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공소청 수정안도 ‘제2의 검찰’ 만드는 개악안에 불과
내부 개혁 목소리마저 봉쇄한 ‘당론 채택’, 개혁 포기선언과 다름 없어
어제(2/22)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재입법예고를 앞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이번 수정안은 중수청 직제를 수사관으로 일원화하고 수사대상을 9대 범죄에서 6대 범죄로 축소하는 정도의 내용 변화만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수정안마저 수사와 기소의 조직적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본질을 외면한 채, 기존 검찰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내용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이를 당론으로 채택한 것은 수사-기소의 실질적·조직적 분리를 포기하고, 이름만 바꾼 ‘제2의 검찰’을 기어코 존치시키겠다는 뜻이며, 개악에 개악으로 답하겠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기대를 짓밟고, 당내 이견마저 봉쇄하며 퇴행적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강행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당론 채택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한다.
이번 수정안은 최초안과 달리 ▲중수청 직제를 수사관으로 일원화하고, ▲수사대상을 6개 범죄로 정의하며, ▲검사의 징계 파면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수사-기소의 조직적 분리’라는 개혁의 대원칙에 비춰보면, 당초 입법예고되었던 개악안이 가진 치명적 독소 조항을 일부 제거한 것에 불과하다. 특히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제도는 기존 검찰의 권위적 조직문화를 답습하면서 새로운 신분제도를 창설하는 내용이었기에 마땅히 고쳤어야 할 내용이다. 9대 범죄에서 공직자·선거·대형참사를 제외한 6대 범죄로 축소하였다고 하지만, 기존 검찰청법의 2대 범죄에서 무슨 이유로 이렇게 확대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기 어렵다. 초안에 수정은 있지만, 이를 두고 개혁의 진전이라 평가할 수 없는 이유이다.
게다가 ‘검찰총장’이라는 상징적 명칭을 끝까지 고수하고, 기존의 ‘대검-고검-지검’ 3단계 조직 체계를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으로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기존 검찰의 기득권과 지배력을 공소청이라는 간판 뒤에 온존시키겠다고 선언과 다름없다. 기형적인 검찰청법의 ‘검찰청 직원’ 장(章)이나 직제 규정들도 그대로 답습하여 공소청에서도 수사인력과 조직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명칭조차 바꾸지 못하고 조직의 비대함도 줄이지 못한 법안을 통해 어떻게 수사-기소 분리라는 역사적 과업을 완수할 수 있겠는가. 이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은 다르다’는 안일한 인식 아래 검찰의 특권적 지위를 혁파하지는 못 하겠다는 검찰개혁 포기 선언에 다름 아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함량 미달의 법안을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입법 절차를 진행하려는 시도다. 이는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실질적인 수사-기소 분리를 요구해 온 여러 개혁의 목소리와 당내 비판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비민주적인 행태이다. 중수청·공소청 법안과 함께 추진돼야 할 형사소송법 개정, 수사절차법 제정 등 본질적인 제도 개선안 논의는 뒷전으로 하고, 껍데기뿐인 조직법만을 내세우며 개혁을 흉내 내는 것은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명령을 호도하는 속임수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의 본질을 퇴색시키는 기만적인 당론 채택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지금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검찰청의 이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수사와 기소를 조직적으로 완전히 분리하여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형사사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퇴행적인 입법예고안을 즉각 폐기하고,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진정한 개혁 입법에 나설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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