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당선 유력 오세훈, ‘공공의 서울’ 위해서 정책 방향 전환해야
박빙의 투표 결과, 서울시정에 대한 유권자 서울시민의 준엄한 경고
불평등 해소와 서울시 공공성 강화를 위한 방향성 다시 제시해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사실상 서울시장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정원오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는 1%p 남짓으로 매우 박빙의 투표였으며, 오세훈 서울시정에 대한 유권자 서울시민들의 경고가 표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후보는 이러한 투표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 이전 임기 동안 후퇴한 서울시의 공공성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임기에서는 노동, 주거, 의료, 돌봄, 금융, 민생 등 각 영역에서 불평등과 민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서울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노동, 중소상인, 주거, 의료, 돌봄, 민생 분야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공의 서울’을 만들기 위한 연대체를 출범한 배경에 서울의 불평등과 민생 불안을 심화시킨 오세훈 시정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공서울넷과 함께한 시민공약평가단의 평가결과에서 오세훈 후보의 공약은 내용이 구체적이지만 공공의 책임보다는 민간중심의 현금성 지원 정책이 많아 공약의 타당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오세훈 후보는 부동산 개발 및 공급 정책을 핵심으로 내세웠으나, 후보로서 제시한 노동·중소상인·보건의료·돌봄복지·주거부동산·교통 등 6대 사회경제 정책공약 중에서 주거부동산 공약의 점수는 정작 돌봄복지, 보건의료 공약에 밀려 세 번째 순위만을 기록했다. 이는 ‘시작된 변화, 압도적 완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오세훈 후보가 제시한 천만도시 서울의 방향성을 유권자들이 충분히 납득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 가구소득 격차는 상위 20%와 하위 20%가 4.6배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심각한데다가 서비스업 비중도 높아 노동안정성이 바닥이다. 세입자 비중은 55%에 달하며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자산 양극화도 심각해 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시스템의 발달과 대형 유통점들의 도심 진출로 중소상공인의 생계가 막다른 골목에 몰렸고, 1인 가구와 노인 인구 증가로 의료·돌봄·복지 수요는 폭증하지만 민간 중심의 공급은 양도 질도 시민들의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이전 임기 때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을 폐지하는 등 서울시의 공적 역할을 축소하고, 민간 위주 개발을 추진하며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특히 선거 기간 GTX 삼성역 철근 누락 사건이 알려지고, 서소문고가차도 붕괴 사고가 발생하는 등 시민들의 안전이 걸린 문제에서 지방자치단체로서의 역할에 소홀했음이 드러났다. 결국 무엇이 ‘변화’하고 ‘완성’될 것인지 시민들이 받아들이지 못한 상황에서, 오세훈 후보는 어떤 시민들을 중심으로 행정을 펼쳐나갈 것인지, 서울시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서울의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그 방향성을 다시 고민하고 제시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상공인, 강남의 자산가와 불안한 세입자, 대기업 노동자와 비정형 노동자, 고가의 민간 의료·복지·교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소수의 시민과 공공서비스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다수의 시민 중 ‘공공의 서울’이 좀 더 집중해야 하는 대상은 명확하다. 무분별한 외주와 하청으로 내몰린 서울시와 산하기관의 노동자들을 직영화하고 원청으로서 적극적인 교섭에 나서야한다. 원주민을 내몰고 주변 집값을 상승시키는 민간중심의 재건축과 재개발보다는 용산정비창 부지 및 공공재개발 등을 통해 공공주택과 장기공공임대주택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공정한 경제질서와 민생회복을 위해 서울시가 행정을 강화하고, 공공이 의료·복지·교통 서비스의 주체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공공인프라와 서비스 전달체계를 확충해야 한다. 오세훈 후보가 새로운 임기에서 자신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고 소득·자산·복지 불평등을 심화시키려는 ‘목소리 큰 시민 일부’가 아니라 침묵하는 대다수의 시민들과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는 ‘공공의 서울’ 시장이 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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