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6 2006-06-11   1617

[동서남북1] 사회복지노동자의 신분은 위탁계약직



사회복지노동자의 신분은 위탁계약직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







최근 우리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삼정지부의 조합원들은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1998년부터 삼정복지회관을 운영해 온 학교법인 서울신학대학교가 3월에 재위탁을 포기하면서 직원 전원에 대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하였기 때문이다. 2005년 8월에는 구미장애인종합복지관의 수탁법인인 천태종복지재단이 일방적 임금삭감과 정리해고, 수탁포기를 하기도 하였다. 특히 구미장애인종합복지관은 2001년 복지관 개관부터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천태종복지재단에서 운영해 왔으며 2003년에 재수탁을 체결해 계약기간을 11개월이나 남겨둔 시점에서 중도에 수탁을 포기하기도 하였다. 수탁법인의 위탁포기는 단순히 복지관의 운영법인 변경 차원을 벗어나 종사자에 대한 심각한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서비스의 지속성과 책임성, 전문성이 훼손되며 그 결과가 복지관 이용자 및 지역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점에서 크나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회복지재정 지방이양으로 중앙정부(보건복지부)의 통제권이 사실상 정지된 데다 대다수의 사회복지시설이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얼마나 더 사회복지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심각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삼정복지회관 문제는 앞으로 사회복지시설에 불어 닥칠 고용불안의 서막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 글에서는 삼정복지회관의 문제를 통해 민간위탁시 고용승계의 문제를 짚어보고 그 개선책에 대한 우리 노조의 입장을 주장하고자 한다.




삼정복지관 투쟁경과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삼정복지관지부는 2004년 12월 16일 결성된 이후 2005년 사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으며 별 문제 없이 복지관이 운영되어 왔다. 그러던 중, 올 6월 30일로 수탁이 만료되는 시점이 5개월이 남은 1월말, 서울신학대학교는 일방적으로 수탁 포기를 결정하고 3월에 수탁포기 공문을 시청에 접수하였다. 이후 관장과 부장 등 복지관 운영의 실질적이고 대, 내외적인 책임을 져야 할 최고관리자들은 자기 살길을 찾아 직원들을 버리고 퇴사하였으나 복지관에 남아 마지막까지 고용승계를 바라며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조합원들에게 날아온 것은 고용승계가 아닌 일방적인 해고 통지였다. 부천시청은 4월 25일 고용승계사항 없는 위탁공고를 하였으며 수탁신청을 한 4개의 법인 중 사회복지법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한국장로교복지재단 동광교회가 수탁법인으로 선정되었다.




▪ 사측의 해괴한 회계처리와 책임전가


그렇다면 학교법인 서울신학대학교는 왜 위탁을 포기하였는가? 사회복지시설 운영법인은 시설을 운영함에 있어 정부보조금 이외에 전입금을 지원함으로써 법인의 시설에 대한 운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지도, 감독의 권한을 행사한다. 이 법인 전입금은 말 그대로 시설에 지원하는 지원금이지 부채로서 상환해야할 차입금이 아니다. 그동안 삼정복지회관은 학교법인 서울신학대학교로부터 법인전입금을 지속적으로 지원받아 기관 운영비로 사용해 왔는데 법인전입금이 아닌 법인차입금으로 처리하였고, 이후 복지관 운영에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해괴한 운영을 하였다. 도대체 법인전입금과 법인차입금의 차이가 무엇인가? 그동안 아무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법인에서 차입금 상환을 요구하고 복지관은 재정이 어려워 위탁을 포기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그렇다면 관장과 부관장 등 최고운영자들에게 전입금으로 지급된 각종 수당들은 빚을 내어 지급해왔단 말인가?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법인은 복지회관의 시설노후화, 지방분권화로 인한 법인 재정 부담감의 증가를 예상하며 위탁포기의사를 밝히고 그 책임을 노조에게 전가하는 적반하장식의 생떼를 쓰고 있다. 또, 법인은 재정지원 없이 회관을 운영하고자 하던 의도가 실현되지 못하자 경영상의 어려움을 운운하며 노조와 공동책임을 전가하여 전 직원의 해고를 감행한 것이다.




▪ 고용승계 뒷짐 지는 부천시청


사회복지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법보다 무서운 것이 있으니 바로 사업 안내이다. 해당 부처에서 업무 요령을 위해 작성한 이 안내서는 법적 구속력 없는, 단지 참고자료에 불과할 뿐인데도 불구하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겪이어서 지자체에게는 사회복지시설을 설설 기도록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면서 동시에 지자체 책임회피의 원흉이 되기도 한다.


부천시청은 삼정복지회관의 위탁공고시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과 공대위의 수차례 요구에도 불구하고 종사자에 대한 고용승계조항을 제외함으로써 새로이 선정될 수탁법인으로 하여금 고용승계에 관한 부담을 제거해 주었다. 그렇다면 부천시청의 입장은 무엇일까?



부천시청은 위탁법인 선정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해명을 요구하는 공대위 질의에 2006년 5월 24일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삼정복지회관지부의 고용승계보장 요구에 대해 후속법인에 종사자 전원을 고용승계 하라는 것은 수탁사무의 주요내용인 조직구성에 관한 인사권을 제한하는 행위이므로 부득이 수용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현 종사자의 고용안정 및 사업의 연속성을 감안하여 수탁사무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탁을 신청하는 법인에게 기존 종사자의 채용비율을 제시토록 하였고,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5월 18일 삼정복지회관 수탁자선정 심사결과 수탁법인으로 선정된 사회복지법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한국장로교복지재단 동광교회가 종전 종사자 채용비율을 70% 이상으로 제시하였으므로 향후 법인에서 제시한 채용비율을 「삼정복지회관 운영 위․수탁 협약서」에 포함 약정하여 반드시 이행되도록 하겠다고 해명하였다. 더욱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고용승계보장에 대해 종전의 타 복지시설의 경우에도 위탁기간 중 또는 만료 후 새로 수탁자가 변경될 시 종전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기준을 정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관장 등 몇몇 간부를 제외하고는 재고용이 이루어져 왔기에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이는 사실과 전적으로 다르다. 부천시청은 고용승계가 아닌 재입사율로 변경, 배점하여 고용승계가 아닌 전 직원의 재입사를 조장하였다. 고용승계와 재입사를 똑같다고 여기는가? 더욱이 수탁신청법인 4개중 전 직원에 대한 고용승계를 내세운 2개의 법인이 탈락하였다는 점에 심각한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고용승계 외면하는 동광교회


삼정복지회관의 수탁법인으로 선정된 사회복지법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한국장로교복지재단 동광교회측은 법인 선정 발표회 고용승계 30%라고 서류상에 명시하였으나 갑자기 이를 바꿔 고용승계 70%를 하겠다고 심사 시 발표하였으면서도 삼정지부 조합원들에게는 직원들에게는 재입사 70%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동광교회는 고용승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5월 21일 교회 홈페이지에 법인 선정결과와 더불어 버젓이 직원채용 공고를 하였다. 우리는 고용승계와 재입사에 대한 입장도 명확하지 않고 그나마 재입사 비율마저도 상황에 따라 변하는 수탁법인의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다만,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간부 죽이기에 다름 아님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현 사태를 결코 좌시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는 천사에서 평생 계약직으로


사회복지노동자는 그동안 타인과 사회에 의해 아니면 스스로를 헌신과 사랑으로 포장되어진 유급봉사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로 규정되어져 왔다. 사실 헌신과 사랑의 이데올로기로 덧칠된 사회복지의 이미지는 우리 사회의 복지의 낙후성의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 보면 열악한 임금과 노동조건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최근 우리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아마도 비정규직 처우개선일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회복지시설의 종사자들은 보험계약이나 신용카드 발급 신청서 작성과 같은 과정에서 스스로 직업을 정규직으로 체크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과연 그럴까? 3년 내지 5년간 되풀이되는 민간위탁의 특성상 사회복지노동자들의 정확한 신분은 위탁계약직이 더 적절할 것이다. 이제 사회복지노동자는 헌신과 사랑이라는 추상적 이데올로기 타파와 함께 계약직이라는 신분위협과도 맞서 싸워야 하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고용불안의 원인 : 신분보장 대책 전무한 민간위탁


사회복지사업법 제1조에 의하면 사회복지사업법은 사회복지사업에 관한 기본적 사항을 규정하여 사회복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복지의 전문성을 높이며, 사회복지사업의 공정ㆍ투명ㆍ적정을 기하고, 지역사회복지의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사회복지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동법 제4조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복지를 증진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05년부터 사회복지재정이 지방정부로 이양됨으로써 사회복지시설 운영에 관해 정부는 손을 놓고 모든 것을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으로 이양하였다. 만약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원과 지도, 감독을 소홀히 한다면 사회복지사업법의 목적 달성이 요원함은 물론이요, 책임을 다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견제 장치가 없는 것이다.




▪ 위탁관련 법규


일반행정업무와 관련하여 정부조직법 제6조 제3항과 지방자치법 제95조 제항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그 권한에 관한 사무를 민간에 위탁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두고 있다. 사회복지시설과 관련된 민간위탁에 관한 것은 사회복지사업법 제 34조 제5항에 위탁 근거 규정을 두고 있고 구체적인 것은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하고 있다. 그 내용은 위탁계약시 포함되어야 하는 계약내용으로서 수탁자의 성명 및 주소, 위탁계약기간, 위탁대상시설 및 업무내용, 수탁자의 의무 및 준수사항, 시설의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 기타 시설의 운영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사회복지사업법시행규칙 제23조 제1항) 등과 위탁계약기간을 기본적으로 5년으로 한다는 원칙(같은 조 제2항)이다. 그러나 현재의 사회복지사업법이나 시행령, 시행규칙에는 계약법의 기본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구체화하는 보고의 의무에 관한 구체화된 규정이 없고, 더욱이 위탁법인 변경 시 종사자의 고용승계에 관한 조항을 전혀 찾아볼 수 없어 위탁법인 변경 시 종사자의 해고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 종사자의 고용 승계


위탁법인 변경 시 종사자의 고용에 관한 유일한 법적 근거는 사회복지사업법시행규칙 제23조(시설의 위탁)이며, 법적 구속력이 없는 보건복지부의 「2006년도 사회복지관 및 재가복지봉사센터 운영관련 업무처리 요령 안내」에서도 그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사회복지사업법시행규칙 제23조 5의2는 ‘시설종사자의 고용승계에 관한 사항’으로만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 규칙이 아주 희한해서 종사자의 고용안정을 전혀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만약 새로운 수탁법인이 고용승계에 관한 사항에 있어 단 한명도 채용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세우더라도 법령 위반이 아닌 법령 준수인 것이며, 더구나 기존법인이 재위탁을 받는다 하더라도 재위탁 심사서류 제출 시 전 직원에 대해 해고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2006년도 사회복지관 및 재가복지봉사센터 운영관련 업무처리 요령 안내」는 어떠한가? 이 안내서의 사회복지관 위탁업무 요령에 따르면 ‘수탁기관 선정 시 수탁자의 재정적 능력, 공신력, 사업수행능력, 지역간 균형분포 및 시설평가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선정기준을 정하여 선정’하도록 되어 있고, 위탁계약 체결 시 포함되어야할 사항으로 수탁자의 성명 및 주소, 위탁계약기간, 위탁대상시설 및 업무내용, 수탁자의 의무 및 준수사항, 시설의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 시설종사자의 고용승계에 관한 사항, 계약의 해지에 관한 사항, 기타 시설의 운영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고용승계에 관한 사항일분 고용승계의무에 관한 사항이 아니기에 있으나 마나한 그야말로 요령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친절하게도 이 안내서에 첨부되어 있는 「사회복지관 수탁자선정심의위원회 운영기준(안) 예시」에서 반가운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데, 예시의 제9조(고용승계)는 ‘위탁기간 중 또는 만료 후 새로 수탁자가 변경되어도 종전직원들의 신분은 보장한다’라고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야말로 구속력이 전혀 없는 단지 예시에 불과할 뿐이어서 지방자치단체가 따르지 않아도 그만이다.




해결을 위한 방안


삼정복지회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은 사태는 어쩌다 발생한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고 우리는 보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운영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이는 다른 여타의 모든 사회복지시설에서 항시 부각될 수 있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다면 기우일까? 우리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은 구미장애인종합복지관과 삼정복지회관을 통해서 무책임한 법인과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우리 사회복지노동자들의 처지가 비정규위탁계약직 신분임을 확인하면서 사회복지종사자의 열악한 처우 개선과 법인변경에 따른 고용해지 및 고용불안 예방을 위한 정책적인 제도 마련을 요구한다.



첫째, 위탁법인 교체 시 종사자에 대한 고용승계 보장을 사회복지사업법상 강행규정으로 제정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법이 아니고서는 3년에서 5년마다 되풀이되는 법인변경 또는 재위탁시 사회복지노동자들은 계속적으로 해고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문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절실하다.



둘째, 사회복지시설 운영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견제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수탁법인선정위원회를 구성함에 있어 자지단체의 개입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독립기구화하고 관련 전문가, 종사자, 시민사회단체, 지역주민, 이용자 중심의 선정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여야 한다.



셋째, 뚜렷한 사유 없는 수탁법인의 위탁운영 포기 시 제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회복지시설 운영에 있어 전문성, 책임성, 서비스의 지속성, 기관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양질의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사회복지시설 운영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하고 시설운영 능력이 떨어지는 법인들이 함부로 사회복지시설 운영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하여야 한다.



끝으로 사회복지노동자에 대한 고용안정성 확보는 법과 제도의 구축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시고용불안에 노출되어 있는 사회복지노동자 당사자들 스스로 본인들의 처지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조직화를 통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여야 한다. 권리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타인에 의해 주어진 권리는 단지 시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은 현재는 미약하나마 작금의 삼정복지회관지부의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고 강력한 연대투쟁으로 돌파해 나갈 것이며, 사회복지노동자들의 조직화를 통한 고용안정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06년 06월호(제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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