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완
공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제5기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올해 6월 2일 시행된다. 이에 더해 같은 날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직선제에 의해 시․도교육감, 시․도교육위원을 주민이 직접 뽑는다. 그야말로 6.2 동시지방선거는 지방자치의 공간에서 주인된 시민의 정치권이 최고로 발현되는 것이다.
지방선거의 참여 : 시민적 권리 실현
지방선거는 지방자치와 분권의 기조아래 풀뿌리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도모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한 행사이다. 이로 인한 시민의식의 발전과 정치역량의 성숙을 도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방선거로 인한 거래비용은 충분히 감당해야 한다. 그 동안 지역주민들은 제1기 지방선거로 출발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값비싼 학습경험을 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반복학습의 효과가 금번 6.2지방선거에서 나타나야 한다. 그의 출발점은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과 참여이다. 지방정치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참여의 부재는 빈껍데기 깡통공약의 남발을 가져온다. 지방정치가 더 이상 일부 정치꾼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되기에 시민참여를 통한 정치적 권리를 확대해야 한다.
정치적 권리는 민주주의라고 하는 정치체제에서 정치적 참여를 통한 민주주의 효과적 관리에 직접 주민들이 관여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Arnstein은 시민참여가 높으면 높을수록 시민들에 의한 통제가 가능하고, 시민참여가 낮으면 낮을수록 시민들이 조종될 가능이 매우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민의 참여가 배제되거나 부재하는 가운데 지방선거가 지방자치실시이후 지난 16년 동안 소수의 지역유지가 주도하는 지방정치, 지방의 기득권세력의 정치권력화의 창구로 이용된 점은 없는지 철저히 따져볼 일이다. 이러한 우려는 현실적으로 지방정치가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권력의 위계와 매우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계해야 할 사항은 국민의 삶의 질의 보장과 관련하여 저급한 국가복지수준은 제쳐놓고 지방자치의 실시로 인해 지역차원의 복지가 증진될 것으로 지역주민들의 인식이 조장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지방선거가 분명 지방의 지역복지일꾼을 뽑는 것이지만 자칫 지역차원의 문제로 형해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복지정책 함께 보기
지역복지정책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융합을 통해 결정되고 집행되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사회복지정책에 대한 관심이 요청된다. 특히 선거후보자들이 정당공천을 받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이다. 즉, 지방선거에 임하는 후보자들이 소속 정당의 복지정책기조의 외피를 벗어버릴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외국의 경우 지방선거시 후보자의 자질이나 구체적인 선거공약을 파악하기도 하지만 지지정당의 후보만을 보고 투표를 하기도 한다. 따라서 금번 6․2지방선거가 소위 야권에서 이야기하는 집권여당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시장화전략과 국민분할지배전략에 멍드는 서민과 지방
이명박 정부의 복지정책의 기조 및 핵심 키워드는 능동적 복지로 표현되는 복지의 시장화 전략이다. 소위 국가복지의 책임성을 시장기제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단순한 복지급여의 수혜자를 양산하기 보다는 경제부문의 능동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빈곤층에 대해서만 최소한의 복지정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머지 계층은 스스로의 근로능력을 발휘하여 각자 알아서 복지욕구를 해결해야한다. 한마디로 소극적이고 선별적인 복지정책인 것이다. 이러한 신보수주의 복지정책기조로 인해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중앙정부의 복지축소가 그대로 지방정부 복지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의 사회복지공급구조는 공공부문보다 민간부분이 지배적이다. 특히 노후 소득보장과 의료서비스, 그리고 보육서비스 등의 사회복지서비스 공급구조를 보면, 영리부문이 압도적 우위(민간의료기관 90%차지)를 차지하고 있다. 즉, 국민의료비에서 사적부담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데 이는 건강보험의 취약한 보장성에 기인한다. 2007년 현재, OECD 국가들의 국민의료비 대비 공공보건의료비 비중은 평균 73.1%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54.9%이다. 한마디로 건강보험만 믿고 있다가는 고액 중증질환에 이환되었을 때 직면하게 될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가 없다. 이런 연유로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60% 이상이 민간의료보험 상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가복지의 저열성은 GDP대비 사회복지지출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은 2008년 현재 7.8%인데, 2002년 기준 미국 14.4%, 영국 22.1%, 핀란드 27.6%, 일본 18.4%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20.4%(09년)로 OECD국가(30개국)중 29위이다. 이러한 현재의 복지수준과 조세부담률을 고려할 때 감세와 작은정부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살리는 일에 지출해야할 국가재정이 4대강 사업으로 멀쩡한 강과 자연을 파괴하고 결국 사람마저 죽이는 일에 퍼붓고 있다. 정치가 민의(民意)를 받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역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진행되고 있는 사회복지정책의 시장화전략과 국민의 분할지배전략(세종시 논란으로 야기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국민의 사회경제적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것이다. 신중앙집권주의 도래는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의존성을 강화시킬 것이다.
한편, 지방정부의 사회복지수준을 살펴보면 지방정부간의 사회복지불평등이 심각하다. 예를 들어 일반회계 대비 사회복지예산의 경우(07년), 시정부 중 가장 높은 지역이 27%인 반면에 가장 낮은 지역은 10.21%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수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도시지역과 농촌지역간의 사회복지재정과 복지인프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지역에 비해 농촌은 심각한 저출산․고령화로 사회복지욕구가 매우 높은데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시설 등 복지인프라가 미흡하다. 예를 들어 보육시설의 경우, 2008년 현재 전체 33,499개소 중에 농어촌 지역의 보육시설은 19.4%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 80%가 넘는 보육시설이 도시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보건복지가족부 보육통계, 2008). 특히 보육시설이 없는 읍면수가 450개소에 이르고 있다. 또한 농촌의 경우 소득구조의 악화로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부채비율(08년)이 85%를 차지하고 있어 매년 빚에 허덕이며 살고 있다.
지방선거와 복지운동
이러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6.2지방선거를 맞이하여 복지의 시장화에 대한 반대와 국가복지의 책임성 강화하는 복지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지역복지불균형 해소와 지역복지기본선을 확립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이를 위한 활동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민이 참여하여 다양한 지역복지정책의제들을 발굴하고 선거공간에서 이를 관철시켜야 한다. 지방선거가 제2기 지역복지계획 수립기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에서 분출되는 복지의제들을 후보자들의 복지공약에 담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각 정당의 복지정책기조와 공약을 검증하고 이것이 지방선거 후보자의 공약과 어떻게 상호융합되는지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중앙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들의 선거공약이 지역복지환경과 주민욕구에 기반하지 않고 단지 소속정당의 복지정책기조를 추수한다면 이에 대한 엄정한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셋째, 메니페스토 운동을 전국차원에서 그리고 지역차원에서 다양하게 전개해야 한다. 후보자가 제시하는 공약이 깡통공약이 아닌 실현가능성 있는 정책을 제시하도록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그 동안 선거를 통해 일정정도 학습된 이러한 운동방식을 사회복지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타영역과 연대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지방선거의 일정을 고려하여 각종 복지공약제안운동의 로드맵을 만들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운동을 모색해야 한다. 즉, 지방선거에 대한 개입의 필요성과 공감대를 형성과 이를 통한 활동주체 및 연대기반마련 그리고 복지공약제안과 여론화 활동, 출마자의 복지공약 수용 및 당선 후 이행약속운동 등과 관련한 활동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섯째, 지방선거를 계기로 만들어진 각종 지역복지연대조직들이 이후에도 지속적인 지역복지운동의 활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역복지운동이 선거라는 정치공간에서 일회성으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복지정책이행의 점검과 당선이후의 활동에 대한 평가 그리고 복지정책제안 및 복지예산확보운동 등으로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월간 <복지동향> 2010년 02월호(제1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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