또한, 비대면진료는 본래 도입의 취지인 의료접근성 향상 보다는 영리플랫폼 산업 육성에 치우쳐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정부와 여당이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는 영리플랫폼 중심의 비대면진료 의료법 개정을 중단하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공플랫폼 구축, 공공의료정보 보호기구 설치, 공공모니터링 등에 대해 논의하고 추가적인 입법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비대면진료 법제화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첫째, 그동안 한시적으로 시행된 시범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부족하다. 지난 5년간 실시한 시범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없이 비대면진료를 법제화하려는 것은 문제다.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를 대체하기에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 비대면진료를 통해 마약류 처방이 급증하자 복지부가 시급히 지침으로 처방을 금지한 사례가 보여주듯 안전하지 않고, 불법적인 의료를 키우는 경로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비대면진료의 현황, 비급여 진료에 대한 통계, 플랫폼을 통한 환자 유인행위나 과잉진료에 대해서는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비대면진료의 추진 이유로 의료취약지 주민의 의료접근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와 관련한 자세한 통계는 확인조차 할 수 없다.

둘째, 영리플랫폼에 의한 비대면진료는 국민건강권과 의료공공성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영리기업에 의한 비대면진료는 숱한 문제를 일으켜왔다. 비대면진료는 탈모, 다이어트, 여드름 등 비급여 처방을 위한 의약품 자판기 역할을 해왔으며, 의료취약지 접근성 개선을 명분으로 시작했지만 이를 이용한 사람들은 결국 앱 사용이 용이한 젊은층과 도시 지역 환자들이 대상이었음이 국정감사나 여러 조사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법에서 비대민진료를 법제화한다는 것은 영리기업들에게 의료를 영리로 활용하라고 그 문을 활짝 열어주는 것에 불과하다. 수익 중심의 영리 민간 플랫폼은 이용자 확대를 통해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형성하고 과잉진료 및 처방 등 비윤리적 행위를 부추겨 건강보험의 재정지출 증가를 유발할 것이다. 

셋째, 영리플랫폼이 보유하게 되는 진료 관련한 개인정보와 의료기록은 얼마든지 유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영리기업의 수익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다. 민간의 비대면 진료 중계 플랫폼 운영자가 진료 관련한 개인 정보와 의료기록을 보유하고, 관리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영리 플랫폼들이 광고 목적으로 환자의 이름, 주소, 처방기록, 심지어 정신상담 내용까지를 제3자 광고 플랫폼에 무단으로 넘긴 바 있다. 비대면진료의 경우 개인 의료정보 보호 등 각종 문제에 대한 규제가 마련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해당 내용에 대한 논의는 미흡한 실정이기도 하다.

넷째, 영리플랫폼 중심의 비대면진료 제도화는 정작 의료가 절실한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불필요하고 위험한 진료에 자원을 낭비하게 만들 위험이 크다. 이는 국민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자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의료와 돌봄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정부 정책의 기조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돌봄통합지원법」의 안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차의료의 전면적 강화가 요구된다. 그런데도 인력 확충은 외면한 채, 전국 어디서든 비대면진료를 가능케 하는 법제화를 서둘러 추진하는 것은 명백히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이다.

정부여당은 영리 플랫폼을 허용해 기업 돈벌이를 돕고 의료를 상업화시키는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즉각 중단하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존의 시범사업을 평가하고 공공플랫폼 구축 등의 보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비대면진료의 법제화는 촌각을 다투는 사안도 아닐 뿐더러 그동안 드러난 여러 문제들을 감안하면 대대적인 규제가 필요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지금 정부여당이 할 일은 비대면진료의 법제화가 아닌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 통합돌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일차의료 강화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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