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내란 사령관 중형선고 사필귀정, 군 개혁 계기 되어야

다시는 주권자 시민에게 총부리 겨누는 정치군인 없어야

어제(21일), 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6부 재판장 이현경 부장판사)이 내란에 가담했던 여인형 등 군 사령관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내란이 발생한지 무려 1년 10개월여 만이다. 내란 가담 혐의로 기소된 이들 전 사령관들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았으나 국방부 징계로 파면된 이후 군사법원에서 민간법원으로 이관되고 사건이 병합 심리되면서 선고가 늦어졌다. 비록 늦었지만 내란에 가담한 사령관들 전원에게 중형이 선고된 것은 당연하다. 이번 판결로 인해 내란의 핵심 가담자들에 대한 1심 선고가 사실상 마무리되었다. 다시는 이들과 같이 일신의 영달을 위해 내란에 가담하여 휘하 장병 들을 불법적 계엄과 내란에 동원하고 주권자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정치군인이 생겨서는 안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명백하게 불법적인 명령에 대한 군인의 거부권을 보장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제도 개선이 이어져야 한다.

내란 음모과정에 깊이 개입했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는 징역 18년이,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는 징역 15년이,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에게는 징역 10년이,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에게는 징역 9년이 선고됐다. 군에게는 헌법을 준수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윤석열의 위헌 위법한 지시에 따라 국회와 선관위를 봉쇄하고 시민들을 차단하며 정치인, 언론인 등을 체포하려는 계획에 가담했다. 군사독재의 종식, 제도적 민주화와 함께 사라진 것으로 보였던 정치군인과 군 정치개입의 망령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그런만큼 이들에 대한 중형 선고는 지극히 당연한 결론이다.

다행히도 이들 사령관들과 달리 휘하의 우리 군인들 대다수는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했고, 주권자 시민들과 충돌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사령관들의 헌법에 대한 인식이 오히려 휘하 장병들보다 후진적이었다. 그런만큼 앞으로의 과제는 분명하다. 위헌위법한 명령에 대한 군인들의 거부권을 보장하기 위해 군인복무기본법과 군형법을 개정해야 한다. 지난 6월 국회를 통과한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안은 군인에게 헌법 및 법령 준수 의무를 부여하고 관련 교육을 의무화하는 정도에 그쳐 한계를 보여줬다. 해당 조항만으로는 군인들이 위법한 명령 앞에서 감당해야 하는 불이익의 위험을 절대 낮추지 못한다. 다시는 헌법 파괴 명령이 군인들에게 하달되지 못하도록 군인복무기본법에 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법적 근거를 명시하고, 면책 및 신분보장 규정과 이의제기 절차도 구축해야 한다. 군형법 역시 위헌위법한 명령을 발령한 상관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하고 정당한 거부권을 행사한 군인을 보호토록 개정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 조치야말로 진정으로 군을 헌법과 법률의 통제 아래 두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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