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교육 2013-01-21   1695

[기고] 등록금액상한제 도입해야… 성적 기준부터 폐지를

“등록금액상한제 도입해야… 성적 기준부터 폐지를”

안진걸 /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등록금넷 정책담당

국가장학금 제도가 시행되고 있긴 하지만 연간 1000만원의 초고액 등록금과 2000만~3000만원 안팎의 교육비·주거비·생활비 등 고등교육 관련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가난과 알바에 시름하다 신용불량자로, 대부업체로, 불법다단계로, 심지어 죽음으로 내몰리는 상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실현과 같은 방식의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 정책은 기피하고 있다. 대학은 대학대로 작년 기준으로 11조원이 넘는 적립금을 쌓아놓곤 감사원으로부터 13%가량의 등록금 뻥튀기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으면서도 등록금의 획기적 인하를 거부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노력으로 2013년 등록금 지원 예산이 2조775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지난 14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1학기부터 국가장학금의 소득수준별 지원액을 상향 조정하고, 지원 대상도 소득하위 8분위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부득이하게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못한 학생은 3월 복학생, 신입생 신청 기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제도 개선에 따라 작년보다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조금이나마 완화된 것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보완돼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B학점 이상만 국가장학금 지원을 받도록 한 성적기준 폐지가 시급하다. B학점 이상을 받은 학생이 2009년 전체의 75.9%, 2010년 73.7%, 2011년 72.9%로 매년 줄어들면서 전체 대학생의 27% 이상은 국가장학금 지원에서 원천 배제되고 있다. 최근 많은 대학들이 B학점 미만 강제 배정을 30%까지 늘리고 있기 때문에 국가장학금에서 배제된 대학생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장학금이 절실한 저소득층이 잦은 휴학과 아르바이트로, 엄격한 상대평가 제도에서 성적상 불이익을 받을 확률이 높은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국가장학금이 가장 절실한 저소득층 대학생들이 오히려 국가장학금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초수급권 계층 대학생의 54%가 성적 때문에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는 한국장학재단의 용역 연구에서도 확인된 내용이다. 저소득층의 등록금 고통을 덜기 위해 당장 올해 1학기부터 불필요한 성적기준을 즉시 폐지하거나 학자금대출(ICL) 기준처럼 C학점 이상으로 바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

 

국가장학금 지원액도 현실적인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 현재 국공립대를 기준으로 지급되는 연간 450만원의 장학금으로는 1000만원에 달하는 사립대 등록금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누적 물가상승률이 15.3%(통계청)나 되지만, 5년 동안 장학금 기준액은 변함 없이 450만원 그대로이므로 실질적으로 15.3% 삭감된 것이나 다름없다. 1년 고등교육 전체 비용이나 체감 물가상승률에 비하면 매우 비현실적인 금액이다.

이번에 소득분위별 지원액이 상향 조정된 것은 다행이지만 우리나라 대학의 80% 이상이 사립대인 점을 감안하면 사립대 학생에 대해 지원 금액을 조속히 더 늘려야 할 것이다. 나아가 국가장학금만으로는 결코 전체 대학생들의 등록금 고통을 해결할 수 없으므로 지금의 등록금인상률상한제를 넘어 등록금액상한제를 도입하고,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함께 제정해 반값 등록금과 제대로 된 고등교육지원 체계를 동시에 만들어야 할 것이다.

☞ 여성신문 기고 원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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