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건강정책 2026-07-16   152

[성명] 정부는 의료 공백 해결을 위한 공공의료 확충 등 사회복지의 대대적 확충에 최우선으로 투자하라

이재명 정부는 지난 13일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청년과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 자리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내년도 총지출을 올해 본예산보다 10% 이상 확대해 800조 원 플러스 알파 수준으로 편성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인한 100조 원가량의 추가 세수가 예상되면서 이러한 발표가 나온 것이다.

그동안 역대 정부들은 사회복지에 대한 지출을 늘리라는 요구에 대해 언제나 돈이 없다며 거부해 왔다. 그러나 건설사 미분양 아파트를 구매해 주는 등 기업을 살리기 위해서 쓸 돈은 언제나 부족하지 않았다.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기업들을 돕고 그 부담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전가해 왔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100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추가 세수가 발생하는데도, 이재명 정부는 노동자·서민들의 복지 확대에는 쓸 생각이 없는 듯하다. 오히려 복지 축소로 방향을 잡은 듯한 모양새다. 기획예산처는 모든 재정 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해 재량지출은 15%, 의무지출은 10% 감축할 방침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교육교부금 축소, 기초연금 지급 축소, 고용보험기금 무급휴일 지급 제외가 포함된다. 모두 노동자와 서민들에게 지출되는 돈을 줄이는 것이다. 모두 대폭 늘려야 하는 사회복지 분야인데 거꾸로 가는 것이다.

보건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 기획예산처는 신설된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 1조 2천억 원조차 신설이라는 말과 어울리지 않게 기존 재원과 합해 1조 2천억 원이라고 우긴다. 이는 평범한 시민들의 여론과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다.
예컨대, 지역·필수의료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는 국무총리 소속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시민패널 운영위회의 제1차 공론화 숙의토론회 결과, 가장 중점적 추진 정책으로 “응급실뺑뺑이” 해결이 1위,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이 그다음이었다. 각 정책의 중요도에 대해서도 응급 골든타임 내 최종 치료 체계 구축이 96.6%, 그다음이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이 96.4%였다. 이를 위해서는 연 1조 2천억 원이 오롯이 추가 투자되어야 한다. 기획예산처는 국무총리 산하 기구와도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기획예산처는 이렇게 사회 복지 지출을 줄여 확보한 재원으로 국가 대도약을 위한 투자에 쏟겠다고 한다. 노동자·서민들에게 주던 돈을 줄여 국가 대도약 투자에 사용겠다니, 국가 대도약에 노동자·서민들의 삶의 도약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 같은 생뚱맞은 국가 동원 선전 구호에 노동자·서민의 삶은 없다.

그래서 “모두의 성장으로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다짐은 공문구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미래대응기금’은 주로 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재벌 대기업에게는 즉각적인 혜택으로 돌아간다. 메가프로젝트에 지원되는 엄청난 양의 토지와 물 역시 재벌 대기업 특혜다. 데이터센터용 전기를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 주택용 전기 요금 인상을 검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그렇듯 ‘청년’, ‘일자리’ 같은 상투적 문구가 등장하지만, 재벌 대기업들에 대한 파격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에 준하는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

이재명 정부는 성장에 올인하는 정부다. 역대 민주당 정권들이 듣기 좋으라고 내놓았던 분배조차 거의 거론하지 않는다. 그래서 ‘노동 존중’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도 겨우 380원(3.7퍼센트) 인상했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의 수십조, 수백조, 수천조 얘기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380원 인상은 노동자들을 희롱한다는 느낌을 준다.
성장과 분배는 서로 상충하고 성장은 우파와 기업주들의 용어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의 성장 최우선 정책에 우파는 고무되지만, 지지층은 점점 이탈한다. 이는 우파와 극우를 더욱 성장시키는 방향이다.

AI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기업 간, 국가 간 경쟁이 가장 첨예하고 격화된 분야이며,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투자가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를 보상해 줄 이윤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으면 거품은 갑자기 꺼질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이 불확실한 미래에 엄청난 재원을 쏟아부으려는 위험천만한 도박을 하고 있다.

유례없는 초과 세수는 지금 당장의 노동자·서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쓰여야 한다. “응급실뺑뺑이”, “소아과오픈런”을 해결하고 지역·공공의료 공백을 메우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이런 의료 공백에 대한 시급한 해결책 도입 없이는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같은 ‘지역 균형 발전’도 공문구에 그칠 것이다. 이런 심각한 의료 공백이 있는 지역에 누가 아이를 낳고 정주하려 하겠는가.

이재명 정부는 공공병원과 공공의료인력 확충에 아낌없는 재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지금 여기에 쓸 돈은 충분히 있다!

2026년 7월 16일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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