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통제부’ 신설, 헌법상 권력분립에 위배
수사권 폐지인데 검사 정원(2,292명) 동결, ‘업무진단’ 결과 공개해야
어제(9/9) 참여연대는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이하 ‘공소청 직제’) 및 「검사정원법 시행령」입법예고안에 대한 입법의견서(총 26쪽)를 행정안전부와 법무부에 제출했습니다. 각 시행령안은 법무부 발표와 달리 현재 검찰청의 조직 거의 대부분을 유지하는 내용으로, 수사-기소의 조직적 분리와 형사사법체계 개혁의 취지 및 내용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입법의견서를 통해 소추기관으로 조직을 재편하지 않은 공소청 직제안의 전면 재설계를 요구하며 다음과 같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첫째, 검사의 수사권 폐지에도 불구하고 검사 정원(2,292명)을 종전과 같이 유지했습니다. 게다가 법무부는 법관 대비 검사 비율을 들며 ‘공소유지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기존 검사 정원 유지뿐만 아니라 최소 281명 이상의 증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형사재판과 무관한 전체 법관 수치에 형사 전담 검사 수치를 억지로 연동시킨 통계적 왜곡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공판 강화를 명목으로 내세우면서도 직제안상 공판 전담 부서나 인력은 한 명도 늘리지 않았습니다. 법무부는 공소청 설명자료(9/7)에서 “공소청 전환 후 직제·인력 산정을 위한 업무진단 결과에 기초”했다라며, 감축 가능한 검사 수는 8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힌 만큼, 투명하게 해당 내용을 공개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하급 실무 인력 감축에 집중하고, 부칙을 통해 수사 대기인력을 편법적으로 잔류시켰습니다. 검찰 외 공무원 정원 감축(2,294명) 과정에서 고위공무원단(26명), 3·4급(18명) 등 관리직 정원은 단 한 석도 줄이지 않았습니다. 감축 대상의 절대다수는 6·7·9급 등 하급 실무 인력에 집중돼 있어 상층부 검찰 관료 보직 유지에 치중하는 모양새입니다. 또한 부칙을 통해 감축 인원을 ‘따로 정원이 있는 초과현원’으로 허용함으로써, 정권 기조나 정치 지형 변화 시 언제든 검사 지휘 하에 직접수사에 투입할 수 있는 대기인력이 가능케 만들었습니다. 또한 직접수사를 지원하던 첨단·기획 인프라를 그대로 유지해, 일반직 인력 유지하려 하며 수사-기소의 조직적 분리 원칙을 훼손시켰습니다.
셋째,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되는 ‘사법통제부’를 신설했습니다. 헌법상 사법통제의 주체는 오직 법원임에도, 행정부 외청에 불과한 공소청이 ‘사법통제부’를 설치해 사법적 감시 주체로 권한을 행사하려는 것은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됩니다. 아울러 사법경찰의 수사를 일정 부분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인 영장청구권은 기소 전담 부서에 부여되는 기형적인 구조입니다. 또한 사법통제부의 분장사무에 관해 사실상 백지위임하는 조항을 넣었으며, 이를 내부적으로 견제할 통제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넷째, 법과학기획관을 통한 우회적 직접수사 통로를 열어두었습니다. 대검 과학수사부를 명목상 ‘법과학기획관’으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 및 모바일 포렌식 인력, 디넷(D-Net), 엔디파스(NDFaaS)의 운영 지배권을 공소청 본청에 그대로 잔류시켰습니다. 기소 전담 검사가 직접 포렌식을 주도하는 것은 법률적 직접수사 폐지 취지를 잠탈하는 ‘우회 수사’입니다. 소송 당사자인 검찰 측이 독점 작성한 감정서·분석 보고서는 법정 증거능력이 없는 전문증거에 불과하며, 이는 형사소송법상 당사자 대등 원칙에도 정면으로 위배됩니다.
다섯째, 수사권이 없는 소추기관임에도 대형 수사지휘 및 대응 부서 골격을 그대로 유지해, 수사-기소의 조직적 분리 원칙을 위배하고 있습니다. 공소청 본청에 중대범죄부, 공공안전부 등 대형 수사지휘 부서의 골격을 유지하고, 일선 청에 중수청 대응부서를 1대1로 매칭 설치했습니다. 중요사건 협력을 이유로 수사 초기 기획 단계부터 법리 자문 등으로 개입 및 통제할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또한 특별사법경찰협력과를 설치하고 지도 및 조언 등 직무를 부여했습니다. 검사와 특사경(특별사법경찰)은 수평적인 상호협력 관계로 규정 변경되었음에도, 직제에 특사경을 조직적으로 지도하려는 내용으로 설계한 것입니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합니다. 이는 단순한 형사사법기관의 형식적 분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사와 소추를 견제와 균형의 원리 위에 재배치하고 재정립하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개혁의 취지가 몰각된 이번 입법예고안은 즉각 철회하고 전면 재설계 돼야 합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시행령안의 주요 독소조항을 검토해 수정 또는 삭제를 촉구하며, 법무부와 대검 등이 실시한 공소청 전환 시 인력 등 산정을 위한 업무진단 결과 공개를 촉구하는 입법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입법의견서가 검찰청 폐지 이후 형사사법체계 개혁을 위한 토대 마련에 방향타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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