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성과와 한계 동시에 남긴 권창영 종합특검

국정원 등의 내란관여, 관저 불법 공사 및 감사 무마 규명 성과
노상원 수첩 · 삼청동 회동 · 양평 고속도로 등 규명 실패는 한계
계엄 해제·윤석열 탄핵에 기여한 일부 인사 기소, 공소유지 우려

오늘(24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_이하 ‘종합특검’>가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며 수사를 공식 종료했다. 권창영 특별검사를 필두로 한 종합특검은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한편으로 그 한계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종합특검은 총 152건의 사건을 접수해 이 중 126건을 처리했으며, 7명을 구속기소하고 5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종합특검은 180일간의 수사 기간 동안 새롭게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의 국가 예산 불법 전용,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혐의까지 밝혀냈고, 유병호 감사위원을 포함한 관계자 9명을 기소했다. 또한 비상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파 혐의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을 기소했으며, 국가정보원과 합동참모본부의 내란 가담 혐의를 밝혀낸 것은 종합특검의 주요 성과라 할 수 있다.

한계도 분명하다. 먼저 내란특검 수사에 협조한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홍장원 전 국정원 제1차장을 기소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이들이 위법한 지시를 전달하고 비상계엄 상황에서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했다고 하더라도, 이후 명령을 거부하고 진상을 밝히는 데 기여한 만큼 이러한 사정을 기소 여부에 충분히 반영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더욱이 이들의 증언거부로 윤석열, 김용현 등 내란 핵심피고인들의 항소심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또한 종합특검은 3대 특검에서 미진했던 잔여 수사를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범죄 혐의의 입증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과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는 거의 진척이 없었던 것은 매우 아쉬운 지점이자 한계이다. 이제 남은 의혹은 국가수사본부가 이어 받아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종합특검은 12.3내란 관련해 조태용 전 국정원장,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김명수 전 합참의장 등 기존에 내란죄로 기소되지 않았던 일부 공직자들을 추가로 기소하며 국정원, 합참 등이 내란에 가담한 사실을 추가로 규명했다. 국정원이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외국 정보기관에 전달한 것 외에도 계엄사령부와 합참 계엄상황실에 인원파견을 검토하고, 경찰청과 방첩사에 연락망을 만들려 했으며 계엄 관련 국내외 반응도 수집했다는 점도 밝혀냈다. 합참 지휘부에 대해서도 특전사와 수방사에 “계엄 사무를 우선하라”는 취지로 명령하고 계엄사의 불법적 계엄 임무 지원 및 계엄해제 의결 후에도 추가 병력 투입을 준비한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아울러 윤석열 체포를 방해한 혐의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기소했다. 그러나 핵심 증거인 ‘노상원 수첩’에 적시된 내란 음모, 삼청동 안가 회동 사건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간 부족 등의 이유로 진상을 규명하지 못한 채 경찰에 이첩하며 상설 특별수사본 설치를 제안했다.

대통령 관저 이전과 관련해서도 종합특검은 권한 없는 김건희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청와대 이전 TF 팀장)에게 청탁해 친분관계인 21그램이 관저 업체로 선정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고, 자신의 사적 취향을 반영하며 공사비가 대폭 증액되자 행안부 예산을 불법 전용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아울러 이를 밝혀야할 감사원은 대통령비서실의 부정한 청탁을 받은 유병호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에 의해 사건 배당 조작, 공문을 통한 자료제출 요구나 대면조사 금지 등 감사의 유명무실화, 핵심 관련자 진술 조작 및 감사보고서 주요내용 누락 등 조직적인 감사무마를 자행했음도 밝혔다.

채 상병 특검이 윤석열의 ‘격노’ 의혹을 규명한 것에 이어, 종합특검이 ‘VIP 격노’를 은폐하려 했던 사실과 이를 둘러싼 군·경찰의 직권남용 의혹을 밝힌 점도 일부 성과이다. 종합특검은 당시 방첩사령부가 ‘VIP 격노’를 은폐하려 한 황유성 전 방첩사령관, 문연철 당시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 등을 불구속기소했다. 최주원 전 경상북도경찰청장, 노규호 전 경상북도경찰청 수사부장이 공모해 수사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또한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수사 내용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의 정보 누설과 경로까지 파악해, 이시원 비서관과 함께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도 기소했다. 한편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관련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을 소환 조사했음에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진 못했다.

종합특검은 김건희특검에서 미처 규명하지 못하고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던 사건들을 수사하며 일부 진실을 드러내는 성과를 보였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의 이창수 전 지검장, 최재훈 전 반부패수사2부장 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팀이 대통령실의 개입으로 불기소 처분으로 수사 무마한 사실을 규명하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각 불구속기소한 것은, 윤석열 정권에 부역하며 검찰권을 오남용한 검찰의 범죄를 밝혀낸 성과다. 그러나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을 윗선으로 지목하고 압수수색과 두 차례에 걸친 소환조사를 벌였지만 혐의를 밝히지 못하고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했다. 또한 윤석열, 김건희의 제22대 총선 공천개입을 두고서는, 명태균 주장 외에 공천개입 사실을 뒷받침할 진술과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불기소 결정한 점 등은 한계이다.

한편 종합특검은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관련, ‘서강대교 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며 오히려 국회로 들어가서 병력을 끌어내라는 명확한 지시를 하달했고, 탄핵심판 등에서 핵심적인 증언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법원이 양형에 참작할 사유이지 기소를 유예할 사안은 아니라고 밝혔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 대해서도 정무직임에도 불구하고 물적증거가 대거 확보된 국정원의 관여 의혹에 대해 범행을 부인하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소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이 실제로 국헌문란의 목적을 인식하고 불법 지시에 응하였는지 여부는 법정 재판에서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종합특검이 이들의 개별 행적에 대한 법리적 평가를 넘어, 비상계엄의 해제는 물론 윤석열 일당의 2차 내란 시도를 막은 사정을 내란 종식의 관점에서 충분히 평가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향후 종합특검에 의해 기소된 인사들이 윤석열 내란재판 항소심 등에서 법정 증언을 계속 할지 여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향후에라도 종합특검은 스스로 기소한 사건에 대한 공소유지는 물론, 내란특검과도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내란범들에 대한 단죄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12.3 비상계엄의 해제 이후 내란을 포함 윤석열정부 시기의 국정농단에 대해 도합 네차례의 특검 수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사실관계와 의혹들 일부가 미결 과제로 남아있다는 점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사건을 이첩받은 국가수사본부는 역량을 총동원해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내란의 완전한 청산은 수사와 재판 등 관련자들을 형사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내란과 관련된 모든 진실이 시민 앞에 투명히 공개되고, 이를 바탕으로 내란 시도가 가능했던 정치 · 사회적 원인이 규명될 때 비로소 온전한 청산과 종식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 국정조사, 경찰·검찰·공수처 등 수사기관, 특별검사, 재판기록 등으로 흩어져 있는 내란기록을 체계적으로 수집 정리하고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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