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법원개혁 2025-10-14   31530

[논평] 외관상의 공정성마저 상실한 대법원 판결, 진상 규명이 신뢰 회복의 길이다

어제(10/13)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마무리 발언을 통해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회동은 전면 부인하고, 당시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 ‘불신’이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명했고,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라는 그럴싸한 법언을 인용하며 판결문을 보라 했다. 법사위원들의 질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정회를 틈타 이석했다가 국감이 끝날 즈음에서야 복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당시 2심 판결 이후 한 달여 만에 이뤄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파기환송 판결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한 제대로 된 해명은 없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원은 불신과 의혹을 자초하고서도 판결문을 ‘읽지 않은’ 국민들의 탓으로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참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한 언행이다.

지난 5월 1일, 대선을 목전에 두고 유력 대선후보에 대해 대법원은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대선이 목전인 상황에서 기존 판례를 뒤집고 유력 후보의 피선거권을 박탈할 수 있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대선 한 달여 전이자 2심 판결이 내려진 지 불과 한 달여 지난 시점이었다. 이례적인 속도전에, 판례 변경의 배경에 대해 의문이 생기고, 선거에 개입하고 영향을 미치고자 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조희대 대법원장,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 등 법원은 시종일관 ‘사법부의 독립’을 운운하며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하다못해 내부 감찰이나 셀프조사 같은 요식행위라도 하는 성의조차 보이지 않았다. 대법원의 이례적인 속도전은 외관상의 공정성마저 상실했다. 5개월이 지나도록 의혹과 불신이 여전한 이유다.

아울러 어제 국회에서 공개된 대법원 자료 <사건 기록 인수·인계부>에 따르면 사건번호 ‘2025도4697 당사자 이재명’ 사건의 기록 인계일은 2025년 4월 22일로 기재되어 있다. 또한 “이미 기록은 위에 있습니다”라는 메모가 덧붙여 있다. 대법원으로 사건이 공식적으로 인계된 날이 바로 4월 22일로 불과 이틀 뒤인 4월 24일 대법관들은 평결을 내렸고 5월 1일 선고가 있었다. 공식적으로는 기록 인계에서 선고에 이르기까지 불과 열흘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대법원에 접수된 3월 28일부터 기록을 보기 시작했다며 ‘졸속’ 의혹을 부인해 왔다. 만약 이것이 사실일지라도, 왜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례적으로 재판기록이 ‘위’로 전달된 것인지 등 의혹은 밝혀져야 한다.

사법부의 독립, 삼권 분립은 공정한 재판을 위한 민주주의 원칙이지 사법부의 폐쇄성, 재판의 무오류 신화를 유지하기 위한 방패막이가 아니다. 판결에 의문을 가지고 질문하는 것은 시민들의 법원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일상적 수단이다. 이를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왜곡해서는 안 된다. 사법부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고도 불신의 원인을 국민 탓으로 돌리는 조희대 대법원장이야말로 사퇴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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