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 다행이나 4-5년 만에 처벌, 공정위·검찰 제 역할 했는지 점검해봐야
10조 원대 담합에도 2년 이하 징역 과징금 3억원, 형사처벌 강화 필요
지난 2일, 검찰 수사를 통해 10조 원대의 밀가루·설탕·전력 가격 담합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특히 밀가루와 설탕은 전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초 생필품으로 라면, 빵, 과자 등 서민들의 식품·음료·외식 물가 인상과 직결되는 품목들이다. 그런데도 수년에 걸쳐 가격을 인상하고 담합을 자행해 민생과 전 국민에게 고통을 안긴 제분사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제분사 7곳과 제당사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의 조직적 약탈과 같은 행태에 대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강력하게 규탄한다. 이번 ‘10조원 밀가루·설탕·전력 담합(이하 10조원 담합)’ 사건을 정부와 국회는 결코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빠른 시일 내에 담합 처벌 강화, 재발방지 대책 마련, 물가안정 등을 위한 후속 조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5년이 넘도록 이러한 사태를 막지 못한 공정거래위원회와 수사기관의 행정개혁에도 나서야 한다.
검찰 수사 발표에 따르면, 설탕 가격 담합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약 4년 2개월간, 밀가루 가격 담합은 2020년 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5년 9개월간 이뤄졌다. 제당사 3곳이 담합 규모는 3조 2,715억원, 제분사 7곳의 담합 규모는 5조 9,913억원에 달한다. 해당 담합으로 인해 설탕 가격은 담합 전 대비 66.7%까지 인상되었고, 밀가루 가격은 지난 5년간 최대 42.4%까지 인상된 바 있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소비자 물가지수 누계 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두 배에 달하는 36.12%에 달한다. 담합으로 인한 범죄수익이 고스란히 기업들에게 귀속된 반면, 소상공인·자영업자·소비자들은 부당하게 오른 빵과 라면, 음식값을 감내해온 셈이다. 한 번 오른 물가는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피해는 장기간 지속된다. ‘10조 원 담합’에 가담한 범죄 기업들은 반드시 전 국민 앞에 사과하고 혹독한 책임을 지는 것은 물론, 회사 차원의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번 담합 사건이 적발되어 처벌에 이르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이를 계기로 공정거래위원회와 수사기관도 그동안 제 역할을 다 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최소 4년부터 최대 7년에 걸쳐 ‘10조 원 담합’이 자행되는 동안 공정거래위원회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심지어 밀가루 담합은 이미 2007년에도 제재된 전력이 있음에도, 당시 기업에 대한 제재에 그쳐 실제 책임자들은 아무런 처벌 없이 근무를 이어가다 대표이사에까지 올랐다. 결국 과거의 담합 경험이 다시금 담합 범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과 같이 민생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미미한 과징금과 솜방망이 처벌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특히 서민 물가와 직결된 품목에 대해 재발방지 대책, 담합 행위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강화, 담합 행위 음성화 예방 등 특단의 대책 마련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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