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6-08-06   18483

[기자회견] ‘불평등이 재난이다’ 반지하 폭우참사 4주기

‘기후 위기에 안전한 집, 모두를 위한 집을 요구한다’ 

일시 장소 : 2026. 8. 7. (금) 11:00, 광화문 광장(이순신 장군 동상 앞) 

오늘(8/7) 노동, 빈곤, 주거, 시민사회 단체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재난 희생자를 추모하고, 정부와 서울시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의로운 전환과 재난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권리, 모두를 위한 주거권 보장을 포함한 요구안을 발표했습니다. 

20260807_반지하 폭우참사 4주기 기자회견
2026. 8. 7.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 ‘반지하 폭우참사 4주기 기자회견’ <사진=재난불평등공동행동>

반지하 폭우참사 4년, 기후위기에 안전하고 정의로운 집을 요구한다

지금 우리는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살고 있다. 누군가는 에어컨이 있는 집에서 더위를 피하지만, 누군가는 반지하와 옥탑, 쪽방, 고시원에서 하루를 버틴다. 4년 전 기록적인 폭우가 그랬듯 오늘의 폭염 역시 가장 먼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기후재난은 모두에게 닥치지만 그 피해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이에 우리는 다시 모여 말한다. 불평등이 재난이다.

2022년 반지하 폭우참사 이후 정부와 서울시는 반지하를 없애 주거취약계층을 보호하겠다 공언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반지하를 벗어난 가구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여전히 가난한 이들은 반지하를 최선의 선택으로 마주한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고, 침수 위험이 있는 반지하 상당수는 물막이판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폭염과 폭우를 견뎌야 하는 취약한 거처는 여전히 그대로다.

정부와 서울시는 더 이상 기만적인 대책으로 소중한 생명을 방치 말라. 우리는 오늘 반지하 폭우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기후정의에 입각한 공공임대주택 확대하라.
하나, 기후위기에 안전한 집을 위해 최저주거기준을 개선하라.
하나, 기후위기 최전선인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신속히 추진하라.
하나, 기후위기와 주거불평등을 키우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중단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라.
하나, 기업의 이익보다 기후정의를 우선하는 기후정책을 추진하라.
하나, 이윤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중단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라.

기후위기 시대에 안전한 집은 생존의 조건이다. 더 이상 집을 죽음의 공간으로 만들지 말라. 우리는 반지하 폭우참사를 기억하며, 기후정의와 주거권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다.

2026년 8월 7일

반지하 폭우참사 4주기 추모행동


반지하 폭우참사 4년, 기후정의와 주거권 정책요구안

2022년 8월 발생한 서울시 반지하 폭우 참사 이후 4년이 지났다. 우리는 이 죽음이 단지 자연재해가 아니라, 기후위기와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참사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다.

이 비극은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의 삶에 기후재난이 어떻게 집중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참사 이후 4년이 흐른 지금도, 정부와 서울시는 기후위기 대응을 구호로만 남기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

서울시는 ‘기후재난 약자 보호’를 내세우며 주거위기를 우회하는 기만적 대책을 반복하고 있으며, 이재명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는 주택공급을 명분으로 한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로 기후위기와 주거불평등을 심화하는 토건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기후정의 실현도, 재난 약자 보호도 외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재난의 위험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이제 기후정의와 주거권 실현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미룰 수 없는 책무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더 이상 기만적 대책으로 시민의 생명을 방치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기후위기로 인해 희생된 모든 이들을 기억하며, 그들의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 기후정의와 주거권이 실현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서울시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주거위기 외면하는 기후재난대책 소용없다
기후정의와 주거권을 요구한다


기후정의에 입각한 공공임대주택 확대하라
기후위기에 안전한 집, 최저주거기준 개선하라
기후위기 최전선, 동자동 쪽방촌 공공임대주택사업 신속 추진하라
기후위기와 주거불평등 촉발하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중단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라
산업 성장에 밀려난 기후위기 대응, 기업 이익보다 기후정의 우선하라
이윤 중심의 에너지 정책 중단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추진하라

정책요구안 자세히보기

○ 기후정의에 입각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하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반지하, 쪽방 등의 열악한 주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도심의 저렴한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정부는 기존 다가구, 다세대주택 등을 매입하여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의 매임임대주택 공급 실적은 급갑했으며, 공급 계획까지 축소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한다고 하지만, 정작 저소득층을 위한 매입임대주택 공급 부족은 계속되고 있다. 
매입임대주택은 대규모 택지개발이 아닌 기존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 및 개축 후 도심 생활권내 소규모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기후정의와 주거정의에 입각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방식이다. 공공임대주택을 필요로 하는 생활권에 공급하기 위해, 기초지자체별 공공임대주택 의무공급 비율 제도와 공공선매권 도입 등으로 매입임대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전국의  장기공공임대주택(임대의무기간 30년 이상, 전세임대 제외) 재고는 2023년 기준 140만 호로 전체 주택 수 대비 재고 비율 6.2%에 불과하다. 정부와 서울시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재고율 15% 이상을 목표로 한 단계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수요가 높은 서울시는 자치구 조정교부금, 도시계획 인허가권 등을 활용해, 서울시와 자치구가 단계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강제력을 부여해야 한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운영·관리 예산을 확대하고 모든 유형의 노후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 기후위기에 안전한 집. 최저주거기준 개선하라.
취약 거처의 기후재난 참사가 되풀이 되고 있지만,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열악한 비적정주거 문제가 방치되고 있다. 현행 최저주거기준은 2004년 도입된 이래 단 한 번 개정되어, 변화된 사회·경제적 여건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주택법에 따른 주택만을 대상으로 해 고시원 등 주택 이외의 거처 가구를  포함하지 못해 정책대상을 협소하게 하고 있다. 
특히, 구조·설비·성능 및 환경 기준의 경우 “양호”, “적절” 또는 “적합” 등 추상적이고 불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 미달가구 등의 판단에 구조·성능 및 환경기준의 충족여부를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  최저주거기준의 적용 대상을 ‘사람이 거주하는 모든 거처’로 확대하고, 에너지효율, 구조, 성능, 환경, 안전 등에 관한 기준을 구체화하는 등 최저주거기준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최저주거기준을 정책적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일부는 강제력 있는 규범으로 정하고 이행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비적정주거에 대한 시설개선 명령 및 임대금지 등 강행력 있는 기준을 도입하되, 시설개선 기간을 정하고 거주자에 대한 주거이전 지원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강행력 있는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


○ 기후위기 최전선, 동자동 쪽방촌 공공임대주택사업 신속히 추진하라
지금과 같은 폭염시기가 되면  정부 관료, 정치인들이 전국 최대 규모 쪽방촌인 서울 동자동 쪽방촌을 찾아 폭염 대비책을 주문한다. 그러나 무더위 쉼터 운영과 얼음물, 냉방기기 지원 등의 미봉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적정 주거에 대한 논의를 가린다. 동자동 주민들이 이번 여름을 나는 데에 필요한 것은 임시방편의 에너지 바우처나 무더위 쉼터가 아니라, 2021년 발표되었지만 5년이 넘도로 지구지정조차 하지 않고 멈춰 있는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의 조속한 추진이다. 
공공주택지구 지정 권한은 국토부에 있으며, LH공사와 서울시 SH공사가 사업 공동시행자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사업 추진을 위해 협력·지원해 동자동 공공주택 지구지정 및 사업 추진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기후위기 최전선에 있는 쪽방주민들을 위한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공주택 사업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 


 ○ 기후위기와 주거불평등 촉발하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중단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라
기후위기 시대 주거정책 전반도 기후정의에 기반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가 제시하는 주거정책은 공급만능론에 기반한 민간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로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토건개발만 부추기고 있다. 30년만 넘으면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할 수 있도록 개악된 법안이 작년  6월부터 시행되어, 멀쩡한 건물도 이윤을 위해 부수고 짓게 허가했다. 건축물에 대한 녹색인증 관련 제도나 서울시가 도입하려는 지역단위 친환경인증(서울형LEED)제도도 고밀개발을 위한 면죄부이자 대규모 토건 개발을 감추는 그린워싱으로 작동하고 있다. 
주택공급을 목표로 한 각종 개발규제 완화는 기후위기와 주거불평등만 키울 뿐이다.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를 중단하고, 정비사업의 노후도 요건 및 재건축 안전진단 등 지정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  전면철거형 민간주도 정비사업을 지양하고, 철거형 정비가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공공주도로 개발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비율 확대 및 세입자 보호 강화, 순환식 개발 도입과 개발이익 환수를 강화해야 한다.


○ 산업 성장에 밀려난 기후위기 대응, 기업 이익보다 기후정의 우선하라
정부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국가 정책에서는 산업 성장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우선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감축과 사회적 전환을 위한 실질적인 대응 방안은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에는 막대한 사회적 자원이 투입되는 반면, 기후위기 시대 시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노동·주거·보건·돌봄·사회공공성 강화 정책은 뒤로 밀리고 있다.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책임과 피해가 불평등하게 배분되는 사회적 문제이다. 따라서 기후위기 대응은 새로운 산업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 있는 주체에게 더 큰 의무를 부여하고 기후재난의 위험과 비용이 노동자·농민·지역 주민·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기후정의의 원칙에 따라 추진되어야 한다. 국가의 우선순위는 기업의 성장이 아니라 기후재난으로부터 모두의 안전하고 평등한 삶을 보장하는 데 있어야 한다.


○이윤 중심 에너지 정책을 중단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라  
폭염과 한파가 반복될 때마다 정부는 에너지바우처, 냉방기기 지원, 무더위쉼터 등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은 폭염과 한파를 견디기 어려운 반지하, 쪽방, 고시원 등 열악한 주거환경 자체를 바꾸지 못하는 임시방편에 머무른다. 기후재난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별적 에너지 지원이 아니라 안전한 주거와 안정적인 사회보장이다.
현재의 에너지 정책은 시민의 안전보다 산업 성장을 위한 전력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막대한 전력은 AI·반도체 산업과 대규모 개발사업에 우선 배분되는 반면, 기후위기 속 시민의 삶을 지탱하기 위한 공공 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복지는 여전히 부족하다. 기후위기 대응은 기업의 전력 확보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정부는 에너지바우처와 같은 선별적 지원을 넘어 누구나 안전한 주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공공주택과 사회보장을 확대하고, 공공재생에너지 확대와 공공적 에너지 공급체계를 구축해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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