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판결/결정 2004-04-01   1782

송두율 교수 7년 중형 선고는 역사적 후퇴

학술활동에 대한 매카시적 처벌 정당화하는 국가보안법 폐지되어야

1. 송두율 교수에 대한 1심 재판 결과, 징역 7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판결 이유로 송교수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인정되며, 김일성 부자의 사상을 남한에 전파해 평화통일에 악영향을 끼쳤고,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반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재판부는 송교수의 남북통일학술대회 개최의 노력과 과정은 평화통일에 기여한바가 있다고 판단, 무죄로 판결했다.

2. 참여연대(공동대표 박상증·이선종·최영도)는 송교수가 행한 반국가단체의 지도적 임무의 주된 내용으로 저술활동을 문제삼은 사법부의 판단을 납득하기 어렵다. 헌법 제22조에 명시된 학문의 자유에 대해, 자유와 진리의 추구를 위해 연구대상, 연구방법, 연구시기, 연구장소의 선택에 공권력이 결코 개입할 수 없음을 내용으로 하는 ‘연구의 자유’와 학회나 학술지, 저서 등을 통해 연구결과를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 발표의 자유’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 헌법학자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송교수의 저술활동을 문제삼은 사법부의 판결은 헌법배치적 판단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사상과 학문의 자유는 비단 학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모든 시민들이 누려야할 기본적 권리 가운데 하나일진대, 국가보안법이 허락하는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만 가능하다고 판결하는 것은 학문 발전을 현저하게 저해할 뿐 아니라 이미 개개인이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자유롭게 밝히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전혀 맞지 않는다.

3 특히, 학자의 저술활동에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7년 징역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것에 대해 세계 고곳에서 경악과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시대적 사회적 여건의 변화로 그 적용 근거가 사실상 사라져버린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사법부가 송교수에게 중형을 선고한 것은 시대착오적 판단일 뿐이다. 이제 국가안보라는 미명아래 임의로 해석·적용함으로써 수많은 부당한 피해자를 양산해냈던 국가보안법은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4. 송교수의 자발적 귀국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송교수에 대한 구금과 사법처리 과정은 상식적인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매카시즘 외의 다른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언론과 지식사회의 냉전적 여론몰이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이 점에서 사법부의 중형선고는 한국사회의 낡은 냉전수구논리를 정당화하는 반면, 새로운 남북관계의 진전과 열린 사회로의 발전에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판결은 불이익을 감수하고 귀화를 결심한 독일국적 지식인에 대한 중형선고라는 점에서도 한국사회의 불관용과 편협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으로 대내외에 알려지게 될 것이다. 이제 한국 시민사회의 성숙과 민주주의, 새로운 미래지향적 가치를 반영하는 새로운 관용가 포용의 잣대가 필요하다.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우리 내면의 편협한 흑백논리의 벽도 사라져야 한다.

사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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