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추기관으로 실질적 전환 보이지 않고, 검찰청 폐지 개혁 취지 몰각
검사 정원 2,292명 그대로, ‘사법통제부’ 신설, 명칭부터 부적절
지난 9월 4일(금), 정부가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행정안전부, 이하 ‘공소청 직제’)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법무부)을 각 입법예고했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의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은 단순히 형사사법기관의 형식적 분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사와 소추를 견제와 균형의 원리 위에 재배치하고 재정립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번 제정안과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검사를 비롯한 검찰청의 조직을 거의 대부분 보전하는 내용으로 수사-기소의 조직적 분리와 형사사법체계 개혁의 취지와 내용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이번 입법예고안은 전면 재검토하고 재설계해야 한다.
우선 수사와 기소의 조직적 분리에 따른 공소청 조직과 인력의 감축이나 재편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검사는 2,292명이며 일반직 공무원은 6,120명 규모다. 이는 현 검사정원법상 검사 2,292명을 공소청에서 그대로 유지한 것이며, 기존 검찰청 수사관 인력 6천여 명과도 큰 차이가 없다. 수사권 폐지에 따른 공소청의 적정 규모와 인력에 대한 검토 없이 기존 검찰의 조직과 인력을 사실상 승계하는 꼴이다. 이는 검찰청의 간판만 바꾼 채 기존의 규모와 위상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직제의 세부 내용도 문제가 크다. 공소청 직제 제정 입법예고안은 범죄정보기획관, 과학수사부 폐지 등 아주 일부 조직 폐지가 있으나, 이는 수사권 폐지에 따른 마땅한 조치이다. 외려 여전히 형사부, 공공안전부, 중대범죄부 등 기존 검찰의 수사 분야별 조직이 상당 부분 남아 있다. 법과학, 디지털포렌식 등 수사를 지원해 온 인프라도 공소청에 존치된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만큼, 공소청이 수사기관과 명확히 분리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해야 함에도 사실상 줄인게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불송치사건 등을 심사하는 ‘사법통제부’를 각 지방공소청 단위에 별도로 둔다고 한다. 공소청은 사법기관이 아닌 소추기관이라는 점에서 ‘사법통제부’라는 명칭부터 적절한지 의문이다.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과의 협업이나 공소유지를 위한 전문적 지원체계를 마련할 수 있지만, 수사권을 폐지한 기관에 기존의 수사 분야별 조직과 수사 지원 역량을 상시적으로 남겨둘 이유는 없다. 공소청은 소추기관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직제안 등 입법예고안을 철회하고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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