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의 여론조사 대가 공천개입 의혹 무죄, 납득 어려워
오늘(4/28) 서울고등법원(형사15-2부 재판장 신종오·성언주·원익선 부장판사)이 김건희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일부, 통일교 샤넬백 및 그라프 목걸이 수수 등 알선수재 혐의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과 벌금 5천만 원을 선고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샤넬백 1개 수수 등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던 부분이 파기되고 유죄로 바뀌었다. 오랜 시간 동안 사회적으로 논란이 제기되었던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에 대해 법원이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것은 국민의 법 상식에 부합한 판단으로 사필귀정이다. 그러나 명태균의 불법 여론조사 대가 공천개입과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심에 이어 또다시 무죄가 선고되었다. 비난 가능성이 큰 대통령 배우자의 주가조작 및 알선수재 범죄를 인정하고도 선고된 형량은 겨우 징역 4년에 불과하다. 납득하기 어렵다.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는 2020년부터 제기되었지만 당시 검찰은 의혹을 무마하기에 급급했다. 황제조사에 이어 수사결과보고서를 불기소 처분에 맞춰 사전에 작성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는 등 ‘김건희 살리기’ 위해 검찰권이 오남용됐었다. 이제라도 항소심 재판부가 2010년 10월부터 총 20억 원의 자금이 든 계좌를 블랙펄인베스트먼트에 제공하고, 총 18만 주의 통정매매와 가장매매 등 도이모터스 시세조종 행위에 김건희가 가담했다고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한 것은 당연하다. 검찰은 김건희가 주식을 잘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김건희가 최소 5년의 주식 경력과 전문지식은 아니더라도 수급과 거래량을 고려해 매매하는 등의 수준이라고 보았다. 김건희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의 연락을 받아 거래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주가조작 총책의 요청에 따라 매매했다는 정황이 없다는 검찰의 김건희 불기소처분, 블랙펄인베스트먼트에 40%의 높은 수수료 지급과 분쟁 등을 인정했으면서도 무죄로 선고한 1심 선고가 이제라도 바로잡힌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건희의 통일교 관련 알선수재 혐의도 모두 인정했다. 1심 재판부가 구체적 청탁이 없어 일부 무죄라고 판단한 것과 달리, 윤석열의 대선 과정에서 통일교의 역할에 대해 김건희가 알고 있었고 수차례 감사 인사를 전했다는 점, 통일교 윤영호가 건진법사 전성배에게 고문료로 1,500만 원을 전달한 것이 단순히 김건희에 샤넬백을 전달하는 목적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유죄를 인정한 것이다. 김건희가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에 있었기에 이러한 청탁이 있었다는 점과 배우자라는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이용한 점을 인정해 김건희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이다.
그러나 명태균의 여론조사 대가 공천개입과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는 점은 상식적이지 않으며 납득하기 어렵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통령의 배우자는 대통령과 가장 지근거리에서 소통하는 사람으로 인정하면서도 김건희와 윤석열이 정치적 공동체라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김영선의 공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여론조사를 대가로 김영선의 공천을 약속했다는 것을 단정할 수 없다고도 보았다. 명태균이 ‘김영선 공천이 여사님 선물’, 윤석열이 ‘김영선이를 좀 해주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김건희가 ‘당선인이 (윤상현에게) 전화했는데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공천)하라고 했다, 걱정말라’라고 각각 스스로 말했던 그 통화내용에 대해 전 국민이 다 듣고 보았다. 그럼에도 법원은 이를 무죄로 판단하고 대통령과 그 배우자가 공천과 당무에 개입하고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이다. 대법원의 엄중한 재판단이 필요하다.
2020년 최초 제기된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혐의에 대한 법원의 유죄 판단이 나오기까지 6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정의가 지연된 것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검찰에 있다. 검찰은 윤석열이 검찰총장에서 대선 후보로, 다시 대통령으로 신분을 바꾸는 동안 이 사건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 등 공범들만 수사기소하고, 늑장수사, 봐주기수사를 일삼더니 결국 김건희를 기어이 불기소처분했다.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무혐의 처분은 검찰의 지울 수 없는 흑역사이다. 수사권에서 기소권에 이르기까지 무소불위 권한을 남용한 검찰의 추악한 민낯을 보여주었다. 곧 수사-기소 분리로 공소청으로 변경되는 검찰 조직에 필요한 것은 반발이 아니라 더 많은 반성과 참회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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