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0 2000-11-10   1177

지상중계: 기초생활보장제도 정착을 위한 공공행정체계 개편방안 공청회

2000년 10월 1부터 시행된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그 첫발을 떼기도 전에 시기상조론 등의 여러 주장과 논란이 난무하여 제도의 시작이 위태로워 보이기도 하였고, 부정수급자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최저생계비와 보장수준이 우리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높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그 동안은 이 새로운 제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이었다. 한편, 기존의 한시적 생활보호대상자들이 재산기준 또는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하여 탈락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생계급여 지급 이후 기대치(최저생계비를 전액 보장받을 수 있는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급여수준에 대한 수급자들의 민원이 속출하는 등 이 제도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이라고 표현될 정도의 분노가 일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이 제도를 어떻게 제대로 정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생산적인 논쟁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지난 10월 26일 흥사단 강당에서는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주최로 "기초생활보장제도 정착을 위한 공공행정체계 개편방안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 공청회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정착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을 행정인프라 구축의 미비로 파악하고 현재 발생하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복지행정체계를 개선하고 자활지원과 관련한 정부 부처간의 협력체계를 정비하는 등의 현실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문제인식에서 마련되었다.

조흥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번 공청회에서는 첫 번째 주제발표자인 이재완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가 "기초생활보장제도 행정체계 및 인력의 개편방안"에 대해, 두 번째 주제발표자인 이문국 안산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자활사업 전달체계 구축 방안"에 대해 각각 발표를 하였다. 지정토론자로는 강혜규 보건사회연구원 책임연구원, 심재호 한서대 노인복지학과 교수, 김진학 사회복지전문요원동우회 회장, 김홍일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회의 정책위원장, 이영찬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과장, 박재영 행정자치부 자치제도과장이 참여하여 공공행정체계 개편이라는 현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공청회는 전국 각지의 일선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이 대거 참석해 공공행정체계 개편에 대한 목소리를 현장으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발제1

– 복지행정체계의 부재로 인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안정적 시행에 적신호 나타나,

– 실질적인 행정조직상의 사회복지직렬화 및 인력확충 이루어져야

첫 번째 발표자인 이재완 교수는 국민의 최저생활보장을 목적으로 하여 만들어진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복지행정체계의 부재로 수급자 선정, 급여 등에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라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실질적인 사회복지직렬화와 충분한 전문인력의 확충을 제시하였다. 실질적인 사회복지직렬화란 구체적으로 현재 시·도 및 시·군·구의 별정직 사회복지전담공무원(여성복지상담원, 아동복지지도원 : 별정5-8급)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현재 문제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서 기존의 행정체계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또한 이재완 교수는 전국 읍·면·동 3,516개 사무소 중 사회복지전문요원이 미배치된 읍·면·동사무소가 111개나 되고 현재 사회복지전문요원의 현황은 총 인원이 4,800여 명으로 전문요원들이 지금처럼 기초생활보장제도와 다른 사회복지서비스 및 일반 행정업무까지 계속 수행해야 한다면 적정인력은 28,000여 명 이상이라며 시급한 인력 확충을 주장하였다.

발제2 : 지역밀착형 자활사업의 활성화에 있어 지자체장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

이어 "자활사업 전달체계 구축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은 이문국 교수는 자활급여 공공전달체계 상의 문제점으로 우선 보건복지부, 노동부, 행정자치부, 교육부 등 관계 부처의 조정기능을 실질적으로 행할 수 있는 전담기구가 없어 자활지원을 위한 원활한 협조체계 수립 및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대통령 직할 '자활지원사업추진단'을 구성하거나 기존의 국무총리 산하 '실업대책기획평가단'과 지자체의 '실업대책반'을 중앙과 지방의 기획조정기구로 전환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또한 이교수는 지역밀착형 자활사업의 활성화에 있어서 지자체장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인데도 불구하고 현 지자체의 자활사업에 대한 인식은 기존의 취로사업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지자체의 인식변화를 촉구했다. 자활후견기관의 현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현재 지역별 수급자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지역단위에 동일수의 자활후견기관을 설치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지역별로 수급자 규모를 반영하여 우선순위와 가중치를 부여한 자활후견기관의 지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자활전달체계의 구축을 위한 방안으로는 자활후견기관과 자활공동체기업을 직업훈련기관이나 임금보조금 우선 기업으로 지정하여 지역밀착형 전달체계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국가에서 상시구매하는 업종과 일감의 주요수급처로 자활공동체를 활용하고 자활공동체기업이 독립할 수 있는 일정 기간동안 조세특례업체로 지정하는 등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배려를 당부했다.

지정토론 : 인력확충, 고유행정체계 확보와 같은 단기적 대안과 함께 장기적 전망도 가져야

두가지 주제발표에 이어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강혜규 보사연 연구원은 기초생활보장제도 정착을 위해 기존행정체계를 최대한 활용해 단기적 대책을 마련하자는 이재완 교수의 주장에 동감하면서 덧붙여 장기적 전망을 가지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임을 주장했다.

장기적 전망으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각각에서 복지영역이 성장하고 성숙해야 함을 전제하고 그 과정에서 견지되어야 할 부분으로서 첫째는 수요자가 접근할 수 있는 최일선 단위에서 역할이 분담될 수 있는 조건이 구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사무소를 2-3개 동 단위로 배치하는 등 최일선 단위를 상향조정하고 사회복지업무를 세분화하여 이를 전문성과 효율성에 따라 철저히 분담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사회복지전문공무원에 대한 '직무수행평가제'를 개발하여 고유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과 복지업무 중에서도 서비스 기획이나 지역자원 발굴·관리 등과 같이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와 급여지급업무와 같은 업무를 내용적으로 구분하고 차등화할 것을 제안했다.

심재호 교수는 정부의 구조조정에 대한 인식을 언급하면서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줄일 것과 늘릴 것을 명확히 하여 효율성을 제고시키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해나가야 함을 지적하며, 앞으로 빠르게 증가할 복지수요에 대한 혜안을 가지고 사회복지인력 수급이나 고유전달체계의 수립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학 사회복지전문요원은 지난 10개월 동안 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을 앞두고서 수급자 선정이나 급여 산출 등의 과도한 업무에 밤낮없이 일했던 일선 사회복지사들의 노고를 전하며 인력확충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김홍일 신부는 수급자가구의 소득이 변동될 때 일선에서의 소득파악은 일정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소득변동시 이를 즉각 반영하여 행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력의 대폭 확충이 이루어져야 함을 주장하였다. 또한 전문요원의 수급자 선정 및 급여 확정 후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수급자들을 위해 중재할 수 있는 상설 전담창구의 마련을 제안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원활히 시행, 정착될 수 있도록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다함께 노력하여야

이영찬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과장은 미국에서도 자활사업이 시행되었다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신자유주의 도래와 함께 예산이 축소되면서 결국 실패한 정책이 된 사례를 들면서, 우리나라는 자활사업을 포함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이제야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제도가 원활히 시행, 정착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함을 역설했다. 박재영 행자부 자치제도과장은 사회복지전문요원의 인력확충 및 사회복지직렬화 문제와 관련하여 인력확충은 계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다만 다른 부서는 모두 구조조정 중인데 사회복지담당공무원들만 인원을 보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상황 설명을 하였고, 여성복지상담원과 아동복지지도원들의 별정직을 일반직으로 전환시키는 문제에 대한 검토는 이미 끝냈고 전환시기와 관련한 문제만 남았다면서, 구조조정되고 있는 다른 일반직 공무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2002년 7월 구조조정이 완료될 때까지는 기다려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자활행정체계에 관해서는 시·도 및 시·군·구에 설치되어 있는 실업대책기구를 다시 한시적으로 자활지원전담기구로 전환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종합토론 : 2002년 7월 구조조정 완료 이후 사회복지 관련 별정직을 일반직으로 전환

이어 종합토론 시간에는 여성상담원, 아동복지지도원 등의 사회복지직을 별정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다. 행자부의 박재영 과장은 2002년 7월 구조조정 완료 이후 사회복지직을 일반직화 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하면서 하지만 사회복지직의 전문성을 고려해 별정직화 했던 당시의 목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반직으로 전환되었을 때 다른 일반 행정업무 수행과 함께 정기적인 부서 이동에도 예외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최근 수급자선정과 급여 적용 문제 등에 관련한 잇단 사고 소식과 함께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정착을 위한 행정체계의 개편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러한 현실 하에 이번 공청회는 현안에 대해 보건복지부, 행정자치부 등의 관계부처와 학계, 시민사회단체, 현장전문요원 등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자리였다. 이런 자리를 통해서 전개된 생생한 논의 과정은 상호이해를 높이고 향후 협력에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박영미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자원활동가

월간 <복지동향> 2000년 11월호(제26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